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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여섯개의 돌
작가 : 글쓰는토깽이
작품등록일 : 2019.10.4

여섯개의 돌(분노, 나태, 교만, 탐식, 색욕, 탐욕, 질투)을 이용해 붉은용을 현세에 강림시키려는 여섯 순교자에 맞서 세상을 지키는 주인공들의 이야기

 
은빛마녀(7)
작성일 : 19-11-04 18:35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7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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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젯밤, 끔찍하게 사람들을 헤치고 마을을 공포로 몰아넣은 괴물이라고는 그 누구도 전혀 믿지 않을 것 같은 말간 얼굴을 한 채 곤히 잠이 든 듯 야크는 눈을 감고 있었다.

 자신의 허벅지를 벤 채 눈을 감고 있는 야크를 바라보는 밀리온의 눈에 여러 감정들이 시시각각 떠올랐다.

 그녀는 방금 전 야크의 상처를 가린 손에서 새어 나온 밝은 빛이 살아있는 듯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자신을 감싸던 눈부신 하얀 광채가 눈에 한가득 들어온 순간 갑자기 팟- 하고 사라졌다.

 눈을 가리던 하얀 빛이 사라지자 그녀는 수평선 위로 떠오른 해가 보였다.

 우연인지 이제는 짧디 짧은 가을이 온 듯 차게 느껴지는 바닷바람이 때마침 거세게 불어와 해를 바라보던 그녀의 긴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거센 바닷바람에 고개를 돌린 그녀는 “지하실이 어쩌고…” 하며 집안으로 들어가는 케네스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를 본 그녀는 너무 반가워 얼른 그를 따라가기 위해 일어서다 자신의 다리 위에 묵직한 무엇인가가 올려져 있는 걸 느꼈다.

 고개를 숙인 그녀는 자신의 다리를 베고 누워있는 야크의 얼굴이 보였다.

 머리를 들어올려 주위를 두리번거린 그녀는 그제서야 이곳이 야크의 집 마당이란 걸 알아차렸다.

 밀리온은 그 이상한 주문을 말하고 나서 이런 일이 벌어지자 너무 놀라웠다.

 ‘도대체 이 사람은 뭐 야? 혹시 마법사인가? 아니면…그냥 괴물?’

 

 “으~음.”

 그녀가 야크를 보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그가 깨어났다.

 

 몸을 일으킨 야크는 자신의 왼쪽 옆구리를 쓰다듬어갔다.

 야크의 손길을 따라 옆구리를 쳐다본 밀리온은 깜짝 놀랐다.

 

 “세상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상처가 있던 야크의 옆구리를 만졌다.

 칼에 찔려 있던 상처가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손에 들린 칼과 상처를 번갈아 보더니 궁금한 얼굴로 야크를 바라봤다.

 

 “그 칼, 오래 전에 당신의 어머니에게 선물로 준 거요.”

 칼을 바라보며 그는 옛 생각이 떠올랐는지 입가에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저기, 엄마와는 어떤 사이였죠?”

 밀리온은 기억도 잘 안나는 자신의 엄마를 알고 있는 이 남자가 더 이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뭔가로 이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건… 음?”

 야크는 그녀의 엄마에 대해 말하려다가 멈추더니 자신의 오른팔을 들어 손목을 바라봤다.

 

 야크의 시선을 따라 그의 손목을 바라본 밀리온은 손목에 알 수 없는 문자가 문신처럼 새겨져 있는 게 보였다.

 몇 초가 지났을까 그의 손목에 새겨져 있던 문자가 꿈틀거리더니 공중으로 떠올라 가루로 변해 흩어져 버렸다.

 그걸 보고 있던 그녀의 두 눈이 휘둥그래졌다.

 

 “이…이건, 또 뭐에요?”

 놀라 말을 더듬는 밀리온이었다.

 

 “부탁 하나만 들어줘.”

 야크는 그녀가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자신의 손을 뻗어 그녀의 손에서 칼을 빼낸 다음 그녀의 놀라워하고 있는 눈을 바라봤다.

 

 “그건 왜? 그리고, 또 부탁이라뇨?”

 엄마의 유품을 가져가는 야크를 바라보며 밀리온은 물었다.

 

 “일단 나랑 같이 가지.”

 그는 밀리온의 손을 잡고서 자신의 집으로 걸어 들어가며 대답했다.

 

 그녀는 벌거벗은 채 자신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이남자를 믿어야 될지 말지 고민하며 따라 걸었다.

 

 

 잠시 뒤 먼저 내려간 야크를 뒤따라 어두운 지하실에 내려온 그녀는 불 켜진 양초 촛대를 손에 들고서 한사람이 겨우 내려 갈수 있는 통로를 비추고 있는 누군가를 보았다.

 양초의 불빛에 얼굴이 잠깐 드러난 사람은 케네스였다.

 

 케네스는 자신의 뒤편에서 누군가 지하실 바닥을 밟는 소리가 들려오자 흠칫하더니 긴장한 얼굴로 획- 하며 돌아봤다.

 “거기 누구요?”

 

 그가 촛대를 든 손을 앞으로 내밀자 자신을 향해 다가오던 발소리의 주인이 불빛에 얼굴을 드러냈다.

 

 “밀리온!!!”

 

 질에게 밀리온이 그 괴물과 같이 사라졌다는 말을 듣고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던 케네스는 그녀의 얼굴을 보자 마자 격해진 마음에 그녀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그녀에게 빠르게 다가섰다.

 

 그런데, 그녀의 앞에 도착한 그가 그녀의 손을 잡은 순간.

 

 “쿵-!!!”

 

 하며 그의 뒤쪽에 있던 열려 있던 철문이 닫히는 소리가 지하실을 가득 채웠다.

 케네스는 밀리온의 손을 잡고서 몸을 돌려 닫혀 있는 철문을 바라봤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 철문 앞에 한쪽 무릎을 세우고 앉아 있는 게 보였다.

 

 “이봐!!, 당신!! 지금 거기서 뭐하는 거요?!!”

 그는 손에 들려 있는 촛대를 앞으로 내밀며 소리쳤다.

 그리고 케네스의 눈에 웬 벌거벗은 남자가 철문에 손을 얹은 채로 소리치는 것이 불빛을 통해 보였다.

 

 “제라!! 이사!! 라이도!!”

 

 남자의 외침이 끝나자 밑에서 쿠-구-구-구-궁 하며 커다란 울림이 들리더니 지하실 바닥이 덜덜 떨려왔다.

 “아니! 세상에!!”

 

 자신의 발 밑이 덜덜 떨리며 흔들리자 놀란 케네스가 밀리온의 어깨를 끌어안고 지하실 계단을 오르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뭔가 아쉬운 듯 머뭇거리면서 어둠 속의 남자를 계속해서 바라봤다.

 이상하게 느낀 케네스는 남자를 돌아보며 밀리온을 재촉했다.

 “왜 그래? 밀리온!, 어서 여길 빠져 나가야 돼.”

 

 케네스도 저기 어둠속에 앉아있는 남자가 혹시 야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일단 여기를 벗어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밀리온을 데리고 흔들리는 집밖으로 빠져나온 케네스는 마당에 주저앉아 집 전채가 덜덜 떨리며 창문이 깨져 나가는 걸 흔들리는 눈으로 바라봤다.

 평생 이런 일을 겪어 본적이 없던 케네스는 이런 게 말로만 듣던 지진이라는 건가 싶어 무서워졌다.

 그렇게 집이 계속해서 흔들거리더니 갑자기 뚝하고 멈췄다.

 그리고 벽에 금이 쩍쩍 나기 시작하더니,

 

 “우드득!! 우지지직!!! 쿵-우웅!!!”

 

 큰소리를 내며 마당에 주저앉아 있던 밀리온과 케네스의 코앞에서 집이 부서지더니 무너져 내렸다.

 

 때마침 마당으로 들어선 브리가와 바네스 신부는 무너져 내린 집 앞에 흙먼지를 잔뜩 덮어쓰고서 놀란 얼굴로 자신들을 맞이하는 그들을 볼 수 있었다.

 

 

 공포로 물들었던 그날로부터 몇일 후.

 마을 주민들의 집을 방문해 그날 다친 이들을 소르바겐에 있는 제법 큰 병원에 입원시키기 위해 자신의 짐 차에 환자를 태워 마을과 병원을 왔다 갔다 하며 며칠동안 바쁜 시간을 보낸 촌장 케네스는 아침 일찍부터 무너져 내린 야크의 집을 찾아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다시 한 번 야크의 집 지하실을 찾아가 보기 위해서였다.

 케네스는 집이 무너진 그날 지하실에 들어간 그들의 행방을 알 수가 없었다.

 그날 오후 마을 사람들을 동원해 지하실이 있던 자리를 파헤쳤지만 그가 야크로 생각했던 그 벌거벗은 남자의 시체를 찾을 수가 없었다.

 또, 석실로 들어간 질과 동양인 남자의 모습도 찾을 수 없었다.

 집이 무너질 때 그들이 나오는 걸 못 본 케네스는 분명히 파묻혀 죽었을 거라고 확신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그를 비웃듯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러나 쉽게 포기 못한 그는 혹시 다른 뭔가 가 있을 것 같아 또다시 언덕을 오르고 있는 것이었다.

 집 마당에 들어선 그는 무너져 내린 집의 잔해를 파헤치며 이리저리 살피는 누군가가 보였다.

 가까이 다가간 그는 밀리온이 양손에 목장갑을 끼고서 잔해를 들쳐내며 무언가를 찾는 게 보였다.

 케네스는 밀리온이 뭘 그리 찾는지 궁금해져 그녀의 등뒤로 다가서며 물었다.

 “밀리온, 여기서 뭐하는 거니?”

 

 “으!!왘!!!”

 그녀는 등 뒤에서 갑자기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자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쳤다.

 

 “으!!왔!!”

 그 소리에 더 놀라 소리친 케네스였다.

 

 “아! 씨!!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내가 더 놀랐잖아!!”

 케네스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자신을 놀래 킨 밀리온에게 눈을 흘겼다.

 

 “저야 말로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고요!”

 자신에게 눈을 흘기는 케네스를 마주보며 소리치는 밀리온이었다.

 

 자신이 먼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든 케네스는 실실 웃으며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 후 그녀에게 뭘 찾고 있었는지 물어봤다.

 

 “엄마 유품이요. 그걸 찾고 있었어요.”

 케네스가 알아서는 안되는 것을 찾고 있던 밀리온은 그냥 대충 둘러댔다.

 

 “음, 내가 함께 찾아주마. 그래 어떻게 생긴 거니?”

 아마 그날 여기서 잃어버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그는 반지나 목걸이 같은 장신구로 여기며 함께 찾아 주겠다며 팔을 걷어 올렸다.

 

 “그냥 브로치에요. 그때 여기서 떨어뜨린 것 같아서 찾고 있는 중이었어요.”

 그녀는 그냥 떠오르는 대로 둘러댔다.

 

 “그래? 알았다. 그럼 난 저쪽에서 찾아볼 테니 넌 여기서 계속 찾아보려무나.”

 말을 마친 케네스는 조심스럽게 잔해를 밟아 가며 주방이 있었던 자리를 찾아갔다.

 그리고 여기저기 열심히 뒤적거리며 있지도 않은 브로치를 찾아 헤매는 케네스를 바라보던 밀리온은 그와 눈이 마주치자 마음이 찔려 고개를 얼른 돌렸다.

 ‘미안해요. 아저씨’

 

 한편 주방을 낱낱이 살펴본 케네스는 무너져 내린 지하실을 내려다보며 혹시 저 밑에 브로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미 시체를 찾는다며 여기저기 들쑤셔 놔서 찾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 보였다.

 그는 아무래도 브로치를 찾는 게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포기하기로 마음먹고 밀리온에게 알리기 위해 그녀에게 몸을 돌렸다.

 등을 돌린 채 힘없이 의자에 앉아있는 밀리온을 본 그는 안타까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도 포기했구나.’

 

 

 조금 전, 한참 동안을 이리저리 뒤져가며 찾던 그녀는 찾는 걸 포기한듯 쓰러져 있던 의자를 일으켜 세워 걸터 앉았다.

 

 밀리온은 그날 야크가 자신에게 부탁한 그것을 찾기 위해 며칠 전부터 남들의 눈을 피해 이렇게 찾고 있었다.

 그녀는 야크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날 그녀는 케네스와 함께 지하실 문을 나서기전에 야크가 앉아있던 곳에서 하얀 광채가 빛나는 것을 봤다.

 아마 어딘가에서 야크가 자신을 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밀리온이었다.

 

 밀리온은 저 멀리 보되를 향해 아침에 소르바겐에서 출항한 배를 바라보며 그날 야크가 자신에게 말한 게 떠올랐다.

 

 

 “지하실로 내려가면 일단 시간을 끌어 줘.”

 주방입구에서 야크는 밀리온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시간을 끌어달라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시간을 끌어 달라는 그의 말에 안 좋은 예감이 들은 밀리온이었다.

 

 “부탁이야. 이유는 나중에 말해주지.”

 애잔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야크의 눈을 마주한 밀리온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일단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마음 먹었다.

 

 “알았어요. 그런데 제 칼은 왜 가져간 거예요?”

 야크의 손에 쥐어져 있는 자신의 칼을 쳐다보며 그녀가 물었다.

 

 “돌려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칼의 손잡이를 문지르며 대답했다.

 그의 대답에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서 그녀는 주방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야크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한가지 더.”

 

 “또, 뭐죠?”

 

 “침대 밑에 비밀 장소가 있어. 거기에 있는 걸 잘 챙겨줘. 그리고 절대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는 안돼.”

 

 “그렇게 중요한 거면 당신이 직접 챙기면 되잖아요.”

 

 “조금 있으면 그 이유를 알게 돼.”

 

 고개를 갸우뚱하며 알았다고 대답하고 그녀는 안으로 들어갔다.

 주방으로 들어선 그녀는 뭔가 떠오른 듯 뒤따라 들어오는 야크 돌아보며 물었다.

 “그런데, 당신 이름이 뭐예요? 여태 모르고 있었어요.”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야크, 야크 엘리엇”

 

 

 밀리온은 저멀리 보되로 떠나고 있는 배에서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 모른 채 야크가 부탁한 것을 다시 찾기 위해 의자에서 일어나 치마에 묻은 먼지를 털어냈다.

 그리고 치마를 탁탁 털어내고 있던 밀리온의 귓가로 케네스의 비명 같은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밀리온~!! 나 먼저 내려가마!! 미안해~!!!”

 

 고개를 돌린 그녀는 엉덩이를 부여잡고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언덕을 급하게 뛰어내려 가는 케네스가 보였다.

 

 

 저 멀리 무너져 내린 자신의 집이 있는 Å(오)를 아쉬움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야크는 자신을 방해하는 목소리에 기분이 불쾌해졌다.

 

 “어딜 보고 있는 거요?”

 

 야크는 자신의 옆으로 다가온 목소리의 주인을 쳐다보며 냉랭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신이 상관할바 아냐.”

 

 “거참, 이제 우린 한 식구 아니요? 뭐 그렇게 까칠하게 대할 것 까지는 없지 않소?”

 바렌은 자신을 싸늘한 눈으로 쳐다보는 야크가 고까웠다.

 

 “난 그게 필요해서 같이 가는 것뿐이야. 당신들과는 엮이고 싶지 않아.”

 자신에게 차갑게 말하며 돌아서서 갑판 위를 걸어가는 야크의 뒤를 바라보는 바렌은 머리속으로 백 번은 더 저 왜소하고 짜증나는 인간을 바다 속으로 쳐 넣고 있었다.

 

 그런 바렌의 마음을 아는지 죠셉이 바렌의 어깨를 토닥여 줬다.

 “자자, 진정하시오. 일단 저자가 돌의 주인이 되면 앞으로는 우리에게 저렇게 말 못할거요.”

 

 며칠 동안 죠셉도 자신들을 무시하는 야크가 그리 맘에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그의 능력이 꼭 필요하다고 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나저나, 저자가 가지고 있는 저 칼 말이요.”

 조셉은 야크의 손에 들려 칼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저 칼이 왜요?”

 그렇지 않아도 자신도 궁금하던 차에 조셉이 먼저 칼에 대해 말을 꺼내자 하자 바렌은 얼른 되물었다.

 

 “저거 아무래도 말로만 듣던 부활의 검 같단 말이지.”

 

 “부활의 검?”

 왠지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는 바렌이었다.

 

 “일명 레스피로(소생시키다)라고 불리는 검이요. 죽은 자를 되살리지. 그걸 저자가 가지고 있을 줄이야.”

 말을 하며 야크를 바라보는 조셉의 눈에 부러워하는 듯한 빛이 맴돌았다.

 

 “레스피로라…”

 그리고 탐욕의 주인 바렌은 자신의 재산 목록에 또 하나의 이름을 새겨 넣고 있었다.

 

 욕심으로 가득 찬 네 쌍의 눈동자가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칼을 노려보고 있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야크는 잔잔한 파도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채 칼의 손잡이를 엄지손가락으로 매만지고 있었다.

 ‘카렌, 우리 딸이 예쁘게 자랐어. 그 애가 내가 준 선물을 찾아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생각에 빠져 있는 야크를 태운 배는 저 멀리 보되를 향해 수평선 넘어 사라졌다.

 

 

 한편 침실이 있었던 자리를 아무리 찾아봐도 비밀장소 같은 게 보이지 않자 밀리온은 찾는 걸 포기하기로 했다.

 그녀는 어지럽게 부서져 있는 잔해들을 피해 걸어 나오다 한줄기 바람이 밑에서부터 올라오더니 치마가 살짝 부풀러 오르는 게 느껴져 제자리에 멈춰 섰다.

 그 자리에 멈춰선 밀리온의 치마는 바람에 부풀러 올라 계속 유지했다.

 “밑에서 불어오는 바람, 그렇다면은….”

 혹시 하는 생각으로 그녀는 그 자리에 엎드려 목장갑을 낀 손으로 흙이랑 먼지가 뒤섞여 있는 바닥을 쓸어 냈다.

 그녀의 눈에 부서진 채 갈라져 있는 나무바닥 사이로 작은 구멍들이 살짝 보였다.

 갈라진 나무바닥을 움켜잡고서 뜯어내자 잠시 뒤 그곳에서 여러 개의 작은 구멍들이 나 있는 검붉은 돌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작은 구멍에서 바람이 불어 올라 몸을 숙여 보고 있던 밀리온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아마도 야크가 말한 비밀장소를 찾아 낸 것 같았다.

 

 “아~!! 드디어 찾았어!! 내가 찾아냈다구!!!”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른 그녀는 깜짝 놀라 목장갑을 낀 손으로 얼른 입을 가렸다.

 그리고 혹시나 누가 들었을 까봐 주위를 살폈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그녀는 돌문을 열려고 했지만 손잡이 같은 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일단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돌문 위에 서서 쿵쿵거리며 밞아 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한참을 용을 쓰다 배가 고파져 기운이 빠진 그녀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며 자신의 발길질에 꿈쩍 도 안하는 돌문을 내려다봤다.

 그때였다, 내려다보는 그녀의 눈이 뭔가를 발견한듯 동공이 팽창했다.

 좀 전의 발길질로 돌 위에 쌓여 있던 흙먼지가 흩어져 날아가 돌문의 겉면이 확실히 드러난 것이었다.

 그 겉면에는 사람의 손 모양을 한 홈 두개가 희미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걸 본 밀리온은 얼굴에 화색을 띄며 재빨리 엎드려 두개의 홈에 자신의 양손을 가져다 댔다.

 

 잠시 긴장한 눈을 몇 번 깜빡이자 돌에 나 있는 작은 구멍들 속에서 황금빛이 하나 둘씩 새어 나오기 시작하더니 밀리온의 몸을 뒤덮어 버렸다.

 

 사르르르- 하며 돌문에 대고 있던 그녀의 양손을 시작으로 그녀는 황금빛 가루로 변해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황금빛 가루로 변해버린 그녀는 작은 구멍들 속으로 빨려 들어가더니 이내 전부 사라져 버렸다.

 

 그 순간 황금빛은 자기 할 일을 다한 듯 일순간 꺼졌다.

 

 ‘툭, 툭, 투둑…’

 

 그리고 정적만이 맴도는 검붉은 돌문 위로 비가 한두 방울씩 떨어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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