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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용사의 세계로 떨어졌다
작가 : 어항
작품등록일 : 2019.10.21

어느 날, 고삼 여학생 아리아는 이상한 세계에서 눈을 뜬다. 그런데 갑자기 뜨는 이상한 창 하나?
용사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네? 뭐라고요? 용사? 아니, 그보다 이거 게임이야?

 
끝자락을 향해
작성일 : 19-11-05 23:15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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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책을 들고 일어섰지만 막상 나가기는 힘들었다. 나 어떻게 여기로 들어왔지. 너무 어두운 곳이라 다시 더듬으며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둘 다 아직도 여기를 못 찾았나?

 

 "야."

 "으아아아아아아아앙악!"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라 나는 뒤로 넘어갔다. 다행히도 넘어지진 않았으나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내가 책장에 기대면서 순식간에 책들이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면서 들리는 소음이야 말할 것도 없었다. 나야 포션을 먹어서 소리를 숨겨준다지만 떨어지는 책은 그럴 수 없었다.

 

 "마, 망했다."

 "아이씨, 너는 왜 거기서 책을 떨어뜨리고 그래!"

 "내가 그럴 줄 알았나! 지금 이럴 때가 아니라 빨리 가, 아."

 

  나는 뛰어가려다 멈춰섰다. 하필 발이 삔 모양이었다. 뒤로 넘어갈 때 아무래도 삐끗했나보다. 내가 차마 나아가지를 못 하자 칸타곤이 말했다.

 

 "왜 그래? 얼른 가야하는데."

 "발이 삐었어."

 "많이 아파?"

 

  빈센트가 성큼 다가와 물었다. 나는 근처에 있는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 잠깐 실례할게."

 "으앗."

 

  나는 몸이 확 들리는 감각에 부르르 떨었다. 나를 고쳐안은 빈센트는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이대로 되는 건가. 그래도 편해서 좋았다. 넓은 품에 푹 기대자 빈센트가 그를 알고는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가자, 칸타곤."

 "어? 어, 어."

 

  빈센트는 빠르게 계단을 올랐다. 계단을 오를수록 웅성거리는 소리가 더욱 커져갔다. 이대로 가도 괜찮을까. 투명인간도 아니고 이대로 가다간 우리가 사람들 눈에 들어오게 생겼다.

 

 "어떡하지? 이러다가 다른 사람 눈에 들어가면…."

 "우선 문에 기대서 상황 좀 살펴볼게."

 

  계단 입구까지 왔다. 아직 목소리가 직접적으로 들리지는 않았다. 여기서 나가면 길이 두 갈레로 나온다. 아직 희망이 있어 다행이었다.

  빈센트는 천천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아니나 다를까 아직 사람들은 없었다. 후우. 나는 작게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

 

 "아니, 진짜 들렸다니까요?"

 "금서 서고에 누가 있을 리 없다니까? 마법으로 잠겨있는 곳인데."

 

  마법으로 잠겨있는 곳이라고? 그럴 리가 없는데. 나는 바로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의아한 마음이 들었으나 그보다는 나가는 게 먼저였다.

 

 "얼른 가자. 반대편으로."

 

  목소리는 꽤나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빈센트에게 반대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빈센트는 내 말을 듣고 착실히 내가 말한 쪽으로 향했다.

 

 *

 

 "야, 괜찮냐?"

 

  칸타곤의 말에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발목이 약간 시큰거릴 뿐,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다.

 

 "하여간 뭘 조사도 제대로 못 했는데 허술하게 굴면 어떡하냐."

 "흥. 뭔 상관이야."

 

  나는 입을 삐쭉이다가 품에 가지고 있던 책을 들어올렸다.

 

 "맞다. 이게 있었어."

 "이게 뭔데."

 "[종족의 거주지] 라는 제목이었던 것 같은데."

 

  칸타곤은 내게서 책을 뺏으며 앞뒤로 돌려보다가 말했다.

 

 "제목이 안 적혀있는데?"

 "아, 안에 한 번 봐봐."

 

  뜨끔하네. 순간 나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었는데 날카롭게 파고 든다. 칸타곤은 책을 팔랑 넘기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 이게 읽혀?"

 "무슨 말이야?"

 "이거 고대어 같은데."

 

  이건 또 뭔 소리야. 황당해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곳 글자를 읽을 수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이 세계에 넘어왔는데 그정도 치트키는 있지 않을까? 나는 그에게 책을 건네 받았다.

 

 […아직 추정되지 않은 곳 또한 많다. 하지만 정보는 분명히 있다. 거주지는 반드시 흔적을…]

 

  너무도 잘 읽히는데. 나는 흔들리는 동공을 애써 감추며 그에게 다시 책을 건넸다.

 

 "그."

 "그?"

 "…너무 잘 읽혀."

 "대체 이걸 어떻게 읽는 거야? 마법사들도 고대어에 대해서는 공부하는 사람 많은데. 너 뭐하는 애야?"

 

  저는 대한민국 평범한 고삼이었습니다만. 이런 치트키로 인해 오해를 받을 줄은 몰랐다. 나는 이마를 꾹꾹 누르며 말했다.

 

 "몰라, 나도. 왜 읽히는지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뜻이 보여."

 "생각해보니 문도 네가 열었지. 분명 들었어. 마법으로 잠겨있다는 말을."

 

  칸타곤이 나를 의심한다. 그 사실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나는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뭐라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내가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말은 믿어줄까. 그걸 말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모르겠다. 갑자기 머릿속이 뒤죽박죽 섞이기 시작했다.

 

 "왜 다친 애를 몰아."

 

  빈센트는 내게 손을 뻗어 발목을 조심스럽게 쥐었다. 아. 저절로 올라오는 통증이 나를 떨게 했다. 그는 내가 떠는 걸 느꼈는지 더욱 조심스럽게 손을 대며 발목을 주물렀다. 으으, 아파.

 

 "다들 힘든 밤이었잖아. 오늘은 이만 쉬자."

 "빈센트, 하지만…."

 "아무 생각하지 말고 쉬어. 응?"

 

  빈센트는 나를 올려다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보였다. 잘생긴 얼굴이 미소까지 지으니 내 마음이 녹아내리는구나. 나도 모르게 긍정의 답이 나오는 얼굴이었다.

 

 "하아, 그래. 우선 내일 더 얘기하자."

 "책은 놓고 가. 내가 읽어보게."

 

  빈센트는 고개를 들어 두 눈썹을 축 내리며 말했다.

 

 "안 자고 책 읽게?"

 "아니, 그냥. 잠이 쉽게 올 것 같지 않아서 읽어보게."

 

  빈센트는 그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나를 안아올렸다. 조심히 침대에 내려준 그는 칸타곤에게 손을 내밀었다. 칸타곤은 그에게로 책을 건네주었다.

 

 "조금만 읽고 자."

 

  빈센트는 그 말을 끝으로 칸타곤과 함께 밖을 나갔다. 나는 나가는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다 낡아빠진 책에게로 시선을 꽂았다. 이 책이 뭐길래 고대어까지 써져있어. 나는 괜히 나를 의심으로 몰아넣은 책을 노려보며 거칠게 폈다.

 

 [ 이 세계에는 수많은 종족이 살고 있다. 비록 그들은 숨어서 살지만 언뜻 우리는 그들과 만났을 수도 있다. 그러나 눈치 채지 못하고 헤어졌을 수도 있다.

  특히 이 세계에는 수인이 많은데, 능숙하게 변하는 수인은 귀마저 가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기에 수인들은 인간들 세계에 가장 많이 살고 있다고 알려진 종족… ]

 

  길다, 길어. 마족에 대한 이야기만 짧게 보고 싶다. 나는 다음 장으로 넘겼다.

 

 [ 엘프는 매우 아름답지만 고고한 종족이다. 그들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해 부러지지 않는 나무처럼 꼿꼿하게 서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신념에 져버리면 같은 엘프라도 용서하지 않는다. 이들은 주로 숨겨진 숲에서 살며… ]

 

  여기도 아니네. 패스.

 

 [ 신비로운 힘을 뿌리는 요정은 맑은 샘물 근처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샘물에 가도 그들은 보이지 않는데, 그 이유가 있다. 바로 요정의 샘물은 어떻게 해도 인간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요정은 신비로운 힘을 이용해… ]

 

  악, 뭐 이리 종족이 많아. 나는 책을 들어 휙휙 훑어봤다. 그러다 마족이란 글자가 딱 눈에 들어왔다. 이거다.

 

 [ 마족은 호전적인 종족으로 인간과의 싸움이 있을 때는 반드시 구경하는 사람 중 하나에 섞여있다. 그들에게는 넓은 연무장이 필요하다. 인간과 차원이 다른 커다란 연무장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또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

 

  또 하나의 세계? 대체 그 또 하나의 세계가 어디지? 나는 좀 더 꼼꼼히 읽어봤다.

 

 [ 또 하나의 세계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세계의 입구는 마족들만 알고 있다. 나는 이 입구가 궁금해 여러 해를 헤맸다. 그러나 알아내지는 못 했다. ]

 

  아씨, 실패인가. 어렵게 가져온 책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니. 아이템이라고 뜬 이유가 뭐야. 이것때문에 괜한 의심까지 받으니 기분은 더욱 가라앉았다.

 

 [ 하지만 아주 작은 실마리는 알아냈다. ]

 

  그게 뭔데. 지금 이 책, 나랑 밀당하나? 짜증이 나 콱 구겨버리고 싶어졌다.

 

 [ 밤은 어디서 뜨는가. 이게 바로 실마리였다. 해는 서쪽으로 진다. 그리고 밤이 떠오른다. 밤은 끝자락부터 서서히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세상의 끝에 분명 문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추측할 뿐이다. ]

 

  세상의 끝. 세상의 끝이라. 과연 세상의 끝에 있을까? 이 말이 진실이기는 할까. 모르겠다. 퀘스트창은 미동도 없었다.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겠다는 듯 굴었다. 답답하네, 정말.

  우선 자자. 나는 신경 끄기로 했다. 마법등이 꺼지고 침대에도 어둠이 내려앉았다. 나는 베개에 얼굴을 깊이 묻었다.

 

 *

 

  달린다. 바람을 헤치고 돌을 피해 달리고 달렸다. 나는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뛸 수 있는 사람이었다. 폐가 차도록 뛰고 나면 모든 게 잊혀져 청량한 물에 가득 잠기는 기분이었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 한다. 달리기는 이 사실이 가장 큰 메리트였다. 내게는 무엇보다 행복한 기억. 잊을 수 없는 행복한 나의,

 

 '계집애가 뭘 한다고!'

 

  아. 눈을 번쩍 떴다. 어느새 아침이 되었다. 부스스한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는 아까의 꿈을 떠올렸다. 잘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그냥 잊어버려야겠다.

 

 "일어났어?"

 

  문 너머 빈센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침대를 팡팡 털었다.

 

 "일어났어. 들어와도 돼."

 "실례할게."

 

  문이 열리며 빈센트가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다시 머리를 넘기며 빈센트에게 다가왔다.

 

 "잘 잤어?"

 "응."

 

  순간 떠올랐던 기억을 지우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모르게 꿨던 꿈은 이제 잊어야 할 때다. 잘 기억도 나지 않으니까, 뭐.

 

 "책은 읽어봤냐?"

 

  칸타곤이 빈센트 뒤에서 쏙 나오며 물었다. 나는 괜히 그가 어색해 입을 다물었다. 나를 의심한 순간부터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았다지만 이해는 했다. 분명 이해했을 터인데 이상하게 그가 보고 싶지 않다.

 

 "읽어봤어."

 "뭐래?"

 "세상의 끝으로 가래."

 "끝?"

 

  그는 침대로 다가와 책을 들어올렸다. 그러더니 팔랑팔랑 펴보다가 다시 휙 던졌다.

 

 "아, 역시 못 읽겠어. 나는 고대어 전문이 아니란 말이야."

 "……."

 "그, 대단하네. 고대어도 읽을 줄 알고."

 

  그는 힐끗 내 눈치를 보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어제의 말이 마음에 걸린 모양이었다. 뭐야. 괜히 어색해했다. 나는 그에게 쪼르르 다가가 주먹으로 어깨를 퍽 쳤다.

 

 "악!"

 "그렇지? 나 대단하지?"

 "진짜 미쳤냐!"

 "얼른 가자. 한시라도 빨리 출발해야지."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벌써 다음날이 되었으니 하루는 지났다. 얼른 황태자를 구해야 할 때다.

 

 "그래. 우선 황녀님께 말씀을 드리고."

 "아, 황녀님 화내시는 거 아닌가 몰라."

 "…엄청 내실지도."

 

  갑자기 칸타곤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는 그 우스운 모습에 낄낄 대놓고 웃음을 터트렸다.

  끝자락. 무엇이 있을지 모를 끝자락으로 간다. 과연 마계의 입구가 있을까?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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