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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과분하게 사랑받는 엑스트라
작가 : 로셀린
작품등록일 : 2019.10.14

소설의 비극적 결말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소녀 아리는 졸지에 황제이자 남자주인공인 에르즈의 마음에 들어버렸다. 심지어 여자 주인공 루시아는 자신을 친동생 아리엘이라 여기며 품에서 놓아주려 하질 않는다. “내 여인에게서 손 떼어라.” vs “제 여동생이에요.” 남주와 여주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리의 이야기

 
25. 많이 속상했겠다.
작성일 : 19-10-31 16:37     조회 : 178     추천 : 0     분량 : 6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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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섀도 토벌대의 공식적인 출발이었다.

 

  본래대로라면 일행은 백성들 앞에서 성대하게 식을 올렸을 것이었다.

 

  황제의 권위를 드높이기 위해서.

 

  섀도에 대한 백성들의 불안도 잠재우기 위해서.

 

  하지만 아리의 존재를 비밀에 부쳐야하는 일행은 그럴 수 없었다.

 

  어느 날 조용히, 이렇다 할 말도 없이 아리 일행은 포탈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이는 귀족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처리해야할 문서를 들고 집무실을 찾아온 이들이 한숨을 쉬며 발걸음을 돌렸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제야 모두가 실감했다.

 

  정말로 섀도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특히나 이를 실감한 것은 북부 지방에 있던 녹빛 마을 사람들이었다.

 

  며칠 전부터였을까.

 

  마을에는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곧 대륙의 태양이 이곳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산불처럼 빠르게 번져나갔다.

 

  그렇게 녹빛 마을이 소문에 잠겨갈 무렵, 산속 깊은 곳에서 세 명의 사람이 나타났다.

 

 “꼭 이곳으로 오는 방법밖엔 없었더냐?”

 

  불만에 퉁퉁 불어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네 마력 부족으로 인해 이런 곳으로 떨어진 것은 아니겠지.”

 “저를 누구라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제가 마력이 부족하다고 하면 지나가던 코끼리가 웃을 것입니다.”

 “하! 그렇게 마력이 넘쳐나면 차라리 황궁을 옮겨오지 그랬느냐.”

 “황궁이 산에 들어서면 몇 그루의 나무를 잃게 되는지 아십니까? 나무가 부러지면 가정이 쓰러지고 사회가 무너져서….”

 

  평소처럼 으르렁대는 두 사람 사이에는 로브를 뒤집어쓴 아리가 있었다.

 

  아리는 자신의 정체가 들키지 않도록 꾹 눌러 쓴 로브를 몇 번이고 여미고 있었다.

 

  혹시나 얼굴이 드러날까 걱정되어, 아리는 아예 손으로 모자를 끌어당겨 입가를 가리고 있었다.

 

 “후우….”

 

  에르즈와 루시아의 말을 듣던 아리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소리는 바람에 실려 금방 흩어졌지만, 아리를 끔찍하게 아끼는 두 사람의 레이더망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아리야, 네 무슨 일로 그리 고민하는 게냐?”

 “우리 아리엘, 폐하 때문에 많이 불편하구나. 힘들어하지 마. 속상하지만, 폐하께서 분위기를 망치는 건 일상이잖니. 그러려니 하렴.”

 “왜 내가 아리의 기분을 망친 주범이 되는 것이더냐!”

 “사실을 보고 사실이라 하였거늘 어찌 사실이냐 물으신다면….”

 “가정 자체가 글러먹었지 않느냐!”

 

  두 사람이 다시 티격태격하길 한참, 아리는 이야기를 해도 되는 것인지 머뭇거렸다.

 

 “사실은….”

 

  아리의 작은 목소리에도 두 사람의 다툼이 뚝 멎었다.

 

  두 사람이 조용해진 이후에야 아리는 자그마한 목소리로 기분이 우울한 이유를 설명했다.

 

 “책사님께서 제 존재를 숨기기 위해 이리도 깊숙한 산골짜기에 저희를 이동시키셨으니, 두 분께서 다투시는 이유인 즉 제 탓이 아니겠습니까.”

 

  토벌대는 명칭만 그럴싸하지, 아리의 존재를 들켜선 안 되는 이들에게는 곤란한 존재였다.

 

  그 많은 기사단이 아리의 존재를 알게 된다면, 소문이 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렇다고 에르즈와 루시아 둘 만 보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위험부담도 컸거니와, 둘은 붙여놓기만 하면 쌈박질을 해대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가는 것은 한 사람에 비해 낫기 때문이다.

 

  둘이서 합이 맞지 않으면 서로가 서로의 발목만 잡게 된다.

 

  조합의 성립이 되지 않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아리가 자신이 직접 섀도에게 가야만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었지만.

 

  루시아나 에르즈가 쫓아올 줄 몰랐던 아리는 자신이 이유가 되어 두 사람이 싸움을 하게 되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

 

  특히 지금은 아리를 숨기기 위해 마을이 아닌 산 속에 텔레포트를 한 상태였다.

 

  아무리 산지라도 마을은 길을 만들어놓은 터라 산속을 걷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었다.

 

  기사단까지 자신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생각한 아리는 더더욱 우울할 수밖에 없었다.

 

 “기사단이라도 황성에 남아계셨다면 마음이 이리 무겁지는 않았을 터인데….”

 

  에르즈는 아리를 따라가겠다고 했다.

 

  연설까지 해가며 섀도를 물리쳐야 할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에 고무된 기사들이 황제를 따르지 않을 리 없었다.

 

  에르즈가 국정을 잠시 놓으니 기사단까지 따라와야 하는 연쇄적인 효과였다.

 

 “모든 게 제 탓인 양 하여 마음이 쓰입니다.”

 “아리엘, 네가 왜 기사단을 신경 쓰니?”

 

  동생이 마음 아파하는 모습에 코끝이 찡해진 루시아가 반 발짝 아리의 곁으로 다가섰다.

 

 “원래 기사단은 폐하께서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가게 되어 있단다. 그리고 워낙 훈련을 많이 받은 분들이라 네가 걱정할 바가 아니야.”

 “그 말이 옳구나.”

 

  에르즈가 루시아의 말에 동의하는 일은 거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일까, 맞장구를 치면서도 에르즈는 썩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러니 너무 심려치 말거라.”

 “네….”

 

  아리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의 표정은 한결 편안해져 있었다. 두 사람이 어르고 달랜 결과였다.

 

  녹빛 마을은 온통 초록색, 누가 봐도 시골의 정석이었다.

  줄지어 서있는 초목들 사이로 잘못 찍은 점처럼 흩어져있는 소떼들이 풀을 찾아 움직이고, 한 줄로 연결된 언덕들에 바람이 불면 나무들이 파도처럼 넘실댔다.

 

  순풍이 불자, 마을로 가는 길을 따라 우거진 나무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리엘, 너는 잘 모르겠지만, 이 지방은….”

 “낙농업이 발달하고, 무 대륙 목재의 대부분을 생산하지요.”

 “기억하는구나!”

 “기억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리가 머뭇거렸다. 사실대로 말했다가 언니가 실망하면 어쩌나 걱정하는 눈치였다.

 

 “괜찮아. 말해보렴.”

 “어렸을 때 기억은 보기만 했지, 제가 스스로 기억해 낸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아리는 과거를 기억했다. 하지만 이것은 스스로 기억해낸 것이 아니었다.

 

  여신과 함께 제3자의 입장에서 지켜본 것뿐이었다.

 

  그렇게 ‘알게’된 일들은 ‘기억하는’ 일들과는 느낌이 달랐다.

 

  한 장 한 장 책으로 넘겨보듯, 창밖의 경치를 바라보듯, 구경한다는 느낌이었다.

 

  직접 겪는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렇구나. 많이 속상했겠다.”

 

  아리의 걱정과 다르게 루시아는 아리를 더 먼저 걱정했다.

 

  스스로 과거를 기억해내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괴로울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살짝 입술을 깨무는 루시아와 조금 시무룩해진 아리를 보고, 에르즈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

 

 “그럼 이 마을의 특산물도 이세계의 책에서 보고 안 것이더냐?”

 “데미안 경께서 알려주신 대로 대답했을 뿐이옵니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세 사람은 마을 중앙에 도착해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영지의 주인인 자작에게 땅을 빌려 농사를 지었다.

 

  그들의 한 끼 식사는 감자와 막 짜낸 소젖 정도였고, 옷이란 추위와 더위를 피하기 위한 방패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들은 좋은 옷을 입은 두 사람과 로브를 덮어쓴 아리를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세 사람을 보자마자 일단 고개를 조아렸다.

 

  그러나 그 속내는 달랐다. 그들은 분명히 일행을 경계하고 있었다.

 

  마을의 주인인 자작이 나와 에르즈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순간, 그들의 경계심은 더욱 강해졌다.

 

  아리는 의아했다. 분명 소설에서 에르즈는 덕이 있는 황제였다.

 

  그런데도 사람들의 경계심은 극에 달해 있었다.

 

 ‘혹시나 섀도에게서 마을을 지켜주지 못한 기사단과 황제에게 원망이 있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불길한 예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아리는 얼른 루시아의 귀에 무언가를 소곤거렸다.

 

  두 사람이 뒤에서 귀엣말을 나누는 사이, 에르즈는 인사치레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대륙의 태양을 뵙습니다.”

 

  자작 가문의 사람들은 소식을 듣자마자 뛰쳐나와 일행을 맞이했다.

 

  그들 한 명 한 명을 눈에 담던 에르즈는 사람들 머릿수를 세어보고 표정을 살짝 굳혔다.

 

  자작이 그토록 아끼고 사랑한다는 무남독녀 외동딸이 인사를 하러 나오지 않은 것이었다.

 

 “얼른 성으로, 아니, 숙소로 모시겠습니다.”

 “되었다. 내 여기 온 것은 단지 궁금증이 하나 들어서이니.”

 “무, 무엇이옵니까?”

 

  자작은 긴장했다.

 

  개인적으로는, 혹시 자신이 잊어버린 세금이 있는 것은 아닌지.

 

  국가적으로는, 녹빛 마을이 거래하는 다른 나라와 국경지대에서 충돌이 있었던 건 아닌지.

 

  둘 다 아니면, 소문이 벌써 퍼졌는지….

 

 “이 마을에 섀도의 손길이 닿았다 하던데 사실이더냐?”

 

  이 말을 들은 자작부인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고용인들 역시 서로를 흘끗거리며 바라보았다.

 

  입술이 하얗게 질리도록 입을 다물고 있던 자작이 마침내 더듬더듬 대답했다.

 

 “사실…이 아니옵니다.”

 “그러하면?”

 “그…. 아마 사실과 다른 정보가 전해진 듯하옵니다.”

 “정보가 잘못 되었다?”

 

  에르즈가 한쪽 눈썹을 치켜 올렸다.

 

  섀도가 있을만한 곳은 데미안과 아리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알아낸 것이었다.

 

  더불어 북쪽 지방은 워낙 섀도의 지배하에 있다고 소문이 파다했다.

 

  이 마을만 섀도의 손길을 피해갔다는 것은 말도 안 되었다.

 

 “예에, 저희 마을에 섀도에 의한 피해는 없다시피 합니다.”

 “그것 참 다행이로구나.”

 

  에르즈는 더 캐묻지 않았다.

 

  의심스럽다는 표정도 짓지 않았다.

 

  그들의 말에 설득된 것처럼 굴었다.

 

  상대의 긴장을 늦추기 위해서였다.

 

 “그럼 기왕 여기까지 온 것, 하루 묵어가는 것도 괜찮겠지.”

 

  에르즈가 아리와 소곤대고 있는 루시아를 휙 돌아보았다.

 

 “보다시피 저 여인이 새로운 황실마법사다. 문제가 있다면, 텔레포트 마법을 두 번이나 쓸 정도의 체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

 

  이는 최고의 마력과 강인한 체력을 자랑하는 루시아를 무시하는 발언이었다.

 

  그럼에도 루시아는 아무런 불만 없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에르즈의 속뜻을 알아차린 것처럼.

 

 “송구하오나….”

 

  자작 부인이 얼른 앞으로 나섰다.

 

 “딸아이가 전염병에 걸려 저택의 출입을 금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로 저택에서 묵어가시는 것은 어려울 듯하옵니다. 무례를 용서하시옵소서.”

 “저런, 상심이 크겠구나.”

 “아량을 베풀어주신다면, 저희 집안 마법사가 황궁에 돌아가시는 길을 안내해드리도록 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래, 그리 하도록 하자꾸나. 단, 내가 이 마을에 오랜만에 오니 옛 생각이 나서 말이야. 조금 돌아보다 가도 괜찮을까?”

 “물론이옵니다.”

 

  에르즈가 뒤를 돌아서니 서둘러 집안의 고용인 중 마법사가 앞으로 나섰다.

 

  아리와 루시아는 천천히 에르즈의 뒤를 따랐고, 그 뒤를 마법사가 따랐다.

 

 “아, 참.”

 

  퍼뜩 생각이 난 듯 에르즈는 멈추어 섰다.

 

  그리고 생긋 미소를 지으며 자작에게 말을 건넸다.

 

 “자네의 딸아이가 건강을 속히 회복하길 바라겠네.”

 “화, 황송하옵니다.”

 

  에르즈는 그 말을 남기고 온 길을 되돌아갔다.

 

  자작 일행의 눈을 피할 수 있는 곳까지, 걷고 또 걸었다.

 

  한참을 걸어와서야 마법사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텔레포트야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것이니, 자작의 눈앞에서 황성으로 돌아가는 길을 열었으면 되었다.

 

  그런데 굳이 여흥을 즐기겠다며 이 먼 길까지 온 것은 왜일까.

 

  모든 것이 의심스러웠지만, 마법사는 도망치지 않았다.

 

  황제가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지만, 여차하면 자신의 한 몸은 지킬 수 있었으니까.

 

  특히나 황실마법사가 나가떨어진 이상….

 

 ‘잠깐.’

 

  마법사는 순간 소름이 목 뒤를 타고 오르는 것을 느꼈다.

 

 ‘정말, 황실마법사가 마법을 쓸 체력이 남아나지 않은 것은 맞을까?’

 

  순간 마법사는 자리에 멈춰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앞서가는 에르즈와, 그를 따르는 아리만이 있을 뿐.

 

  루시아의 모습은 어디서도 보이지 않았다.

 

 ‘도, 도망쳐야…!’

 

  그가 뒤로 몸을 돌렸을 때 본 것은, 자연의 힘을 받아 변신한 초록빛의 소녀였다.

 

  나무 위에 앉아 생글생글 웃던 루시아는 손을 한 번 내저었다.

 

  루시아의 손짓 한 번에 들풀이 마법사의 발을 묶고, 나무가 마법사의 입을 막았으며, 수풀이 마법사의 몸을 포박했다.

 

  마법사의 손에서 지팡이가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보던 루시아는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좀 더 발버둥 쳐봐. 그래야 내 실력도 좀 늘지 않겠어?”

 “그만하거라.”

 

  에르즈의 말에 루시아는 뾰로통히 뺨을 부풀렸다.

 

  그리고는 얼른 아리에게 달려가 아리를 꼭 안아주었다.

 

 “아리엘, 잠시만 눈 감고 있어봐. 무슨 소리 나도 뒤돌아보면 안 돼? 아, 참고로 폐하께서야 보셔도 상관없습니다만.”

 “날 백치로 만들 셈이구나.”

 

  에르즈는 구시렁거리며 고개를 돌려 숲을 바라보았다.

 

  아리는 루시아의 온몸이 순백으로 빛나는 것을 보고서 두 사람의 계획을 알아챘다.

 

 ‘순백은 빛. 빛은 시력에 영향을 주고, 눈으로 본 것은 머리에 영향을 주지. 그 말인 즉 루시아 언니는 지금….’

 

  콰르릉, 번개가 내리 꽂히는 소리가 들렸다.

 

  어찌나 빛이 강하던지, 눈을 꼭 감고 있었지만, 각막 뒤에는 잔상이 새겨졌다.

 

  잠시 뒤 무언가가 풀썩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끝났어, 뒤돌아도 돼.”

 “무례하구나. 네 지금 내게 말한 것이더냐?”

 “아, 폐하, 계셨어요?”

 “투명인간 취급하지 마라!”

 

  뒤를 돌아본 아리의 눈에는 루시아의 발밑을 장식한 마법사가 들어왔다.

 

  쪼그려 앉아 마법사를 바라보던 아리는 고개를 들어 루시아에게 물었다.

 

 “어떤 기억을 지우신 것입니까?”

 

  그 말을 들은 루시아는 동생이 자신의 마법 속성을 알고 있는 것이 놀랍고, 또 대견해서, 아리를 꼭 품에 안았다.

 

 “오구구, 우리 아리엘, 언니 마법 속성도 다 알고 있어요?”

 “떨어지거라!”

 “부러우시면 말로 하시라니깐.”

 “내 대륙의 태양이다. 세상에 부러울 것 하나….”

 

  에르즈가 아리를 바라보았다.

 

  아리는 루시아의 팔에 감싸인 채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헹, 없다고는 못하시겠지요?”

 

  에르즈가 앓는 소리를 내었다. 그 소리에 루시아가 키득이며 아리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맞아, 아리엘. 언니는 말이지, 다양한 속성으로 변신할 수 있어. 오늘 봤던 초록색 모습으로는 자연을, 흰색 모습으로는 빛을 조종한단다.”

 

  책을 씹어먹을 듯 읽어댄 아리가 이를 모를 리 없었다.

 

  특히, 빛으로는 타인의 기억이나 감각 등을 바꿀 수 있다는 것도 말이다.

 

 “잘 해두었느냐?”

 “예, 저희를 황성에 데려다주고 오다가 곰에게 습격당한 것으로 해놓았습니다.”

 “다 좋은데 왜 하필 곰이더냐?”

 “아리엘이 좋아하던 인형이 곰 인형이어서…?”

 “그 맥락 없는 주장은 무엇이냐!”

 

  세 사람은 티격태격하며 기사단이 기다리는 곳으로 향했다.

 

  물론, 루시아가 텔레포트를 열어주어 훨씬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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