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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아티스트로 살아남기 위한 기막힌 방법
작가 : 백점토끼
작품등록일 : 2019.11.5

화가, 소설가, 웹툰작가 등 세상의 모든 창작자들의 꿈을 그려봅니다.

 
제23화
작성일 : 19-11-06 07:19     조회 : 14     추천 : 0     분량 : 2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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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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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기사 아저씨가 에어컨을 어찌나 세게 틀었던지 춥고 머리가 지끈거렸다. 창문을 열고 따뜻한 공기를 느끼고 싶은 마음이 꿀떡같았지만 시내버스 안의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볼 것 같아서 빨리 동네에 도착하기만 바랬다.

 예준은 공터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그림을 갖다 놓고 유튜브에 위치를 공개하면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발상은 정말로 순진하기 짝이 없었다. 마네나 모네나 고흐도 아닌 정예준이 해서는 절대로 안 될 일이었다. 돌이켜보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병수가 미키의 이벤트에 당첨되는 바람에 저질러 버린 객기이고 만용이었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포장된 상태로 작업실에 쳐 박아 둔 그림이 무슨 죄가 있나 싶었다. 술에 취해 판단력도 없는 상태에서 그런 무모한 일을 계획한 자신이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 햇병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그런 정신머리로 엄마가 사는 집을 담보로 대출이라도 받아 자영업을 했다면 결과가 어땠을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예준은 자신이 예술에 대한 전문적인 소견도 없으면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뻔뻔한 원장보다 훨씬 못난 하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그렇게들 사는 걸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미키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게 되기까지 견뎌냈을 무관심과 설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노력으로 지금의 위치에 올랐을지 경험해 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준은 자신이 차라리 여자였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 누구에게도 매력적이지 않을 지금의 모습으로는 도전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의미했다.

 예준은 병수가 했던 이생망이라는 말이 자꾸 생각났다. 처음 그 뜻을 들었을 때는 폭소를 터트리며 기발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현실에 대한 자신이 인식으로 자리 잡는 것 같았다. 평생 알바나 해서는 결코 많은 돈을 벌거나 유명세를 얻을 수 없을 테니 이생망이 분명했다.

 

 작업실에 도착한 예준은 침대에 털썩 누웠다. 온 몸이 무겁고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었다. 열심히 살든 대강 살든 어차피 이생망인데 견디고 참아가며 붓을 들어서 무엇 하나 싶었다. 차라리 그림을 그리는데 쓰는 돈을 모아 원장처럼 학원이나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자신이 원장보다 훨씬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원장이 하는 것과 똑같이 학부모들을 대하고 학원을 운영하면 안 될 것도 없을 것 같았다. 작은 동네에서 시작해서 점점 아이들을 늘려 가면 자신도 언젠가는 원장처럼 번듯한 건물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띠리링!”

 몸이 나른해지고 잠이 쏟아지는데 스마트폰에서 소리가 났다. 예준은 처음 듣는 알람이라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문자 메시지와 SNS를 열어보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

 “띠리링!”

 스마트폰을 놔두고 다시 잠을 청하려는데 같은 알람이 울렸다. 설치된 앱들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예준은 자신이 올린 유튜브 동영상에 댓글이 달린 것을 발견했다.

 ‘거기 가보니까 아무것도 없던데요?’

 ‘뭐가 있다는 거죠?’

 그 동안 확인하지 않았던 조회 수가 6이 되어 있는 것을 본 예준은 급히 댓글을 달았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그림을 가지고 와서…….’

 예준은 쓰던 글을 지우고 다시 댓글을 달았다.

 ‘어? 정말요? 누가 먼저 가져갔나 봅니다. 조만간에 다음 동영상을 올릴 테니까 다른 사람이 가져가기 전에 일찍 가 보세요.’

 예준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지난 번 공터에서 가져 온 그림을 들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잠시 후 다시 작업실로 들어온 예준은 스케치북과 매직펜을 챙겨 다시 밖으로 나갔다.

 

 시내버스에서 내린 예준은 논과 작은 언덕들이 있던 곳을 정리해서 만든 공장지대를 한 참 동안 걸었다. 지난 번 그림을 둔 곳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공터에 다다른 예준은 그림을 잘 보이는 곳에 놓은 후 스마트폰으로 그림과 주변의 동영상을 촬영했다. 그리고 자신이 서 있는 위치의 주소를 찾은 후 스케치북에 적었다.

 ‘로봇의 기원’

 ‘시흥대로 418번길 2블럭 7-1롯트.’

 ‘$5,000’

 예준은 다시 스케치북을 촬영한 뒤 처음 동영상을 올릴 때 사용했던 키워드를 복사하여 두 번째 동영상을 올렸다. 자신이 할 일을 신속하게 모두 끝낸 예준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 한 후 빠르게 공터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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