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약속 당일 현아 샘과 난 근무가 끝날 때까지…..약속에 대해서는 그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모지? 오늘 온다는거야? 안 온다는거야’
그렇게 현아 샘은 모가 그리 바쁜지 일이 끝나기가 무섭게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는 퇴근을 해버렸다
나에게는 그 어떤 약속에 대한 언지도 없이..
‘사귀거나 그런 것도 아닌데 나 혼자 왜 이렇게 혼자..오바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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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야 오늘은 집에 같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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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렇게 현주를 집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갔다.
차창 밖으로 날씨는 어찌나 좋은지..
이전 같았으면 현주와 포장마차에서 낮술을 시작했겠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다..
아마 현아 샘과의 약속이 없었더라면 병원에서 공부나 하다 그냥 여느 주말과 다를거없이 재미없게 보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이번 주말은 좀 다를거라는 기대감이 나를 꽤나 설레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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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이니 편하게 있어도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너무 편한 모습을 보여주기엔 좀 그랬다
오랜만에 왁스로 머리도 만지고..비비도 좀 발라주고..
그래도 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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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곧 티비에서는 무한 도전이 시작을 한다..
‘모야 오긴 오는거야? 아무 연락도 없고…온다는거야?? 만다는거야??’
그러고 보니 롯데월드는 누구랑 가는지도 몰랐다…
‘나 바본가??’
티비에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거의 다 끝나가는 시간이지만 아무 연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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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릉]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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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애인 샘 너무 정신이 없어서 연락할 겨를이 없었어요”
“아.. 아니에요…’
약간 화가 날 뻔했었지만…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에 그냥 모든게 다 풀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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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샘 어디로 가면 되요? 주소 좀 알려줄래요?”
“현아 샘..근데..진짜로 올거에요? 아니면 내가 나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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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샘 나오기 좀 힘들까봐 내가 간다고 한건데…오늘 놀러가는게 불편하면 어쩔 수없구요..”
‘이 여자는 슬로우라는걸 모르나…. 그냥 돌직구다’
“집이 좀 그래서…….그럼 성내동 277-27 b03 여기로 오면 되요”
“괜찮아요 그럼 도착해서 다시 연락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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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굉장히 생활력이 강할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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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의 이상형은 생활력도 강하고 현명하며 좋은 엄마이자 아내가 될 수 있는 그런 여자인데…
일반적으로 외모나 나이, 직업과 같은 점들을 말하는 다른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좀 별종이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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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여긴가??”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애인샘??”
‘도착하면 미리 연락 달라니까….’
“잠시만요”
난 가까워도 금방 갈수가 없었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현아 샘을 밖에서 기다리게 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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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
“어서와요 도착하면 연락달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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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
현아 샘 옆에는 어린 남자아이가 함께 있었다…
‘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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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상황을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