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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동 희
작가 : 설매1
작품등록일 : 2019.10.21

동희는 아버지인 최치원과 5섯살에 생이별을 하고 기생이었던 어머니인 미향의 손에 키워졌다. 그 격변하는 신라말에 태어나 고려초기에 과거급제를 하여 알지도 못했던 강원도로 왔다. 아버지를 찾아보기위한 동희는 자원을 하여 낯 설고 물설은 곳에서 고려 완건의 칙사로 새 고려를 도와 강원도의 김주원왕권을 고려에 이입시키는 역활을 하여 고려 왕으로 부터 신임을 받았다. 그후 최치원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동희로 하여금 어머니와 이별하게 하였다. 그럼에도 하나뿐인 아들을 먼곳까지 보내주었던 미향은 보부상으로 돈을 모아 아들이 있는 곳으로 왔지만 동희는 아찬의 벼슬은 버리고 스님의길에 들어선다. 알지못하는 마음의 울림에 한번의 반항도 못하고 가족과 어머니를 홀로남겨 두고 산으로 들어간다. 부처의 부름은 그로 하여금 새로운 삶으로 변화시켜 어머니의 마지막가는 길을 도우게 된다.

 
9화
작성일 : 19-11-01 20:56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13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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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고을 수령님을 하늘에서 내려오셨나, 부처님이 보내주셨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제창하며 춤을 추었다. 남녀 간에 서로 내외하여 서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살아왔던 사람들이 한 곳에 어울려 몇 달을 일하며 만나다보니 내외고 뭐고 서로 동기간처럼 친해졌다. 이보다 더 좋은 시절이 어디에 있을까? 그들은 서로 손에 손 잡고 노래와 춤을 추며 하루를 즐겁게 보냈다. 그리고 장만해 온 음식은 하나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다 먹어치웠다. 새 시대가 그렇게 다가오고 있었다.

 “와~ 와~ 와!! 남대천 강이 흐르고 있다~아!”

 사람들이 모인다. 새로 조성해 다져진 둑을 밟고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물줄기가 제대로 잡혀 흐른다. 폭 넓이가 2.5~3킬로로 넉넉하게 구불구불 물줄기를 잡았다. 기적이다. 다행히 겨울에 눈이 오지 않아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던 탓에 빠른 시간 내에 1차 공사가 끝났다. 가뭄이라 그런지 물줄기가 가늘다. 사람들은 물줄기가 뱀처럼 구불구불 길을 찾아 내려오는 순간 신기하여 춤을 추고 자기들이 해냈다는 기쁨에 흥분되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네방네 소리를 지르며 돌아다녔다. 아침이고 뭐고 애들 어른 할 것없이 모두 뛰어나왔다. 물줄기는 여유롭게 아래로 흘렀다. 안목까지 내려갔다.

 막바지로 물길을 터 주었던 것이 새벽 무렵의 일이라 일을 마치고 돌아간 사람들은 미리 알고 있었다. 완전히 자리를 잡고 내려오는 물을 보니 신기하여 모두 나와 물을 환영하였다. 안목바다가 놀랐다. 사람들이 몰려나왔다. 뱃사람들이 몰려왔다. 안목에 있는 죽도 섬 옆으로 강이 흐른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갈매기 떼들이 몰려온다.

 “끼룩끼룩, 애들아! 모여라! 신기하다, 신기하다.” 하며 모여들고 있었다.

 새들도 물가에 앉았다.

 그렇게 명주군의 역사는 바뀌었다. 기존의 북쪽 강은 호수와 냇물이 항상 범람하여 주변 사람들이 배를 타고 이웃으로 건너야 했었다. 물줄기가 끊기자 경포호수에 무성한 갈대들이 성성하게 몸을 세웠다. 강물과 섞이지 않은 호수는 동그라니 하늘을 받아 안고 조용하다. 장차 강이 흐르던 곳은 논과 밭으로 새로 배정 받은 사람들이 옥토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주위는 새롭게 단장을 할 것이다. 강문바다를 열어주었던 모래문은 영원히 닫힐 것이다. 이웃으로 타고 다니던 배도 없어질 것이고 사람들은 육로를 통해 서로 오고갈 것이다. 다시는 물이 범람하지 않을 경포호수에는 호수 본연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 사람들의 휴식처가 될 것이다. 물 빠진 호수 습지에 자생하던 가시연꽃도 영원히 땅 속에 묻히어 역사와 함께 사라지고 말 것이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듯이 가시연꽃의 행방은 묘연해질 것이다. 물 빠진 호수 안에는 작은 새우들이 떼지어 살고 있다. 포남 여인네들이 부업으로 새우를 건져 시장에 내다팔고 그 돈으로 아들의 학비를 챙겨주었다. 호수는 이제 포남 여인네들과 공생하는 장소가 되었다. 호수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된다.

 

 임영관

 미향은 명주 관아를 앞쪽으로 두고 지대가 높은 뒤쪽 솔숲과 대밭이 어우러진 땅 만평 가까이를 구입하였다. 땅을 구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명주 관아의 마을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분주한 시기가 지나고 남천이 흐르고 군민들도 새롭게 희망에 부풀려 생활에도 활기를 되찾았다.

 5~6월이 되자 첫 수확으로 보리와 밀 감자가 풍년이 들었다. 동해로 밀려드는 발길이 빈번하여 상업이 시작되었다. 전국에서 보부상들이 대관령을 넘어 오고갔다. 그들이 묵어갈 주막과 시장이 형성되었다.

 미향이 설계한 대로 공사가 시작되었고 지나는 사람마다 이 곳에 무엇을 하려는지 궁금증을 유발하였다.

 신라시대의 대궐이었던 명주 관아를 앞으로 하고 넓게 터를 잡았다. 그 자리에 들어설 집은 수십 채로 설계되었다.

 ‘저기에 대궐을 지으려나?’

 그런 생각들을 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은 수군거리며 궁금해 했다. 그 공사는 신라 서라벌의 기술을 공유하여야 하는 중대한 일이다. 잡일을 하는 사람은 명주 사람들로 하면 되지만 기술적인 큰 공사의 틀은 전문 기술자의 손을 빌려야 하므로 공사 기간이 길어야 했다. 매일 공사에 동원된 사람들 수십 명이 먹을 자리는 현장에다 식당을 차려놓고 동네 아낙들이 그들의 식사 담당을 하느라 분주하였다.

 미향은 그러한 일들을 꼼꼼히 챙기는 데 마음을 쏟았다. 보현사에 있는 겨울동안 부처님께 빌었다. 서라벌에서의 사업만큼은 아니지만 새로운 사업에 대한 신중함은 있었다.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기둥 하나하나 서까래 하나하나 좋은 나무를 선별하여 쓰는 데 소홀히 하지 않았다. 명이 다해 세상을 떠난다 해도 후세에 길이 남을 수 있도록 공사에 만전을 기해야 했다.

 아들에게 말하였다.

 “어머니가 그런 큰일을 어찌 하시려고요!”

 “대감은 걱정 마세요. 오랫동안 구상하고 설계하였답니다.”

 어머니의 사업 수완을 잘 알기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눈에 어찌 비칠지 몰라 그 곳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평생에 집 한 채 짓는 것도 힘들다는데 한 곳에다 수십 채를 설계하고 그것을 이행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어머니의 건강이 걱정이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다만 매일 당부하듯이,

 “행랑어멈은 어머니의 건강을 항상 관찰하여 보호하도록 명심 또 명심 하여라!”

 집 사이 공간은 사람들이 들고나고 하기 쉽도록 폭을 넉넉하게 두고 집 구조는 방의 짝수에 맞을 디귿 자와 리을 자를 비슷한 모양으로 땅 구조에 따라 지어 올라갔다. 그리고 맨 앞쪽에는 개경의 고급 관리들이 묵을 수도 있고 또는 임금의 숙소도 될 수 있겠다 싶은 미래지향적인 설계를 하였고 최고급으로 단장하여 개경의 그것과 같은 숙소를 지으려는 것이다. 그러한 계획은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남촌 건너에 옹기점이 있지만 좋은 기와를 생산할 기술이 부족하였기에 신라의 기와 기술자를 불러 기왓장을 굽게 하였다.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는 실천력이 놀라웠다. 미향은 그러한 일들이 부처님이 다 도와준다고 믿었다.

 보현사에서 겨울을 나면서 부처님과 가까이 지냈다. 그녀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열심히 기도 하였다. 동안거가 끝나자 미향은 낭원대사를 찾았다.

 “그동안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서 제가 할 일이 있습니다. 그 일만 아니었으면 여기서 부처님께 공양 올리며 살고 싶었습니다.”

 낭원대사는 알고 있었다. 여기에 머물러 있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그러나 미향이 있는 동안 자기가 행한 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가 섭섭하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얼마나 다행인가.’ 하면서도 그녀의 얼굴을 마주 쳐다볼 수가 없었다. 끝까지 입을 다물고 있을 수도 없어서,

 “하시고자 하는 일은 잘 되실 것입니다. 명주에 보살이 나셨습니다.”

 낭원대사는 한 여자를 두고 최치원과 한바탕 싸웠던 생각이 나서 속으로 웃었다. 그 이후로 그녀를 탐하는 마음을 접었다. 법당에서 그녀를 보아도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그 황홀했던 기억은 혼자만 간직하여 미련을 둔다거나 그녀를 다시 탐하여 자신의 헛된 욕망을 허비하지 않았다. 눈에 안 보인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부처님의 인연법을 어찌 막는단 말인가. 그녀와의 잊지 못할 일들은 한낮 꿈에 불과하여 그 일은 가슴에 묻어두기로 했다.

 그녀를 배웅하기 위하여 언덕배기 아랫길까지 따라 나갔다. 작은 스님도 그동안 부엌일을 맡아 해 주던 미향이 마냥 고마웠다. 그 덕에 추운 겨울을 지나는 동안 고생을 크게 덜었다. 그러한 포근함은 불가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느껴보았다. 집에 두고 온 부모 형제와 함께 지내던 때처럼 편안하였다. 법당의 관리도 말끔히 해주어서 겨우내 손이 얼지도 않았고 하얀 쌀밥도 배불리 먹었다. 관세음보살이 오셨다 가신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왔다. 그 모습을 본 미향도 눈물이 나왔다. 작은 스님의 고생이 안타까운 것이다.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스님의 손을 잡았다.

 “작은 스님, 절에 어려운 일 있으시면 제 집으로 찾아오세요. 아무런 부담을 갖지 마시고, 이래봬도 제가 돈이 많아요.”

 웃으며 손을 꼭 잡아주었다. 아들 하나를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집에 돌아와서는 분주한 날들이 이어졌다. 오직 집짓는 일에만 힘을 다 하였다. 그 중 어려운 일의 하나로 집이 멋지고 품위 있게 보이려면 들어오는 입구가 중요하였다. 대궐의 그것처럼 아름으로 안을 만한 나무가 필요했다. 결이 곱고 두 세 아름의 튼실한 소나무 기둥을 찾을 수 있을지 신경을 곤두세웠다. 산을 잘 아는 사람들을 수소문하여 어디 가면 그런 나무가 있는지를 살펴보게 하였다. 오래된 나무를 찾는다 해도 산에서 운반해 오는 또 다른 큰 문제이다. 그것을 운반하고 가공하여 기둥을 세울 수 있을 때까지의 일들은 궁궐을 지었던 경험 많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기술이어서 그들에게 기술적인 것은 모두 일임하였다.

 이십세기 들어 나무의 수입이 활발하여 원하는 크기와 나무의 종류를 마음대로 선택하여 쓰고 있지만 신라 하대나 고려 초기에는 그러한 나무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천 년이 지나도 산의 형세는 별반 바뀌어 지지 않지만 대지 위의 모든 지리적 변화는 시대에 따라 변천하여 왔다.

 집 위의 집은 허공을 지나 하늘의 다리로 이어지고 현실에 사는 사람들은 과거가 있었건 없었건 관심을 갖고 살 이유를 못 느끼며 산다. 그나마 가끔씩 작가들이 호기심 내지 미래와 접목하는 인간사를 표출함으로써 무관심의 일들을 가끔씩 현실에 비추어 재조명하기도 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두뇌를 잠시 쉬어가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누구나 현실 속의 ‘나’가 중요하다. 그것은 이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나의 생을 돌아보면 신라 하대에 태어나 고려와 함께 하였다. 또다시 조선시대에 태어났다가 현재에 존재하기까지는 어떻게 살았느냐에 대하여 물어보나마나 현재를 보면 안다. 그러나 전생에 대한 것은 수박 겉핥기로만 들었던 누구나의 경험이다. 그것을 나는 확인하고 확인하여 글로 표현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과거로 들어가 명주군 관아에서 일어났던 공사현장으로 가야 한다. 남천과 북천 사이에 다리가 놓여지고 있다. 처음에는 바위로 징검다리를 놓아 남천 사람들은 북촌의 마을로 건너가고 북촌 사람들은 돌다리를 건너 남촌의 중앙으로 오고가며 비가 오지 않을 때는 큰 불편이 없이 다녔다. 그러나 곧 6월 장마가 시작될 것이고 시장의 형성이 나날이 변하여 가는 시점에서 농촌 사람들의 의식이 깨이고 물물교환에서 이제는 돈으로 사고파는 돈거래를 하고 있었다. 소를 팔고 사는 소장이 서고 소장사가 생기고 개경에서 내려오는 물품들이 시장에서 판매되는 시대가 오고 있었다.

 남대천 물 내려가는 곳에 사람들이 참나무, 소나무를 베어다리발을 세우고 있다. 강의 폭은 2.5킬로의 넓이에 물의 양이 아직은 적은 관계로 그들은 정강이를 걷어 올리고 다리발을 세우고 있다. 장정들이 모두 나왔다. 동네 아낙들이 이제 합심하는 일에는 호흡이 척척 맞았다. 부침을 부쳐오는 사람, 막걸리를 담가오는 사람, 바다가 가까우니 생선을 회쳐 오는 사람으로 강가에 가득 모였다. 아이들도 덩달아 신바람이다. 사람들은 앞으로의 희망에 부풀어 무엇이든 일이 즐거웠다.

 7~8남매 중 한두 자식은 고려의 화랑으로 나라를 지키고 남은 자식들은 돈이 되는 것을 찾아 산이고 들이고 쏘다니며 무엇이든 챙겨오는 것이다. 영 아랫사람들이나 영 넘어 보부상이나 약초를 걷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한 희망은 사람들의 협동정신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어이, 다리발을 세웠으니 한 잔 먹고 하세나!”

 2킬로의 거리에서 남천과 북천의 사람들이 하던 일을 접고 한 곳으로 모여들었다. 마치 7월 8월에 농사를 마치고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해 동리사람들과 천렵 나온 기분이다. 동네 살던 이웃이 강을 사이에 두고 멀어졌다.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모두 잘 살아보자고 했던 일이라 불평이 오래가지 않았다. 돈을 만져볼 수 있는 기쁨에 살아보려는 희망이 충만하여 마음 또한 넓어졌다.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서 있었다.

 “아찬 어른 내려오셔서 술 한 잔 드십시오.”

 용기 있는 사람이 내 손을 끌고 사람들을 옆으로 밀친다. 그들이 주는 정이 담긴 막걸리 사발을 받아 벌컥벌컥 마셨다.

 “명주 군민이 합심하면 산도 떠오겠네 그려.”

 다리를 높이 놓았으니 어지간한 비에는 떠내려가지 않을 것이고 여러분이 서로 협조해 주는 바람에 강을 돌리는 사업을 할 수 있었고 성공하였다고 했다. 이제 지리적으로 형태가 달라졌으니 이웃이 강을 두고 불편한 점도 있을 것이다. 서로 이해하고 단결하여 합심하면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었다. 잘 살 수 있다면 명주군을 위해서 더욱 연구하여 나아갈 것을 믿어달라고 하였다.

 고기 잡는 배도 연구하여 바다에서 잡는 생선을 영서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팔 수 있도록 건조하여 말리고 소금을 친 생선이 상하지 않도록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라는 말도 하였다.

 5월의 해는 길었다. 다리발 위에는 기다란 나무들을 베어다가 차곡이 덮었다. 소나무 가지를 덮고 참나무 가지를 덮고 3미터 정도의 넓이로 흙을 덮었다.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나무다리에 올라가 발로 다졌다. 돌다리 옆에 튼튼한 섶 다리가 완성되었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무렵 그들은 막걸리에 젖은 얼굴로 쟁기를 어깨에 메고 집으로 돌아갔다.

 

 왕의 행차

 고려왕 왕건이 강릉 명주를 시찰하기 위하여 방문하였다. 관아에 들러 명주군의 상황을 보고받으며 아찬의 얼굴을 쳐다보고 칭찬하였다.

 “어려운 시국에 고려의 백성으로서 먼 곳까지 마다하지 않고 고려의 힘을 실어준 김동희의 업적은 길이 보존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남천의 공사현장을 방문하여 아찬의 손을 잡고 치하하였다.

 “참으로 명석한 머리로다. 어찌 물줄기를 옮기려는 창의적 생각을 하였으며 습지를 막아 가뭄에 대비할 물을 가두어 놓을 기발한 생각을 하였는가? 고려의 백성으로서 나라에 충성하고 백성에 대한 애민이 지극하도다. 하늘이 내려준 인재로다.”

 어머니가 계획하고 설계하여 만들어지고 있는 공사현장도 보게 되었다. 왕건은 아녀자의 머리에서 이러한 계획을 생각해냈다는 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미향을 쳐다보며 말했다.

  “여자의 사회 참여는 참으로 신라의 중도 사상을 생각하게 하였다.”며 왕건으로서는 새로운 시각으로 감명을 받았다.

 “그대는 아들 동희 못지않은 머리와 재주를 가졌도다. 명주 군왕도 이루지 못한 일을 여자인 그대가 이루고 있으니 백성의 귀감이 되었도다. 나 또한 기쁘구나. 집의 구조며 명주 관아를 이웃으로 하였으니 이 곳은 한 개인의 사저보다도 나라의 일을 겸하는 곳으로 하였으면 좋을 듯 한데 그대는 어찌 생각하는가?”

 미향은 생각지도 못했던 왕의 질문에 어리둥절하고 있었다. 개인의 사리사욕으로 지으려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집을 완성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기에 무어라고 말을 해야 할지를 알지 못했다. 왕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참으로 아름다운 여인이로구나.”

 이 곳을 방문하기 전에 미리 들었다. 어느 여인이 사비를 들여 궁궐 같은 집을 짓고 있다는 소리에 왕건은 궁금하였다. 여인이라니, 무엇을 하던 여인이기에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호기심으로 한 번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아찬을 불렀다.

 “이 곳에 대장부를 능가한 여인이 있어 소문이 개경까지 들리더구나. 그 여인이 하고 있는 공사현장을 보고 싶구나.”

 그 소리에 놀랐다. 어머니의 부탁으로 공사 현장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소문으로만 듣고 있었다. 남의 눈에라도 뜨일까봐 공사하는 쪽으로 눈도 돌리지 않고 살았다. 그러한 지가 일 년이 가까워 오고 있었다. ‘혹시 임금의 귀에 잘못 알려진 것이 있는 건가?’ 그러한 마음이 앞서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임금은 신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내 다른 뜻은 없도다. 하도 신기하여 한 번 가보고 싶을 뿐이니 다른 걱정은 말라.”

 무슨 명분으로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어쩔 수 없이 현장을 답사하게 되었다. 철저히 주위를 봉쇄하고 밖의 사람들이 마음대로 볼 수 없도록 하였다. 어디서 베어왔는지 몇 아름의 큰 나무들이 쌓여 있었다. 한 사람이 대패질을 하며 문 입구에 기둥으로 세울 나무의 결을 다듬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가늠할 수 없도록 넓은 땅에다 집을 짓고 있었다. 나무며 기와들이 한 쪽으로 정리되어 있고 입구에서부터 지어 들어간 집이 몇 채가 서 있었다. 기둥을 세우고 서까래를 기품 있게 깎아 집의 모양을 만드는 곳이 눈으로 보기에도 열 채가 넘었다. 왕의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는다.

 “기이한 일이로구나.”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보고 있었다.

 “그대는 이 곳을 어찌하려고 시작하였는가?”

 미향은 절에 있는 동안 모든 구상을 하였기에 하나도 흐트러짐이 없이 말하였다.

 “저는 김미향이라 하옵니다.”

 저의 아들이 있는 이 곳에다 대관령을 넘어오는 전국의 사람들에게 침실과 음식을 제공하는 곳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관을 지어 몇 대를 지나도 명소로 남을 그런 집을 지으려고 시작하였으며, 고려에서 무역업으로 벌었던 돈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함이라 황공 하옵게도 여자의 몸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저에게 잘못이 있었다면 벌하여 주십시오.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는 모습에왕건은 소리를 내어 웃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서 자비로움을 보았다. ‘저리 고울 수가 있을까. 저 여인은 누구의 여인일까?’ 그러한 감탄의 마음을 감추었다.

 “그대의 사비로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기특하여 한 말이로다. 어느 누가 이런 계획을 세워 명주군을 빛내겠느냐.”

 앞으로 누구도 이런 공사는 행하지 못할 것이라 그녀를 설득하여 관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해 보라고 하명하였다.

 왕은 미향의 모습이 떠나지를 않았다. 명주군에 대한 왕의 사랑은 특별하여 이재민의 어려움과 남천을 건립하는 데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왕은 돌아가는 길이 가벼웠다. 사랑하는 백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가는 길이었다.

 “여봐라! 대관령 아래 사찰이 있는지를 살펴보아라.”

 어명을 받고 주위를 수소문하였더니 대관령 근처 가까운 곳에 있는 보현사를 발견하여 왕께 아뢰었다. 왕의 수레는 보현사를 향했다. 언덕을 오르는 수레가 힘들어지자 왕은 수레에서 내려 가마를 타고 올랐다. 보현사에 미리 전달되어진 대로 고려 새 임금이 보현사에 납신다는 전갈을 받은 낭원대사와 작은 스님은 혼비백산하여 몸둘 바를 몰랐다. 많은 관원들이 들이닥치자 그 위력에 산천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항시 일어나면 마당부터 쓸어 마음을 정갈하게 하는 것이 산사의 일이기에 절 주위는 청결하였다. 헉헉거리는 거친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가마꾼들의 숨소리가 마당가로 들어왔다.

 낭원대사는 임금이 방문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내색을 하지 않고 있었기에 작은 스님의 놀라움은 컸다. 가마에서 내린 왕을 맞으려 고개를 숙이고 합장을 하였다.

 “낭원대사님 갑자기 찾아와 당황하셨습니까?”

 “전하, 소승이 있는 절을 찾아주셔서 광영이옵니다.”

 왕은 사찰 안이 깨끗하게 정돈되어진 것을 보고 마음에 들었다. 법당으로 들어가 부처님께 삼배를 올렸다. 일행도 뒤를 이어 삼배를 올렸다. 때는 만물이 소생하여 파릇파릇한데 보현사 주변에는 두견화의 꽃물이 진동하는 산골이었다.

 “대사, 절 터가 좋구려. 신라 조정에 계셨다는 소리도 들었소.”

 “황공하옵니다.”

 “어이, 무슨 소리. 짐이 황공하지요.”

 대사는 왕건의 말에 몸 둘 바를 몰랐다.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이요. 백성들이 무슨 잘못이 있으리요. 이제 나라도 안정이 되고 저 만주 벌판을 정복하였으니 작은 나라였던 짐의 나라 영토도 광활하게 북쪽으로 늘어났어요. 그만하면 고려를 인정 할 만하지 않겠소?”

 그리고 명주 고을에 있는 김동희 아찬과 그의 어머니에 대한 칭찬을 하였다. 명주군에 왕의 행차는 특별했으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며 무슨 연고로 인해 보현사를 찾게 되었음을 설명하였다. 명주군을 위하고 고려를 위하는 기도를 부탁하였다.

 상좌스님은 부엌에서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임금께 올릴 차를 끓이고 있었다. 임금의 얼굴을 볼 수 있다니, 낭원대사가 유명하다는 것은 알지만 임금이 직접 만나러 올라올 줄은 몰랐다.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하는 스님에게 도량 신들은 마음이 안전하도록 배려해 주었다. 지난번에 미향이 다녀가면서 스님께 드리라는 차를 받아놓았기에 다행이라 생각하였다.

 밖에서 임금의 행보를 재촉한다.

 “전하, 갈 길이 바쁘옵니다.”

 대관령을 넘는 일이 바쁘다고 재촉하였다. 스님이 쟁반에 차를 들고 들어가자 임금을 모시는 신하들이 쟁반을 받아 방으로 가지고 갔다.

 “대사의 법력이 대단하다는 소리를 들었소. 개경으로 올라와 왕실을 도와주시오.”

 “전하, 황공하오나 여기에 남아 강원도를 위해 살겠습니다. 황공하옵니다.”

 “대사의 말씀을 들으니 그것도 나라를 위하는 길이기는 합니다.”

 왕은 호탕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영을 넘는 일에 시간을 지체할 수가 없었다.

 보현사 산천이 술렁인다. “나라의 임금이 다녀가신다.”

 “대사! 이 곳에 들른 기념으로 절을 크게 창건하도록 내가 불사를 도울 것이니 대사는 부처님을 새로 조성하고 명주군에서 제일 큰 절로 지으시오.”

 명주군에는 아녀자의 몸으로 대궐 같은 집을 몇 채나 지었는지 아시오. 한 나라의 임금이 무색할 정도였소. 짐이 다녀가는 기념으로 건축에 쓰일 재정을 곧 보낼 것이니 보현사는 명주군에서 제일 큰 절로 건축해 놓으시오. 기회가 있으면 또 오리다.”

 “전하, 황공하옵니다. 나라와 전하의 건강을 위하여 이 한 몸 바치겠나이다.”

 왕건은 낭원대사의 말에 웃음으로 답을 하였다. 보현사 골짜기에 사는 사람들이 거리로 뛰어나왔다. 그리고 길바닥에 엎드렸다. 왕이 그들을 위해 얼굴을 보이며 웃어주었다. 왕이 탄 수레를 따라가며 만세를 불렀다. 새로운 왕을 환영하는 자리가 되었다. 명주 군왕의 시대는 지나고 삼국을 평정한 새로운 왕을 반겼다. 산천이 진동하여 왕을 위한 만세소리를 뒤로 하고 그 곳을 떠났다. 그 길로 보현사가 유명하다는 소문이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걸 명주군 관아에서 알지 못했기에 왕의 걸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였다. 그리고 보현사를 건축하라는 왕의 명령이 있었다는 소리를 듣고 좋아하였다.

 낭원대사는 왕으로부터 미향의 소식을 듣고 잠시 얼굴을 붉혔다. 임금까지도 알아본 여인. 근간 거리에 있어도 보고 싶은 여인을 가슴 속에 묻었다. 대궐 같은 집을 짓느라 몸에 병이라도 날까? 안타까웠다. 상좌를 마을로 보내 그녀의 근황을 알아보라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였다. 인간은 죽음 앞에서도 사랑을 원한다고 하였다. 스님도 인간인 데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 날은 하루종일 보현사 부근에 사는 주민들의 마음이 설렜다.

  미향은 왕의 마음을 잠시 흔들어 놓을 정도로 미색을 지니고 있었으면서 신라의 남정네들의 추태 한번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미향의 마음을 설레게 한 사람도 없었지만 이상하리만치 그녀를 탐하는 사람을 못 봤다. 그녀는 오직 최치원의 여인이었다.

 최치원은 떠나면서부터 그녀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지 않았나 의심해 보기도 한다. 몸이야 떨어져 있어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녀는 거기까지는 알지 못한다. 보현사에서 있었던 선사들 기 싸움에서 볼 수 있는 일이다. 최치원은 낭원대사의 정당성을 반박하지 못했지만 그는 여전히 그녀를 지켜주고 있었다.

 마야부인 최치원의 어머니는 신라의 고승들과 항시 무언의 대화를 하였다. 그들도 최치원이 마야부인의 뒤를 이어 지리산 산신이 될 거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 세상 밖으로 내몰아 혹독한 수행의 길에서 완연한 도의 세계를 흡수할 수 있도록 먼발치에서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조건으로 미향을 지켜주었고 돈으로 외롭지 않게 도와주었던 것이다. 미향도 가끔씩 의아할 때도 있었다. 무역을 하면서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알게 모르게 어려움이 해결될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서방님이 도와주시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도 그럴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일을 하는 데 사람 문제로 어려움은 없었다.

 집 짓는 일이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역사에 남길 최고의 집을 지으려는 욕심은 한 치 어긋남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을 먹고 출근하면 저녁때가 되어서야 집으로 들어왔다. 그녀를 위해 가족들은 몸을 보호하는 약이며 먹을 것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더구나 왕건의 출현 이후 아들 아찬도 마음 놓고 공사 현장에 나와 볼 수 있게 되었다. 국가적으로 관심을 두는 임영관은 그녀로 하여금 새로운 희망을 주는 사업이었다. 집짓는 일에는 서라벌에서 한 번 지어본 최치원의 눈에 보인 것처럼 신선의 집 같은 서라벌의 집이다.

 미향이 스스로 설계하여 지었었다. 최치원이 달밤에 놀라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던 그 집 마당에는 보뭉개의 모래와 황토를 이겨 마당에 깔아놓았던 것이다. 황토와 보뭉개 모래가 서로 어우러져 다져진 마당은 달밤에 금가루 뿌려진 것처럼 반짝여 보였던 것이다. 집 구조도 겉으로 보기는 가볍고 예쁘게 보이지만 기둥을 다 드러내지 않고 문의 존재를 드러내 주었기에 밤에 보이는 모습은 가볍고 아름답게 보였던 것이다. 임영관은 그러한 기법으로는 하지 않았다. 여러 사람이 들고 날 여관이 가볍게 보여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천 년을 바라보고 지어야 한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하고 있었다.

 “어머니, 몸을 조심하세요. 저는 어머니가 걱정됩니다.”

 아들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다 하지 못한 사랑의 미련이 그녀의 가슴에 있었기 때문이다. 일에 매달리다보니 모든 걸 잊을 수 있어 좋았다.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다 아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바람에 순간 놀랐다. 마음을 가다듬고 아들을 쳐다보았다.

 “내 몸은 내가 잘 압니다.”

 “지난 번에 임금께서 하시던 말씀을 어머니는 어찌 생각하세요?”

 “그야 뭐 한번 해보신 말씀이 아닐까 하는데.”

 모든 것이 명주군을 위하는 길이니 다 지어놓고 생각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기에 임금의 명이라면 따라야 하겠지만, 나라 도움 없이도 잘 할 수 있는 것을 전하께서 자금이 어려울까봐 한 마디 하셨다는 생각도 하였다. 전하의 말씀을 듣고 관에서는 금전에 대해 어머니께 한번 여쭤보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면 일을 쉽게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아직은 무어라 대답하기가 일렀다. 혼자 한 번 해보고 싶은 것이다. 여자의 능력이 어디까지 가능한가를 시험해보고 싶기도 하였다. 설계대로 한다면 방 백 개를 지을 예정으로 시작하였다. 어찌되었건 집은 마을 하나를 이루어 놓을 작정이다. 이 공사를 주도할 사람이 그녀의 계획을 듣고 입을 다물지 못했던 일이기도 하다.

 시작하여 집 열 채를 짓다보니 공사는 쉬워졌다. 집의 형태가 같은 구조로 되어 있어서 디자인하는 데도 기술적으로도 쉬웠다. 그러나 고려왕이 다녀가고 관으로 사용할 집이라면 설계를 다시 하여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미향은 며칠을 고민하였다. 신라에서 기녀로 왕실에 드나들었던 생각이 났다. 왕실의 건물은 지붕이 높고 기품이 있었다. 그것을 상상하여 설계를 하였다. 방을 넓게 만들어야 회의를 하는 데 불편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동현 서현으로 마주보며 국가의 행정을 볼 수 있게 지어야 한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임금이 그냥 해 본 소리는 아닐진대 그대로 받아들여 집을 지어 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는 것도 판단하였다.

 다음날 일찍 공사의 총책을 불러 설계도를 보여주고 구조와 방향을 잡아주었다. 하룻밤 사이에 새 설계도를 가지고 보여주는 미향을 책임자는 또 놀라자빠질 지경이다. 그녀를 우러러 쳐다보고 있었다. 미향은 생각지도 못했던 왕의 의견을 수렴하게 되어 기뻤다.

  “아니, 작은 스님이 아니십니까?”

 점심시간에 잠깐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임영관으로 가는 길에서 스님을 만났다. 스님은 임영관을 짓는 입구에서 안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공사의 현장 입구를 막아놓은 관계로 들어가야 할지를 놓고 서성이고 있는 중에 나와 마주쳤다.

 “큰스님은 편안하신가요?”

 “네, 안녕하십니다. 마을에 내려왔다가….”

  어머니를 만나려는 눈치여서 막아놓은 문 안으로 들어갔다. 어머니가 새로이 설계를 하였다 하여 기쁜 마음에 현장으로 왔던 것이다. 현장이 넓어서 어머니를 찾았다. 이제 또 새 집을 시작하려는 집터에서 현장 책임자와 마주서서 이야기하는 어머니를 만났다. 가까이 가자 스님을 보던 어머니는 아들인 나보다 스님을 반긴다.

 “보살님.”

 스님은 얼굴을 붉히며 합장을 하였다.

 “어머나, 언제 내려오셨어요? 여기까지 찾아오시고.”

 스님을 보자 손을 잡았다. 그녀의 해맑은 웃음이 아름다웠다. 그들을 지나 공사 책임자 옆으로 다가갔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어머니가 새 설계도를 만들었다기에 보려고 들렀습니다.”

 “아, 네. 대감 나으리 저도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정말 천재이십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런 말씀이 없었는데 어떻게 밤사이 설계도를 만드셨는지 놀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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