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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검은 언덕 넘어
작가 : 하늘섬
작품등록일 : 2019.10.30

생시의 반대인 사시. 죽는 날짜를 부여받았다.

 
15화
작성일 : 19-11-04 20:30     조회 : 217     추천 : 0     분량 : 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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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일 났다.’

 

 유란은 폰을 꽉 쥐며 이를 악물었다.

 

 ‘그는 국립연구소에 대한 정보가 없어. 아니, 바코더가 어떤 취급을 받는지 잘 몰라.’

 

 유란의 부모님은 바코드 현상으로 인한 초기 희생자다. 그것을 과연 희생이라 불러야 할지 그저 일반적인 죽음이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유란은 그 일을 계기로 바코드 연구소에 입사했다. 처음에는 연구원으로 지원했으나 탈락했고, 사무보조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오히려 그것이 더 나은 결과를 불러왔다. 사무원은 바코드 현상과 바코더에 대해 직접적으로 연구 하지 못하지만, 연구기록과 결과를 서면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다른 연구소와 교류해 정보를 수집할 수도 있었다.

 

 “국립 바코드 연구소가 어디 있었지? 아니, 바코드라는 명칭을 쓰지 않았어.”

 

 수많은 연구소들과 정보를 주고받다 보니, 자연스레 국가가 운영하는 연구소의 이야기도 들려왔다. 10년 전에는 그 규모가 민간기업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방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으며, 엄청난 수의 바코더들이 찾았다. 그건 당연했다.

 세계적인 문제다. 국가가 발 벗고 나서 끝맺어야 한다.

 바코더를 위한 전담부서가 따로 만들어질 정도였다. 그들을 위한 심리상담, 예산편성, 극단적 상황의 대응 매뉴얼, 치료 부작용 등. 셀 수 없이 많은 문제에 대한 처리를 담당했다.

 그 때문에 한동안 취업하고픈 기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맞아! 종명. 종명현상 연구소.”

 

 길지 않았다.

 국가가 바코드 문제를 포기하기까지는.

 

 “위치가 어디였더라…”

 

 의학, 세균학, 물리학, 화학 등, 각 분야 최고의 인재들이 수년을 연구해도 아무런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그건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마찬가지였다.

 문제 해결 가능성을 가진 모든 이론을 적용했고 그 모든 것을 실험했다. 결과는 같았다.

 결국 국가 연구소는 순서와 방향을 바꾸었다. 그리고 이름도 바꾸었다.

 그리고 사람이 반드시 죽는다는 현상 자체에 대한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그건 치료가 목적이 아니라 죽음에 관한 것이었다.

 누가, 왜 죽는가가 아닌, 어떻게, 무엇을 해야 죽는가를 관찰했다.

 하지만 그 실험에는 필수적으로 고통, 분노, 슬픔 등의 부정적 상황이 따라왔다. 죽음이라는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 사람을 어떻게든 빼 내야 해.”

 

 국가는 정부라는 이름의 신용으로 껍질을 둘렀다.

 그리고 안쪽 깊숙한 곳에서 윤리와 인권이라는 족쇄를 부수고 실험을 시작했다.

 그 일은 아무도 말하지 않았고, 허가된 사람이 아니면 듣지 못했으며, 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소문이란 묘했다. 어느 순간 민간 연구소를 중심으로 괴담이 퍼져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마우스 트랩’

 국가기관인 종명현상 연구소의 별명이다.

 쥐는 덫에 걸리면 대부분 죽는다. 마찬가지로 바코더들이 한번 들어가면 죽어서 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바코더는 하루가 지나면 죽는데 뭐가 문제냐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문제였다.

 바로 생체 실험.

 어차피 죽으니 어떤 형태로 죽던 간에 ‘바코드 때문이다’라는 핑계로 끝났다.

 시신만 잘 수습하면 가족도 눈치 채지 못하고 노숙자나 부랑자야 말할 것도 없었다.

 일부 사람들은 의심했고, 항의했고, 그래서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바코더와 관계없는, 무관심한 시민들의 신뢰로 철갑을 두른 국가기관은 타격을 입지 않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바코더, 즉 당사자의 증언이 없기 때문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기 때문에.

 

 “빨리 가주세요. 종명현상 국립 연구소요. 빨리요.”

 

 유란은 택시에 타자마자 기사를 재촉했다.

 

 

 

 

 

 

 

 

 

 

 ‘화르륵!’

 

 불은 순식간에 홀 전체로 퍼져나갔다. 불이 붙을 거라곤 철제 책상위에 놓아진 서류 밖에 없었는데, 불은 아귀처럼 모든 걸 집어삼키며 몸집을 불려나갔다.

 사방에서 소화기를 찾고 물을 찾았다.

 

 “물! 소화전!”

 “뭐하는 거야! 환기구 가동시켜!! 빨리!”

 

 사방에서 악을 쓰며 어서 저 화마를 제압하라고 외친다.

 철수는 불길 너머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홀에서 타오르는 불의 가운데에 한 사람이 서 있다. 그는 웃고 있었다.

 

 “제, 제길! 젠장! 제기랄!”

 

 그 뒤로 ㅈ으로 시작하는 욕이 몇 마디 더 튀어나와 뒤통수에 꼽힌다. 돌아보니 연구원은 주저앉은 채 엉기엉기 몸을 물리고 있었다. 그는 곧 일어나 혼자 도망가 버렸다.

 

 “너희들도…바코더가…될…거다! 내가 먼저 가서…지옥에서…기다리겠다.”

 

 불구덩이 한 복판에서 외친 그의 몸은 천천히 부서져 내렸다. 팔이 떨어져 나가고, 머리 일부분이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허리가 반으로 꺾여 상체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진하고 굵은 불씨가 허공으로 나풀거리며 오른다. 마치 바싹 마른 모래상이 무너져 내리며 먼지를 일으키는 것 같다.

 

 “쿨럭! 쿨럭!”

 “빠, 빨리!”

 

 홀에서 불을 끄던 사람들이 한두 명씩 쓰러지기 시작한다. 철수도 머리가 핑 도는 것을 느꼈다. 급히 상의를 벗어 입을 틀어막고, 연구원이 도망친 방향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몸에 힘이 쭉 빠진다.

 

 “크업! 쿨럭! 쿨럭! 컥!”

 

 후추통을 통째로 허파에 뿌려 넣은 것 같다. 눈은 모래가 들어간 듯 따갑고 뻑뻑하다. 연소물을 잔뜩 잡아먹은 불길은 끊임없이 시커먼 연기를 토해냈다.

 

 “빌어먹을 새끼…”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는 연구원은 이제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철수는 다리에 힘을 줘 일어서려다, 그대로 앞으로 넘어졌다. 손을 뻗을 여력도 없어 그대로 바닥에 얼굴을 처박았다. 시커먼 연기는 어느새 등을 타고 몸을 잡아먹는다.

 이대로 끝나는가 싶었다.

 

 “아저씨!”

 

 누가 부르는 걸까. 연기 때문에 거뭇거뭇한 시야 사이로 손이 다가왔다.

 수북하게 털 난 손이다.

 

 “으…윽!”

 

 어쨌든 구해주려 손을 줬다. 그걸 잡아야 하는데 도저히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시야는 더 흐려졌고 머리는 아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멍해진다.

 계속 꿈지럭거리기만 하자 그게 답답했던지 털보 손이 다가와 팔목을 낚아챈다. 그리고 조금씩 끌어당겨 어느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아저씨. 정신 차려요.”

 “헉…헉…쿨럭!!”

 

 감기는 눈꺼풀이 쇳덩이 같다. 간신히 실눈을 뜨고 앞을 보는데, 어지러운 시야로 웬 원숭이가 눈에 들어온다.

 

 “쿨럭! 쿨럭! 누…누구?”

 

 물음에 대답은 없었다. 대신 원숭이 같은 존재는 어디선가 테이프를 들고 와, 문 틈새를 꼼꼼히 막았다.

 

 “콜록! 콜록! 연기 진짜 지독하네. 콜록!”

 

 그 말을 끝으로 철수의 고개가 푹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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