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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남친은 왕자님
작가 : 핑키pinky
작품등록일 : 2019.10.9

시작은 단순했다. 그저 좋아하는 외국 배우에 관해 원없이 대화할 수 있는 친구면 족했다. 거기에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그 나라의 친구이길 바랐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속에 간직했던 소망을 이루려는 찰나...... 여린 꿈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현대 왕실 로맨스입니다.) *작가 이메일 pinkynjy@naver.com

 
두근 두근....고백....
작성일 : 19-11-04 22:12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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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란 마음이 외마디 탄식으로 흘러나왔다.

 수연은 도저히 믿을 수 없었지만 계속해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철없는 친구들은 장난처럼 시작했지만...점점 집요해졌어요. 놀림의 이유로 이런저런 다양한 것들을 내세워....리나를 몰아붙였죠. 가장 큰 상처는 음.....바로 공주로서의 외모 비하였어요. 동화 속의 공주들이 한결같이 미인으로 묘사된 것이 오히려 비현실적인데 말이죠. 리나는 외모에 민감할 때여서....결국 무너지고 말았어요. 음....거식증과 함께 우울증이 심해졌죠. 부모님께선 심각성을 깨닫고 조사를 명하셨지만....사실을 알게 된 후에 고심하셨어요. 가해자들은 밝혀졌지만 그들을 고소할 경우, 왕실의 타격을 피할 수 없었거든요. 그 당시만 해도 왕실이 국민을 상대로 법적 공방을 시도하는 건....음....납득할 수 없었어요. 때마침 유럽의 왕실이 존폐 여부에 시달리고 있던 시기라서.....섣불리 나설 수 없었던 거죠.”

 

 수연의 표정이 계속해서 변해갔다.

 들으면 들을수록 엄청난 사건이 분명했고 마치 현장의 중심에 선 것처럼 압박감이 전해졌다.

 

 “어떻게....그런 일이.....”

 

 수연으로부터 안타까움이 흘러나오자 크리스가 담담히 입을 열었다.

 

 “방에서 꼼짝도 않던 리나는 국내의 소식에 귀 막는 대신...해외로 눈길을 돌렸어요. 낯선 문화와 사람들....그들의 모습은 신기했고 무료한 삶에 유일한 친구였죠. 음....아마 그 시기에 서울 올림픽이 열렸을 거예요. 한국에 대해선 들어본 적도....아는 것도 없었지만....TV 화면으로 보게 된 개회식을 통해 호감을 느꼈었죠. 그날을 정확히 기억해요. 음....리나와 함께 봤거든요.”

 “아....그러셨군요.”

 

 담담했던 크리스의 입가로 미소가 번져가기 시작했다.

 

 “리나는 개회식 이후로 한국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음식과 언어에 관련된 책을 사서 보기도 했죠. 물론 구하긴 어려웠지만.....음.....그러던 어느 날, 문득 내게 묻더군요. 한국의 친구를 사귀어보면 어떨지를..... 반대할 이유가 없었어요. 리나의 얼굴은 이전보다 훨씬 좋아져 있었거든요. 난 무조건 찬성한다고 말했죠. 리나는 한국에 첫 편지를 보냈던 거예요. 그리고 드디어 당신에게서 답장이 날아왔죠. 그날, 밝게 웃는 리나의 얼굴에서 좋은 예감이 들었어요. 음.....수연과 리나가 좋은 친구가 될 줄 알았던 거죠.”

 

 수연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혀 몰랐던 일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정말 몰랐어요. 제가 느끼기에 리나는 평범한 친구였거든요. 또 예쁘고요.....그런 고통은 단 한 번도 내색하지 않았어요.”

 

 크리스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수연을 바라보았다.

 

 “당신 덕분이에요. 수연이 리나에게서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면 음....그동안 편지를 통한 우정이 약이 된 거예요.”

 “아, 아니에요. 저는...한 일이 없는걸요. 그냥 소소한 얘기나 했던 것뿐인데....”

 “수연, 모르죠? 그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리나에겐 바로 그런 친구가 필요했던 거예요. 음.....달라진 모습을 본 우리 모두가 증인인 걸요? 부모님께서도 굉장히 기뻐하셨고 수연에게 고마워하고 계세요. 어쩌면....이번 여행도 그 연장선상일 수 있고요.”

 

 수연의 뺨에 옅은 홍조가 드리워졌다.

 사실 이런 칭찬을 들을 자격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엄밀히 따지자면 그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시작한 일에 우연히 리나를 만났을 뿐이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이가 용기를 내 입을 열었다.

 

 “저...사실은....”

 

 크리스가 의아한 표정으로 수연을 바라보는 순간, 그녀가 고개를 숙인 채 말을 이었다.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어서....그, 그러니까....제가 홍콩 배우를 좋아했거든요. 홍콩 친구를 사귀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함께 이야기하는 게 재밌을 것 같아서...펜팔을 시작했어요. 제 욕심 때문에 시작한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그런 인사를 받을 자격은 없는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크리스로부터 포근한 미소가 새어나왔다.

 그는 몇 초간 말없이 수연을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런 걸....한국에선 인연이라고 하던가요? 음.....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다는....어쨌든....두 사람은 만났고 서로를 진심으로 대해주었어요. 인연이라는 말....믿지 않았지만 당신과 리나를 보면서 믿게 되었죠. 그리고...음.....당신이 허락한다면....나도....수연에게 그런 인연이 되고 싶어요.”

 “네, 네에?”

 

 한껏 동그래진 눈동자가 크리스의 두 눈에 담겼다.

 나란히 앉은 거리는 두 사람의 눈빛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였다.

 수연의 검은 눈동자가 크리스에게 스며들었고 크리스의 푸른 눈동자가 수연에게 스며들었다.

 순식간에 부끄러움을 느낀 그녀가 시선을 떨구었지만 그는 여전한 눈빛으로 미동조차 없었다.

 

 “2년 전....그날이 잊히지 않아요. 계단을 내려오던 내 귓가로.....음....아름다운 선율이 들려왔죠. 집에서 피아노 소릴 듣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놀란 마음으로 내려가던 난.....당신을 보자마자 그대로 멈춰서고 말았죠. 선율에 둘러싸인 당신의 모습.....음....굉장히 신비롭고 아름다웠거든요. 호기심이라면....시간이 흐를수록 잊히겠죠. 하지만....자꾸만 당신이 생각났고 궁금했어요. 사실.....한국어를 완벽히 하고 싶었던 이유도....수연, 당신 때문입니다. 왕세자 교육보다 훨씬 힘들었지만....오늘을 위해 견딜 수 있었죠.”

 

 경직된 분위기가 농담으로 풀어지자 수연이 옅게 미소 지었다.

 하지만 그녀는 곧 웃음기를 거두었다.

 그의 말 한 마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지 못한 탓이었다.

 그 마음을 안 크리스가 다정스레 수연을 응시했다.

 

 “수연, 내가 싫지 않다면....그리고 당신에게 남자 친구가 없다면....내게 기회를 줄래요? 나....당신이랑....연인이 되고 싶어요.”

 

 차마 입을 다물지 못한 얼굴 위로 놀람과 당황이 빼곡했다.

 미소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수연에겐 제 귀를 의심할 여유조차 없었다.

 어두운 밤길을 달리는 기차, 자그마한 스낵 칸에서 크리스의 포근한 눈빛이 그녀의 놀란 마음을 조용히 두드리고 있었다.

 

 

 -헉-

 이불 속에서 죽은 듯이 자고 있던 수연이 흠칫 놀란 얼굴로 눈을 떴다.

 무의식중에 벽시계에 닿은 시선은 곧 안도의 한숨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금세 고민에 휩싸이고 말았다.

 

 ‘꿈일까.....?’

 

 크리스의 고백과 제안은 믿기지 않아 차라리 꿈이라고 하는 편이 납득하기 쉬울지 몰랐다.

 수연은 제 가슴에 손을 얹은 채 천장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지수연....스스에게 솔직하자. 크리스를 어떻게.....생각해?’

 

 그를 떠올린 수연의 입가로 미소가 옅게 번져갔다.

 리나의 오빠로 처음 본 건 친구가 보내준 가족사진을 통해서였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크리스는 키가 큰 모범생의 이미지였으나 그것뿐이었다.

 

 ‘그때만 해도 그저 신기함이 더 컸던 것 같아. 하지만....진짜로 만났던 날은.....?’

 

 수연에게도 그를 처음 마주한 순간은 피아노 앞에서였다.

 크리스는 계단을 채 내려오지 못했고 수연은 제 오빠를 부르는 리나의 음성에 놀란 얼굴로 그를 올려다본 게 첫 대면이었다.

 사진 속의 인물을 몇 년이 흐른 후에 다시 만난 느낌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전혀 끌리지 않았던 건.....아닌 것....같아.’

 

 수연은 스스로를 속일 수 없었다.

 아주 작은 호감이라도 있었던 건 사실이었다.

 

 ‘한창 이성에 관심이 많을 때여서 그랬을까?’

 

 맞는 말일 수 있었다. 하지만 수연은 김포공항에서 유창한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던 그에게서 살며시 설렘을 느꼈었다.

 이쯤 되면 부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그녀의 마음은 조금도 편해지지 않았다.

 

 ‘여....연인이라니....그는 네덜란드의 왕자잖아!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게다가 우린 서로에게 외국인인걸! 말이 되질 않아.’

 

 차라리 꿈이라면 흐뭇한 얼굴로 깨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엄청난 현실은 수연에게 그럴 여유를 허락지 않았다.

 고민을 이어가던 수연이 몸을 일으키더니 책상 위에 놓인 것을 집어 들었다.

 

 -딸칵-

 직사각형의 케이스가 열리는 순간, 어여쁜 시계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연에게 고백할 때 선물하려고 준비했어요. 당신의 시간을 함께 하고 싶어요.

 만약 나의 연인이 되기로 결정했다면....당신의 손목에서 이 시계를 볼 수 있길 바라요.>

 

 잠시 설레던 가슴이 또다시 막막함에 부딪히고 말았다.

 수연은 혼란스러웠다.

 작은 호감으로 시작하기엔 외국인이라는 것도 큰 걸림이었지만 그의 신분은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의 호의를 거절하는 것도 참 미안한 일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남매와의 약속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와, 저기 좀 봐. 이름이....음....아, 생각났어. 63빌딩. 맞지?”

 

 유람선의 갑판 위에서 리나의 활기찬 음성이 통통 쏟아졌다.

 곁에 있던 수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응. 맞아.”

 “히잇. 이렇게 보니까 더 멋져. 한강은 생각보다 훨씬 큰 것 같아. 안 그래? 크리스?”

 “으,응.”

 

 담담한 음성이 흘러나오자 수연이 그를 조심스레 응시했다.

 크리스는 리나를 가운데 둔 채 오른편에 서 있었다.

 풍경을 감상하는 얼굴엔 별다른 표정이 없었고 눈빛 역시 담담했다.

 수연은 소매를 내려 맨 손목을 살며시 가렸다.

 평소 시계를 즐겨 차긴 했지만 오늘만은 그러지 못했다.

 선택은 하나였지만 그에게 헛된 기대를 주는 건 물론 실망을 안겨주는 것도 모두 도무지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나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으실까? 휴우, 어쩌면 좋지?’

 

 리나는 한강변의 야경에 몹시 즐거워했다.

 아이처럼 환호하며 재잘대더니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수연, 우리 같이 사진 찍자. 크리스, 찍어줄래?”

 

 카메라를 넘겨받은 그가 서울의 야경을 배경으로 두 사람을 담기 시작했다.

 까르륵 웃으며 즐거워하던 리나는 이번에 자신이 카메라를 넘겨받더니 그를 수연에게로 보냈다.

 

 “자, 두 사람...같이 서봐. 내가 사진 찍어줄게.”

 

 뜻밖의 제안에 수연이 어쩔 줄 몰라 했다.

 

 “아, 그게....내가 두 사람을 찍어주는 게 어떨까....?”

 

 리나가 까르륵 웃었다.

 

 “수연, 부끄러워서 그러는 거야? 우리 다 친구인데 뭐 어때? 음....이미 네덜란드에서 여행도 했잖아. 두 사람 먼저 찍고 그 다음 나랑 크리스랑 찍어줄래? Okay?”

 

 수연이 머뭇거리는 찰나, 크리스가 걸어오기 시작했다.

 성큼 성큼....

 그가 점점 가까워지자 수연의 가슴이 콩닥거렸다.

 

 “서울의 야경이 굉장하군요. 멋진 추억,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데....허락해줄래요?”

 

 크리스의 얼굴에서 잠시 감춰졌던 미소가 피어올랐다.

 마치 고백 이전으로 돌아간 듯 그는 여전한 눈빛과 음성으로 수연을 마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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