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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초고도 문명의 후예
작가 : 글꾸니
작품등록일 : 2019.11.1

2019년 검은 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던 영훈.
괴물의 습격으로 죽음을 마주한 절체절명의 순간 끼고 있던 반지에서 황금색 빛이 퍼져나왔다.

‘셀피온의 마지막 후예 보호 프로그램을 작동합니다.’

 
초고도 문명의 후예 2화
작성일 : 19-11-01 20:49     조회 : 338     추천 : 1     분량 : 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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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화 -

 

 영훈은 다시 한 번 화장실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역사 한가운데는 여전히 괴물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영훈이 종이에 글을 써 보여주자 여고생은 불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 이게 미친 짓인 건 알지만... 확인해볼 필요가 있어!’

 

 화장실에서 나온 영훈은 괴물 쪽으로 천천히 발소리를 죽인 채 다가갔다.

 

 자신의 가정이 맞다면 괴물은 앞을 보지 못하거나 최소한 시야가 아주 좁을 것이다. 단지 소리로만 위치를 파악할 뿐이었다. 괴물과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10m... 9m... 8m...

 

 ‘여기까지가 한계다.’

 

 5m 앞까지 다가왔을 때 괴물은 뭔가가 가까이 있다는 걸 느끼는 것 마냥 빠르게 귀를 팔랑거리기 시작했다.

 

 영훈의 등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고개를 돌려 화장실 쪽을 바라보자 어쩔 줄 몰라 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여고생이 보였다.

 

 ‘소리로 반응하는 게 분명해!’

 

 영훈은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휴대폰을 집어 들고는 개찰구 안쪽을 향해 힘껏 던졌다. 벽에 부딪힌 휴대폰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괴물은 팔랑거리는 귀를 멈추고는 미친 듯이 개찰구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영훈은 재빨리 여고생에게 손짓하며 동시에 천천히 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잠시 망설이던 여고생은 조심히 영훈의 곁으로 다가왔다. 다행히 괴물은 개찰구 안에서 계속해서 서성이고 있었다.

 

 가장 가까이 있는 1번 출구를 통해 밖으로 나온 영훈과 여고생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게... 도대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수많은 사람들, 불길을 뿜어내고 있는 자동차, 저 먼 곳에서부터 들려오는 비명소리.

 

 도로 곳곳에 보이는 괴물들만 아니라면 전쟁이라도 일어난 것만 같은 풍경이었다.

 

 “여긴 너무 위험해요. 최대한 빨리 여길 벗어나죠.”

 “근데, 아저씨. 어디로 가요?”

 

 어디가 안전할까? 안전한 장소를 떠올려 봤지만 당장 떠오르는 곳은 한군데 밖에 없었다. 집이었다.

 

 “일단 집까지 데려다 줄게요. 집에 부모님은 있어요?”

 “아뇨... 모두 출근 하셨어요.”

 

 여고생은 고개를 떨구며 작게 대답했다.

 

 누구의 운명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부모님은 살아있을까? 라는 무서운 의문이 그녀의 머릿속을 헤집고 있는 듯 보였다.

 

 영훈은 무거워지는 공기를 전환하기 위해 급히 화제를 돌렸다.

 

 “학생이라 부르기도 그렇고 이름이 뭐예요?”

 “연우요. 하연우. 그리고 말 편하게 해주세요.”

 “그래 연우야. 부모님도 너처럼 아무 일 없으실 거야. 너만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면 곧 부모님 만날 수 있을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그렇겠죠?”

 “그럼. 일단 움직이자.”

 

 영훈과 연우는 금호동쪽으로 방향을 잡고 조심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곳곳에 괴물들이 있었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목숨을 걸고 파악한 5m의 거리. 그 영역 안에만 들어가지 않고 소리만 죽인다면 괴물들은 영훈과 연우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했다.

 

 ‘휴... 괴물들이 뭉쳐있어서 다행이다.’

 

 도로 쪽에 여러 마리가 뭉쳐 있는 덕분에 영훈은 무사히 한 블록을 지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 블록에서는 이전과 같은 행운을 기대할 수 없었다.

 

 “아저씨... 저기...”

 

 연우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아파트 단지 앞 도로에는 수많은 괴물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흠... 저기는 못 지나가겠다.”

 “그럼 어쩌죠?”

 “달맞이 공원 쪽으로 돌아서 가자”

 

 영훈은 야트막한 산 쪽으로 이어진 계단을 보며 말했다. 이 공원을 지나면 조금 돌아가긴 하지만 집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있었다.

 

 영훈과 연우는 공원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다. 좌우로 늘어선 싱그러운 나무들과 지저귀는 새소리는 저 아래 펼쳐진 살육의 현장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산 중턱을 지나갈 때쯤 귀에 이어폰을 꽂은 한 노인이 느긋한 얼굴로 산을 내려가고 있었다. 아직 여기까지는 괴물이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영훈은 급히 노인의 앞을 막아섰다.

 

 “할아버지. 저기 내려가시면 안돼요.”

 “뭐야??”

 

 노인은 귀에 꽂혀있던 이어폰을 빼고는 영훈과 연우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헝클어진 머리와 옷, 군데군데 묻어 있는 붉은색의 무언가는 노인에게 경계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저기 아래 괴물들이 있어요! 할아버지.”

 

 연우가 급히 영훈을 거들며 말했다.

 

 “아니 아침부터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어! 저리 비켜!!”

 “쉿!! 크게 말하시면 안돼요!”

 “아니 이놈들이 진짜... 저리 안 비켜!!”

 

 노인이 더욱 큰소리로 말하자 영훈과 연우는 뒤를 돌아봤다. 저 아래에서 어떤 움직임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할아버지 얼른 위로 다시 올라가셔야 해요. 도망쳐요!”

 “하... 내 이것들 참내... 이거 놔! 요즘 젊은것들이 저래서야 원... 쯧쯧...”

 

 노인은 연우의 팔을 뿌리치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아래로 내려갔다. 연우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영훈을 바라봤다.

 

 “뛰어! 연우야”

 

 영훈은 내려가는 노인을 더 이상 만류하지 않고 연우의 손을 잡고 급히 뛰어 올라갔다.

 

 잠시 후 산 아래에서 노인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노인을 구하러 돌아갈 생각 따위는 들지 않았다. 죄책감이 들었지만 지금 영훈에게는 그 누구의 생명보다 자신의 생존이 최우선이었다.

 

 순식간에 공원을 관통한 영훈과 연우는 공원과 연결된 아파트 단지 안에 도착했다.

 

 “헉헉... 여기는 어디에요 아저씨?”

 

 숨을 헐떡이며 연우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다행히 단지 안에는 괴물들이 보이지 않았다.

 

 “서울숲 아파트 단지 안... 여기를 지나면 독서당 사거리가 나와.”

 “이 동네에서 지금까지 살았는데, 여기에 길이 연결되어 있는 줄 몰랐어요.”

 

 영훈도 사실 최근에 알게 된 길이었다. 이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친구가 며칠 전 자신을 이리로 데려왔었다. 잠시 절친한 친구의 안부가 걱정됐지만 일단 집으로 돌아간 후 생각하기로 했다.

 

 '쾅! 투투투투 쾅! 쾅!'

 

 저 멀리서 포격 소리와 총성이 미세하게 들려왔다.

 

 ‘군대까지 움직인 거야!?’

 

 영훈은 지금 이 사태가 단지 옥수역에만 한정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서운 상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자 작은 슈퍼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골목길이 나왔다.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이었다. 골목의 끝에 영훈의 집이 있었고 여기서부터 걸어서 3분이면 충분할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문제는 막상 집 가까이 오자 벽산아파트까지 연우를 바래다주는 길이 너무나 멀고 위험하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연우 집까지 걸어서 15분. 왕복 30분. 지금은 너무 위험한데... 차라리 우리 집에서 구조나 연락을 기다리는 게 안전해. 아... 근데... 미치겠네...’

 

 혼자 사는 자신의 방에 미성년자를 데려가는 게 뭔가 꺼림칙했고 연우가 오해를 할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벽산 아파트까지 바래다주기에는 리스크가 컸다.

 

 ‘그래 아까 화장실에서 연우가 문 안 열어 줬으면 죽은 목숨이었잖아. 약속도 했고... 집에 데려다 달라고 하면 해주자. 까짓 여기까지도 잘 왔잖아.’

 

 마음을 다잡은 영훈은 연우에게 시선을 돌렸다.

 

 “연우야 너희 집에 지금 아무도 없는 거지?”

 “네...”

 “그럼 일단 우리 집으로 가서 부모님 연락을 기다리는 건 어떨까? 저기 저 건물 보이지? 바로 저기 거든. 당연히 네가 집으로 가고 싶다면 바래다줄게.”

 

 자칫하면 불미스러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이라 조심스레 연우의 의견을 물었다.

 

 “그럼... 아저씨 집에 잠깐 있어도 돼요?”

 “응. 근데 안 불편하겠어?”

 “네! 저는 상관없어요. 사실 집까지 가는 길도 너무 위험할 것 같고... 집에 있더라도 혼자 있기 너무 무서울 것 같아서요.”

 

 다행히 연우는 영훈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그래. 혹시 모르니까 부모님께 전화는 하지 말고 잠시 기다려보자.”

 “네...”

 

 아까 전 화장실에서의 상황이 떠올랐는지 연우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영훈과 연우는 좌우로 늘어선 건물들 때문에 햇빛이 들지 않는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집까지 직선으로 이어져 있는 길에는 다행히 괴물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방심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조심히 걸음을 옮겼다. 영원 같은 3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휴... 다왔다.”

 

 영훈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기다렸다는 듯 가까운 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으아아아아!”

 

 곧이어 살집이 꽤 있어 보이는 남자가 골목길에 나타났다. 바로 뒤로 입이 귀까지 찢어진 괴물이 날카로운 이빨을 딱딱거리며 그 남자를 쫓고 있었다.

 

 문제는 그 남자가 영훈과 연우 쪽으로 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으아아아 살려줘! 살려줘!!”

 

 남자는 그저 본능적으로 외치고 있었다.

 

 ‘젠장....’

 

 연우가 깜짝 놀라 도망가려 하자 급히 연우의 팔을 잡았다. 영훈은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고 움직이지 말라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남자가 지나가고 곧 이어 괴물이 영훈과 연우를 스쳐 지나갔다. 역겨운 냄새가 훅하고 코를 찔러왔다.

 

 그 남자는 영훈을 지나쳐 채 3m도 가지 못하고 괴물에게 잡혀 목을 물어 뜯겼다.

 

 “으으... 흡..”

 

 자기도 모르게 새어나온 연우의 신음에 영훈은 급히 연우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크륵?”

 

 쓰러진 남자를 물어뜯던 괴물은 주변의 인기척을 파악한 듯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괴물의 귀가 빠르게 팔랑거렸다. 녹아 늘어진 조그만 눈 사이로 영훈과 연우를 유심히 바라보던 괴물이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런...’

 

 괴물의 행동을 봤을 때 대략 3m 정도 떨어진 곳에서는 약간의 형태 파악이 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짧은 순간 영훈은 괴물이 눈이 먼 것이 아니라 시야가 좁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오면 영훈과 연우의 존재를 확신하고 공격할 것이 분명했다.

 

 ‘움직여야 해! 그런데 어디로?’

 

 영훈의 팔을 잡고 있던 연우의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연우와 눈을 맞춘 영훈은 괜찮다는 듯 웃어 보였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 순간 누군가의 생명을 담보로 살아남고 싶지는 않았다.

 

 “여기다!! 이 괴물아!!!”

 

 연우에게서 떨어져 뛰어가며 괴물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바로 앞까지 다가왔던 괴물은 팔랑거리는 귀를 멈추더니 영훈을 쫓기 시작했다.

 

 “402호. 7! 3! 2! 5!”

 

 영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가며 외쳤다.

 

 안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본 연우는 상황파악도 빠르고 똑똑한 아이였다. 저 숫자가 무슨 의미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아아아!!”

 

 자신을 농락한 인간에게 분노한 괴물의 울부짖음이 영훈의 등 뒤에서 섬뜩하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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