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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기사들
작가 : 스와디아
작품등록일 : 2019.9.2

가면을 쓴 두명의 소년 이야기

 
45.결전(3)
작성일 : 19-11-05 21:56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7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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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

 

 

 닉스 경이 돌아가셨다. 우리는 그를 기다려 줄 수 있지만 시간은 그러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슬펐다. 나를 대신해 돌아가셨다는 느낌이 죄책감으로 변해 내 목을 죄여왔다. 그런 그를 위해서 무덤 하나 만들어 줄 시간도 없다는 사실이. 가벼운 추모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더 나를 궁지로 몰아갔다. 그곳은 전장이었으니까. 나는 조용히 그의 눈을 감겨주고 일어났다. 마지 씨의 마법 덕분에 팔도 움직일 정도가 되었다.

 

 

 “반드시 돌아오겠습니다. 그 때는 스틸이라는 녀석의 목과 함께 승전보를 가지고 돌아오지요.”

 

 

 나는 그것으로 닉스 경을 잊었다. 감정으로 찍어 눌릴 수 있을 정도로 발트하임 군은 약하지 않았다. 닉스 경에 대한 나의 감정은 앞으로의 일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겠지. 그러니 버린다. 나의 감정은 언제나 모든 것이 끝나고 난 뒤에야 챙겨왔고, 지금도 그러해야만 했다.

 

 

 “라그나 경. 성 쪽에서 강한 마나가 느껴집니다. 이 정도라면 일부러 자기 위치를 드러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타이밍 맞게 마지 씨께서 나를 현실로 끌어올려 주셨다. 나는 상황을 조용히 정리해보았다. 마지 씨께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면 틀림없을 것이다. 누군가가 자기 위치를 일부러 드러내고 있다. 강한 마나. 마지 씨께서 강한 마나라고 할 정도라면 우리 쪽 인물은 아니겠지. 추정 가능한 놈은 발트하임, 로크, 그리고 그 때 그 드래곤 정도. 확실한 건 적이 자신의 위치를 일부러 노출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성에서.

 

 

 성. 스틸이라는 녀석이 성에서 기다린다고 했었다. 당시에는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이제는 알 것 같다. 적들은 성에서 집결을 하고 우리를 맞이하려는 목적인 것 같다. 성에서 집결을 하자고 미리 말을 맞춘 것인지 다른 방법을 사용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보다 빨리 병력을 집결시킬 수 있다는 것에 확신을 가지지 않고는 할 수 없는 방법이었다. 그들의 집결이 앞당겨질수록 우리는 확실히 불리해진다. 스틸이라는 녀석이 성에서 기다린다고 했지만 꼭 그것을 다 받아들일 필요는 없겠지. 그들이 모이기만 하면 우리를 각개격파 해나갈 수 있을 테니까. 그러니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군도 조금이라도 빨리 집결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간단했다. 그냥 큰 목소리로 부르면 되니까.

 

 

 “마지 씨. 제 목소리를 증폭시켜 주실 수 있겠습니까?”

 

 

 --------------------------------------

 

 

 “정말 쉽게 돌아가는게 없군. 라그나라고 했었나. 소리 증폭 마법 하나로 우리 계획을 무산시키다니 말이야.”

 

 

 “...”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대단해. 전쟁의 절반은 저 녀석이 끌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야.”

 

 

 “이제는 상관없는 능력이죠. 남은 것은 전면전이니까요. 오직 누구의 힘이 더 강한지만이 전쟁의 승패를 결정할 뿐입니다.”

 

 

 “그래. 슬슬 준비해야 하는 때이긴 하군. 일라나는 그냥 처음부터 성 밖에서 폴리모프를 풀고 있는게 나을 거다. 실내에서는 큰 마법을 쓰기 힘드니까.”

 

 

 “그 녀석이 제 말을 들어줄지는 모르겠지만 얘기는 한번 꺼내보겠습니다.”

 

 

 “너는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당신과 함께 있는게 낫겠죠. 전면전이니까요. 그러나 그렇게 되면 일라나를 혼자 두어야겠죠. 그러니 저와 밴디는 일라나와 함께 있겠습니다. 란슬롯을 잘 부탁드립니다.”

 

 

 “최고의 기사를 나한테 맡긴다니 영광이군.”

 

 

 로크는 그 말을 끝으로 성을 빠져 나왔다.

 

 

 “이제는 정말 끝이로군.”

 

 

 발트하임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추억을 돌이켜보는 눈. 앞으로의 일에 대해 고민하는 눈. 그의 눈은 용도를 알 수 없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창밖으로 거대한 그림자가 솟구쳐 올랐다. 30m에 달하는 거대 생명체, 드래곤. 그리고 그 머리 위에는 로크와 밴디가 있었다.

 

 

 ----------------------------------------------------

 

 

 우리 군도 어느 정도 집결이 끝났다. 몇 명 안 보이는 인원이 있었지만 적 기사단과 교전이 몇 차례 있었다고 하니, 그에 대한 사상자들이 빠졌다고 생각해도 무방했다. 다행인 것은 줄어든 전력 중에 마법사들의 수가 적다는 것. 즉, 마법사들이 생각보다 많이 살아 있었다.

 

 

 지금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불안 요소는 로크에게 있는 드래곤이었다. 아무리 날카로운 칼이라도 보인다면 피할 생각이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검은 막을 수 없다. 우리에게 있어서 그 드래곤이 보이지 않는 검이었다. 전쟁이 꽤나 지속되었음에도 도통 위치를 파악할 수가 없으니까. 가장 최고의 시나리오는 그 드래곤은 이곳에 없는 것. 즉, 공간이동을 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그럴 리는 없었다. 아마 숨어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우리 진영의 드래곤들이 폴리모프를 할 수 있는 것처럼 그 드래곤도 인간의 형상으로 같이 있을 확률이 높았다. 예상되는 건.

 

 

 나랑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던 그 녀석. 아니면 후드 쓰고 다니던 그 여자.

 

 

 확실한 건 드래곤을 상대하는 데에 있어서 기사보다는 마법사 하나가 더 낫다는 것. 그리고 다행히 그 마법사의 수가 우리쪽에 꽤나 많다는 것이었다.

 

 

 “마지 씨. 중간에 드래곤이 등장할 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 녀석은 아군이 아닐 것입니다. 사실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르겠긴한데, 있다는 가정 하에서 생각해봅시다.”

 

 

 “라그나 경의 말은 언제나 황당했으니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 말씀해 보시죠.”

 

 

 “... 칭찬으로 받겠습니다. 만약 제가 발트하임이라면 드래곤을 성 밖에 배치했을 것입니다. 드래곤의 강력한 마법을 실내에서 쓰면 자기들이 자멸할 수도 있으니까요. 당연히 그 녀석은 우리가 성 안에 들어가는 것을 구경만 하고 있지는 않겠죠. 공격해올 것입니다. 그 때는...”

 

 

 -------------------------------------------------

 

 

 “적이 오고 있습니다, 주군.”

 

 

 “밴디.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전력은 저희가 세배는 앞서 있습니다.”

 

 

 “전력은 처음부터 앞서 있었지. 세 배도 아니야. 적어도 다섯배는 우리가 유리했어. 절대 얕보아서는 안되는 상대야.”

 

 

 로크는 고개를 조금 숙였다. 검은 가면 안에 있는 검은 눈동자가 흔들린다.

 

 

 “어쨌든 이게 마지막인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 일라나, 밴디. 이제 끝을 내러 가자.”

 

 

 일라나의 거대한 육체는 구름도 까마득하게 보일 정도로 위에 있었다. 그리고 그 거대한 육체가 조금씩 고도를 낮췄다. 구름에 그림자가 짙어지더니 구름 위에 숨어 있던 거대한 생명체가 갑작스럽게 연합군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젠장. 저 도마뱀 새끼들의 등장에 대한 네 예상은 어떻게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나, 라그나!”

 

 

 피오닉 경의 입에서 짜증 섞인 말이 튀어나왔다. 불사조 기사단의 창설이 드래곤과의 연합 전쟁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생각해보았을 때, 지금 그 기사단장의 입에서 도마뱀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상당히 웃겼다. 나는 상황도 잊고 뿜을 뻔한 것을 겨우 참았다.

 

 

 “저도 맞추고 싶어서 맞춘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일단, 어느 정도 예상은 했던 일이니 작전이 있습니다. 다들 한 곳으로 모여 주십시오.”

 

 

 드래곤의 마법은 강했다. 한 번만 맞아도 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증거가 증발할 만큼. 그러니 최대한 많은 수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흩어지는 것이 좋았다. 어차피 대상으로 지목된 녀석은 죽을 테니까. 반대로 말하면 한곳으로 모이는 선택은 최악이었다. 그것은 전멸을 의미하는 행동이었으니까. 그럼에도 연합군이 내 말을 들어주었다.

 

 

 내가 그들에게 믿음을 심어주었음에 대한 증명과 같았다. 우리가 한 곳으로 모이자 드래곤이 약간 주춤 거린 것이 느껴졌다. 우리의 행동은 공격하는 녀석도 당황할 만큼 황당한 대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였을 뿐이었다. 최대한 여러 대상을 맞추기 위해 드래곤은 많은 화염구를 소환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한 곳으로 모이자 그 녀석도 화염구를 하나로 합쳤다. 태양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화염구가 그곳에 생겨났다. 존재만으로도 모든 것을 녹일 수 있을 것만 같은 뜨거움이 느껴졌다. 직격으로 맞는다면 전멸인 것이 확실했다.

 

 

 “마지 씨!‘

 

 

 ‘그 때는 이걸 쓰십시오. 마정석을 하나 들고 왔습니다. 이거라면 드래곤의 공격을 한 번정도는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공격을 막고 나면 아무리 드래곤이라도 큰 마법을 다시 쓰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 때 성 안으로 들어가면 그냥 돌파를 하는 것보다는 훨씬 적은 손실로 성에 돌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성 안에 들어 가고나면 드래곤도 쉽게 공격하지는 못하겠죠. 건물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을 테니까요.’

 

 

 한 곳으로 모인 이유는 그것이었다. 실드는 크기가 커질수록 방어 능력이 떨어지는 기술이었다. 실드의 크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우리는 한 곳으로 모인 것이다. 그 행동에는 마지 씨와 마법사들의 힘이라면 드래곤의 일격도 막을 수 있다는 나의 믿음이 들어간 판단이었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나는 우리의 실드가 공격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믿고 눈을 감았다. 이 눈을 다시 떴을 때 우리에게 활로가 열리길 바라면서.

 

 

 콰콰쾅!

 

 

 예상했던 폭발음이 들려왔다. 그러나 그 소리는 머리 위에서 들려야 했다. 이상한 소리였다. 마치 멀리 떨어진 곳에서 폭발음을 듣는 듯한 느낌이었으니까. 나는 뭔가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눈을 떴다.

 

 

 우리는 실드 안에 있지 않았다. 우리는 성안에 이미 도착해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든 기사가 나와 함께 있었지만 마지 씨를 포함한 마법사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나는 그들을 찾기 위해서 열심히 이리저리 눈을 굴렸다. 그리고 그러는 중에 보았다. 우리를 공격했던 드래곤의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설마.

 

 

 ------------------------------------------

 

 

 “라그나 경. 마나를 왜 불, 바람, 번개 같은 걸로 바꾸어 쏘는지 알고 계십니까?”

 

 

 “음.. 글쎄요. 결국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이유 아닐까요?”

 

 

 “네 그것도 맞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죠. 마나는 일종의 신체 기운입니다. 그걸 그대로 쏘아낸다면 시전자의 목숨이 위험하거든요. 그럼에도 파괴력도 약하고요. 여러모로 단점이 장점보다 많습니다. 마나를 그대로 쏘는 것은요.”

 

 

 “음.. 그런 사실은 모르고 있었군요. 그런데 갑자기 그건 왜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단 하나 장점이 있거든요. 마나를 그대로 쏘면.”

 

 

 “하하.. 궁금증만 부풀리지 말고 빨리 말씀을 해주세요.”

 

 

 “마법과 마법은 충돌하면 기본적으로 폭발을 합니다. 그러나 마법과 마나가 부딪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죠. 마나가 마법을 통과합니다. 상대방의 마법이 얼마나 강한지와는 무관하게 말이죠.”

 

 

 “어리석군요. 그럼 확실히 무방비 상태의 적은 마나를 맞겠지만 시전자도 상대방의 마법에 직격으로 맞을 테니까요.”

 

 

 “그러니 최후의 방법에 가깝죠. 그런데 뭔가 이번 전쟁 중에 제가 이 방법을 쓸 때가 오지 않을까 해서요.”

 

 

 “... 전황이 불리하니 그런 생각이 드시겠지만. 혹여 그런 생각은 절대 하지 마세요. 전황은 곧 바뀔 것이니까요.”

 

 

 “그러길... 바래야겠죠.”

 

 

 ----------------------------------------------------------

 

 

 드래곤의 위치를 보니 우리가 원래 있었던 곳도 어디였는지 감이 왔다. 찾을 것도 없었다. 지옥의 불꽃이라도 맞은 것 마냥 활활 타고 있는 곳이었으니까.

 

 

 젠장.

 

 

 드래곤의 힘을 얕보고 있었다. 저 정도 공격을 쉴드로 막을 생각을 했다는게 부끄러울 정도였다. 저곳에서 실드 하나 믿고 있었다면 우리는 전멸이었겠지. 애초에 마지 씨와 마법사들은 이런 선택을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흩어져서 도망친다고 한들 우리 중 누군가는 죽는다. 그럴 바에야 드래곤 하나를 길동무로 삼아서 데리고 가겠다는 것이 마지 씨와 마법사들의 생각이었을 것이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젠장. 웃기지 말라고!

 

 

 비참했다. 이 상황 속에서도 마지 씨와 마법사들의 목숨과 드래곤 하나의 목숨을 냉정하게 저울질하고 있는 내 모습이. 얼마 전에도 느껴본 적 있는 기분이었다. 닉스 경이 죽었을 때. 그 때도 나는 나의 목숨과 닉스 경의 목숨을 저울질하고 있었다. 그리고 안도했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보았을 때 닉스 경의 값어치보다 나의 값어치가 높다는 결론에 도달하였기 때문이었다. 내가 죽고 닉스 경이 살아 있었다면 드래곤의 등장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고 많은 수의 병력이 죽었겠지. 드래곤의 등장을 예측한 것만으로도 나의 값어치는 닉스 경의 값어치를 앞서고 있음에 나는 안도했었다.

 

 

 그 때는 도망쳤지. 닉스 경의 눈을 감기고 전쟁을 핑계로 그의 존재를 내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기로 하며. 안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간다면 인간이길 포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이번에는 맞서 싸워야 함을 나는 알고 있었다.

 

 

 “피오닉 경, 로버트 경. 저는 이곳에 남아야겠습니다. 무거운 짐을 지워드려서 죄송하지만 발트하임을 부탁드립니다.”

 

 

 “네가 하는 일이라면 언제나 그랬듯이 이유가 있겠지. 검은 가면의 남자 때문인가?”

 

 

 나는 고개만 살짝 돌려 피오닉 경과 로버트 경을 보았다. 가면은 그들을 보고 있었으나 나의 눈동자는 그들을 보고 있지 못했다. 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

 

 

 “가자 얘들아. 이제 끝이 보인다.”

 

 

 -----------------------------------------------------------

 

 

 “이런 젠장. 일라나 정신 차려!”

 

 “떠들지 마. 정신은 말짱하니까. 죽은 몸이라서 이런건 편하네. 피는 나는데 고통은 없다니 말이야. 그래도 오래 버티지는 못해. 이제는 진짜 안녕이네.”

 

 

 로크의 가면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가면이 울고 있었다. 인간의 형상으로 변한 일라나는 조용히 가면 위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왜 그렇게 슬퍼하는 거야. 원래 우리는 적이었는걸.”

 

 

 “네가 다시 살아난 그 순간부터 나에게 너는 친구 그 이상이었으니까.”

 

 

 “...”

 

 

 “왜 그렇게 무덤덤한거야! 나는 이렇게 슬픈데 너는 왜 그렇게 무표정한거냐고.”

 

 

 “로크. 나한테 처음했던 말. 기억 나?”

 

 

 “중요하지 않아.”

 

 

 “중요해. 나한테 무슨 열망이 있냐는 질문이었지? 인간이 되고 싶었어. 드래곤은 너무 강하니까. 친구가 없었거든. 나는 내가 죽는 상상을 자주 했어. 그런데 아무도 기억이 안 나더라고. 내가 죽더라도 나를 기억해줄 누군가가. 단 하나도 말이야. 그런데 이제는 생겼잖아. 나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해.”

 

 

 “너는. 그걸로 만족할 수 있어?”

 

 

 “당연하지.”

 

 

 “미안해. 나는 만족 못 해. 언제부턴가 나의 세상은 너였으니까. 내 세상이 부숴진만큼 반드시 복수하겠어.”

 

 

 일라나는 화를 내지도 않았고 웃지도 않았다. 그저 연민의 감정이 담긴 듯한 눈으로 로크를 바라볼 뿐이었다.

 

 

 “너는 가면이 안 어울려, 로크. 가면으로 가리기에는 너의 감정은 너무....”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로크는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일라나가 움직임을 멈추었으니까. 더 이상 일라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까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더 이상 이 세상에 그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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