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미운 왕자 새끼
작가 : 어사화
작품등록일 : 2019.9.1

인간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달의 뒷면 지하의 깊은 바다 속에는 아름다운 용국이라는 나라가 있다. 그러나 이 나라의 종족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남성, 왕자 천마가 병에 걸려 혼인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지금 그의 유일한 치료법은 생김새가 비슷한 천천 대군의 몸에 그의 뇌와 생식 기관을 이식하는 것 밖에는 없다. 여왕과 국서는 어쩔 수 없이 허락을 하고 천마의 호위병정 다니엘이 천천을 잡으러 인간 세상으로 오게 되는데 그 때부터 일이 꼬여 버렸다.
해외 파병 근무를 나갔던 천재 의사가 휴가 중에 사랑했던 사람과의 꽃잠을 이룬 다음 날 실종이 되었다. 그의 연인이었던 윤슬은 6개월을 그를 찾아 헤맸지만 끔찍한 소문만 들릴 뿐 그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그러던 어느 날,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그녀 앞에 그가 나타났다.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한다고! 이런 씨 발라서 뻐꾸기에게 던져 줘 버릴 새끼라고 욕을 한 바탕 들이붓고는 정신을 잃었는데 꿈 속에서 그가 타 준 치유꽃이란 전설의 꽃의 꿀물을 마시고 난 뒤부터 그에 대한 기억만 모두 사라졌다. 정신과에서는 해리성 기억 상실이라고 하고, 주위 사람들은 불쌍하다고 했다.
한국 병원에서의 스카웃 제의를 받고 옮긴 병원에 삼신 할매가 천년 묵은 산삼을 먹어가며 삼일 낮밤을 빚어낸 듯한 조각 미남의 해외 파병 군의관 출신 병원장이 새로 취임을 하는데, 이 남자 어딘가 낯설지가 않다. 거기다 이 남자와 계속 엮이는 걸 보니 그냥 스쳐 지나갈 인연은 아닌 것 같은데.......

 
12월 그 때 그 날 우리
작성일 : 19-11-01 21:48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588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왕자가 입원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한 번도 안 들여다봤다고 콕 집어 말하는 사모의 문자에 철인은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자선 모임 때문에 늦는 자신을 대신해 좀 들여다보라는 것을 에둘러 말한 것이었다.

 

 같이 지낸 시간이 별로 없어 데면데면한 사이이긴 했지만 반쪽의 같은 피가 흐르는지라 완전히 외면할 순 없었다.

 

 철인은 병원에 도착해 바로 VIP 병실로 향하였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하며 이마를 긁적였다.

 

 하지만 왕자의 병실 앞에 다다랐을 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철인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눈이 뒤집혔다.

 

 철인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윤슬을 다시 치려는 대근의 뒷목을 잡아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철인의 등장에 왕자와 친구들은 놀라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너 지금 내 사람한테 뭐 하는 거냐?”

 

 철인이 일어서려는 대근에게 다가가며 소리쳤다.

 

 “너 누구야?”

 

 대근이 눈에 핏발을 세우며 맞받아쳤다.

 

 “한국말인데 못 알아들어? 저 여자 내 사람이라고.”

 

 그리고 멱살을 잡고 올려 치려고 팔을 드는데 윤슬이 말렸다.

 

 “이거 놔 줘요! 이런 놈들은 법보다 주먹이 더 효과적이에요.”

 

 철인은 부숴버릴 듯이 대근을 째려보며 주먹을 더 꽉 쥐었다.

 

 “아아~”

 

 대근이 목이 죄는 고통에 소리를 질렀다.

 

 건우와 제아는 왕자 옆으로 뒷걸음질 쳤다.

 

 “아프냐?”

 

 “이거 놔. 내가 누군지 알고.”

 

 “니들이 누군지 안 궁금해. 신이라고 해도 상관없으니까!”

 

 “나 법무부장관 5대 독자 아들이야, 큰일 나기 전에 이거 놔라.”

 

 “기다려! 내 사람에게 손찌검을 한 이 못된 손을 어떻게 할 건지 생각 좀 하고.”

 

 멱살 잡은 걸 풀고 대근의 한 쪽 손목을 꽉 틀어 쥔 철인의 잔인한 눈빛과 말투에 대근도 주눅이 들었다.

 

 “남자 친구가 있는 줄 모르고 선남이 선녀에게 데이트 신청한 게 잘못한 건 아니잖아?”

 

 왕자가 끼어들었다.

 

 “너희들 욕정을 채우는 하룻밤 노리갯감으로 본 건 아니고?”

 

 왕자를 째려보는 철인의 눈빛에 친구들은 서로 눈치만 봤다.

 

 “이사장님, 이 분들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 자제분들이세요. 괜히 시끄럽게 만들지 말아요.”

 

 “강 교수는 분하지도 않아요?”

 

 “분해요. 분해서 미칠 지경이에요. 하지만 제가 이 사람들 앞에서 뭘 할 수 있어요? 돈 없고 힘없는 제가...... 그러니까 괜히 버러지 취급 받지 말고 그만 해요.”

 철인은 잡고 있던 대근의 손목을 놓고 뒤로 물러섰다.

 

 “그러게! 이거는 어떻게 할 거냐? 증거가 확실한 상핸데.”

 

 윤슬이 문 팔목에 난 상처를 보이며 대근이 말을 이어갔다.

 

 “귀한 내 몸에 감히 상처를 냈는데 우리 아버지가 가만히 둘 거 같아?”

 

 “야아, 왕자 너!”

 

 “어.... 형......”

 

 왕자가 날카로운 철인의 목소리에 주눅이 들어 말을 더듬었다.

 

 “뭐? 형이라고?”

 

 친구들이 놀라며 일제히 왕자를 쳐다봤다.

 

 “이 쓰레기 같은 자식들 너 병문안 온 거 아니냐?”

 

 왕자의 세 친구들을 찬찬히 훑어보며 말했다.

 

 “맞.....아”

 

 “그런데 왜? 왜 귀한 내 사람을 버러지 취급 받게 만들어?, 감히!”

 

 핏발이 선 눈이 왕자를 향했다.

 

 “아니, 그게..... 미안해 형!”

 

 철인은 앞머리를 거둬 올렸다.

 

 “내가 아닌 내 사람에게 사과해!”

 

 서로 눈치만 봤다.

 

 “자존심이 있어서 사과는 못하겠다?”

 

 철인은 한 쪽 입 꼬리를 올리며 콧방귀를 뀌었다.

 

 “이것들을 진짜 새해 아침부터 뉴스 톱기사로 올려 줘?”

 

 “미안...합니다. 청진기 부순 거까지.”

 

 이를 꽉 깨물고 건우가 먼저 사과했다.

 

 “야아! 김건우!”

 

 대근이 소리쳤다.

 

 “나 우리 아버지 알면 죽어!”

 

 “저도 잘못했습니다.”

 

 이번에는 제아가 사과했다.

 

 대근이 눈을 부라렸다.

 

 철인이 대근을 가리키며 왕자에게 쏘아붙였다.

 

 “이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든 소각을 하든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 너무 더러워서 재활용도 못할 거 같으니......”

 

 철인은 바닥에 떨어진 청진기와 그녀의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윤슬의 손을 잡고 왕자의 병실을 나왔다.

 

 *

 *

 

 “이거 좀 놓고......”

 

 병실에서 나온 윤슬은 철인이 잡고 있는 손을 조심스럽게 뺐다.

 

 아~

 

 철인도 손을 한번 보더니 부끄러운지 양손을 뒤로 돌렸다.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매번 신세만 지네요.”

 

 윤슬이 철인을 보기 위해 눈을 살짝 치켜떴다.

 

 “고마우면 말로만 때우지 말고 밥이라도 한 번 사십시오.”

 

 “이사장님.....”

 

 윤슬이 고개를 숙이고 그를 불렀다.

 

 하지만 할 말이 입에서 쉽게 나오지 않았다.

 

 “왜 그러십니까?”

 

 그가 고개를 기울여 그녀의 얼굴을 봤다.

 

 “그러니까..... 다음부턴 제 일에 끼여 들지 말아 주세요. 결혼할 분도 있으신 분이 사람들 앞에서 내 여자라고 부르는 건 부담스러워요.”

 

 윤슬은 빠르게 돌아서서 비상구가 있는 방향으로 뛰어갔다.

 

 나는 내 사람이라고 했지, 내 여자라고 한 적 없는데.......

 

 철인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윤슬은 연구실에 도착하자 다리에 힘이 풀려 문 앞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참아왔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눈물의 주제는 뭔지 알 수 없었다.

 

 오늘 하루 동안 일어난 일에 대해 참아왔던 다양한 감정이 섞여 있으리라.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그 때 문에 난 작은 창 너머에 비치는 그림자.

 

 돌아서더니 한참 문 앞을 지키고 서 있었다.

 

 윤슬의 눈물이 어느 정도 자자들자 연구실 안도 조용해졌다.

 

 창 너머에 서 있는 그림자가 고개를 살짝 돌려 연구실 안의 상황을 살피는 듯 했다.

 

 그리고 노크를 했다.

 

 윤슬이 놀라 고개를 들었다.

 

 문이 열렸다.

 

 그리고 보이는 남자의 구두......

 

 “저한테 시간 좀 내 주십시오.”

 

 단번에 철인의 목소리인 걸 알아차렸다.

 

 일어서 급하게 티슈를 찾아 책상 앞으로 갔다.

 

 대충 티슈로 눈물 콧물을 닦고 손으로 머리를 정리했다.

 

 “들어오라는 소리도 안했는데 들어오시네요! 제가 옷이라도 벗고 있으려면 어떻게 감당 하시려고?”

 

 “옷 입고 계시죠? 불 좀 켜도 되겠습니까?”

 

 “아니요. 켜지 마세요.”

 

 “진짜 벗고 계신 겁니까?”

 

 철인이 재빠르게 돌아섰다.

 

 “아니요. 지금 이사장님 뵙기 너무 쪽 팔려서 이걸로 대신 하게요.”

 

 윤슬의 코맹맹이 소리가 끝나자마자 책상 위에 놓인 조명이 켜졌다.

 

 철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돌아섰다.

 

 작은 조명 아래에 보인 윤슬의 얼굴이 하루 사이에 반쪽이 된 거 같았다.

 

 그녀 말대로 굿이라도 한 판 해야 할 정도로.....

 

 철인이 성큼성큼 그녀 앞으로 걸어들어 가서 그녀 앞에 섰다.

 

 허리를 숙이고 그녀 눈에 가까이 대고 눈을 맞췄다.

 

 그녀의 눈동자가 진심 놀란 듯 심하게 요동쳤다.

 

 철인이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그녀의 입술 위에 가져다 댔다.

 

 “어어.....”

 

 그녀는 몸을 뒤로 뺐다.

 

 얼굴에 뭐가 좀 묻어서 떼 줄려고 한 거 뿐이니 놀라지 말아라.......

 

 이렇게 따뜻하게 말해. 최대한 사랑스런 눈빛을 담아서.

 

 “오해 말아요. 아무리 오래 굶은 남자라도 지금 당신에게 손 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을 테니까......”

 

 마음이 시키는 대로 말이 나가지 않는 입을 한 대 치고 싶었다.

 

 철인은 몸을 바로 세웠다.

 

 “거울 좀 봐요.”

 

 그녀는 잠시 머뭇대더니 거울 앞으로 갔다.

 

 그녀의 거울 한 구석에는 언제 립스틱을 바르고 찍어놓은 입술인지 몰라도 그녀의 입술 그대로 예쁘게 말라 있었다.

 

 하지만 거울 속에 비치는 그녀의 모습은 눈 뜨고 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눈 화장한 것이 번져 얼굴 곳곳에 시커먼 얼룩이 번져 있었고, 티슈가 코 밑이며 입술에 달라붙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보자마자 인상이 찌그러졌다.

 

 그러더니 세수를 했다.

 

 한참을 씻어냈다.

 

 그리고 수건으로 물기를 오래 닦아냈다.

 

 거울에 비친 그녀의 화장이 지워진 얼굴을 보니 왼쪽 뺨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맞은 자리가 아직도 엷게 멍이 남아 있는 듯 했고, 목에는 오늘 아침에 잡힌 멱살 때문에 쓸린 자국으로 빨갰다.

 

 누구에게 맞고 다니는 여자인 줄 알 것 같은 몰골이었다.

 

 거울 속에 그녀와 같이 서 있는 자신은 그녀의 그런 상처들에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무능력한 바보 밥통 같아 보였다.

 

 괜찮냐고 물어보라고 마음이 계속 시켰지만,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삼키는 자신에게 화가 나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그에게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는 바지에 두 손을 찔러 넣은 체 소파에 기대 그녀의 연구실 안을 천천히 스캔하듯 들여다보았다.

 

 벽면 한 쪽에는 나 왕자 선수의 사인이 되어 있는 그의 유니폼 세 벌이 나란히 걸려 있었고, 그 밑 유리 장식장 안에는 역시 나 왕자 선수의 사인이 되어 있는 축구공들과 축구화, 응원 도구, 사진들이 귀하게 모셔져 있었다.

 

 나 왕자 선수 박물관인 줄?!

 

 도대체 무슨 사이이기에 나 왕자 선수는 사인 위에 꼭꼭 ‘보고 싶은 또는 사랑하는 윤슬씨에게’ 라는 멘트를 적었고, 그녀는 그걸 또 이렇게 귀하게 모셔 놨대?

 

 불쾌한 감정에 사로잡힌 그는 얼른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는 사이 그녀는 다행히 책상 앞에 서서 분주하게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었다.

 

 한참을 말없이 있는 게 어색해서 헛기침을 했다.

 

 그러자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직 안 가셨어요?”

 

 “같이 나갈 겁니다. 또 어떤 놈이 강 교수 앞에 나타날지 알고?”

 

 “안 나갈 건데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들은 체 만 체 일어서 눈을 의심하게 한 그녀의 책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는 빼곡히 꽂힌 동화책들을 훑어 봤다.

 

 연구실이 TV에서 본 적 있는 옛날 만화방 같네! 저 여자, 정말......

 

 책장에서 책 한권을 빼내며 물었다.

 

 “동화책 좋아하나 봅니다.”

 

 책을 펼치며 책장에 기대섰다.

 

 윤슬이 고개를 돌려 그를 봤다.

 

 은은한 조명에 비친 그의 모습이 마치 화보 촬영을 하고 있는 모델 같았다.

 

 심장 소리가 블루투스 스티커에 연결되어 연구실 안을 울리는 것 같았다.

 

 이러면 안 된다고 고개를 흔들며 고개를 책상 앞으로 떨어뜨렸다.

 

 “오늘 같은 날 여기서 이러고 계시면 안 되지 않나요?”

 

 “왜 안 됩니까?”

 

 “결혼하실 분이 좋아하겠어요? 아무 여자한테나 내 여자라고 흘리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 싫다는데도 굳이 집까지 바래다주겠다고 기다리고 있는 걸 알면.”

 

 그가 책을 덮으며 그녀를 쳐다보며 물었다.

 

 “강 교수님 제 말을 오해하신 거 같은데, 저는 내 사람이라고 했지, 내 여자라고 한 적 없습니다.”

 

 윤슬이 책장을 넘기다 멈칫했다.

 

 “그 말이 그 말 아닌가요?”

 

 “저에게 내 사람이란 비즈니스적인 관계에서 나에게 중요한 사람(하는데)”

 

 “비즈니스적인 관계요?”

 

 윤슬은 눈을 꼭 감았다.

 

 일주일을 철인의 말을 오해하여 피해 다닌 자신의 행동이 떠올라 부끄러웠다.

 

 자신의 연구실만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었다.

 

 “그건 그렇고 아까부터 내가 결혼할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나도 궁금해요, 그 사람이 누군지! 도대체 내가 결혼할 그 여자는 누굽니까?”

 

 철인은 윤슬이 정말 알고 있는지 궁금해서 물었다.

 

 “인 공미!”

 

 그녀의 입에서 인 공미라는 이름이 나오자 그는 놀랐다.

 

 어떻게 알았을까? 아직 부모님들끼리 주고받는 말일 뿐인데!

 

 “왜요? 저한테 들켜서 뻘쭘해요?”

 

 윤슬의 목소리에 금세 생기가 묻어났다.

 

 “.......”

 

 “모르는 척 해 줄게요. 조용히 책 제자리에 꽂아두고 나가세요.”

 

 아무렇지 않은 척 그녀가 말했다.

 

 그가 그녀 옆으로 걸어와서는 책상 모서리에 걸터앉았다.

 

 그녀의 하얀 목덜미에 빠르게 오르내리는 경동맥의 박동이 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좀 전에 프로포즈 받고 왔어요.”

 

 그녀의 반응을 보고 싶었다.

 

 그녀는 마른 침을 삼키더니 벌떡 일어섰다.

 

 “그니까요. 여기서 얼른 나가시라구요. 괜한 오해받기 싫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불안하게 떨렸다.

 

 그는 만족한 듯 웃으며 창 가로 걸어갔다.

 

 창밖을 보던 그가 눈을 감고 몇 마디 중얼거리더니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어 돌려 세우고 창 가로 밀고 갔다.

 

 “뭐 하는 거예요?”

 

 “내가 그대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한 거 같아서 사과의 의미로 보여 드리는 겁니다. 짜짠~”

 

 “와아~”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윤슬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우리 여기서 이러지 말고 나갈까요?”

 

 철인이 제안했다.

 

 “네에!”

 

 윤슬은 눈을 보니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눈의 설렘이 머릿속의 모든 이성을 눌러 버렸다.

 

 나가서 뭘 할지 고민하며 폴짝폴짝 뛰어나갔다.

 

 “저기, 옷이 너무 얇은 거 아닙니까?”

 

 철인은 윤슬의 코트를 옷걸이에서 빼 들고, 앞서가는 윤슬의 뒤를 따라 갔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3 사랑의 시 2019 / 11 / 6 249 0 7506   
22 사랑, 그 낭만에 대하여 2019 / 11 / 4 241 0 6145   
21 12월 그 때 그 날 우리 2019 / 11 / 1 232 0 5886   
20 제20화 어김없이 2019 / 10 / 30 249 0 6929   
19 아스라이 너의 목소리가 들려 2019 / 10 / 28 237 0 9290   
18 미움 받을 용기 2019 / 10 / 27 224 0 7317   
17 Yes i am 2019 / 10 / 22 245 0 5240   
16 하루살이 2019 / 10 / 19 254 0 7021   
15 미로 2019 / 10 / 18 230 0 6574   
14 권선징악이 필요해 2019 / 10 / 16 268 0 7071   
13 말 못할 이유 2019 / 10 / 12 247 0 6569   
12 오해 2019 / 10 / 9 230 0 6667   
11 외눈박이 2019 / 10 / 5 234 0 6218   
10 추리닝 천재의 우아한 아침 2019 / 10 / 3 240 0 5952   
9 괜찮다가도 2019 / 9 / 28 244 0 7644   
8 그녀의 엄마 = 나의 어머니=? 2019 / 9 / 24 224 0 7082   
7 두번째 첫 만남. 2019 / 9 / 21 232 0 6871   
6 기억나지 않은 사람에 대한 기억. 2019 / 9 / 18 242 0 5692   
5 인간의 상처를 닮은 꽃 2019 / 9 / 13 237 0 6237   
4 내가 모르는 내 안의 그녀 2019 / 9 / 10 245 0 5961   
3 동 트기 전의 어둠을 닮은 그녀. 2019 / 9 / 8 237 0 6492   
2 제2화 꼴뚜기 왕자 인간 세상에 오다2 2019 / 9 / 3 234 0 6249   
1 제1화 꼴뚜기 왕자 인간 세상에 오다. 2019 / 9 / 1 407 0 7786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