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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불타는열도
작가 : 김철
작품등록일 : 2019.10.31

일본과의전쟁

 
19. 불타는 열도(3)
작성일 : 19-10-31 22:27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16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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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불타는 열도(3)

 

 

 

 2030년 8월 27일 02시 42분 일본 미마야 북한군제 2군단 3사단

 

 “어떻게 된 거야? 놈들이 그냥 지나쳐 가잖아?”

 “........글세 요?”

 한바탕 전투를 기대했던 리철준 상사는 실망(?)한 듯 머리 위 멀리 날아가는 일본군 헬기를 바라보며 투덜거렸다.

 “야......저것들이 어디로 가는 걸까?”

 “글세 요?”

 김영달 일병이 이미 시야에서 벗어나고 있는 헬기를 바라보며 두 눈을 껌뻑였다.

 “...........”

 리철준이 뭔가를 생각하는 눈치다.

 “그래........놈들이 노리는 건 우리가 아니라 1군단일지 몰라.........”

 리철준이 얼른 무전기를 꺼내 들었다.

 “중대장님... 약 30여기의 일본군 헬기가 우리머리 위를 그냥 지나갔습니다. 아무래도 1군단 쪽으로 간 것 같습니다.”

 “리 동무... 내가 사단장동지께 벌써 보고 드렸어. 동무는 후방 걱정 말고 앞이나 잘 지켜.”

 “알겠습니다... 중대장동지.”

 리철준이 안도의 한숨을 내어 쉰 뒤 무전기를 허리춤에 꽂으려는 순간 김영달 일병이 소리쳤다.

 “저기 일본군 헬기가 또 날아옵니다.”

 리철준이 하늘을 올려보자 처음보다 배는 되어 보였다. 이번에 역시 그들의 머리 위를 지나쳐 가버린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리철준이 사라진 헬기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사이 또다시 한 무리의 헬기가 그들을 향해서 날아오고 있었다.

 다음순간 어디서 날아왔는지 여기저기서 조명탄이 터지며 갑자기 주위가 대낮같이 밝아졌다. 순간적으로 리철준이 속해있는 대원들이 일본군에게 노출을 당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일본군들의 헬기에서 미사일이 발사되었다. 북한군의 신경이 남으로 내려간 헬기에 가있는 틈새를 이용해 일본군의 헬기들이 기습을 감행한 것이다.

 사카모토 육장 보가 지휘하는 육군 제7사단은 이시다 총 사령관으로부터 정보를 미리 받았다. 마에다 육장 보가 이끈 남부지구 육군이 한국군의 장거리 바주카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것을 알려주어 미리 대책을 세울 것을 일려 주었던 것이다. 사카모토 육장보는 대책에 골몰했다. 그것도 짧은 시간 내에 어떤 전략을 세워야 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7사단의 기갑부대가 츠가루 해협을 건너 미마야에 상륙시켜야 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츠가루 반도를 거치지 않고 니가타 시로 직행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지만 이미 기갑부대를 실어 나를 해군이 전멸한 후라 남아있는 배가 모자라 그것은 불가능하였고 설사 배가 있다 하더라도 바다는 이미 한국군이 장악한 뒤라 니가타까지 배로 실어 나르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사카모토는 고심 끝에 다소 희생이 생기더라도 츠가루 해협을 건너 미마야를 탈환하는 것으로 전략을 세웠다. 그리하여 전투헬기를 3편대로 나누어 1편대와 2편대를 먼저 북한군의 머리 위를 지나쳐 그들을 방심하게 만든 뒤 3편대로 북한군을 공격했던 것이다. 그리고 1편대와 2편대도 다시 돌아와 미마야에 배치된 북한군을 집중적으로 공격을 하기로 하였다. 일본군의 작전은 잘 맞아 떨어졌다. 일본군의 포병들이 후쿠시마(훗카이도 최남단)에서 조명탄을 계속해서 쏘아 대었고 일본군의 헬기도 북한군 가까이 접근하지 않고 먼 거리에서 미사일만 쏘아 대었다. 북한군은 어쩔 수 없이 당하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본군의 전략에도 한계가 있었다. 장시간 먼 곳에서 머뭇거리고 있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오늘밤 안으로 승부를 결정지어야만 하는 것이다. 일본군 헬기3편대는 되돌아온 1, 2 편대와 함께 북한군을 사방에서 협공했다. 그 사이 일본군 7사단의 기갑부대가 츠가루 해협을 건너오고 있었다.

 처음 일본군의 기습에 정신을 못 차리던 북한군이 조금씩 반격을 시도하고 있었다. 북한군이 쏜 주몽 한방에 어김없이 일본군의 헬기 한 대가 명중되어 나가 떨어졌다. 북한군의 1개 사단이 이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되었다는 것을 미리 간파하지 못한 사카모토의 실수(?)였을까? 전투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일본군의 헬기 수는 점점 줄어들었다. 120여 대의 전투헬기가 일본군 기갑부대가 츠가루 해협의 절반을 건너기도 전에 50여대 이상 격추 당했다. 눈 깜빡할 새 동료헬기들이 하늘에서 사라지자 남은 헬기들이 북한군 가까이 접근을 못하고 빙빙 돌기만 하고 있었다. 그러자 전투는 순식간에 소강상태로 들어간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군 헬기들이 훗카이도 쪽으로 후퇴해 버리고 기갑사단을 싣고 오던 배도 뱃머리를 돌리고 있었다. 사카모토 사단장의 후퇴 명령이 있은 것이 분명했다.

 

 2030년 8월 27일 02시 44분 일본교토지구 사령부

 

 우에무라 교토지구 육군사령관은 한 시간 전 이시다 삼군 사령관으로부터 총 공격 명령을 하달 받아 놓고 있었다. 교토를 중심으로 하여 오사카, 나라, 마에, 시가 등 5개현의 육군을 총 동원하여 교토 방어를 목표로 하는 동시에 한국군 제1군단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받고 한국군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에무라는 한국군이 나가하마, 하코네 시를 지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코네와 하타쇼 사이는 평지로 한국군이 은폐를 할 만한 장소가 없어 전차와 헬기로 공격하기에는 알맞은 장소였다. 한국군이 하코네에 집결했을 때를 틈타 미사일 공격을 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 말았다. 한국군에게 공격을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공격으로 일본시민이 다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우에무라는 한국군의 진격 로를 예상했다. 한국군의 목표는 오늘 밤 안에 교토시 근처까지 진격을 감행하리라고 보았다. 최소한 오츠 시까지......우에무라의 예상은 잘도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한국군은 우에무라의 교토군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체 방금 전 하코네를 출발하여 하타쇼로 진격중이라는 보고를 받고 뛸 듯이 기뻐했다.

 

 2030년 8월 27일 02시 47분 일본 히코네 한국군 제1군단

 

 처음 상륙했을 때 약간의 저항 외에는 아무런 저항 없이 나가하마 시까지 진격한 김두호 장군의 제1군단은 내친김에 하코네 시까지 진격을 감행했다. 일본군의 공세가 있으리라는 보고를 이미 접한 조김두호는 일본군이 나타날 것을 기대 했으나 일본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코네에서 교토로 가는 길은 두 갈래 길이었다. 오미하치민 시를 거처서 오츠, 교토로 가는 길은 산지이고 하타쇼로 가는 길은 평지였다.

 김두호는 평지를 택했다. 그 길은 전략에 관해 조금의 지식만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김두호를 손가락질을 할 것이 틀림없었다. 전략을 아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산지를 택하여 진군하는 것이 전술의 기본이거늘 그는 정반대로 평지를 택해 진군을 명령한 것이다. 우에무라 일본 사령관이 뛸 듯이 기뻐한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한국군이 산지를 택해 진격 해올 것을 은근히 걱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산지는 헬기와 전차를 운용하기가 어려운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평지 쪽으로 진격해 온다니 ......하늘이 우에무라를 돕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그러나 한국군의 제1군단장이 과연 병법에 관한 무식한자일까........? 그런 자가 장군이 될 수 있었을까? 김두호가 일본군을 유인하기 위해 일부러 평지를 택했다는 것을 우에무라가 알았다면 그렇게 기뻐하지 않았으리라.....

 “장군님... 일본군이 오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 왔습니다.”

 “드디어........”

 김두호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의 예상은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주몽을 사용하기에는 오히려 평지가 효과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모두 전투준비를 하라.”

 김두호의 명령이 떨어지자 병사들이 미리 작전명령을 받아둔 듯 일렬 횡대로 전투자세를 갖추었다.

 일본군은 아직까지 주몽의 존재를 모르는 듯 했다. 아니면...알면서도 일본군 수뇌부에서 일부러(?)숨긴 것인지... 그들은 겁 없이(?) 하늘과 땅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일본군 5개현의 육군이 보유한 헬기 100여대와 T-90전차를 포함한 130대의 각종 전차가 한국군을 향하여 치달았다. 아무리 우수한 무기를 소유한 한국군이라도 일본군의 세를 보고 바짝 긴장했다.

 “조금만 더 가까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김두호 장군이 부하들을 다독거렸다.

 일본군의 전차가 점점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그러나 먼저 다가온 것은 일본군의 전투헬기였다. 그들의 헬기에서 섬광이 번쩍거리는 동시에 김두호의 입에서 고함이 터졌다.

 “발사.”

 김두호가 소리치자 기다렸다는 듯이 포성이 터졌다.

 “쿠앙! 쿠앙! 쿠앙!”

 김두호의 명령과 동시에 수십 문의 주몽이 불을 뿜었다. 선제공격에 나섰던 일본군 헬기가 속절없이 부셔져갔다. 이에 질세라 일본군의 헬기에서 미사일이 발사되었고 전차의 포신에서도 포탄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하늘을 나르던 헬기가 쉴 새 없이 날아오르는 미니 미사일에 순식간에 격추를 당하고 있었다. 참으로 어이없는 광경이었다. 땅에서는 어떠한가? 앞서오던T-90전차가 미사일 한방에 고철로 변하자 연이어 2, 3, 4, 줄을 이어 고철로 변해갔다. 하지만 한국군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일본군은 죽기를 각오한 것 같았다. 그들은 수없이 많은 희생을 치르고도 계속해서 달려들었다. 그러자 시간이 갈수록 일본군의 전투헬기는 숫자가 줄어들었다 그것도 빠른 속도로......주몽은 최고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한국군이 쏘아대는 미사일은 거의 어김없이 적의 헬기나 전차에 명중되고 있었다. 아무리 많은 전차를 동원했다 하더라도 일본군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에무라 교토지구 사령관은 자기 귀를 의심했다. 전....전멸이라니 ....? 방금 전에 전황을 보고 받고 넋이 나가 버렸다. 도저히 믿기 지 않는 보고였다. 이 전투는 무조건 일본군의 승리를 확신한 전투였다. 전차 한 대 없는 한국군은 일본군의 밥이라고 생각했다. 전투지도 산악이 아닌 평지였다. 방어 막도 없는 평지에서 오히려 우리 일본군이 전멸이라니 세상에 이렇게 믿을 수 없는 보고가 어디 있단 말인가.......?

 “조.........다시 한 번 보고하라. 아무래도 내가 잘못..........들은 것 같다.”

 우에무라는 떨고 있었다. 그는 심하게 떠듬거렸다.

 “각하..........”

 “.........”

 “각하, 우리군의 전투헬기와 전차들이 거의 부셔지거나 격추 당했습니다. 후퇴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머뭇거리다간 모두 전멸을 면치 못할 것 같습니다.”

 “..........”

 “각하......”

 “.........”

 “각하가 명령을 내리시지 않으면 제가 각하의 명령을 거역하게 될 것입니다.”

 “............”

 “각하... 결단을 해주십시오.”

 “알았다... 후퇴하라.”

 이미 대세는 기울었던 것이다.

 

 2030년 8월2 7일 03시 50분 일본 동경 임시 방위청사 삼군 사령부

 

 “사령관 각하... 사카모토 7사단장의 전화입니다.”

 “...........”

 “각하........”

 “이리 주게.”

 이시다는 알고 있었다. 그가 어떠한 보고를 하려는지.........첫 상륙에 실패한 그가 재차 시도를 해보겠다고 했지만 이미 글러버린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를 이시다 사령관은 말리지 않았다. 이시다는 사카모토가 괘씸했던 것이다. 성공을 하던 실패를 하던 첫 번째 전투에서 승부를 걸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비겁하게 후퇴를 하였다. 그리고 그 비겁함(?)을 감추기 위해서 장황한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이다. 이시다는 사카모토에게 작전명령을 취소시켜주고 싶었다. 이미 결과는 빤한 것이었음으로......하지만 그는 최선을 다한 것 같지가 않았다. 비겁한 군인은 죽음으로 그 죄를 씻어야 하는 것이다..........

 “사령관각하 죄송합니다.........”

 “사카모토 귀관은 최선을 다해서 싸웠는가?”

 “...........”

 “사카모토... 내가 귀관에게 마지막으로 명예를 지킬 수 있는 기회를 주겠네.”

 “.............”

 “상관으로서 마지막 명령이네. 전투에서 패배하면 책임을 지고 할복을 하게. 내 손으로 그대의 목을 쳐주어야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서 미안하네.”

 “...........”

 이시다 사령관이 수화기를 놓으며 부관을 불렸다.

 “마스나가.”

 “옛... 사령관 각하.”

 “이제 정리할 시간이 되었다.”

 “..........?”

 “자네가 마지막으로 할 일이 있어.”

 “..........”

 이시다 사령관이 허리에 찬 검을 풀어 마스나가에게 건네주었다.

 “마스나가... 단칼에 베어야 할 것이야.”

 “각하.....”

 이시다 사령관이 웃옷을 하나씩 벗어 던지고 무릎을 꿇고 앉는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 두었는지 시퍼런 날이 선 짧은 검을 빼 들었다.

 “사령관각하... 이러시면 안 됩니다.”

 “마스나가... 아무 말 하지 말라. 너는 내 명령만 이행하면 된다.”

 “하지만 사령관각하. 다시 한 번 재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스나가... 너도 알고 있지 않으냐? 우리는 오늘밤 모든 전투에서 패했다. 내가 천황폐하와 황국 신민들에게 사죄할 수 있는 길이 이 길밖에 없다는 것을........”

 “.........”

 “마스나가... 부탁한다.”

 “각하..........”

 이시다 사령관이 손에 쥔 짧은 검을 자신의 가슴 밑으로 감춘 뒤 고개를 숙이자 마스나가의 기합소리와 함께 이시다의 목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2030년 8월 27일 04시 00분 일본 동경 임시 방위청사 지하방공호

 

 “총리각하.”

 “말씀해보게.”

 “............”

 “............말씀을 해 보라니까..........?”

 “방금 전에 이시다 삼군 사령관이 할복을 했습니다.”

 “.............”

 “각하.........”

 “놀랄 것 없네........난 알고 있었으니까.........”

 “.............?”

 “허 그 사람 ........결국 혼자만 편한 길을 택했구먼.........”

 “..........”

 “시마즈군, 이제 결단을 내려야겠어. 아니.........너무 늦었어.....”

 “.......?”

 “미국에 전화를 넣게.”

 “미국에 말입니까?”

 “어쩌겠나.........그래도 우리를 도와줄 나라는 미국밖에 없는 것을..........”

 

 2030년 8월 27일(한국시간)04시10분 미국 워싱턴 백악관

 

 “각하... 일본 총리의 전화입니다.“

 그린스핀 비서실장이 대통령 윌리스에게 수화기를 건네준다.

 “허허.......또 전화인가?”

 “받아 보시지요?”

 “받아야지.........이리 주게.”

 윌리스의 표정이 묘하다.

 “총리각하... 나 윌리스요.”

 “대통령각하... 가와쿠치 올시다.”

 “말씀을 하시지요?”

 “각하께서 저를 좀 도와 주셔야하겠습니다.”

 “총리각하...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희 미국군은 움직일 수 없습니다.”

 “...........”

 “도움을 드리지 못하는 미국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만............”

 “각하... 제 말은.......중재를 부탁드리는 겁니다.”

 “중재라면?”

 “......솔직히 말해서 일본은 더 이상 전쟁을 수행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습니까?”

 “각하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저희 미국이 일본을 돕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각하.”

 “하지만 일본이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

 “우리는 한국이 뭘 원하는가에 대해서 허심 탄해하게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만......”

 “모든 걸 각오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휴전을 원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그것도 알고 있습니다.”

 “.........총리각하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대통령각하... 우리 일본은 대통령 각하만 믿습니다.”

 “............”

 “그럼.........이만.”

 윌리스는 수화기를 놓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린스핀. 일본이 항복을 하겠다고 하는데?”

 “일본이 항복을요?”

 “이미 한국군이 일본의 주요 도시를 모조리 점령을 한 모양이야.”

 “이미 보고를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일본총리가 내 어깨를 무겁게 만들고 있어.”

 “...........?”

 “일본총리가 나만 믿는다는군.”

 “그건 무슨 뜻입니까?”

 “가급적이면 한국에 압력을 넣어서 조건을 가볍게 해달라는 이야기겠지.”

 “...........?”

 “참.......싱거운 전쟁이야.”

 “옛? 싱겁다니 요?”

 “일본이 너무 싱겁게 무너지지 않았나...말이야?”

 “사실... 전혀 예상 밖이었습니다.”

 “누군가가 내기를 해서 한국군에 돈을 걸었다면 아마 그 사람은 때 부자가 되었을 걸세.”

 “하하......그렇겠지요. 하지만 아무도 한국군에게 돈을 걸지는 않았을 겁니다.”

 “전쟁 발발 16시간 만에 항복이라...........정말 대단하군?”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일본의 체면이 말이 아니구먼..........?”

 “지금 한국에 전화를 하시겠습니까?”

 “아니.....지금쯤 한국의 대통령은 깊이 잠들었을 거야. 한국은 지금쯤은 캄캄한 밤이거든.”

 “........그러시다 면.......?”

 “나중에 한국대통령이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시간에 맞춰 전화를 해야겠지........그 동안 일본은 더욱 더 멍이 들 테지만........”

 

 2030년 8월 27일 09시 00분 대한민국 서울 청와대

 

 “아니? 대통령 각하 이렇게 이른 시간에 웬일이십니까?”

 대통령이 짐짓 능청(?)을 떨었다.

 “하하.......각하의 나라에서는 아침이지만 여기는 잠잘 시간입니다.”

 “아참 그렇군요? 요즈음 내 신경이 딴 곳에 있어놔서.........“

 “그러시겠지요? 이해합니다.”

 “.............”

 “각하... 제가 이렇게 아침 일찍 각하께 전화를 한 것은 일본총리의 부탁 때문입니다.”

 “.............”

 “일본 총리께서는 아주 급한 일인가 봅니다.”

 “이제 전화를 주신 것으로 보아 별로 급한 일은 아닌가.. 봅니다만..?”

 대통령이 회심의 미소를 머금은 체 빈정거렸다.

 “실은......대통령각하께서 주무시는데 방해가 될까봐 제가 시간을 늦추었습니다.”

 “대통령께서 저를 생각해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천만에요.”

 “일본총리께서는 뭐라고 하셨습니까?”

 “각하께서 본론에 들어가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래 무엇을 원했습니까? 미리 말씀드리지만 휴전은 안 됩니다.”

 “..............”

 “미합중국 대통령각하 미국은 우리 대한민국의 영원한 우방국입니다. 그것은 각하의 생각도 저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미국은 영원한 한국의 우방국입니다.”

 “그래서... 저는 주한미군의 철수를 원하지 않습니다.”

 “...........?”

 “제 말의 뜻은 양국 사이의 우의를 더욱 돈독히 하자는 뜻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이제까지 일본이 담당했던 역할을 우리 한국이 대신 할 것입니다.”

 “............”

 “대통령 각하... 저희 한국은 일본의 완전 무장해제를 요구합니다.”

 “일본의 무장해제?”

 “그렇습니다. 완전 무장해제입니다.”

 “.........”

 “우리는 일본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일본인은 탐욕스러운 족속입니다. 그들은 기회만 주어지면 남의 나라를 노릴 것입니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그들의 야욕을 꺾어놓지 않으면 한국과 일본은 앞으로도 계속 전쟁을 치려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주변 국가들도 괴롭힘을 당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나와 우리 한국인들의 생각은 어떤 희생을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일본인들에게 무기를 잡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요구에 각하와 미국이 적극 협력해 주신다면 전쟁을 종료할 것입니다.”

 “[일본의 완전무장해제대신 한국이 일본을 대신한다............?]”

 “...........각하..........”

 “좋습니다. 심도 깊게 고려해 보겠습니다.”

 “각하... 일본총리께 저의 조건을 전해 주십시오. 제 조건을 수락한다면 앞으로 2시간이내에 일본군의 무장해제와 일본의 모든 지상레이더를 스스로 철거시켜야할 것입니다. 그런 연후에야 그들을 믿고 전쟁을 종결시킬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더 많은 희생이 따를 것입니다. 물론 그들의 지상 레이다도 우리군의 손에 파괴될 것입니다.”

 “대통령각하 제 생각으로는 각하의 제안이 받아들이기 불가능한 제안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그럼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각하 안녕히 들어가십시오.”

 “각하께서도..........”

 “[교활한 놈.........]

 대통령은 수화기를 놓으면서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의 얼굴엔 득의의 미소가 가득 차 있다.

 

 2030년 8월 27일 11시 20분 대한민국 삼군사령부.

 

 정해성 삼군사령관은 상기된 표정으로 수화기를 들었다. 특전 사령관 장병두 중장의 두 번째 전화였다.

 “사령관 각하... 조금 전 11시 10분경에 일본의 지상레이더 34곳이 완전 파괴되었습니다. 추영균 준장의 보고입니다.”

 “틀림없습니까?”

 “그렇습니다. 아군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본군이 직접 파괴 시켰다는 보고입니다.”

 “일본군의 무장해제는?”

 “일본군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고 있는 걸로 보고 받았습니다.”

 “좋소... 대통령님께 보고 드린 뒤 다시 지시를 내리겠소. 장 장군께서는 일본 총리의 소재지를 확인해 주시오.”

 “일본총리는 조금 전에 총리관저로 갔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알겠소. 계속 수고해 주시오. 내 대통령을 만나 뵙고 다시 연락을 드리겠소.”

 “옛... 사령관각하.”

 수화기를 놓은 정해성 삼군사령관은 평소답지 않게 허둥(?) 거렸다.

 “이봐... 부관 차를 대기시키게 대통령님께 가야겠다.”

 

 2030년 8월 27일 11시 50분 대한민국 서울 청와대

 

 “오........정 사령관 어서 오시오.”

 대통령이 정해성 삼군 사령관의 두 손을 모아 쥐고 흔들었다. 허영무 국정원장과 나병택 국방장관도 이미 도착해 있었다.

 “각하 일본군이 무장해제와 동시에 지상레이더를 모두 자진 파괴시켰다고 합니다.”

 “그래요? 정 사령관 수고 하셨소.”

 “이 모두가 대통령님의 공이십니다.”

 “무슨 말씀을........이 모두가 정 사령관과 우리 국군들이 잘 싸워준 덕이요.”

 “대통령님 ........”

 정해성이 감격에 떨고 있다.

 “허 원장.”

 “허영무 국정원장과 나병택 국방장관이 동시에 대통령을 처다 보았다.

 “김정은 위원장께 상세히 보고를 하시오. 그리고 김 위원장을 만나야겠소.”

 “지금 바로 김 위원장에게 보고하고 의사를 물어 보겠습니다”

 허영무가 남북한 간 직통전화기의 수화기를 들었다.

 

 “대통령님 미국의 대통령이십니다.”

 박재성 비서실장이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수화기를 대통령께 건넸다. 대통령은 감개가 무량한 듯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각하 축하합니다. 한국의 승리를 ...........”

 “고맙소.”

 “각하의 국민들에게도 전해주시오. 우리 미 국민들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이오.”

 “고맙습니다. 꼭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고맙소. 각하께서도 이미 보고를 받고 알고 계시겠지만 일본은 각하의 요구대로 무장해제와 동시에 지상 레이더를 전부 거두어 들였습니다. 일본 총리는 각하의 선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단 한 가지 평화는 줄 수 있을 겁니다.”

 “평화라.....참 좋은 것이지요.”

 “.........”

 “이 좋은 것을 욕심 때문에 잃을 뻔 했으니...... 욕심이란 언제나 화를 부르는 법이지요.”

 “각하께서 이렇게 이해를 해주시니 마음이 든든합니다.”

 “대통령각하 일본총리께서 각하의 말씀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본 총리께서 약속을 지켰으니 우리도 약속을 지켜야겠지요. 그 전에 미합중국 대통령각하께 양해를 구할 것이 있습니다.”

 “......말씀해 보십시오.”

 “각하께서도 염두에 두고 계시리라 믿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 저희나라는 반 토막이 아닌 통일된 나라입니다. 따라서 모든 국정은 북쪽 정부와 논의를 해야 합니다. 이제 저 혼자 아니.....남한정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것입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의견을 조율한 뒤 결정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부득이 지금 당장은 각하께 어떤 확실한 언질을 드릴 수 있는 입장이 못 됩니다. 그리고 무례한 요구인줄 알지만 감히 미합중국 대통령께 한 가지 제안을 하겠습니다.”

 “........? 대통령각하... 말씀하십시오.“

 윌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우리 남북연합정부는 일본에게 요구할 모든 사항을 오늘 내에 결정을 할 것입니다. 우리정부의 기존 입장은 미국정부와의 의견 조율을 거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작금의 상황은 그런 절차를 거칠 형편이나 계제가 못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양해를 구합니다. 우리 남북연합정부가 일본에게 요구할 사항을 미국의 양해아래 남북연합정부에게 맡겨 주시길 원합니다.”

 “......그러니까......각하의 말씀은 ........우리 미국은 한국이 일본에게 무엇을 요구하던 간에 간섭을 하지 말아 달라. 그 말씀인가요?”

 “저희 정부 입장이 그렇습니다.”

 “간섭을 말아 달라..........그게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이십니까?”

 “.............”

 “그럴 테지요. 그 사람은 우리 미국을 싫어 하니까.”

 “각하... 그렇지 않습니다. 통일 한국도 미국의 우방국이 틀림없습니다. 이번 한번만 양보해 주시면 앞으로의 모든 일정이 미국의 뜻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

 “이 약속은 저의 명예를 걸겠습니다.”

 “좋소. 그럼 한국이 일본에게 어떤 것을 요구할지 미리 귀 띰을 해주실 수 있습니까?”

 “각하... 지금은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단 한 가지 정해진 것이 있다면 내일이나 모레쯤.. 서울에서 일본총리와 만나 협정을 체결할 것입니다.”

 “내일 모레? 그렇게 빨리 말입니까?”

 “전쟁은 끝났습니다. 협상을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일본도 그걸 원할 테니까요. 우리는 내일쯤 일본총리와 마무리를 지을 것입니다.”

 “좋습니다. 나는 한국의 통일정부가 상식적인 안을 가지고 협상에 임할 것을 믿고 모든 것을 통일 정부에 맡길 것을 약속합니다.”

 “감사합니다... 대통령각하.”

 

 

 

 

 

 10.경복궁.

 

 

 

 

 

 

 

 

 

 2030년 8월 28일 15시 00분 대한민국 서울

 

 서울 시민들은 열광했다. 그들이 오는 길목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진정으로 환영했다. 그들이 타고 내려온 승용차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그들의 행렬이 광화문 앞에 도착하자 이국명 대통령이 그들을 맞이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드러나자 또다시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소리와 함께 그를 열렬히 환영했다. 이국명 대통령이 그를 얼싸 안았다. 그리고 한동안 떨어지지 않았다. 그 순간 열광하던 시민들도 숨을 죽이고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말이 없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아무런 말도 필요치 않았다. 그냥 이렇게 안고 있으면 모든 이야기를 다 하는 것이었다. 그냥 이렇게....안고만 있어도....누가 먼저 불렀는가? 통일의 노래를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제 그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꿈에도 그리던 그 소원이 ......김정은 위원장과 이국명 대통령이 열광하는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김정은의 얼굴에도 이국명의 눈에도 눈물이 철철 넘쳐흘렀다.

 

 2030년 8월 29일 10시 00분 대한민국 성남시 서울공항

 

 일장기가 그려진 일본 총리의 전용기가 서울 공항에 모습을 드려내자 국방장관 나병택이 트랩 앞으로 걸어갔다. 비행기문이 열리면서 일왕과 가와쿠치 총리가 모습을 드려내며 굳은 얼굴로 트랩을 내려왔다. 그들의 뒤를 이어 일본정부의 외무성 장관 오카다, 문부성 장관 소마 외에 각료들이 줄을 이어 내려왔다. 나병택 국방장관이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그들을 맞이했으나 그들 중에는 웃는 자가(?) 없었다. 나병택이 한쪽 입술을 위로 올리며 비웃음을 흘린 후 그들을 귀빈(?)승용차로 안내했다. 일왕과 가와쿠치 일본총리의 일행을 태운 승용차가 멈추어 선 곳은 광화문 앞이었다.

 그랬다...........그곳은 일제의 조선 총독부가 있었던 자리였다. 그들이 대한제국을 강제 합방하고 대한제국을 통치하기 위하여 많은 대궐을 허물고 난 뒤 이 자리에다 조선총독부를 지었다. 이 역사적인 자리에서 .........일본의 항복을 받아. 그들에게 당한 치욕을 이제 역사가 깊은 이곳에서 갚으려는 것이다.

 

 2030년 8월 29일 12시 00분 대한민국 서울 경복궁

 

 일왕과 가와쿠치 일본 총리는 김정은 위원장과 이국명 대통령과 차례로 악수를 나눈 뒤 자리에 앉자 그의 일행들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 역사적인 장면은 남북한과 온 지구촌 곳곳에서 생중계 되고 있었다. 대통령이 허영무 국정원장에게 눈짓을 주었다. 허영무 국정원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서류봉투를 가와쿠치 총리 앞에 놓았다.

 “먼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가와쿠치 총리가 가벼운 경련을 일으키며 봉투 속의 서류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일왕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일왕은 입을 꼭 다문 체 눈을 감고 있었으며 그의 모습은 너무나 초라해 차라리 가엾기조차 하였다. 좌중의 눈들은 모두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눈과 표정에서 참담함을 읽었다. 그는 어금니를 악다물었다. 분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패장인 것이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득의의 웃음을 짓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당연히 승자인 남북한 통일정부의 각료들과 군 수뇌부들이었다.

 

 “일본 총리께서 읽어 보셨듯이 우리 통일정부는 다음과 같이 일본정부에게 요구한다.

 첫째... 일본은 120년 전 대한제국을 강제로 합방한 것을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배상을 하여야 한다.

 둘째... 이번 양국 전쟁은 일본이 먼저 선전포고를 하여 일으킨 전쟁이므로 일본은 이번 전쟁으로 생긴 인적, 물적 피해와 손실을 통일정부에게 배상을 하여야 한다.

 셋째... 일본은 오늘 부로 완전무장 해제하고 군사력에 관한 모든 장비를 통일정부에게 이양함과 동시에 어떤 명분의 군사력도 다시는 보유하지 못하며 우리 정부의 감시를 받아야한다.

 “넷째... 일본은 임진왜란과 강제합방이후 36년간 동안 우리나라에서 빼앗아간 모든 국보급 보물과 중요 서적 및 서류를 통일정부에게 되돌려 줘야한다.

 “다섯째... 일본은 대마도를 본래 주인인 통일정부에게 돌려 줘야 하며 오늘부로 영원히 통일정부의 땅임을 인정해야 한다.

 “여섯째... 우리 통일정부와 일본의 국경선은 남으로는 통일정부의 대마도와 일본의 아키도섬 중간으로 정하고 북으로는 통일정부의 독도와 일본의 시마네섬 중간으로 정한다.

 이상으로 위의 여섯 가지 조항에 관한 세부 사항은 차후에 통보해 드릴 것입니다. 총리께서는 이 합의 문에 이의가 없으시면 문서에 서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가와쿠치 총리의 두 뺨에 굵은 눈물이 흘러 내렸다. 모든 일본인들이 분노의 눈물을 흘렸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미 대세는 기울여진 뒤였다. 가와쿠치 총리의 흐느낌이 좌중의 모든 이에게 여과 없이 들렸다. 이를 지켜보던 김정은 위원장이 고개를 재껴 신호를 주자 허영무 국정원장이 가와쿠치 총리 앞으로 걸어가 속삭이듯 말했다.

 “총리님... 이제 서명을 하시지요?”

 일왕이 김정은 위원장과 이국명 대통령을 한번 쬐려 보고는 떨리는 손으로 서명을 하고 만다. 곧 이어 가와쿠치 총리가 서명을 마치고 그 자리에서 쓰려졌다. 그를 지켜보던 일본인들이 그를 부축했다.

 이날이 2030년 8월 29일. 공교롭게도(?) 1910년 대한제국이 일본에게 강제 합방되었던 그 날로부터 두 갑자가 지난... 꼭 120년째 되는 날이다.

 

 TV를 끈 허영무는 아내 서희의 손을 꼭 쥐며 말했다.

 “이제 당신이 나를 지겨워 할 때까지 당신 옆에 있을 작정이야”

 “무슨 말씀이세요?”

 서희가 의아한 눈으로 그를 보았다.

 “나..... 오늘 사표 냈어.”

 “사표......? 나 때문에요?”

 “그래 당신 때문에.......그리고 이제는 내가 할 일이 없어져서이기도 하고.”

 “..........”

 “무엇보다도 내가 지쳤어. 이제 쉬고 싶어”

 “잘했어요. 당신 그 동안 너무 고생했어요. 이제 푹 쉬세요.”

 “그래야겠어.”

 “그래도 당신.....섭섭하시죠?”

 “아냐......나는 당신 품에 오랜 시간 안겨 있어보는 게 소원이었어.”

 “피.........”

 끝.

 

 

 

 

 

 

 

 

 

 

 

 

 

 

 

 

 

 

 

 

 이 글을 쓰고 나서....

 

 이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이미 눈치를 챘으리라 믿는다.

 나는 본래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이라 문학에 대한 소질이나 소양하고는 거리가 멀다. 그런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이 글을 쓰지 않고는 안 될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그 자는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이 글을 쓰지 않고는 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왜? 난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무엇이.....? 독도를 잃었을 때. 우리 한국인이 겪어 야 할 낭패감과 상실감이... 그 누구도? 그 아무도? 걱정하지 않고 있는 독도 문제를 나 혼자서만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 혼자서 쓸데없는 걱정을 사서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난 알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국민 대다수가 나와 똑같이 걱정을 하고 있으리란 것을.....하지만 일본인들의 간악한 음모에 대해서 얼마나 깊이 생각을 해 보았을까....? 난 마음이 조급해져 왔다. 혹시나 모르거나 잊고 있을까봐.....난 알려야 했다 일본인들의 획책을...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통일을 할 것인가? 이글의 내용처럼 무조건 통일...제일 좋은 방법이 아닌지 묻고 싶다.

 난 나의 글이 출판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왜? 이 책이 출판되어 일본인들이 읽기를 희망한다. 그들도 우리 한국인들의 생각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독도에 대한 나의 우려가 정말 부질없는 기우이길 바라고 있다. 간절히......

 그런데...난 왜 이렇게? 불길한 생각이 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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