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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해방전쟁
작가 : 백두혼
작품등록일 : 2019.10.22

2110년. 1910년의 한일합방 국치일로부터 200년 후. 조선 해방전쟁이 시작된다. 초인병기라 명명된 하얀색 초경세라믹 장갑의 거대 2족 보행병기를 앞세우고.

 
12. 공중강습훈련
작성일 : 19-11-01 17:28     조회 : 198     추천 : 0     분량 : 4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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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공중강습훈련

 

 

  분홍색 새벽 여명이 경성을 가로지르는 한강의 상류 동쪽으로 아름답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여의도 공군기지에는 극심한 소음과 혼란이 먼지바람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십여 대가 연이어 서서 이륙 준비를 하는 수직이착륙기들이 내뿜는 엄청난 제트 배기음과 로터 회전음으로 정상적인 대화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본 제국 육군의 제 20사단의 공중강습병들이 둔중한 외골격강화슈트를 입은 채 순서대로 정해진 기체에 탑승하고 있었다.

  그 거창한 행렬의 끝에는 츠지 마사노부 중좌도 따르고 있었다. 그 역시 일본 육군의 공중강습용 제 12식 외골격강화슈트를 착용한 채였다. 다만 일반 강습보병의 제식화기들을 장비하지는 않았고 간단한 정보통신 기기와 권총만을 휴대한 채였다. 사단 작전 참모로서 정기적인 대대 전투력 측정의 심사관 자격이었다. 물론 마사노부는 30회 이상의 점프 경험을 지닌 공중강습의 베테랑이었다.

  잠시 후 대대원들의 탑승이 완료되자 공중엄호용 공격헬기들이 먼저 이륙하기 시작했고 수직이착륙기들도 서서히 땅을 박차 올랐다. 마사노부가 탄 14번기도 곧 그 대열에 접어들었고 기수는 동쪽 해 뜨는 곳으로 돌려졌다. 열 명이 나란히 앉은 2열의 좌석이 마주보고 있었고 그런 배치가 하나 더 있어서 기체 하나의 탑승 인원은 총 40명, 완편된 1개 소대가 기체에 탑승한 상태였다.

  마사노부는 자리에 앉지 않고 기체 정중앙 안쪽에 우뚝 선채 그들 강습병들을 하나하나 눈 여겨 보고 있었다. 공포에 물든 눈빛은 없었다. 다들 여유 있고 편안한 표정이었고 이들이 그간 충분한 훈련을 겪어낸 것을 알 수 있었다. 신병조차 한명 없는 정예부대였던 것이다.

  잠시 후 강하 예정 지역에 거의 도착했다는 기장의 목소리가 헬멧에 걸린 수신기에 들려왔다. 기체 천장에 붙은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반짝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일어난 소대장의 수신호에 맞춰 앉아있던 강습병 전체가 절도있게 일어섰다. 그들이 앉아있던 의자들은 자동으로 위로 접혀져 들어갔다. 그리고 역시 수신호에 맞춰 각자 머리 위에 장치된 와이어를 끌어내려 외골격슈트의 어깨 부분의 고리에 걸었다. 곧 기내의 신호등이 노란색으로 반짝이기 시작하자 기체의 진동이 심하게 느껴지더니 드디어 기체 밑바닥이 양 쪽으로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심한 바람이 아래로부터 몰아치면서 40명의 공중강습병들은 전부 어깨에 걸린 와이어에 매달린 채 허공에 매달린 것이고 대롱대롱 흔들리기 시작했다. 곧바로 붉은 신호등이 명멸하기 시작하자 와이어들이 풀리면서 천천히 내려지기 시작했다. 오늘의 강하 고도는 700미터였다.

  마사노부는 발밑으로 내려가는 그들의 머리 위에서 아래 쪽을 내려다 봤다. 그의 어깨에도 와이어가 걸려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기체 앞부분의 바닥을 밟은 상태였다. 와이어가 5미터 정도 내려가자 기체 뒤쪽 부분의 강습병부터 한명씩 차례대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와이어 후크를 잡고 있던 어깨의 고리가 자동으로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40명 전체의 강하는 약 20초가량 걸려서 완료되었다.

  강하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마사노부는 오른손을 들어서 자기 왼쪽 어깨 부분에 걸린 와이어 후크를 떼어냈다. 그리고 스스로 기체 바닥의 허공을 향해 몸을 던졌다.

 

  거의 팔백 명에 가까운 대대급 공중강습 광경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막 떠오른 붉은 색 태양이 어루만지는 파릇한 봄 기운의 대지 위로 검록색 강철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낙하산이 없어진 지는 오래 되었다. 당연히 강하하는 수직 낙하 속도는 엄청나게 빨랐지만 그 무거운 외골격 강화슈트 때문인지 똑바로 선 자세가 유지되고 있었다. 드디어 강하병들이 지면에 가까워졌다.

  착륙지 지상 30미터 지점이 감응되면 자동적으로 강화슈트 양쪽 밑 부분에 달린 초소형의 제트 분사장치가 점화됐고 강하병들은 그 노즐을 조정해서 자세 제어와 속도 조절을 마무리하며 그대로 땅에 착륙했다. 말 그대로 공중강하병들은 전투자세 그대로 지면에 사뿐히 뛰어 내리고 있었다. 지면에 떨어지면 일회용의 제트 분사장치는 자동으로 떨어져 나갔다. 곧 각 부대는 제대를 갖추고 전투 대비 태세를 갖춰갔다.

  마사노부 역시 어려움 없이 분사 장치의 노즐을 조작하여 지상에 착륙한 다음 그의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각 중대들의 착륙 현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전투 대비 태세를 살피는 일이었다. 그가 들고 있는 정보기기에 그 모든 것들은 실시간으로 입력되고 있었고 이 데이터는 사단본부 작전실로 직행할 것이다. 마사노부의 헬멧 귓가에 걸린 정보수신기가 엄청나게 시끄러웠다. 각 소대장 중대장들의 육성보고와 지시가 끊임없이 오고가고 있었다.

 이제 마사노부는 공중강습 대대의 핵심 전력인 강습전투차량들의 투하 결과를 체크하기 위해 급히 뛰었다. 강하병들의 강하가 끝난 직후 진행되는 작전이었다.

 마사노부가 위치한 곳에서 약 500미터 떨어진 곳에 네 대의 전투차량이 낙하하고 있었다. 우습게도 이런 중장비는 여전히 낙하산에 의지하고 있었다. 다만 차량 지지대 하부에 위치한 제트 분사 장치가 착륙 직전의 자세제어와 충격 완화를 위해 몇 개 달려 있어서 낙하산 강하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었다. 마사노부는 외골격강화슈트의 출력을 최대한 올려서 전투차량들의 낙하지점으로 뛰었다.

 

  모든 훈련 측정이 완료되었다. 이번 전투력 측정에 참가한 공중강습 연대 2대대는 강하 후 임시 진지 구축, 10킬로미터 급속 진격, 실탄을 사용한 사격 훈련, 숙영진지 구축, 공중보급 수령, 야간 방어 및 공격 등의 과정을 전부 마치고 조금 전 부대 귀환 행군에 나섰다. 해당부대의 주둔지가 있는 한강 남쪽 영등포까지의 행군 거리는 약 70킬로미터. 아마도 다섯 시간 이내에 주파할 것이다.

  마사노부는 24시간 동안 걸치고 있던 강화슈트를 겨우 벗어내서 사단본부 행 운송차량에 올렸다. 심사관인 그가 행군을 같이 할 이유는 없었다. 차량으로 주둔지까지 이동한 다음 행군 중인 부대의 도착 시간과 부대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최종 측정 결과를 보고하면 끝이었다. 마사노부는 몇 시간의 여유가 생긴 상태였다. 샤워와 포근한 침대가 간절했지만 아직 가능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저 어디서 제대로 된 따끈한 식사라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런 그의 앞에 사단 헌병대의 차량이 도착했다. 훈련 동안 교통 통제 등의 지원을 나온 헌병대의 차량이었다,

 

 “중좌님. 타시지요. 모시겠습니다.”

 

 사단 헌병 중대장 타케시 중위였다. 마사노부가 타자 차량은 곧바로 출발해서 경성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피곤하시죠? 24시간 내내 야전 상황이었으니까요.”

 “배가 고프군. 병력들 식사 시간에 뭘 먹질 못했어.”

 “2대대 귀환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습니다. 사단본부로 가긴 뭐하고 제가 모실 데가 있습니다. 그쪽으로 가시면 좀 편하게 쉬실 수 있을 겁니다.”

 “어딘데?”

 “제 2 헌병사단 파견대가 멀지 않습니다. 그쪽으로 가시죠. 제 동기가 그쪽 파견대장입니다.”

 

 일본 육군에 헌병 사단은 딱 2개 있었다. 내지에 주둔하는 제 1 헌병사단, 그리고 반도 주둔의 제 2 헌병사단. 본토 내지 주둔의 헌병 사단이 주로 대본영과 각급 군 지휘부의 경호, 경비, 의전에 치중하는 기관이라면 이곳 반도의 제 2 헌병사단은 완전히 다른 것이라 들었다. 총독부 직할로서 반도 통치의 실질적인 주역이라 할 수 있었다. 경성 총독부 내에 자리 잡은 사단본부의 위치가 바로 그것을 상징했다. 조선 반도 전체에 지역별 경찰 조직이 물론 존재했지만 역시 헌병 파견소도 전국 각지에 설치되어 있었다. 본토는 아주 오래 전부터 문민정부의 길을 걸었지만 이곳 조선 반도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병합된 지 200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무단 통치는 지속되고 있었고 이는 일종의 계엄 상태라고 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 총독으로 오는 인사는 늘 군부의 대장급 인사들이었고 조선 반도는 아직 통행금지와 언론, 출판, 결사에 대한 자유가 용납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 군사적 통치의 실행 기관이 바로 제 2 헌병사단이었다. 경찰 조직에는 상당한 숫자의 조선적 경찰인원들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헌병대는 전혀 달랐다. 전부 내지에서 온 일본적 군인들이었다. 경찰이나 각급 행정 조직에 대해서도 헌병대는 절대적인 우위에 있었다. 요컨데 지역 파견 헌병대 대위가 일선 경찰서장이나 시장 군수의 귀뺨을 때리는 일이 전혀 드물지 않은 세상이었다, 그러나 물론 군부 내에서의 위상은 달랐다. 일본군 전체에 야전군인 우선주의는 철저했으며 부속병과인 헌병 병과에 대한 인식이나 대우는 매우 인색했다. 승진에도 한계가 있었고 타 부대 전출도 쉽지 않았다. 그들을 진정한 군인이라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마사노부는 다케시 중위의 안내로 경기도 동부에 위치한 어느 헌병 파견소에 들려서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 군 단위 파견소였지만 부속 시설은 훌륭했다. 따뜻한 미소시루와 연어구이, 낫또, 계란말이 등이 차려진 아침밥을 먹고 나서 객실로 안내되어 샤워를 하고 잠깐 눈을 붙일 수 있었다. 실로 꿀 같은 밥맛이었고 꿀 같은 잠이었다.

 

 “좀 쉬셨습니까?”

 “덕분에.”

 

 두 시간 정도 자고난 마사노부가 복장을 갖추고 나오자 파견소장이 인사를 건넸다. 물론 마사노부가 육군대학교의 군도조 출신이라는 사실을 귀뜸 받았을 것이다. 향후 일본 육군의 최상층 핵심 인사가 될 것이란 뜻이었다. 이렇게 미리 인사를 하고 안면을 트는 것은 그들로선 정말 대단한 행운일 수도 있었던 것이다. 소장실로 안내되고 커피를 내왔다. 군부대 분위기라기보다는 행정관서 분위기였다.

 

 “커피 한 잔 하시고 출발하시면 시간이 딱 맞을 겁니다.”

 “고맙네. 덕분에 푹 쉬었어.”

 

 다케시 중위와 그의 동기는 열심히 마사노부의 비위를 맞췄다,

 

 “기타노 중위라고 했는가? 다음 주에 귀 사단의 참모장과 만나기로 했다네.”

 “아. 그러시군요. 육군 사관학교 출신이시라 중좌님께는 선배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겠지. 9년 선배라고 알고 있네.”

 “그런데 그 분.. 반도인 출신이라고...”

 “음. 알고 있네.”

 “여러모로 참 대단하신 분이시죠.”

 

 마사노부는 그들의 이어지는 말에 별다른 반응없이 커피 잔을 비우고 일어섰다. 임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대대 주둔지로 향하는 차량의 창밖에 가로수가 온통 벚나무였고 이곳 반도에는 이제야 벚꽃이 만발했다. 하지만 색깔은 그리 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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