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회의에 참석한 건우는 파란그룹 정채린과 결혼식을 앞두고 많은 축하 인사를 받으며 자리에 앉는다. 현재 회사의 상황과 앞으로 어떻게 회사를 이끌어갈지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보수적인 나이 많은 임원들은 다들 지금처럼 가자고 의견을 내세우지만 건우는 그 의견에 충돌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발표하면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중간에서 건우의 아버지 입장이 곤란한 표정으로 바뀌기도 했지만 속으로는 건우의 말들을 듣고 뭔가 자랑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앉아있다.
회의가 끝나고 생각보다 많이 지친 듯 힘겹게 사무실을 향해 걸어간다. 그 모습을 보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렇게 성장해 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고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다 걸어가는 건우의 아버지.
건우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자 슬비가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한다. 그러나 아무 말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는 건우를 보고 안으로 들어간다.
"회의가 생각보다 길어져서 다음 스케줄은 어떻게 할까요?"
"그냥 진행해"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시간 좀 늦춰달라고 부탁해 보겠습니다"
"필요없다니깐..."
"네. 그럼"
슬비가 나가고 이번에 건우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를 같이 하게 된 사원들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와 소파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슬비는 바로 회의에 들어가는 건우가 걱정이 되어 다른 사람들 앞에는 커피를 놓아주고 건우 앞에는 레몬에이드를 놓아준다.
"나도 커피로 부탁해요"
"많이 피곤해 보이셔서 이사님 음료는 레몬에이드로 준비했습니다"
같이 있는 사원들이 건우와 슬비를 번갈아가며 쳐다보고 있다. 건우가 그 분위기를 적응하지 못하고 당황해하며 레몬에이드를 마시고 다시 회의를 진행한다. 슬비도 옆에서 필요한 서류들과 준비한 자료들을 건우 옆에서 건네주며 회의에 참석한다.
오전엔 임원회의 오후엔 프로젝트 회의를 하다보니 어느새 퇴근시간. 이미 지친 듯 소파에 기대 앉아 눈을 감고 있는 건우의 모습을 보고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간다. 슬비는 퇴근준비를 마치고 사무실 문이 열리기를 바라지만 그 문은 열리지 않았고 시간은 퇴근시간을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결국 슬비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잠이 든 건우를 바라보다 담요를 덮어 주고 사무실을 나왔다.
회사 로비를 나와 정문을 향해 걸어가는데 밖에는 굵은 빗줄기가 엄청나게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가방 안을 뒤져보니 우산이 없었다. 전화를 꺼내서 연우에게 전화를 하려고 하니 미국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참을 비가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비가 그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그 비는 쉽게 그치지 않고 회사에 준비된 우산을 찾지만 갑자기 내린 비라서 많은 사원들이 다 쓰고 남은게 없다는 말만 듣게 된다. 근처엔 편의점도 없어서 결국 비를 맞으며 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파란색 우산을 펼치며 슬비 옆에 서서 같이 우산을 쓰고 있는 건우.
"비가 오면 나한테 말하지 오늘 아침에 누가 준 우산이 있었는데"
"괜찮아! 이미 비 맞았어. 그냥 걸어갈게"
"내가 버스 정류장까지만 데려다 줄게"
"괜찮다니까"
그 말에 슬비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옆으로 끌어 당기며 하나의 우산으로 둘은 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으로 걸어간다.
"이러다가 다른 사람이 보면 어떡하려고 그래"
"나도 인기투표 일등 좀 해보자 이 정도는 해야 배려심 돋는 착한 이사라고 소문나려나..."
"넌 얼굴로 이미 인기투표 일위야"
"이제 얼굴보다 일 잘하고 사원들을 생각하는 이사로 일등하고 싶다 연우형처럼 가능할까?"
연우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어색해진 두 사람 밀착되었던 몸은 조금 멀리 떨어져 걷고 있다.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다. 건우가 멈뭇거리다가 슬비에게 우산을 건네준다.
"난 차 타고 가면 되니까 이 우산 들고 내일 꼭 들고와"
"됐어 너도 회사까지 가려면 우산쓰고 가야 되잖아"
"나야 뭐 남자고 내 차 타고 갈 건데 뭐..."
건우가 우산을 슬비 손에 쥐어주고 빗속으로 뛰어간다. 슬비는 바라보다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연이 되고 지나가는 택시를 잡으려 하지만 비가와서 그런지 손님들이 타고 있었다. 기다리다 지친 슬비가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차가 한대 서고 차문이 내려지면 건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