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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책벌레의 식사-괴담 코디네이터
작가 : 이른끝
작품등록일 : 2019.8.31

옛날 사관이 믿지 못할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사초에 쓰기에는 어 없고, 또 안 쓰기에는 사관으로서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책벌레가 이 부분만 갉아 먹었다.'고 백지로 놔뒀다.
그 당시에는.
사관들은 회의를 거쳐 그 백지 부분들을 뜯어내고 새로운 책 한 권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책벌레의 식사.'다.

 
2.길가에 피고 지다.-8
작성일 : 19-11-05 22:20     조회 : 318     추천 : 0     분량 : 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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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많은 형사의 두루뭉술한 말에 지건과 일중이 같은 세상에 사는 사람이 하는 말이 맞나 싶은 표정을 짓는다.

  “하하하… 말이 어려웠구나. 본론으로 들어가서 우리는 희천의 동영상을 분석하면서 창문에 있는 음영을 발견했고, 이 학교의 학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지. 그리고 그 아이를 찾아냈어. 우연히 조퇴한 아이라니?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지. 그리고 그 아이가 올린 동영상을 확인하면서 지건이의 비명을 들었다는 걸 확인했지. 그런데 너희들은 찍히지 않았네? 난감하더구나. 경찰에서는 전문가를 고용해 동영상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단다. 그런데 아주 뜻밖의 일이 생겼지 뭐니.”

  근태가 궁금하게 만들고 뜸을 들인다.

  “아니, 왜 말을 끊으셔요? 그래서요? 뭘 찾았는데요!”

  일중이 엉거주춤하게 몸을 일으키며 다그쳤고, 지건도 힘을 보탠다.

  “저도 궁금하네요. 동영상에서 뭐가 나왔나요?”

  흡족해하면서 입을 열지 않는 근태를 보며 주석이 한 마디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 상대로 약을 팔지 그러셨어요.”

  “그럴걸 그랬지? 나, 재능 있지!”

  “아, 제 말은 뜸들이시는 게 옛날 전설의 고향 해설자 같다는 겁니다. 칭찬이 아니에요. 이러니 선배님도 할아버지라고 놀림 받는 거라고요.”

  “예끼!”

  “하하하….”

  지건이 그들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웃는 얼굴을 일중은 처음 본다. 그의 미소에 가슴이 아린다. 폭력으로 지건의 인생을 송두리째 없애버릴 뻔 했던 자신을 책망한다.

  똑똑, 근태는 책상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의견이다. 경찰의 의견과는 상관이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하마.”

  일중은 그의 말로 형사들이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주려고 그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네, 계속하세요.”

  “희천이가 찍은 동영사과 이 아이들이 찍은 동영상에서 미세한 잡음들이 있음을 알게 됐지. 우린 두 동영상의 음성을 추출했고, 그것으로 괴담 사이트에서 올린 동영상 속의 아이들의 호들갑을 우리도 떨게 된 거란다.”

  근태가 주먹을 불끈 쥔 모습에 주석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노력의 결과인 음성 파일은 솔직히 할 말이 없다는 게 내 심정이야. 우리가 얼마나 절박하면 이런 걸 가지고 다닐까 하루에도 열댓 번은 어처구니가 없다니까! 하… 설명은 이만하면 된 것 같네. 일단 들어보렴.”

  경찰 생활에 이런 굴욕은 없었다는 듯한 근태의 태도에 지건과 일중은 대체 얼마나 대단한 것이기 저러나 싶었다.

  그가 스마트폰을 조작하자 치지직하는 잡음이 섞인 음성파일이 시작되기 시작했다.

  [“여긴 아닌 거 같네.”]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러게. 없어.”]

  남자아이가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목매다는 나무의 흔적은 없구나.”]

  그리고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저거 위험하지 않나?]

  남자아이가 말했다.

  [“위험하긴 한 거 같아.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해? 이렇게 세 개의 공간으로 나누는 책벌레인데.”]

  여자아가 책벌레라고 말하는 부분에게 일중은 혀끝이 아린다. 책벌레? 도린곁과 같은 것인가? 저 아이들과 아저씨는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저거 강하겠지?]

  남자아이가 겁을 집어먹은 목소리를 낸다.

  [“강할 거 같구나. 이런 집에 있다고 해도 입을 여는 문인데, 상대하기 매우 까다로울 거다. 어쩌면 희생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신진선 폐가에서 원길이가 우리에게 새롭게 준 목숨이니까, 남을 도울 수 있다면 능히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중년 남자가 강한 어조로 말했다.

  [“선생님 멋지세요.”]

  [“역시 모두의 선생님이세요. 그럼 가 볼까요?”]

  음성파일은 거기까지였다.

  “이게 뭔가요?”

  두서없는 대화를 들은 지건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걸 우리도 알고 싶다고!”

  주석이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리며 절규했다.

  “죄송해요.”

  그런 형사의 모습을 보고 지건이 소심하게 사과한다.

  “사과까지 할 필요는 없다. 헛소리라고 했잖아. 우리도 알고 싶은데, 도저히 답이 안 나오니까 이렇게 너희들을 부른 거야. 우리는 저 이야기 하나도 안 믿어.”

  근태가 아주 해맑게 말했다.

  “그렇죠. 저런 얘기를 믿는다는 게 좀….”

  일중이 그의 말에 동조한다.

  “맞아! 뭐, 입을 여는 문? 세 그룹으로 공간을 나눠? 책벌레! 하아… 내가 말하면서도 믿을 수가 없네. 저런 이야기를 아주 진지하게 하고 있는 저 사람들이나, 그걸 고민하는 나나. 미쳐버리겠네! 난 괴담 따위는 믿지 않는다.”

  근태가 분통을 터뜨린다. 그런 아무도 안 믿는 얘기를 왜 자신들에게 들려주는 걸까? 일중은 그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누가 믿겠어요? 파하하하….”

  그러자 주석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도대체 뭐가 웃기지? 일중에게 해부당할 사람이 한 명 더 생겼다.

  “그러니까. 괴담이래?”

  “말도 안 되죠. 괴담이 뭐야. 크크크….”

  “크크크… 이놈의 괴담!”

  둘의 수사 스트레스를 엿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우리가 왜 웃고 있지?”

  “몰라요?”

  “계속하자.”

  갑자기 헛기침을 하며 근태가 말을 이었다.

  “허험… 저 파일들을 중심으로 너희들에게 뭔가를 건져보려고 했으나 소용없다는 걸 알게 됐고, 괴담 사이트에 동영상을 찍은 두 아이들에게서 답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어.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점이네.”

  근태가 말하면서 급속도로 시무룩해진다.

  “안 나오면요?”

  지건이 말에 형사들의 얼굴은 폭탄을 맞은 폐허가 된다.

  “그러면 그 두 아이와 저희를 만나게 해주세요.”

  “뭐?”

  지건의 말에 일중이 놀란다.

  “괜찮겠어?”

  “안 괜찮으면.”

  딱 잘라 말하는 지건에게 일중은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니?”

  주석이 물었다.

  “그 집에 있던 사람들끼리 연관이 됐다면, 직접 만났을 때 뭔가가 나오지 않을까요?”

  “일 리가 있어. 하지만 마지막 음성 파일의 사람들은 찾지 못했는데, 어떡하나?”

  “들어 보니까 신진선 폐가를 언급하던데, 그 집에 대해 아세요?”

  음성파일에서 유일하게 말하는 지명을 일중이 거론했다. 그러자 두 형사가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다문다. 그래서 일중은 자신이 뭔가 큰 잘못을 한 것 같았다.

  “모르시는 구나. 그런 그것도 헛소리 일….”

  “아, 말 안 했나? 그 사건 담당 형사시다.”

  침묵은 주석이 깼다. 아이들의 눈이 커지고 입까지 벌려졌으나, 그의 어투는 대단한 게 아니라는 듯했다.

  “그래요! 그럼 형사님도 이 사건과 연관된 거 아닐까요?”

  일중이 흥분하며 재빨리 형사들의 태블릿으로 신진선 폐가에 대해 검색하고 있었다.

  “거기까지! 난 그 사건에 대해 말해줄게 없다.”

  근태가 필요이상으로 언성을 높이며 일중의 손에서 태블릿을 빼앗았다.

  “왜요? 제 친구들 목숨과도 상관있을지 모르는데요!”

  일중이 버럭 화를 냈다. 그의 말 속에는 이렇게 수사에 도움을 줬는데, 자신을 왜 돕지 않느냐는 짜증이 섞여 있었다.

  친구들 걱정으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그였다.

  “그 사건은 이미 종결됐으니까. 그러니 더는 얘기해 줄게 없구나.”

  “그러면 음성파일의 주인공들은 어떻게 찾아요?”

  “글쎄, 우연히 만났으니까 또 우연히 만나지 않을까?”

  근태의 말에 일중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든다.

  “그게 형사로서 하실 말씀이세요?”

  “내가 시작하면서 말했잖아. 헛소리로 치부해도 상관없는 일이야. 의심병 환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지.”

  “형사잖아요!”

  “그렇지. 형사지. 하지만 찾아야 할 사람은 네 친구들만 있는 게 아니야. 마치 네 말은 우리가 최선을 다 하고 있지 않다는 것 같은데, 그러면 이런 파일들을 어떻게 취합했을까?”

  “그건….”

  “네가 답답한 거 안다. 하지만 용의자도 없고, 증거도 없고, 실종자들은 폐가에서 모습을 감췄는데 우리보고 어쩌라는 거냐? 다른 사건들은 용의자도 있고, 증거도 있어. 그래도 잡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 우리는 손 놓고 있는 게 아니야.”

  일중은 그의 말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그 사이 형사들이 몸을 일으켰다.

  “가시는 건가요?”

  지건이 형사들을 보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일중을 보면서 물었다.

  “가야지.”

  주석은 나이든 형사를 이길 생각 하지 말라는 듯이, 두 손으로 자신의 귀를 막는 시늉을 하며 답했다.

  근태는 실의에 빠진 일중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지건이의 말처럼 시체도 찾지 못했으니, 살아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말거라. 우리는 최선을 다할 거니까. 가지.”

  “네.”

  “잠깐만요.”

  일중이 그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부른다. 두 형사는 우뚝 멈춰 섰다.

  “저희한테 헛소리라고 하셨지만, 사실은 그렇게 생각 안 하신 거죠?”

  “근거는?”

  “헛소리 속에 예전에 형사님이 맡으신 사건이 있는데, 그게 헛소리가 될 리가 없잖아요. 제가 봤을 때 형사님께서는 그 사건으로 인해 크게 데이신 것 같은데, 혹시 겁나세요?”

  “말이 심하네. 이 형사님은….”

  주석이 일중에게 한 소리하려는데 근태가 막는다.

  “네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하렴. 난 내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할 테니. 이의 없지?”

 
작가의 말
 

 글이 어디로 가는 걸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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