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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상처의 노래 1부(부제: 비창)
작가 : 소피스트
작품등록일 : 2019.9.2

청춘들의 사랑과 아픔을 그린 소설입니다.

 
45화 사고뭉치 한나연
작성일 : 19-11-01 12:32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7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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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 사고뭉치 한나연

 

  나연은 교정을 걸어가다가 재수가 앞에서 걸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는 재수한테로 뛰어갔다. 하지만 재수한테 다 와 가지고서는 스탭이 엉키는 바람에 넘어졌다.

  “괜찮아?”

  “괜찮아요.”

  나연이 바지를 털며 일어나며 말했다.

  “넌 애가 왜 그렇게 덤벙대냐?”

  “제가 뭘 덤벙댄다는 거에요? 그리고 오빠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응?”

  “못 오면 못 온다고 얘기라고 하던가? 저 번에 30분이나 기다린 거 알아요?”

  “아, 미안.”

 그제서야 재수는 저 번에 준석이랑 같이 준석이 동생인 지은이가 다쳐서 병원에 가느라 나연이한테 점심을 사 주기로 한 약속을 잊어버렸던 일이 생각났다.

  “그게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로 끝날 일인 줄 알아요? 짬뽕 사 줘요. 곱빼기로. 그럼 용서해 줄게요.”

  “알았어.”

 재수는 나연이의 황당한 말에 웃으며 말했다.

 

  재수와 나연은 학교 앞에 있는 중국집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종업원이 물을 가지고 와서 두 사람이 자리를 잡은 테이블에 내려 놓았다.

  “짬뽕 곱빼기 하나 하고 짬뽕 하나요.”

 재수가 주문을 했고 주문을 받은 종업원이 자리를 떠났다.

  “근데 저 번에 무슨 일 때문에 안 온 거에요?”

  “준석이 동생이 많이 다쳐서. 그 날 성수대교 무너져서 버스 추락했잖아? 그 버스에 준석이 동생이 타고 있었거든.”

  “예? 그 애 괜찮은 거에요?”

 나연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응.”

  “다행이네요.”

  두 사람이 주문한 짬뽕 곱빼기와 짬뽕이 나왔다. 둘은 나무 젓가락을 가른 후 짬뽕을 먹었다.

  “역시 짬뽕이 최고에요.”

 나연이 폭풍 같은 속도로 짬뽕을 먹고 있었는데 테이블 위에 놓아 둔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나연이 전화를 받았다.

  “어디 있어? 지금?”

  우경이었다.

  “짬뽕 먹는데.”

  “또 짬뽕이에요? 짬뽕 공주님.”

  “야, 내가 왜 짬뽕 공주야?”

 짬뽕을 먹고 있던 재수는 나연이의 말이 웃겨서 하마터면 먹고 있던 짬뽕을 토해 낼 뻔 했다.

  “안 올 거야?”

  “응?”

  “야구 보러 가기로 했잖아? 유철 오빠랑 기다린지 10분이나 지났어.”

  “아, 참 또 까 먹고 있었네. 나 다 먹었으니까 금방 갈게.”

  “유철 오빠가 5분 정도만 더 기다려 줄 수 있대.”

  “5분이면 충분해.”

  나연은 전화를 끊은 후 번개처럼 남은 짬뽕을 먹고는 일어났다.

  “오빠, 저 먼저 갈게요. 친구랑 약속 있는 거 깜빡해서.”

  “너 그렇게 건망증 심해서 이 다음에 의사 제대로 될 수 있겠냐?”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전요 대한민국 최고의 외과의가 될 거라고요.”

 나연은 말을 마치고는 중국집을 나와 전속력으로 학교 정문으로 뛰어갔다.

 

  5분 안에 나연은 유철과 우경이 기다리고 있는 학교 정문앞에 도착했다.

  “전 5분 안에 왔어요.”

 나연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넌 말야. 제발 생각 좀 있어라. 대체 우리 둘이 데이트 하는데 왜 니가 끼는 거야? 5분 안에 안 나타나면 우리 둘이 간다는 얘기는 니가 빠져 졌으면 한다는 말인 게 뻔하잖아?”

  “내가 무슨 둘이 데이트 하는 걸 방해한다는 거에요? 우경이 너도 그렇게 생각해?“

  “아니.”

  “거 봐요? 우경이도 아니라고 그러잖아요? 남자가 뭐 그렇게 속이 좁은지......”

  “됐어. 됐으니까 가자.”

  “아, 차 가지고 왔으니까 차 타고 가요.”

 나연은 유철과 우경을 데리고 학교 정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주차장으로 갔다. 그 곳에는 나연이 타고 온 검은색 그랜저가 있었다. 유철과 우경은 번쩍번쩍 빛나는 그랜저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장관딸은 역시 다르군. 이거 니 차냐?”

 유철이 물었다.

  “당연히 아니죠. 우리 집은 기독교 집안인데 저는 사탄으로 낙인 찍혔거든요. 언니 차에요.”

  나연은 청바지 주머니에서 철사를 꺼낸 후 운적석 열쇠에 꽂아 문을 열었다. 유철과 우경은 기가 막히다는 듯 그 모습을 보았다.

  “이젠 차도둑까지 하기로 했냐?”

  우경이 물었다.

  “차도둑이라니? 이건 언니 차라고 했잖아? 그리고 언니 거는 내 거고 내 거도 내 거니까 난 도둑이 아니라고.”

  “니 언니가 불쌍하다.”

 유철이 말했다.

  “저도 동감이에요.”

  세 사람은 차에 올라탔다.

 

  나연이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재수도 짬뽕을 다 먹은 후 계산을 하고 중국집을 나왔다. 풍물패 연습시간이 다 되어 학교로 가고 있었는데 준석이 학교정문을 나오고 있었다.

  “곧 연습 시간인데 어디 가?”

  “지은이한테.”

  “그럼 연습은?”

  “오늘은 빠져야지. 희연이한테 짱한테 얘기 좀 잘 해 달라고 했어.”

  “나도 같이 가자.”

  “그래.”

 두 남학생은 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풍물패 동아리방에는 연습 시간에 맞춰 동아리 회원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하지만 연습시간이 5분이나 지났는데도 7기 회원인 준석과 재수가 오질 않았다.

  “이것들이 정말 뭐 하자는 건지. 그 동안 내가 너무 풀어줬다니까. 오기만 해 봐라. 내가 아주 단단히 교육시킬 거니까.”

 민이가 성을 내며 말했다.

  “아, 준석인 오늘 동생 입원한 병원 간다고 못 온다고 했어.”

 희연이 말했다.

  “그 바람둥이는 그 얘길 왜 너한테 해?”

  “응?”

 희연이 질문의 의도를 몰라 물었다.

  “기장은 나야. 근데 왜 기장 아닌 너한테 그 얘기를 하냐고?”

  “당연한 거 아니에요? 7기 실세는 희연인 누나니까. 희연이 누나가 쿠테타 일으키면 누난 힘 한번 못 쓰고 꼼짝없이 물러날 텐데.”

 한 기수 아래인 민호가 말했다.

  “야, 너......”

  “쿠테타라니? 난 변함없이 민이한테 충성할 거야. 민이랑 싸워서 내가 이길 리 없잖아? 난 그런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아.”

  “역시 니가 뭘 안다니까.”

  “난 원래 똑똑하니까.”

  “준석이 녀석은 그렇다 치고 재수 이 머저리는 왜 안 와? 재수도 너한테 못 온다고 얘기했어?”

  “아니. 아무 얘기 없었는데.”

  “이 머저리 오기만 해 봐라. 내가 가만 안 둘 테니까.”

  “늦었으니까 그만 가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으니까.”

 회장이 말했고 다들 각자 악기를 챙겨 가지고 동아리방을 나갔다.

 

  준석과 재수는 지은이 입원해 있는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하지만 지은은 병문안을 온 두 사람을 반갑게 맞았다.

  “좀 어때?”

 재수가 물었다.

  “많이 좋아졌어요. 오빠, 나 언제 퇴원할 수 있대?”

  “뭔 벌써부터 퇴원이야? 기왕 이렇게 된 거 푹 쉬도록 해.”

  “쉴 시간이 어딨어? 빨리 퇴원해서 연습해야 한다고. 곧 있으면 결승전인데.”

  “하여튼 배구밖에 모른다니까.”

 

  OB와 삼성의 경기는 7 : 7 동점인 상황에서 9회말 삼성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삼성은 무사 만루의 찬스를 만들었고 위기를 맞은 OB의 투수는 투 스트라이크 쓰리 볼인 상태에서 결정구를 던졌다. 하지만 볼이 되었고 삼성이 밀어내기로 한 점을 보태며 경기가 끝났다. 유철, 우경, 나연은 경기장을 나왔다. 하지만 나연은 분을 이기지 못하면서 말했다.

  “심판 정말 너무 편파판정 하는 거 아니에요? 그게 어떻게 볼이에요? 당연히 스트라이크지.”

  “야, 나도 OB팬이지만 넌 정말 너무 한다고 생각하지 않냐? 당연히 볼이었잖아?”

  “오빤 눈이 삔 거 아니에요? 그게 어떻게 볼이에요? 스트크라이지? 넌 어떻게 생각해?”

  “난 야구 몰라.”

  “야구 모르면서 야구는 왜 보러 와?”

  “오빠가 같이 보러 가자고 해서.”

  “넌 오빠가 죽으라고 하면 죽을 거야?”

  “넌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유철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세 사람은 나연이 차를 주차 해 놓은 주차장에 와서는 차에 탄 후 야구장을 빠져 나왔다. 하지만 나연은 얼마 가지 않아서 경찰의 검문에 걸렸다.

  “저기 면허증 좀 보여 주시겠어요?”

  “무슨 일이죠?”

  “탈옥범이 나와서 검문검색중이에요.”

  “탈옥범이요?”

 나연이 놀라며 말했다.

  “예. 협조 좀 해 주세요.”

  “빨리 보여 주고 가자. 왜 그렇게 꾸물대?”

 유철이 물었다.

  “그게 말이에요. 저도 보여 줄 수 있지만 진작에 보여줬죠.”

  “무슨 말이야?”

  “저 면허증 없어요.”

  “뭐?”

  “뭐?”

 유철과 우경은 둘 다 할 말을 잃어버린 얼굴로 나연이를 보았다.

 

  밤이 깊은 시각 풍물패 연습이 끝이 났다.

  “오늘은 이만하지.”

 회장이 말했다.

  회원들은 연습을 끝냈다. 그들은 자신의 악기를 챙겨들고 일어섰다. 민이는 희연이와 함께 동아리 방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 머저린 정말 어떻게 된 거야? 혹시 무슨 일 생긴 거 아냐?”

 민이가 투덜거렸다.

  “왜 막상 안 오니까 걱정 돼?”

 희연이가 놀리는 투로 물었다.

  “걱정은 무슨? 어디 내일 나타나기만 해 봐라. 가만 안 둘 테니까.”

  “재수, 아마 병원에 갔을 거야.”

  “병원에? 왜? 걔 어디 아픈 데 있어?”

 민이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그게 아니라 병문안 갔을 거야. 준석이 동생한테.”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준석이 동생 병원에 입원했잖아? 재수야 자기집 보다는 준석이 집에서 더 많이 잔 것 같고. 그러다 보면 당연히 준석이 동생하고 친해졌겠지. 그런데 그 아이가 많이 다쳤다니까 병문안 갔겠지. 뭐, 그냥 추측일 뿐야.”

  “넌 가끔 참 이상하단 말야.”

 민이가 고개를 갸웃 거리며 말했다.

  “뭐가?”

  “마치 우리들한테 일어나는 일을 손바닥 들여 보듯이 훤히 다 아는 것 같거든.”

  “말도 안 돼. 그냥 추측일 뿐이라니까.”

  “혹시 너 재수 집안에 무슨 문제 있는 줄 아냐? 걔가 자주 집을 비우는 것도 무슨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몰라.”

  “정말?”

  “정말이라니까. 내가 그런 걸 알 리가 없잖아. 재수 집에 한 번 가보지도 못했는데.”

 희연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는데 그 때 희연이의 핸드폰이 울렸다. 희연은 바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

  “언니, 나.”

  “넌 누가 또 내 차 훔쳐 타고 나가랬어?”

  “그래서 말인데 언니, 나 좀 살려 줘.”

  “너 또 무슨 짓 했어?”

  “경찰한테 무면허 운전인 거 걸렸어. 지금 경찰서에 있거든.”

 희연은 잠시 동안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언니!”

 희연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나연이 말했다.

  “지금 어딘데?”

  “잠실 경찰서.”

  “지금 갈 테니까 기다려.”

  “역시 언니가 최고야.”

 나연이 안심을 하며 전화를 끊었다.

  “누구야?”

  “나연이, 난 그만 가 봐야 할 거 같애.”

 희연은 짱한테도 먼저 가 봐야겠다는 얘기를 하고는 동아리방으로 먼저 가서 장구를 제 자리에 놓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 동아리방을 나왔다.

 

  유철과 우경, 나연은 경찰서에 있었다. 나연은 경찰한테 조사를 받고 있었다.

  “우린 그만 갈게.”

 유철이 말했다.

  “오빤 정말 너무한 거 아니에요? 어떻게 후배를 혼자 경찰서에 남겨놓고 갈 생각을 해요?”

  “무면허 운전한 건 너잖아? 우리가 왜 같이 있어야 돼?”

  “좋아요. 그럼 우경인 놔 두고 가요. 그것도 제가 많이 양보한 거라고요.”

  “뭐?”

  “그냥 같이 있어요. 희연이 언니 곧 온다고 했으니까.”

  “얘 언니가 온다고 뭐가 달라져?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

  “우리 언니 무시하지 말아요. 우리 언니는 이 세상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없으니까.”

  “니 언니가 신이냐? 이 세상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없게.”

  “신이 아니니까 해결하는 거에요. 이 세상에 신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어요? 그래서 제가 신을 믿지 않는 거라고요.”

  “어째 니 이상한 논리가 맞는 거 같다.”

 우경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택시가 잠실 경찰서 앞에 멈췄다. 희연은 계산을 한 후 택시에서 내려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나연은 언니를 보자 구세주를 만난 듯 반겼다. 희연은 조금 못 마땅한 눈으로 나연을 보았지만 경찰한테 가서 사과를 하며 벌금을 지불하고는 나연이를 데리고 나왔다. 유철과 우경도 같이 나왔다.

  “언니, 여긴 우리학교 선배고 여긴 내 동기.”

 나연이 유철과 우경을 소개해 주었다.

  “안녕하세요.”

 희연이 두 사람한테 공손히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유철과 우경도 인사를 했다.

  “언니, 나 밥 사 줘.”

  “넌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오냐? 반성이라곤 조금도 할 줄 모르지. 도대체 정말 언제 철들래?”

  “언니가 밥 사 주면 철들지도 몰라. 사 줄 거지? 유철 오빠랑 우경이 것도.”

  “알았어.”

  “아니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저흰 그만 가 볼게요.”

  “그러지 말고 같이 가세요. 제 동생이 그 동안 못 되게 군 거 사과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니까요.”

  “언니는 내가 언제 못 되게 굴었다고 그래?”

  “니가 어떻게 하고 다니는지는 안 봐도 뻔해. 차는 어디 있어?”

  “저기.”

 나연은 차를 주차해 놓은 주차장을 가리켰다.

  “어떡할래? 같이 갈래?”

 유철이 우경이한테 물었다.

  “같이 가죠. 그래도 나연이랑 있으면 재밌잖아요?”

  “재미는?”

 네 사람은 주차장에 세워 둔 차에 타려고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경찰서를 빠져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희연은 쌈밥집을 발견했다.

  “쌈밥 괜찮겠어요?”

 희연이 뒷좌석에 타고 있는 유철과 우경한테 물었다.

  “예.”

  “예.”

 유철과 우경이 대답했다.

  두 사람의 대답을 들은 희연은 쌈밥집으로 가 주차창에 차를 세운 후 세 사람과 같이 내려 쌈밥집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오자 희연이 쌈밥 4인분을 주문했다. 곧 희연이 주문한 쌈밥이 나왔다. 유철이 불을 켠 후 판 위에 고기를 올려 놓으려고 했다.

  “제가 할게요. 이런 건 여자가 해야죠.”

 희연이 유철한테서 집게와 고기가 담긴 쟁반을 가져갔다.

  “또 나왔군. 저 남존여비사상.”

  “응?”

 유철이 무슨 말이냐는 듯 옆에 앉은 나연을 돌아 보았다.

  “우리언니는요. 남자는 요리 같은 거 하면 못 쓴다고 생각하거든요.”

  “고기 굽는 것도 요리야?”

  “언니한텐 그래요. 남자한텐 라면도 못 끓이게 한다니까요. 자기가 끓인다고 하면서.”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에요?”

 유철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물었다.

  “그게 당연한 거잖아요? 남자는 집 안의 가장이니까 밖에서 일해야죠. 고기 다 익었으니까 드셔도 되요.”

 희연은 말을 마친 후 식사를 하기 전 목에 건 금십자가를 쥐고 기도를 드렸다. 그 기도가 너무 경건해서 유철과 우경은 넋을 잃은 듯이 희연을 보고 있었다. 희연이 기도를 끝내고 눈을 떴다.

  “왜 안 먹고 있어요?”

 희연이 유철과 우경한테 물었다.

  “아. 아니에요. 먹죠.”

 유철이 대답을 하며 숟가락으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유철은 밥을 먹으면서 계속 희연이의 행동말과 행동을 지켜 보았는데 희연은 나연이랑 다르게 말과 행동이 너무나도 여성스럽고 반듯했다.

  “저기 정말 둘이 친자매 맞아요?”

 유철이 희연이한테 물었다.

  “예.”

  “외모도 그렇고 성품도 그렇고 전혀 닮은 데가 없는데......”

  “그래도 친자매에요. 유감스럽게도.”

  “언니는 뭐가 유감스럽다는 거야?”

  “니 언니가 유감스러울만하지. 동생이 너처럼 천방지축이니.”

  “오빠는 우리 언니 본 지 얼마나 됐다고 언니 편을 들어요? 벌써 우리 언니한테 반했어요? 그래도 남자가 그러면 못 써요. 오빤 지금 우경이랑 사귀고 있잖아요?”

  “넌 지금 또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남자였어도 니 언니한텐 반했을 거 같은데.”

 우경이 말했다.

  “와아, 언닌 이젠 여자도 홀리는구나. 도대체 비법이 뭐야? 눈빛인가? 약 쓰나? 아무튼 나한테 좀 알려주면 안 돼? 나도 남자 좀 사귀어 보자. 솔직히 나 외로워.”

  “역시 니 말이 맞는 거 같아. 또 안드로메다로 빠졌어.”

 

  네 사람은 식사를 마치고 나왔다. 희연은 유철과 우경을 두 사람이 내려달라고 한 지하철역에서 내려 준 후 집으로 가고 있었다.

  “아, 참 언니 근데 아까 벌금내서 나 풀려난 거잖아?”

  “그래.”

  “벌금 내도 전과 기록은 남지 않아?”

  “전과 기록 안 남도록 처리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어떻게? 설마 아버지한테 전화 했어?”

  “아버지한테 전화했으면 니가 무사하겠냐?”

  “그렇지. 언니가 아버지한테 전화했을 리가 없지. 근데 그럼 어떻게 한 거야?”

  “유진이 아버님한테 전화해서 부탁했어.”

  “역시 언니가 최고야. 고마워.”

  “고마우면 다시는 내가 유진이 아버님한테 부탁할 일 같은 일 만들지 좀 마라. 내가 아버님한 일 부탁하는 거 제일 싫어하는 거 너도 잘 알잖아?”

  “물론 잘 알지. 그래서 말인데 다음부턴 절대 경찰에 걸리지 않도록 할게.”

  “그 말이 아니라 내 차나 아버지 차 몰래 훔쳐 타고 나가지 말라는 거잖아?”

  “그건 장담 못해. 난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안 한다고.”

  “으이그, 정말. 어디서 이런 요물이 나왔을 걸.”

 희연은 한심하다는 듯이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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