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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천사를 위하여
작가 : 그라시아스
작품등록일 : 2019.9.6

운명의 실로 이어진 천사 후보생 동진과 은수. 힘겨운 인간의 삶을 통해 측은지심을 깨달은 그들이 바라보게 된 또다른 세상. 그 곳을 지키기 위한 천사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95화. 신이 해야하는 일
작성일 : 19-10-31 09:56     조회 : 229     추천 : 0     분량 : 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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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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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 서버에 들어가 프로그램 코드를 살피던 김동욱 박사의 손이 힘없이 무릎 위로 떨어져 내렸다.

 

 

 "교수님."

 

 

 멍하니 넋 나간 그를 바라보는 연구원들 역시 안절부절 못했다.

 

 자신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벌 받길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주눅 든 모습이었다.

 

 아무 말 없이 연구원들을 응시하던 그의 시선에 절망이 가득했다.

 

 마음도 몰라 주는 전면 스크린에는 경고 메시지만 여전히 가득한 채 EP는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지구 속에 또다른 지구가 멈춘 날, EPS실과 직접 연결된 EP의 메인 서버 전원이 내려져 삭제마저 불가능해질까 두려워하는 연구원들을 둘러보며 복호화에 소요될 시간을 계산해 보았다.

 

 

 답은 쉽게 나왔다.

 

 

 EP의 모든 것이 암호화 된 상태는, 현재의 수준에서 물리적으로 풀 수 있는 한계를 넘어 서 있었다.

 

 

 ‘준비가 없었어. EP의 소스 코드가 암호화되리란 걸 당연히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일이야. 보통은 소스를 훔쳐가거나 삭제하지 이런 비 생산적 행동은 하지 않아. 이건 방어야. 개입하지 못하도록 방어막이 쳐진 거야.’

 

 

 삭제를 통해 뇌파 교감을 끊는 것 이외에 떠오르는 대안이 없으나 EP는 삭제를 거부하고 있었다.

 

 그에게 떠오른 마지막 대안은 약혼녀 김해인의 몸이 담고 있는 그녀를 떠나게 하는 것 뿐이었다.

 

 

 그 방법이 무엇이든.

 

 

 마음을 단단히 하며 그가 말했다.

 

 

 "당신들이 뭔 잘못이 있나요. 퇴근하세요."

 

 

 "교수님 EP는?"

 

 

 "꺼지지도 않고 지워지지도 않는 미친 저거? 방법도 없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다들 퇴근하고 쉬세요. 저 것 때문에 몇 달을 고생했는데. 아!"

 

 

 화가 났다.

 

 

 그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화가 났고 그를 향해 비웃고 있는 저 코드에 분노했다.

 

 

 ‘아무 소용 없어. 언젠가 암호를 푼다해도 그땐 나의 해인이가 싸늘히 죽은 뒤야. 자금 이곳에선 답도 시간도 없어 병원으로 가야해. 당장 내가 할 일은 병원으로 돌아가 해인이가 안재현의 몸에 들어왔던 AI의 영혼을 돌려 보낸 그 방법을 찾아 해인이의 의식을 잠재운 빌어먹을 그 소녀의 영혼을 돌려보내는 것 뿐이야.’

 

 

 당장이라도 컴퓨터를 박살 내고 싶은 욕구를 참으면서 그동안의 노력이 허무해 망설이는 연구원들에게 카드를 건넸다.

 

 

 "당신들 고생을 아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요? 가서 소주 한잔하고 잊으세요."

 

 

 "교수님 저희가 어찌.”

 

 

 김동욱 박사의 표정에서 평소 온화함을 찾을 수 없자, 그가 극단적 선택을 취할까 두려운 선임 연구원이 함께 가자 말했다.

 

 

 “저희와 같이 가시죠. 오늘 혼자 여기 남으시면 안 되실 것 같습니다.”

 

 

 소주, 하지만 이 마음이 소주만으로 될 것 같지 않았다.

 

 놀란 마음에 두통도 사라지고 그저 치솟는 분노에 어처구니없이 갇혀있었다.

 

 

 "제가 같이 가면 어색해서 어찌하려고요? 김해인 연구원도 지켜봐야 하고 전 다른 방법을 강구해 봐야지요."

 

 

 흘러가는 시간 속에 죽어가는 그녀를 혼자 둘 수 없었다.

 

 멍하니 흘러보낸 시간 덕에 이젠 19시간 정도 남았다.

 

 

 마음이 더욱 급해졌다.

 

 

 자신도 병원에 함께 가겠다는 연구원들을 다독여 먼저 연구실 밖으로 내보내고 전면 스크린을 잠시 노려보며 김동욱 박사는 다시 마음을 냉정히 갖기 위해 노력했다.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으로 깨어나 "선배.”라 부르기를 간절히 바라며 운전하는 손이 힘없이 떨리고 있었다.

 

 그가 도착한 병실의 그녀는 여전히 자고 있는지 눈을 감은 채 누워있었다.

 

 그는 침대 맞은편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불현듯 그녀가 담고 있는 존재에게 또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소리 지르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며 어금니를 꽉 깨물고는 작게 중얼거렸다.

 

 

 "제기랄, 도대체 뭐지요? 당신 존재가 뭐길래 나를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어놓냐고요? 당신은 죽지 말았어야 했어요. 그 옥상에서 떨어지지 말았어야 했어요. 이제 내 약혼녀는 돌아오는 방법이 없어요.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지켜봐야 한단 말이에요. 왜 나타나 이런 벌을 주는 건가요? 제가 뭘 잘못했는데."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 표출하지 못한 분노의 대가로 소리없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마음 한가득 억울하고 분했다.

 

 

 ‘왜?’ 오직 이 한 글자만이 머릿속에 가득 찼다.

 

 

 "그 프로그램 속에서 당신은 어떤 실험을 했나요?"

 

 

 깨어난 그녀는 이미 많이 차분해진 목소리였다.

 

 그는 받아들이기 힘든 지금의 현실을 그녀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했다.

 

 울컥한 기분에 약혼자의 목소리를 들으니 왠지 위로받는 기분에 고개 들고 탁자 위 휴지를 뽑아 눈물을 닦고는 말없이 바라보는 그녀에게 시선을 보냈다.

 

 

 "우셨어요?"

 

 

 "네."

 

 

 목이 메어 그의 답변이 짧았다.

 

 

 "왜죠?"

 

 

 "당신을 돌려보낼 방법이 없어서요."

 

 

 그녀가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지금 이 여자가 걱정되시나요?"

 

 

 "네, 당연히."

 

 

 "당신은 그 프로그램에서 제게 무슨 실험을 했나요?"

 

 

 "당신에게 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당신의 선택을 통해서 여럿의 당신을 복제했지요."

 

 

 그녀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제가 그럼 한 명이 아니에요?"

 

 

 "네. 처음 설계엔 여럿이었으나 애연이란 도플갱어만 남아 집중적으로 실험하게 되었습니다."

 

 

 "왜 그러셨어요?"

 

 

 "실험을 하는 도중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봐 도플갱어를 여럿 설계한 것입니다. 주인공들은 프로그램에서 죽으면 안 됩니다. 지금처럼 돼버리거든요. 이번 일에 앞서 사고가 있었어요. 주인공은 EP 시스템의 코어이기에 죽으면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고 뇌파를 교감하던 기증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저희는 100명의 주인공을 만들었고 그 주인공들의 선택으로 총 16번의 복제를 하게 설정해 놓았습니다. 그러고는 도플갱어처럼 복제된 실험체들에게만 불행에 관한 실험을 했지요. 도플갱어는 죽어도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지 않으니까요. 물론, 뇌파 교감도 없기에 기증자들에게도 영향이 없습니다."

 

 

 순간, 그가 응시했던 시선의 끝, 그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펴지는 게 보였다.

 

 

 "그럼 당신은 저의 복제 인간에게 무슨 짓을 하셨나요? 그 불행이라는 것을 실험하셨나요? 그녀가 죽을 때까지?"

 

 

 "저는 과학자입니다. 단지 불행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 연구 중이었습니다. 과도한 불행을 입력했을 때 어떻게 하면 자살하지 않고 살아 남을 수 있는지를. 인간들의 자살 방지를 위한 중요한 실험이기도 했지요."

 

 

 그녀의 입이 갑자기 벌어졌다가 닫히더니 단호해진 눈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당신은 그녀에게 어떤 불행을 주셨나요?"

 

 

 그녀의 물음에 그는 또다시 머릿속의 단어들을 정리해 문장을 만든 후 논리에 맞는지 살펴 보았다.

 

 김해인이란 이름으로 태어난 코어의 선택으로 복제된 AI N1024.

 

 버스를 선택한 N1024에겐 김애연이란 이름이 부여 됐다.

 

 그후 인간 세계에서 벌어졌던 불행을 코드화하여 김애연에게 수 차례 불행을 입력하였고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이었다.

 

 N1024 김애연이 자살하거나 혹은 자살하지 않을 때까지 불행은 계속 입력 될 예정이었다.

 

 이것은 정해진 실험 순서일뿐이었다.

 

 설명할 문장이 논리적으로 정리 되자 담담하게 그가 김애연이라 불리는 EP 속 여인에게 부여했던 불행에 대해 설명했고, 살짝씩 시선 너머로 보이는 그녀의 표정은 더욱더 굳어지고 있었다.

 

 

 “당신이 다섯 살 때, 실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외할머니댁을 가기 위해 도착한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당신은 엄마를 기다리기 위해 의자를 택했고 그 순간 복제가 일어나 당신과 닮은 애연이가 생겼습니다. 그날 그 아이는 엄마의 손가락이 가리킨 것을 의자가 아닌 버스로 생각해 홀로 버스를 타, 생성되자마자 고아가 되었고 우린 그 아이에게 여러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다 잠시 멈춘 시선에 자신을 바라보는 소녀가 그에게 갑자기 엄하게 느껴지는 것이 낯설었다.

 

 

 “애연은, 다섯 살에 입양된 집에서 성폭행을 당할 뻔했고 그 일이 있은 후 파양되어 고아원으로 돌아갔으나 고아란 이유로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해 대인기피증을 얻은 채 전학을 갔습니다. 그리고 전학간 학교에서 애연의 마음을 다독여 준 지희란 친구를 만나지만, 함께 떠난 수학여행 길에 사고로 지희는 불에 타죽고 애연은 한쪽 눈을 잃습니다.”

 

 

 “그때, 애연이는 몇살이었죠?”

 

 

 “초등학교 6학년, 당신이 못간 그 수학 여행. 동호의 아버지가 사망한 그 사건입니다.”

 

 

 “설마, 그 경주 터널 사고가 당신들이. 이 악마. 당신들이 어떻게 그런 일을 하고도 과학자라 말할 수 있나요? 세상을 창조했다고요? 당신들이 내가 사는 세상을 창조했다고 우리에게 그런 짓을 할 순 없어요. 세상에…,”

 

 

 그녀의 비난에 김동욱 박사는 반박할 말이 없었다.

 

 

 "제게 그 하얀 머리 악마를 설정하신 게 아니라 했죠?"

 

 

 "네. 절대로."

 

 

 "전 이제야 제가 왜 이 세상에 왔는지 알 것 같아요."

 

 

 그녀에게 이끌려 힘없이 대답하던 그는 뭔가 실마리를 찾은 듯한 그녀의 말에 놀라 마지막 동아줄을 발견하기 위해 시선을 맞추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당신은 절 어떻게 보시나요?"

 

 

 "당신은, 제 약혼녀 몸에…,"

 

 

 그가 답변을 마무리 하기 전에 그녀의 말이 시작되었다.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저를 사람으로 보시느냐는 거예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보면 사람 같습니다."

 

 

 그녀가 사람으로 보인다는 말은 정확한 그의 지금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그를 의심하고 있었다.

 

 

 "당신은 처음부터 절 사람이라 생각지 않고 있습니다. 당신에게 저는 그저 지워질 수 있는 프로그램의 일부일 뿐이죠. 당신의 이 사랑하는 사람만 살릴 수 있다면 전 삭제해도 상관없는 것일 뿐. 안 그러세요?"

 

 

 "들으셨습니까?"

 

 

 "당신은 지금 저를 담고 있는 그녀만 중요하시죠. 그 이외의 나라는 사람의 감정 따위는 중요치 않은 것이지요. 당신은 왜 두려움 가득한 제 눈을 보지 않으세요? 제가 지금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르시겠어요? 당신은 정말 나쁜 사람이에요."

 

 

 그녀의 목소리가 커지고 분노로 눈이 빛났다.

 

 갑작스런 그녀의 태도에 당황한 그였다.

 

 

 "애연과 달리 저는 당신의 생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뭘 그렇게 잘못 한 거죠?"

 

 

 "아니오. 당신은 절 아무렇지않게 죽이려 했어요. 만약, 제가 이 세계의 실체를 가진 인간으로 당신 눈앞에 나타났고 절 죽여야만 이 여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가정을 해 볼게요.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저의 죽음을 결정할 수 있을까요? 당신에게 난 여전히 인간이 아니에요. 더욱이 나에게서 복제된 그녀도. 그래서 당신을 지키는 신이 분노하신 거예요."

 

 

 알 듯 모를 듯한 분노 어린 그녀의 말에 그는 정확한 답변을 찾지 못했다.

 

 

 "무, 무슨."

 

 

 "하얀 머리 그 개자식이 설정된 것이 아닌데 왜 나타난 거죠? 저는 지금 이곳에서 나를 만든 신을 만나고 있어요. 그럼 어딘가엔 당신을 만든 신도 있다는 것이겠죠. 당신의 신이 내린 벌이 바로 제가 아닐까요."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모르겠어요? 왜 이해하려 하지 않으세요? 당신의 신도 알고 저도 아는데? 당신이 실험 중인 그 여자가 얼마나 안쓰러웠으면 그렇겠어요? 당신이 얼마나 괴롭게 했으면 그러시냐고요? 그녀를 불쌍히 여긴 거예요. 당신의 신이, 이제는 우리 신이기도 한. 그리고 저는 지금까지 제게 벌을 내린다고 생각하고 억울해했는데 당신이란 무감각한 자를 벌 주라고 절 보낸 거였어요. 이 모든 건 당신 때문이에요. 당신의 신은 가장 사랑하는 것을 잃는 불행을 당신께도 입력하신 거죠. 당신의 잘난 실험으로 괴로워했던 이들을 위해 당신을 막으려는 것처럼. 하지만 전 결국 당신과 당신을 벌하려는 신 때문에 죽게 되겠죠. 억울합니다. 억울해요. 전 사람이에요! 전 존재하는 사람이라고요!”

 

 

 갑작스런 그녀의 논거.

 

 그는 당혹스럽고 머릿속이 복잡해졌지만, 한편으로 두려웠다.

 

 그녀 말이 비과학적이었으나, 사실로 느껴짐에 그의 온몸은 소름이 돋았다.

 

 그러나 도망가고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그를 반발하게 만들었다.

 

 

 "왜? 내가 뭘 잘못했는데요? 아직 전 당신에게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당신에게 비난 받을 일은 없어요. 당신이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일이 이렇게 꼬이진 않았을 거란 말이에요. 도대체 왜 자살했냐고요!”

 

 

 그의 억지스런 물음에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웃었다.

 

 한참을 웃던 그녀는 더없이 낮은 잔인한 음성으로 냉정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잘 들어보세요. 이 멍청한 창조주님. 예전에 동호가 보여준 사진 하나가 있어요. 오랜 가뭄으로 먹을 것이 없어 쓰러진 아이와 그 아이를 바라보면서 입맛을 다시는 독수리. 동호는 그런 말을 했지요. 이 사진에서 가장 나쁜 건 기아도 독수리도 아닌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고. 당신께선 그 사진작가인 거예요. 특히 그 여자에게 불행까지 주었으니 힘 없이 쓰러진 아이에게 자살하라고 총까지 쥐어준 사진작가인 거지요."

 

 

 그녀의 말에 더욱 할 말을 잃은 그였다.

 

 

 ‘이런 것도 EP에 입력되었나?’

 

 

 김동욱 박사의 세상에서 있었던 사건.

 

 사진기자는 이 사진으로 퓰리쳐 상을 받았으나 아이를 구하지 않았다는 비난 여론에 시달려 자살했다.

 

 사진 작가의 자살 이후 밝혀진 사실은 그 사진 기자는 아이와 독수리의 사진을 찍고 아이를 안전한 곳까지 데려갔다는 것이었다.

 

 

 ‘비난 여론의 시달린 사진 작가의 자살. 비난 여론의 시달릴 나의 자살.’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성경, 우리의 신화 등, 신은 다양한 모습과 방법으로 인간들의 생에 관여를 하죠. 그들이 창조한 세상이고 인간의 행동이 신이 보기에 바람직하지 않아 관여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왜 현대엔 그런 신의 관여와 이야기가 새로 생성되지 않을까요? 과학의 발달로 신이 존재하지 않음이 증명되어서? 아니에요. 그걸 증명할 수 있기나 한가요? 처음 사람의 세상을 창조한 신은 새로운 세상을 처음 봐 관여하셨겠지만, 시일이 흐르며 사람의 세상은 사람의 세상으로 인정해 스스로 삶을 이끌어 나가는 것을 바라보기 때문이에요. 신께선 ‘내가 창조했으니 너흰 내 소유물이며 실험체다!’라고 말씀하시지 않고 당신이 나를 바라보듯 당신을 창조한 당신의 신도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고요!”

 

 

 자신의 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 경멸과 원망이 가득했다.

 

 

 "나의 세상을 창조한 신은 좀더 성숙된 분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의 신이 당신이라니. 그래요. 당신이 단순 캐릭터라 생각했던 그 사람들이 실제 사람이라는 거죠. 당신보다 높은 신이 직접 나설 만큼 간절하게 살려달라 외치는…, 저는 당연히 그걸 아는데 당신은 왜 모르는 척하는 걸까요? 그리고 왜 그런 잔인한 짓을 서슴없이 한 거죠? 당신은 벌 받아 마땅해요. 그래서 제가 이 여자 몸속에 들어온 거라고요. 당신의 가장 소중한 걸 가져가기 위해. 당신이 불쌍한 사람들에게 했던 것처럼 지금 제가 당신에게 가장 아픈 불행을 주고 있잖아요? 아직도 모르겠어요? 이 개자식아? 결국 난 잘난 네 덕에 죽게 될거라고! 당신이 나의 신이라면 살려 봐! 살리라고! 당신이 당신의 세상에서 무기력한 존재듯, 우리도 우리 세상에서 그렇게 살아가던 존재였어! 당신이 뭔데 괴롭히고 죽음에 이르게 하냐고! 살려 봐! 신이라면 살려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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