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소리에 모든 손님들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모아지고 치훈이 다가가서 조용히 해달라고 제스쳐를 취해보지만 뭐가 그리 우스운지 한번 시작된 그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손님들이 다 나가고 카페에는 치훈과 연우 그리고 건우가 앉아서 캔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연우형 우리 회사로 들어오면 안 될까?"
"아직 말 안했구나 나 오아시스 블루 한국지사 대표 도연우"
"또 오아시스 블루 컴퍼니"
"왜 불만있어?"
"그럼 또 형이랑 경쟁해야 하잖아"
"그렇겠지 서로 윈윈하고 좋지 뭐..."
"난 아직 힘든데..."
솔직한 건우의 말에 치훈과 연우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건우를 바라본다 그 모습에 건우는 다시 캔을 부딪치며 마시라며 손짓한다.
"치훈이 너도 아버지 회사 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며"
"난 아직 아버지 꼭두각시 노릇이나 하고 있으니까 끌어 들일 생각마"
"그래도 나중에 우리 셋이 회사 대표가 되어서 만나면 어떨까"
"형이 우리 회사 집어 삼켜 나는 기꺼이 바칠 테니까"
"너 그말 후회하게 될 거야 그래도 괜찮겠어"
"제발 그렇게 좀 해줘 난 그냥 도건우이고 싶다 청운그룹 후계자가 아닌 난 도건우일 뿐인데..."
하며 테이블에 쓰러지는 건우를 보면서 건우폰에 있는 채린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서 데리러 오라고 한다. 연우도 자신이 취했다는 것을 알고 그냥 슬비 부모님 집에서 잘까 생각하다가 슬비를 부른다.
몇 분이 지나 카페 앞에서 만난 채린과 슬비 동시에 문을 열고 카페 안으로 들어가 각자의 남자를 부축하며 데리고 나온다. 채린은 건우를 안고 뒤에 앉아서 괴로워하는 건우를 쳐다보고 운전기사가 집으로 데려간다. 슬비는 자신이 직접 운전석에 앉고 앞자리에 연우를 태우고 가려는 찰나에 치훈이 붙잡는다. 창문을 내리면 슬비에게 노트를 건네준다.
"오늘 두 남자가 이 노트 때문에 만나서 이 지경까지 됐어 가져가 보니까 너 글씨가 적혀있는 것 같은데 네꺼 아니야?"
"맞아요. 고... 고맙습니다"
치훈에게 인사를 하고 잠시 노트를 쳐다본다. 왜 노트가 여기에 있는 건지 알 수 없지만 노트 때문에 일이 벌어졌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않다.
연우를 부축해 집안으로 들어온 슬비는 침대에 연우를 눕히고 소파에 앉아 노트를 보고 있다. 술이 깬 연우가 슬비에게 다가간다.
"왜 아직도 안 자고 여기서 이러고 있어"
"이 노트 때문에 건우랑 만났어?"
"응 이 노트가 글쎄 비서실 휴지통에 버려져 있다는 거야 그것을 본 건우가 주워왔는데 너한테 직접 주기가 좀 그래서 나한테 만나자고 연락 왔더라"
"휴지통에? 왜?"
"이번에 새로 뽑은 신입 비서가 그랬나봐"
"그 비서 내가 가르쳤는데..."
"완전 오늘 하루 엉망진창이었나 봐 그래서 많이 속상하기도 하고 아무도 몰라주는 사람들이 밉고 그래서 날 찾아왔겠지"
"이럴 땐 형제같네..."
"같이 살아 온 세월이 얼만데 무시하고 싶어도 외면하지 못하겠어"
"그래 오빠가 편한대로 해 난 언제나 오빠를 응원하니까"
"고마워 이래서 다들 결혼을 하는 거구나... 자! 그만 자자"
슬비를 안고 침대로 데려가는 연우 둘은 나란히 누워 잠을 청하지만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이 되었다.
다음날 아침 술이 아직 덜 깬 듯 힘들어하며 출근하는 건우가 비서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직 가영은 보이지 않았다. 사무실에 도착해 인사담당과에 전화해 김가영을 해고 시켜 달라고 말한다. 결국 김가영에게 해고 사실을 알리고 비서없이 혼자 일을 하게 된 건우는 슬비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나야 건우..."
"무슨 일로 전화를 했어"
"이번 프로젝트 관련 서류들 어디에 두었는지 알 수 있을까?"
"왜 무슨 문제 생겼어"
"그 신입비서 그만 뒀어. 아무것도 전달 받지 못해서 너에게 전화한거야"
"오른쪽에서 다섯번째 캐비닛 열어보면 세번째 칸에 관련 서류들이 정리가 되어 있을 거야"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아니야 새로 신입 비서 올 때까지 뭐 물어 볼게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해"
"그래도 될까? 정말 고맙다 다음에 보답할게"
"아니야 괜찮아! 내가 못 가르치고 회사를 나온 탓도 있으니까"
그렇게 전화를 끊고 건우는 슬비가 알려 준 캐비닛으로 가서 서류를 바로 찾을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