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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마법사 캐런의 인생 분실
작가 : 김류영
작품등록일 : 2019.11.4
마법사 캐런의 인생 분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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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리프 후, 그러나 사실은...!

유능했던 마법사 캐런, 결혼식 전날에 잠들었다가 눈뜨고 나니 어쩐지 결혼 6년 후?! 거기에 상냥했던 약혼자에게는 학대당하고 있었던 것 같고, 그와의 사이에 아이까지...!

정신을 잃었던 6년 동안 있었던 일을 알아내고, 행복한 미래를 쟁취해야 한다!

한편, 우정 이상 사랑 미만이었던 다정하고 잘생긴 소꿉친구가 아직 미혼인 걸 어필하는데...!

***

캐런은 어색하게 웃었다. 소꿉친구, 그리고 첫사랑인 남자에게 이런 초라한 모습을 보이기는 싫었는데.

"오랜만이야, 바티. 잘 지내지? 결혼도 했고?“

바솔로뮤는 뚫어져라 캐런을 쳐다보았다. 푸른 눈동자가 불타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 캐런. 난 결혼 안 했어.”
“아…… 그렇구나. 미안해, 개인적인 거 물어봐서.”

바솔로뮤는 심호흡하더니 음절마다 힘을 주어 단언했다.

“나 결혼 안 했고, 앞으로도 안 할 거야.”

심장이 쿵 뛰었다.

‘이게 무슨 의미야……?’


#남들 다 회귀로 인생 2회차 찍는데 왜 나만 거꾸로죠 #그래도 으지와 노오력으로 행복해질 거야 #타임 슬립 #기억상실 #과학반 마력반 세계관

#뇌섹녀 능력녀 똑부러지는녀 걸크러쉬 #미스테리 추리물 #여주중심 사건물

#남편 개새끼 #분리수거 응징 #똥차가고 벤츠옵니다

#첫사랑 재회 #소꿉친구 # 과묵남 다정남 조신남 #흑발 청안 미남 #보더콜리 대형견 #해피엔딩 보장

 
3화
작성일 : 19-11-05 18:56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6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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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기다렸을까, 크림색 드레스를 입고 하얀 리본으로 턱을 동여맨 넓은 모자를 쓴 수잔나가 들어왔다. 서두른 기색이 역력해 숨이 턱까지 찼다.

 

 “캐런!”

 

 수잔나는 모자의 끈을 풀어 아무렇게나 내던지면서 캐런을 포옹했다. 캐런도 수잔나를 꼭 끌어안았다. 눈물이 뚝뚝 흘렀다. 자신은 가족들 앞에서도 울지 않는 여자였는데, 어머니 실비아가 돌아가셨을 때조차…….

 

 “수잔나, 흑…….”

 

 “울지 말아요, 캐런.”

 

 수잔은 캐런의 눈물을 닦아 주고 볼에 키스해 주었다. 수잔나의 얼굴에서도 세월이 보였다. 로렌스처럼 추해진 게 아니라 옛날보다 더 맑아진 느낌이었지만. 어젯밤 자신의 침실에 찾아온 수잔나는 이렇지…….

 

 “수잔나, 아, 아기는요?”

 

 캐런은 화들짝 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어젯밤 수잔나는 만삭의 임신부였는데, 지금 수잔나는 평소처럼 날씬한 몸매로 배가 부른 데 없이 납작했다. 수잔나는 캐런을 보면서 고통스러운 표정을 띄웠다. 캐런은 철렁했다. 수잔나의 눈빛은 불치병에 걸린 환자를 보는 듯 절망적이었다.

 

 “다니엘은 지금 애쉴리랑 있어요. 애쉴리가 방에 틀어박혀 있기에 가서 놀아 주라고 했죠. 애쉴리랑 다니엘은 언제나 사이가 좋잖아요, 착한 아이들이고 사촌들이니까요. 다니엘이 여동생 애쉴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오늘도 굳이 따라온 거예요.”

 

 수잔나는 조근조근 설명하면서 창백한 입술을 애써 끌어올려 미소 지었다. 캐런은 황망해졌다.

 

 “다, 니엘……이…… 언니의 아기예요? 아들이에요? 언제 아기를 낳았어요?”

 

 “6년 전에요. 아가씨가 신혼여행 가셨다가 돌아온 다음에요. 아들 맞고, 지금 여섯 살이에요. 캐런의 딸 애쉴리는 네 살이고요.”

 

 수잔나는 침착하게 세부 설명을 덧붙였다. 망각이 습관화된 환자에게 매번 설명을 반복하는 데 이골 난 것처럼. 캐런은 울부짖었다.

 

 “나, 어떻게 된 거에요? 아무 것도 기억이 안 나요! 내 기억은요, 결혼 전야에 수잔나가 내 방에 와서 이야기를 나누고 잠들었던 데까지예요! 내가 정말 애쉴리라는 아이의 엄마예요? 내가 그 아이를 낳았다고요?”

 

 “괜찮아요, 캐런. 울지 말아요. 캐런은 그냥 조금 피곤하고 아픈 거예요. 잠시 쉬고 마음을 가라앉히면 곧 다 기억날 거예요.”

 

 수잔나는 침착하게 캐런의 등을 문질러 주었다. 캐런은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다감한 올케 수잔나가 이 끔찍한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종용한다는 게.

 

 “다 이야기해 줘요, 결혼식부터요. 기억이 안 나니까 미쳐버릴 것 같아요. 내 마력은 왜 사라진 거죠? 로렌스는 왜 저런 남자가 됐어요? 그가 나한테…….”

 

 캐런은 그가 했던 폭언, 폭력, 그리고 이혼장을 생각하면서 울먹였다. 수잔나는 다 안다는 듯 캐런의 손을 토닥였다. 속삭이는 듯 작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캐런, 내가 차근차근 이야기해 줄게요. 캐런은 로렌스 씨랑 결혼했어요. 얼마나 아름다운 신부였는지 몰라요. 결혼사진이 정말 멋졌어요. 내가 나중에 보여줄게요. 보면 금세 기억날 거예요.

 

 내가 다니엘을 예정일보다 빨리 낳을 때 캐런은 출장 중이었는데, 급행 비행선으로 돌아와 즉시 날 보호해 주고 다니엘의 대모가 되어 줬어요. 내가 그 때 얼마나 고마웠는지 캐런은 모를 거예요. 너무 아프고 외로웠으니까요.”

 

 수잔나는 캐런의 볼에 키스하고 말을 이어갔다.

 

 “캐런은 애쉴리를 임신했을 때, '내 아기는 애쉴리에요. 남자건 여자건 애쉴리요!’ 라고 자랑하면서 햇살처럼 밝게 웃었어요. 캐런은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며 마법부에 임신 출산 병가를 냈어요.

 

 그런데 애쉴리가 갈수록 너무 커져서, 굉장한 난산이었어요. 캐런이 음식을 얼마나 자제했는데, 배고파하면서도 출산이 힘들 거라고 참았는데도 배가 어찌나 커지는지…….”

 

 수잔나는 가슴을 누르고 헐떡였다. 캐런은 긴장으로 얕게 호흡하면서 경청했다.

 

 “……의사 선생님들이 이렇게 큰 아이는 처음 본다고, 학계에 기록을 남겼다고 말씀하실 정도였어요. 캐런은 굉장히 고통 받았고, 50시간의 긴 출산은 캐런의 마력까지 소모시켜 버렸다고 나중에 진단이 나왔어요. 그 때는 미처 몰랐지만요.

 

 캐런은 퇴원하고도 집에서 요양하면서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어요. 곧 나아질 거라고 믿었는데, 우리가 방문할 때마다 캐런은 점점 더 우울해 했어요. 나중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조차 힘들어졌어요.

 

 아무래도 심상치 않아서, 윌리엄이 의사 선생님을 모셔서 진단하니까 극심한 신경쇠약 진단이 내려지고, 마법부에서 해밀턴 씨, 캐런 친한 친구죠, 애거서?”

 

 캐런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수잔나가 말을 이었다.

 

 “애거서 씨가 캐런 상태를 보더니, 깜짝 놀라면서 마력이 왜 이 지경이 됐냐고 했어요. 우리야 비마력자라서 몰랐지만……. 마법부에서는 아가씨가 곧 복귀할 거라고 믿고서 1년 휴가를 준 거였거든요.

 

 마법부에서 파견된 최고의 마법사들이 전부 모여서 아가씨를 진단했는데, 마력이 많이 상했지만 마음 편히 쉬면 나아질 거라 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믿었는데…….”

 

 수잔나는 눈물을 글썽이더니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그 다음엔…… 애쉴리는 성격이 예민해서 유모들이랑 잘 지내지 못했어요. 캐런은 점점 더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아주 잠깐 복직도 했었는데,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힘들어했어요. 결국 사직 권고를 받고, 해밀턴 씨의 권유로 정기 마력 검사를 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는데…….”

 

 “그런데 내 마력이 완전히 소모돼서, 종국엔 반지까지 빼앗겼군요.”

 

 캐런은 공허하게 중얼거렸다. 수잔나는 대답을 못 했다. 캐런은 텅 빈 오른손을 내려다보았다.

 

 일생을 마법사로서 산다 알고 성장했다. 마법학교에서는 아침 조회마다 초대 마법사인 용족 혼혈 엘린 칸 마나타의 맹세를 외웠다.

 

 ‘나는 최초의 마법사로서, 나의 모든 힘을 약자와 정의를 위해 공명정대히 사용하며, 그러지 않을 경우 내 어머니인 희고 순결한 용 카나타 칸 메어프 드래곤의 저주를 받을 것이다.’

 

 카나타 칸 드래곤은 인간 여자의 육체로 변해서 초대 대륙왕인 아서 곤 타이번과 몸을 통해 엘린 칸 마나타를 낳았다. 엘린은 모든 마법사의 선조로서, 대륙을 위협하며 빠르게 떠다니던 악의 섬을 마법으로 허공에 띄워 산산조각 내었다. 그 조각을 맞은 사람들은 마력자가 되었다. 그 이후로도 마력자가 속속 태어나, 대륙에 마법사들이 번성하였다. 그 때가 마법 원년이다.

 

 세상에는 마력자와 비마력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최악은 ‘마력자로 태어나 마력을 잃어버린 사람’ 이다. 그들은 마법사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고통받으며 도태된다.

 

 캐런은 자신이 점점 힘을 잃어 가며 미쳐갔을 광경을 상상했다. 출산으로 손상되고 흩어진 마력, 복직해도 애거서를 위시한 동료들에게 짐만 되었겠지.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한 최고의 마법사로서, 꿔다 놓은 빗자루처럼 소외되는 무력감이 얼마나 컸을까?

 

 ‘이게 나의 현실이야……. 꿈이 아니야.’

 

 서서히 정신을 놓아 가면서, 부부 관계도 돌이킬 수 없이 파탄 났을 것이다. 로렌스 콜드웰은 이미 다른 여자와 결혼할 생각에 몸이 달았다.

 

 “그래서 내 남편이라는 사람이 저렇게 이혼해 달라고 난리군요.”

 

 캐런은 건조하게 말했다. 수잔나가 눈을 피했다.

 

 “콜드웰 씨도 처음에는 캐런이랑 애쉴리에게 지극정성이었는데, 그게…….”

 

 “대체 어떤 여자에요?”

 

 캐런의 질문에 수잔나는 눈동자가 다 보일 정도로 눈을 크게 떴다. 캐런은 씁쓸하게 웃었다.

 

 “나 바보 아니에요. 아까 이혼장에 서명하라고 난리치면서 다른 여자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 여자랑 결혼할 거라고. 화나서 이혼장을 구겨서 던져 버렸더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했어요.”

 

 “서, 설마 그럴 리가…….”

 

 “수잔나는 내 말을 안 믿는군요, 내가 미친 사람이라서. 하지만 내가 가끔 기억을 잃어버린다고 해도, 인지 능력이나 판단 능력까지 손상된 건 아니에요. 정말 있었던 일이에요.”

 

 캐런은 손목을 들어 보였다. 아까 로렌스가 잡아 비틀었던 곳에 손 모양의 시퍼런 멍이 돋아 올라온 채였다. 수잔나가 작은 입을 딱 벌리면서 손을 잡아 꼼꼼히 살폈다.

 

 “세, 세상에…… 콜드웰 씨가 이랬다고요? 이렇게 멍이 들 정도면 얼마나 아팠어요? 내, 내가…… 아니, 당장 우리 집으로 가요. 캐런을 여기에 둘 수 없어요. 콜드웰 씨가 정말 미쳤군요! 어떻게 캐런을 이렇게 아프게 할 수가 있어요!”

 

 수잔나는 울먹이면서 소리쳤다. 캐런은 그 모습에 안정을 찾았다. 아직도 자신을 사랑해주는 정다운 가족이 존재한다. 자신이 기억이 전부 거짓은 아니었다.

 

 “괜찮아요, 내가 다짜고짜 피핑턴 하우스에 들이닥치면 윌리엄 오빠가 싫어할 거예요.”

 

 농담을 할 여유도 생겼다. 목소리는 여전히 모래처럼 까칠했지만.

 

 “아니에요, 윌은 캐런 안 싫어해요!”

 

 “그보다, 진짜 그 사람이 결혼한다고 날뛰는 상대는 대체 어떤 여자에요? 일단 그것부터 알려줘요. 그래야 나도 로렌스에게 대처를 하죠.”

 

 수잔나는 머뭇거리다 내키지 않는 듯 입술을 열었다.

 

 “마법부에서 유명한 사람이에요. 로즈 매닝이라고, 몇 년 전에 성인 여자가 비마력자에서 갑자기 마력자가 됐다고 떠들썩했는데, 늦된 사람답지 않게 마력이 아주 강하대요. 마법부에서 즉시 1등급 마법사로 삼아 줄 정도니까요. 마력으로 유명한 것뿐만 아니라…….”

 

 캐런은 어서 말하라고 눈빛으로 재촉했다. 수잔나는 거북한 듯 더듬거렸다.

 

 “그…… 남자들을 엄청 가, 갈아탄대요. 결혼해 준다고 하면서 꼬여 내고…… 애인은 엄청 많았고, 결혼도 한 번 했었다고 하는데 남편이 실종 되었다던가 죽었다던가, 하여튼 흐지부지 됐대요. 그 다음엔 나이 드신 고디러 공작님하고 결혼한 직후에 공작님이 돌아가셔서 거액의 유산을 반이나 차지했어요.”

 

 “고디러 공작님이요? 설마 마법학교 교장을 역임하신 그 고디러 공작님이요?”

 

 흰 수염이 성성하고 외알 안경을 낀 청백한 고디러 공작은 평생 독신이었다. 사생활도 깨끗하기로 유명했다. 그런 사람이 수상한 여자와 결혼한 직후에 죽다니! 수잔나는 두려운 표정이었다.

 

 “네, 다들 그 결혼에 얼마나 놀랐다고요. 게다가 무려 친필 유언장에 로즈 매닝에게 전재산을 준다고 쓰여 있었대요. 그렇지만 공작님의 친척들과 소송을 해서 절반만 가지게 된 거예요. 아무도 로즈를 고디러 공작 부인이나 미망인이라고 부르지 않아요. 다들 로즈 매닝이라고만 해요.”

 

 “혹시 공작님의 죽음에 대한 수사는 없었어요?”

 

 캐런은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물론 있었죠. 다들 수상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의사, 마법사, 전문가 누구도 수상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대요. 거액의 유산 분쟁까지 해서 나라 전체가 떠들썩했어요. 신문에 로즈의 사진이 실리지 않은 날이 하루도 없었을 정도였어요.

 

 악명도 명성이라면서, 윌리엄이 신문을 막 구겨서 내던지고 그랬어요. 왜 이런 천한 여자를 계속 띄워 주냐고요. 그런데 그 로즈 매닝이 콜드웰 씨랑 그런 사이가 될 줄은…….”

 

 “고디러 공작님의 유산을 가졌다면 로렌스의 약간 넉넉한 재산 따위는 사탕 한 알만도 못할 텐데, 왜 그랑 어울려 주는지 모르겠네요.”

 

 캐런은 남의 일처럼 차갑게 평했다. 사실 남의 일이긴 했다. 캐런의 기억 속에서 로렌스는 정당한 남편조차도 못 되었다.

 

 “아마 심심풀이일 거라고, 윌리엄은 그랬어요. 그냥 남의 결혼을 깨는 데 재미를 느끼는 못된 여자라고……. 빨리 이혼해 버리는 게 낫다고요. 하지만 난 콜드웰 씨가 좋은 사람이고 그 여자의 유혹에 빠진 거라고 믿어서 윌과 싸웠어요. 그런데 오늘 아가씨 손목을 보니…….”

 

 수잔나의 창백한 얼굴이 분노로 선홍빛이 되었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째지는 목소리로 외쳤다.

 

 “어서 빨리 이혼해 버려요! 캐런은 이런 막돼먹은 대접을 받을 사람이 아니에요! 애쉴리를 데리고 피핑턴 하우스로 와요, 그간 윌이 승진해서 월급도 많이 받아요, 캐런이랑 애쉴리 정도는 책임질 수 있다고요!”

 

 연약한 수잔나의 정의로운 모습에 캐런은 웃음을 터뜨렸다. 결혼식 전날에 잠들어 6년 뒤에 깨어난 후로 처음 웃었다.

 

 “아하하하! 피핑턴 하우스의 식객은 사양이에요! 윌리엄 오빠의 눈칫밥은 싫거든요.”

 

 “캐런, 그런 농담 할 때가 아니에요……!”

 

 캐런은 얼굴빛을 고쳤다.

 

 “수잔나의 호의는 너무나 고마워요. 하지만 나도 상황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요. 내 기억이 뒤죽박죽 엉망진창이니까요. 하루 이틀 늦게 이혼한다고 해서 큰일 나는 것도 아니고.

 

 걱정 말아요. 수잔나랑 대화하고 내가 왜 이 지경이 됐는지 이해하니까 현실 감각이 생겼어요.”

 

 수잔나는 캐런의 또박또박하고 조리 있는 말에 약간 안심했다. 오늘의 캐런은 결혼 전과 비슷하게 씩씩해 보였다. 혼란스러운 기억 속에서 헤매면서 고통스러워하던 평소와는 사뭇 달랐다.

 

 의사의 약물 요법도 마법사의 마법 요법도 캐런의 정신과 육체에는 전혀 듣지 않았다. 마력자였다가 비마력자가 된 사람들은 양쪽 모두에 내성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요절한다고들 한다. 반대로 비마력자였다가 마력자가 된 사람들은 장수한다. 로즈 매닝 그 끔찍한 소문이 자자한 여자는 분명히 장수할 것이다.

 

 ‘왠지 오늘 캐런은 다 나은 것처럼 보여. 결혼과 출산 후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잊었기 때문에 기운 차린 걸까? 내가 들려준 이야기를 남 이야기처럼 받아들인 것 같아.’

 

 그 때 문에서 삐걱 소리가 나고, 두 아이가 꽈당 엎어졌다. 수잔나가 비명을 질렀다.

 

 “세상에, 다니엘!”

 

 다니엘과 애쉴리가 문틈에서 둘의 대화를 엿들으며 티격태격하다가 엎어진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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