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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검은 언덕 넘어
작가 : 하늘섬
작품등록일 : 2019.10.30

생시의 반대인 사시. 죽는 날짜를 부여받았다.

 
12화
작성일 : 19-11-03 15:57     조회 : 195     추천 : 0     분량 : 2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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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숍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규모대비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을 넘었는데도, 사람들은 꾸역꾸역 들어오고 있었다. 그들은 손에 커피를 들고 서로의 어깨를 비벼가며 빈자리를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사고파는 물건이 다르다 뿐이지, 박터지는 오일장 모습과 비슷하다.

 그런 커피숍의 가장 구석진 곳에 한 남녀가 입식 탁자를 가운데 두고 서 있다. 주변이 시끄러워 말소리는 퍼지지 않았지만, 그들의 표정으로 봤을 때 심각한 상황임이 분명했다.

 

 “미친…!!”

 

 철수의 악문 잇새 사이로 욕이 삐져나온다. 황당했던 표정은 순식간에 화난 표정으로 바뀌었다.

 

 “아니, 아니, 그런 뜻이 아니에요!”

 

 유란이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자신이 예상한 것보다 남자의 반응은 격했고 부정적이었다. 처음 자리 잡고 자기소개를 했을 때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지금 당신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야?!”

 

 목소리 톤이 높아진다. 주변이 시끄럽다지만, 옆 탁자에 있는 사람들이 돌아볼 정도의 언성이다. 유란은 급히 말을 이었지만 철수는 듣지도 않고 말을 끊어버렸다.

 

 “그러니까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뭘 곰곰이 생각해? 이보쇼! 당신 연구소 소속이라고 하지 않았나? 바코드 연구소 말이야. 연구소란 과학적으로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방법을 연구하는 곳 아냐?! 그런데 뭐? 저주? 하!! 기가 차네! 당신이 속한 연구소도 사이비 종교집단인가?!”

 “네? 사이비 종교집단이요? 그러니까. 내 말은…”

 “닥쳐!!”

 

 철수는 탁자에 놓인 커피를 창문으로 집어 던졌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톨 사이즈의 플라스틱 컵은 힘없이 쪼개지며, 진한 갈색의 액체와 얼음을 사방으로 뿌렸다. 왁자지껄한 커피숍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시간 아깝게 뭐하는 짓이야?! 그래서 뭐?! 나보고 가입이라도 하라는 거야?!”

 

 유란은 뒤로 한걸음 물러서 입만 뻐끔거렸다. 바코더라 해도 갑작스레 극단적인 반응을 보일 줄을 생각조차 못했다. 주변의 수많은 시선이 그들을 향했고, 때문에 유란은 피부가 따끔거릴 지경이었다.

 

 “기가차서…”

 

 철수는 미련 없이 등을 돌렸다. 그리고 정적이 내린 공간을 가로질렀다.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시선만 쏘아낼 뿐이었다.

 무딘 바늘로 장난치듯 뒤통수를 찌르는 것 같다. 철수는 문을 열고 나가다 멈췄다. 그리고 매장 안을 보며 말했다.

 

 “뭘 봐? 합죽이 새끼들아.”

 

 ‘덜컹.’

 

 문은 거칠게 여닫혔다. 그리고 조금의 시간이 지났다.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뭐야? 저거?”

 “둘이 싸웠나? 그런데 우리보고 왜 욕을 해?”

 “됐어. 신경 꺼. 세상에 이상한 것들 한두 명이야? 상대해봤자 나만 손해지.”

 

 언제 그랬냐는 듯 커피숍은 다시 시끄러워졌다. 더 분주해진 건 카운터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매니저로 보이는 남자가 유란 쪽을 가리키자 알바생들이 청소도구를 들고 뛰어왔다. 그들은 무표정하게 철수가 집어던진 컵을 치우고 주변을 정리했다.

 

 “휴우…”

 

 유란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처음 순순히 인터뷰에 응했다. 하지만 입장을 설명하고 만난 목적을 말할수록 흥분하며 화를 냈다.

 유란은 곰곰이 생각하며 중얼거렸다.

 

 “처음부터 잘못되지는 않았던 것 같아. 그렇다면 인터뷰를 거절했겠지. 내가 특별하게 뭔가를 자극했나? 중간에 무슨 말을 하다가 격앙된 것 같던데…”

 

 유란이 목표한 건 그 사람의 과거를 알아내는 것이다. 헌데, 사람이라는 게 웬만큼 친해지지 않은 이상은 자신의 과거, 특히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더욱이 바코더의 경우에는 시간이 얼마 없다. 그래서 빠른 시간 내에 그 사람의 속을 털어놓게 해야 한다.

 그러면 친분을 쌓으며 친해지는 방법은 불가능하다.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란은 접근한 목적이 연구의 한 방향이라고 차분히 설득했다

 물론 그 과정에 ‘과거에 무슨 짓 했나요?’, ‘죄 지은 거 없나요?’ 따위의 질문을 직설적으로 하지 않았다. 그렇게 했다가는 바코더의 기분에 따라 주먹이 날아올 수도 있는 일이다.

 그래서 둘러둘러 설명하며 말 한마디를 할 때마다 조심했다.

 

 “아! 그래. 저주. 저주였어.”

 

 유란은 손바닥을 마주치며 좀 전의 일을 떠올렸다. 저주라는 단어를 설명할 때, 그의 표정을 살폈다. 왜냐하면 ‘저주에 걸렸을지도 모른다.’ 라는 접근방법 자체가 비과학적이고,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에 황당하기 때문이다.

 

 “눈가와 볼이 실룩거렸어. 그리고 목소리가 높아졌지.”

 

 그때부터였다. 말을 할수록 그의 반응이 격해진 건.

 

 “그나저나 운 좋게 만난 바코더인데, 어떻게 또 다른 사람을 섭외하지?”

 

 지금 유란에게 당면한 문제는 그것이었다. 바코더에게 남은 시간은 길어봤자 하루다. 대부분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 고해성사 같은 상담보다는, 당장 살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닌다. 물론 자신의 과거를 뒤 돌아보며 조용히 죽음을 준비하는 자들도 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은 극히 소수고 만날 방법도 요원하다.

 

 “잠깐…”

 

 유란은 커피가 뿌려진 유리창 너머를 보았다. 거대한 하얀색 건물1층에 ‘응급실’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철수는 분명 저기서 나왔다. 의사를 만났다는 소리다.

 유란은 자기 몸통만한 가방을 고쳐 메고 커피숍을 나섰다.

 

 

 

 

 

 

 

 

 

 

 “재수가 없으려니! 스으읍! 카아악!! 퉤!!”

 

 배가 빵빵해질 만큼 숨을 들이 마신 다음, 있는 힘껏 침을 뱉었다. 재수에 붙은 옴 박박 긁어내 털어버린다는 느낌으로.

 사이비 집단은 에피메테교를 겪은 걸로 충분하다. 좀 전에 만난 여자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저주? 저주 같은 소리하네. 어디서 사람을 꼬을라고…”

 

 한 번 속지, 두 번은 안 속는다. 혹시 하고 따라갔다가 별주부전 토끼 꼴 되는 건 사양이다. 게다가 간만 빼가겠는가. 십 원 짜리 한 장이라도 된다 싶으면 이것저것 다 빼가겠지. 껍데기라도 남으면 다행이다.

 

 “어쨌든 안 따라 갔으니 그건 됐고… 민간에서 운영하는 연구소 보다는 정부 연구소가 낫겠지?”

 

 결국 그 여자의 대화에 응한 것도 바코드 연구소 소속이기 때문이다. 바코드 현상을 의학적으로 밝혀내지 못했다면, 그보다 더 광범위하게 조사하는 연구소는 하나라도 더 알고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저주 운운하니 딱 관심이 끊어졌다.

 철수는 폰을 꺼내들었다.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바코드 연구소로 가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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