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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블러디데이
작가 : 유월
작품등록일 : 2019.9.9

한이연, 세상에 가족이 없는 늘 혼자였던 그녀, 약혼자와 함께 가족을 꾸리고 행복해질 날만을 기다리는데.... 갑작스러운 약혼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녀의 약혼자의 죽음과 연관 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은오라는 정체불명의 아름답지만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015. 약속
작성일 : 19-11-03 16:32     조회 : 230     추천 : 0     분량 : 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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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이쌤이다!!!"

 

  "아 존잘 존잘"

 

 아이들의 속삭임이 내 귀에 들려왔다. 고개를 드니, 강진이 복도 반대쪽에서 걸어오고 있다. 강진은 학원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 그래봤자, 나와 유선생님이라는 나이가 좀 있으신 선생님까지 해서 세 명 뿐인 학원이지만. 어쨌든, 학원 매출을 올리는데, 가장 크게 이바지하는 것은 강진이라고 볼 수 있다.

 

  "선생님, 뭐 하세요?"

 

 내게 가까이 다가온 강진이 물었다. 잠시 정신이 팔려있던 나는 깜짝 놀라며 한걸음 물러섰다. 강진이 다시 활짝 웃었다. 확실히 흡혈귀가 아닌 보통 인간치고는 잘생긴 편이었다. 아니, 은오를 두고 내가 무슨 생각을….

 

  "혹시 선생님 그 얘기 들으셨어요?"

 

 강진이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더니 물었다. 꽤나 심각해 보이는 얼굴로.

 

  "무슨...소문이요?"

 

  "유선생님 반에 김유진이라는 아이, 벌써 3주째 결석인데, 실종이래요."

 

  "....실종이요?"

 

 심장이 쿵쿵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마치 이 일이 나에게 중요 한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온몸이 쭈뼛 섰다.

 

  "네. 지금 실종 신고 들어갔고, 경찰들이 찾는 중이래요. 요 앞에 버스 정류장에도 전단지도 붙었어요."

 

  "곧 찾으면 좋겠네요..."

 

 나는 조금 넋이 나가서 말했다.

 

  "이연씨, 얼마 전에 뒷산에서 있었던 일 알아요?"

 

 강진의 낮은 목소리에 나는 손끝부터 떨렸다.

 

  "네, 알죠...시체가 발견 됐던 것."

 

  "요즘 이 동네 이상한 소문도 많이 돌고, 아무튼 위험해요. 애인분이 밤마다 데리러 오신다고 하셨죠?"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조심하세요. 특히 밤늦게요."

 

 순간 강진의 눈빛에 뭔가 싸한 것이 스쳤다. 착각이었을까? 그는 마치 무언가를 다 알고 있다는 눈빛을 했던 것 같았다. 다시 한번 그 눈빛을 보려고 하는데, 수업 종이 복도에 울려 퍼졌다. 강진은 재빠른 동작으로 자신의 강의실로 갔다.

 

 *

 

 

 수업이 모두 끝난 후, 학원 밖으로 나오자 어김없이 은오가 기다려주고 있었다. 나는 은오에 차에 올라타자마자 숨도 안 돌린 채 실종 사건에 관해 얘기했다. 붉은 눈동자를 가만히 깜빡이며 잠자코 듣고 있던 은오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 김유진이라는 학생, 이연 씨도 잘 알아요?"

 

  "복도에서 몇 번 지나친 적 있어요. 그냥 조용하고 공부 잘하는 그런 애예요."

 

  "네, 그렇군요. 알았어요. 더 알아볼게요."

 

  "은오씨, 혹시 이 실종 사건이 우리가 아는 '그 일'과 연관된 걸까요?"

 

  "얼마 전에 뒷산에서 벌어진 일도 그렇고, 더 알아봐야겠어요."

 

 은오는 대답 후에 눈 사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통증을 느낄 때 자주 짓는 표정이었다. 그러고 보니, 피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불안한 심정으로 창밖을 바라봤다. 달이 유난히 밝았다. 마치 이 모든 상황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

 

 그날 밤,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거실로 나와 소파에 앉아 얼마 전 뒷산 약수터에서 있었던 기묘한 사건에 대해 검색해봤다. 준현과 비슷한 죽음이었다. 피가 다 빨린 채 마치 빈 껍데기만 남은 것처럼 보이는 시체. 특이점은, 준현 때와는 다르게 얼굴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실종 상태인 김유진 학생은 아닌, 중년의 남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저 평범하게 작은 삼계탕집 장사를 하는 남자.

 

 내가 검색해보고 있는걸 보더니, 은오가 다가와 옆에 앉았다. 그 역시 잠이 안 오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 하고부터는 대부분의 밤을 그의 방에서 함께 잤다. 하지만 오늘 나는 내 방에서 한참을 보내다가 거실로 나왔기 때문에, 그도 따라 나온 것 같았다.

 

  "조금 이상하죠? 방법은 같지만 묘하게 느낌이 다르잖아요."

 

 내가 기사를 보여주며 말을 꺼냈다.

 

  "경찰도 이미 그 차이점을 파악하고 모방 살인일 지도 모른다고 얘기하더군요."

 

 그는 조금 답답한 듯 작은 한숨을 내뱉으며 이어 말했다.

 

  "내 생각은 다르지만요."

 

  "다르다고요?"

 

 은오가 긴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켰다. 손가락 끝엔 모자이크가 된 시체의 사진이 보였다. 아무리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있었지만, 상당히 노골적인 사진이었다.

 

  "이 사람에 대해 더 알아봐야겠어요. 살인범과 좀 더 밀접한 관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네..."

 

 나는 갑자기 이 모든 상황이 무서워 몸을 떨었다. 재빠르게 눈치 챈 은오가 몸을 일으키려던 걸 멈추고 나를 감싸 안았다. 그는 차가운 흡혈귀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따뜻함이 번지는 착각이 일었다. 아니, 실제로 그는 나를 위로하고 있었다. 내 얼어붙었던 마음을 지금까지 녹여주었다. 나를 향한 그의 마음이.

 

  "두려워요?"

 

  "항상이요. 항상 모든 게 두려워요, 난."

 

 내 대답에 그는 손을 뻗어 내 앞머리를 만지작거렸다. 나는 그가 내 머리카락을 가지고 장난 치는 것을 그대로 뒀다. 그가 좋아하는 장난이었다.

 

  "나는 두려워하지 않잖아요." 그의 낮은 음성이 귓가에 울렸다.

 

  "맞아요, 난 당신은 두려워하지 않죠. 하지만 은오씨가 처한 상황, 닥칠지도 모르는 모든 위험들, 블러디데이... 그 모든 게 다 무서워요. 은오씨는 무서운 것이 있어요?"

 

 은오는 내 물음에 사뭇 진지한 얼굴로 갑자기 손동작을 멈췄다. 그의 핏빛 눈동자가 평소보다 더 타오르는 것 같이 붉었다. 마치 불꽃처럼. 피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나는 긴장해 몸을 움츠렸다. 두려워서는 아니었다. 피의 날 그가 돌변하는 모습은 이미 수차례 봐 왔다. 나는 그 상황에서도 그가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보는 일은 무섭다. 그 뿐 아니라 어떤 타인이든, 그 속내를 알게 된 다는 것은 아직은 어려운 일이다. 너무 오래도록 혼자였기 때문인걸까.

 

  "나는 당신이 나를 떠나는 것이 무서워요."

 

  "내가 왜 은오씨를 떠나요?"

 

 나는 헛웃음을 지었다. 은오가 곧 내 가족이고, 연인이며, 내 집이고 내 삶인데…. 그가 없이는 난 숨 쉴 수조차 없는데, 내가 도대체 어디를 간단 말인가.

 

  "이연씨, 부탁이 있어요. 만약에 언젠가 날 떠난다 하더라도, 내가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어요. 나는 술래를 잘 못하니까."

 

  "내가 어딜 간다고 그래요."

 

  "약속해줘요."

 

 그가 이렇게 부탁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최근 들어, 그의 약한 모습들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의지하는 것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피의 날이 그의 정신을 피폐해지게 만드는 것일까봐.

 

  "못 찾겠다 꾀꼬리 하면 되잖아요."

 

  "그럼 그 목소리가 들릴만큼 가까이 있어야 해요."

 

 그가 큰 몸을 웅크리며 내 가슴에 안겼다. 나는 아주 작은 어린아이를 다루듯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알겠어요. 약속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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