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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남친은 왕자님
작가 : 핑키pinky
작품등록일 : 2019.10.9

시작은 단순했다. 그저 좋아하는 외국 배우에 관해 원없이 대화할 수 있는 친구면 족했다. 거기에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그 나라의 친구이길 바랐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속에 간직했던 소망을 이루려는 찰나...... 여린 꿈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현대 왕실 로맨스입니다.) *작가 이메일 pinkynjy@naver.com

 
리나의 과거
작성일 : 19-11-01 21:17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5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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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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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레네의 아버지인 로벤은 귀족 가문의 출신으로 현재 의회의 수장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의 겉모습일 뿐이었다.

 그는 굉장한 야망을 가진 사내였다.

 엄청난 부와 명예를 가진 그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딱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왕.....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그 자리는 돈으로도 명예로도 가질 수 없는 것이었다.

 왕족의 혈통이 아니라면 도저히 불가능했다.

 

 로벤은 원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이 손에 쥔 것들은 결코 왕실에 뒤지지 않는다고 굳게 믿었었다.

 하지만 혈통, 그 하나의 걸림돌은 두고두고 한이 되었다.

 그랬던 그에게 새로운 욕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이레네를 품에 안던 날, 제 딸을 왕세자빈으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계획이 바로 그것이었다.

 

 로벤의 야망은 계획대로 순항 중이었다.

 이레네는 태어나자마자 철저히 세자빈으로 키워졌다.

 먹는 것, 입는 것은 물론, 교육도 왕족들의 루트를 그대로 따랐다.

 이레네 역시 아버지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단지 그 뿐이라면 오랫동안 한 길을 달려오진 못했을지도 몰랐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줄곧 보아왔던 왕실을 매우 동경하고 있었다.

 귀족으로서도 결코 부족함이 없는 삶이었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항상 최상의 것을 보여주었고 체험하게 했으며 주지시켰다.

 

 <귀족이란 건 빈껍데기일 뿐이야. 나라 밖에서 대체 누가 알아주기라도 한다던? 하지만 로열패밀리는 다르다. 세상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변하지 않는 건, 바로 범접할 수 없는 그들의 삶이지. 상상해보렴. 네가 먹고 입고 자는 그 모든 것은 최상의 것이 될 게다. 어디 그뿐이냐? 너는 고귀한 신분이 되어 전 세계를 누비겠지. 모든 나라가 서로 널 맞이하려고 할 테고 아름다운 연회의 주인공은 바로 네가 될 거야. 세계의 여성들은 똑똑하고 예쁜데다가 장차 왕비가 될 너를 동경하겠지. 넌 모든 여성들의 워너비가 되는 거야.>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레네의 머릿속으로 최고의 삶이 화려하게 펼쳐지곤 했다.

 사실 그런 인생을 거머쥔 이가 실존했기에 이런 상상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이레네는 어린 시절, 영국 왕세자비의 결혼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었다.

 제 아비의 의도된 계획은 그녀를 현장의 한 가운데로 데려갔고 직접 목격한 풍경은 평생 잊히지 못할 기억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한창 동화 속의 공주를 동경하던 소녀에게 왕실의 결혼식은 그야말로 로망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속삭이는 듯했다.

 이레네는 그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멋진 왕자와 결혼해 해피엔딩을 이루는 건 그날부터 시작된 꿈이었고 크리스는 그에 부합하는 인물이었다.

 제 아버지의 욕망이 제 것이 되는 순간, 이레네는 세자빈이 되기 위한 여정에 기꺼이 동참했고 그 일은 더 이상 힘들지 않았다.

 

 “음....이제 왕실의 예법은 완벽하구나. 프랑스어는 잘 배우고 있겠지?”

 

 로벤의 물음에 그의 아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요. 프랑스어 선생이 어찌나 칭찬을 하는지 몰라요.”

 

 아비로부터 호탕한 웃음이 쏟아지자 이레네가 싱긋 웃었다.

 

 “아빠, 프랑스어 마치자마자 스페인어를 배울까 해요. 먼저 배워두면 순방 때에도 꽤 요긴하지 않겠어요?”

 “오, 역시! 내 딸은 다르구나.”

 “그런데....크리스는 언제 돌아와요? 연락도 너무 안 되고....도대체 그 먼 나라엔 왜 갔는지 몰라요. 칫, 이 모든 게 리나 때문이라니까요?”

 

 딸의 투정에 로벤이 껄껄 웃었다.

 

 “애가 타는 모양이구나. 이제 네 세상이 올 텐데 뭘 그리 조급해 하는 거냐. 세자빈이라면 장차 왕비가 될 몸, 네 할 일을 하며 느긋하게 기다리면 평생 그와 함께 하게 될 것을.....”

 

 이레네가 고개를 끄덕였다.

 두 눈은 매우 반짝이는 상태였다.

 크리스와의 결혼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찰 정도였고 제 신분의 상승은 더없이 황홀했다.

 기다리지 못 할 이유 따윈 없었다.

 

 “일주일만 기다리렴. 크리스가 여행에서 돌아오면 궁에 한 번 들자꾸나. 여왕 폐하 내외께 문안 인사도 드릴 겸 말이다. 안 그래도 널 흡족히 여기신다만 자주 만나야 정이 드는 법이지.”

 “네. 아빠. 그때까지 더 열심히 할게요.”

 “허헛. 오냐.”

 

 로벤이 크게 웃으며 걸음을 옮기자 그의 아내가 즐거운 얼굴로 뒤따랐다.

 이레네는 방을 나서는 제 부모를 향해 살며시 무릎을 굽혀 인사했다.

 왕실의 예법에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완벽한 모습이었다.

 

 

 지평선 너머로 붉은 태양이 스르륵 일어나는 순간, 어둠속에서 숨죽이고 있던 이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새벽길을 달려온 얼굴들은 고단했고 추위를 막기 위해 둘둘 만 몸은 여전히 떨렸지만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고생은 마법같이 녹아져갔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별안간 누군가의 훌쩍임이 들려왔다.

 

 “어? 리, 리나야.....”

 

 조금 전까지 환호성의 대열에 함께 했던 리나가 제 눈가를 훔치고 있었다.

 크리스가 당황스런 얼굴로 누이를 응시하는 사이, 수연은 주머니에서 티슈를 꺼내 친구의 눈가를 닦아주었다.

 

 “고...마...워.”

 

 떨리는 음성이 수연의 마음을 불안으로 물들였다.

 네덜란드 손님들의 요청으로 이 자리에 서 있었지만 행여 불편하다면 몹시 미안한 일이었다.

 

 “리나야, 괜찮아? 너무 힘들지? 어디 따뜻한 곳으로 갈까?”

 

 다정한 물음에 그녀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음...사실은... 해 뜨는 거 처음 봐. 태양은 늘 그 자리에 있다고만 생각했는데...오늘 보니까 음...거대한 것이 소리 없이 떠오르는 광경이 너무 감동적이야. 나도 그동안 주어진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 작은 일에 예민했고...철부지 같았는데....나보다 훨씬 더 큰 태양은......저렇게 담담히 자리를 지키고 있잖아.”

 

 수연이 뜻밖의 고백에 멈칫하고 말았다.

 사실 그녀 역시 일출을 보는 건 처음이었고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느끼던 차였다.

 하지만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친구의 한 마디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수연이 할 말을 잃은 채 리나를 토닥이는 사이, 이 상황에 당황한 이가 또 한 명 있었다.

 

 리나의 오른 편에서 조용히 일출을 감상하고 있던 크리스는 처음엔 제 누이의 말에....그리고 지금은 그녀를 다독이는 수연의 행동에 놀라는 중이었다.

 두 사람이 오랫동안 나눈 우정을 아름답게 여긴 그였지만 지금 이 순간의 감동은 일출의 그것 못지않았다.

 

 어느덧 태양이 더욱 높이 떠올라 세상을 밝히기 시작했다.

 그 빛과 온기는 새벽녘의 어둠 속에서 자신을 기다린 이들에게 베푸는 넉넉한 은혜였다.

 

 뜻밖의 감동으로 조금은 묵직하게 시작한 하루가 맛있는 음식들과 볼거리로 생기를 회복해갔다.

 행여 입에 맞지 않을까 봐....

 흥미가 없을까 봐.....

 노심초사했던 수연은 리나와 크리스의 웃음에 덩달아 미소 짓고 있었다.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것은 망설여지기 마련이었다.

 게다가 두 사람은 왕족이었다.

 수연은 평소 그들의 소탈함을 잘 알고 있었지만 유독 한국에서 도드라지는 모습들에 내심 놀라고 있었다.

 리나와 크리스는 낯선 문화를 존중했고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수행원들조차 최소한으로 줄였기에 모르는 이들의 눈엔 그저 평범한 외국 관광객쯤으로 비칠 정도였다.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카페테라스에서 리나가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아름다워. 하루 종일 이렇게 있어도 좋을 것 같아. 수연, 한국의 바다는 조금 특별한 것 같아.”

 “그래?”

 “응. 더 넓어서 그럴까? 가슴이 뚫리는 기분이야. 히잇.”

 

 누이의 웃음에 크리스가 미소 지으며 커피를 한 모금 삼켰다.

 

 “고마워. 리나야. 낯설고 불편할 만도 한데 모두들 즐겁게 여겨줘서 기뻐. 그리고 사실은....나도 네 덕분에 여기 처음 와봤어.”

 “어멋. 정말?”

 

 리나는 한 바탕 까르륵 웃은 후에 입을 열었다.

 

 “한국엔 나름의 매직이 있나 봐. 낯선 것도 낯설지 않고...음....불편한 것도 별로 모르겠는걸? 사실 모든 것이 굉장히 즐거워. 날씨도 화창하고 음....기분도 좋고. 그리고 또 하나가 더 있다?”

 “응? 그게 뭔데?”

 “음...한국에 있으니까 너무 자유로워. 우릴 알아보는 사람들이 없어서 너무 편해. 그렇지? 크리스?”

 

 때마침 머그잔을 내려놓던 그가 싱긋 웃었다.

 

 “인정해. 우리 마음이 둘 다 편한 걸 보니....음....그동안 사람들이 많이 신경 쓰였었나 봐. 수연, 고마워요.”

 “네에? 아, 아니에요.”

 

 뜻밖의 인사에 수연의 두 뺨이 살며시 붉어졌다.

 

 “나도 고마워. 네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이런 자유를 누릴 수 있었을까? 음....그리고 이 멋진 풍경은 또 어쩌고? 널 만나지 못했다면 꿈도 꾸지 못했을 거야.”

 

 크리스가 밝은 얼굴로 동의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자 리나가 까르륵 웃었다.

 쑥스러운 얼굴로 남매를 바라보던 수연이 그들의 편안함에 녹아지기 시작했다.

 완벽하지 않았지만 여행을 위한 나름의 노력이 인정을 받게 되어 기뻤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외국인이자 왕족인 그들에게 한국이 친밀하게 닿았다는 건 꽤나 뿌듯한 일이었다.

 

 서울로 향하는 마지막 열차 안에서 재잘대던 리나가 스르륵 잠이 들었다.

 수연은 친구의 모습이 귀여운 듯 싱긋 웃더니 곧 이불처럼 덮었던 점퍼를 목까지 올려주었다.

 

 ‘정동진....내게도 잊히지 않을 것 같아. 모두가 즐거워해줘서 정말 고맙다.’

 

 잠잠히 생각에 잠긴 수연의 어깨 위로 누군가의 터치가 닿았다.

 동그래진 두 눈이 올려다보는 순간, 크리스가 싱긋 웃고 있었다.

 

 “놀랐나요? 혹시....쉬는데 방해를 한 건 아닌지....”

 

 간단히 스낵을 먹을 수 있는 칸에 수연과 크리스가 나란히 앉았다.

 

 “아, 아니에요.”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사실은...음....수연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거든요.”

 

 수연은 의아한 얼굴로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무슨......?”

 “음....어디에서부터 말해야 할지....리나 얘길 먼저 하는 게 좋겠군요.”

 

 의문이 풀리지 않은 얼굴은 조용히 그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믿기지 않겠지만, 제 누이는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고 있었어요.”

 “네에?”

 

 흠칫 놀란 두 눈이 크리스에게 고정되었다.

 그는 수연의 반응을 예상한 듯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어머니께서 여왕이시기 때문에 우리는....음.....아기 때부터 언론에 노출되었어요. 자라면서 공식석상에 등장하는 건 예사였죠. 왕족의 삶은 감춘다고 감춰지지 않아요. 모든 것을 공개하는 것이 국민들과 함께 하는 거라 믿었고 실제로 소통하는 왕실은 큰 사랑을 받게 되었으니까요. 하지만.....음....그 과정에서 원치 않았던 고통도 생겨났죠. 유독....마음이 여렸던 리나는 자신을 주시하는 대중에 부담을 많이 느끼곤 했어요. 편안히 놀 수 있는 친구가 없어 많이 외로워했죠. 음.....그렇게 힘들어 하던 리나가 사춘기가 되었을 때.....따돌림을 당했어요.”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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