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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천사를 위하여
작가 : 그라시아스
작품등록일 : 2019.9.6

운명의 실로 이어진 천사 후보생 동진과 은수. 힘겨운 인간의 삶을 통해 측은지심을 깨달은 그들이 바라보게 된 또다른 세상. 그 곳을 지키기 위한 천사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81화. 중요한 것
작성일 : 19-10-31 09:49     조회 : 216     추천 : 0     분량 : 6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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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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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장의 두근거리는 그 짜릿함에 달아오른 준희의 얼굴은 자극적이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느껴지는 온몸에 이어진 혈관의 활기찬 박동을 느끼면서 준희는 자신이 저지를 미래의 더 큰 쾌감을 앞서 즐기고 있었다.

 

 지나치는 모든 차의 블랙박스와 CCTV는 그에게 과도히 무심했다.

 

 어머니의 차로 잠시 머물렀던 아파트 단지 입구에 수 없이 늘어선 CCTV 역시 자신에게 관심 없음을 이미 알고 있기에, 자신만만하게 완전범죄를 꿈꾸는 얼굴은 사악했다.

 

 경비실 창으로 그를 바라본 늙은 경비에게 오랫동안 보아온 주민인 양 미소를 띄우며 계단 위를 오르자, 오히려 살며시 고개 숙여 그에게 인사하는 창 너머 믿음은 잘못된 것이었다.

 

 늙은 경비가 그를 알아본다 하여도, 그 어느 것에도 자신의 모습이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기에, 잔혹한 걸음은 여유로웠고 당당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후 소매로 지문을 깨끗이 닦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미소지어 보였다.

 

 

 “세상의 신이 누군지 몰라도 어차피 존재가 영상으로 기록되지 않는다는 점에선 나 역시 신과 다를 바 없어. 내가 바로 신의 능력에 다가가는 존재야.”

 

 

 위로 향한 엘리베이터였기에, 15층에 이를 때까지 아무도 타지 않았고 상쾌한 엘리베이터 도착음과 함께 문이 열리자,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이미 알고 있는 오른쪽 세대 문에 다가섰다.

 

 복도식 아파트가 아니라 오가는 사람은 당연히 없었다.

 

 

 고요.

 

 

 잠시 뒤, 이 고요를 깰 혼돈과 비명을 떠올리자, 기대감으로 흘분이 일며 강하게 심장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기분좋게 손을 들어 벨을 누르며 더욱 요동치는 심장의 두근거림을 만끽하기 위해 잠시 숨을 멈추었다.

 

 

 “누구세요?”

 

 

 여자아이의 밝은 목소리가 문 너머 들렸다.

 

 낮에 함께 잃어버린 개를 찾아다녔던 남매 중 누나로 생각되는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틀림없었다.

 

 준희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부드럽게 답했다.

 

 

 “응 낮에 함께 흰둥이 찾아 다닌 아저씨야. 흰둥이를 발견한 것 같아서 알려주려고 왔어.”

 

 

 준희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침착했으며, 스스로도 자신의 차분한 목소리가 흡족해 웃음을 참기 어려웠다.

 

 

 “어서 열어보렴. 흰둥이가 누나를 찾네.”

 

 

 그러나 문 뒤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돌아온 여자아이의 목소리는 의아함으로 가득했다.

 

 

 “어? 우리 흰둥이 여기 있는데요?”

 

 

 말도 안 되는 여자아이의 답변에 준희의 얼굴에서 미소가 조금씩 사라지며 표정이 일그러졌다.

 

 

 “뭐? 뭔 소리야?”

 

 

 준희의 목소리는 거칠었고, 그 때문에 여자아이의 반응은 두려움으로 변했다.

 

 

 “엄마!”

 

 

 여자아이의 외침과 함께 날카롭게 강아지의 짖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준희의 귀에 꽤 익은 강아지의 짖는 소리.

 

 

 “아니? 이 개 소리는?”

 

 

 당황한 준희에게 여자아이의 엄마로 생각되는 여인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 나왔다.

 

 

 “우리 흰둥이 조금 전에 돌아왔는데요? 실례지만 누구세요?”

 

 

 여인의 목소리는 경계심으로 떨렸고, 준희는 그 목소리에서 자신을 향한 의심을 느꼈다.

 

 

 ‘제길,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분명 아이들이 찾던 흰둥이는 짖지 못하도록 입마개를 한 후 자신의 집 뒷마당에 매어 놓았고 이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누구시라 하셨죠?”

 

 

 스피커를 타고 흐르던 여인의 목소리가 계단을 울렸다.

 

 

 ***

 

 

 경쾌한 발걸음으로 살인을 위해 집을 나선 준희를 낮은 자세로 오아시스를 내려다보던 엘리고가 엘리아를 올려다 보았다.

 

 인간 세상보다 빨리 돌아가는 EP는 엘리고와 엘리아가 관찰하기에 너무도 분주하고 급박했다.

 

 

 “당신이 저 권준희란 괴물을 막으세요. 제가 해인이를 지켜볼께요. 그 아이에게 참혹한 고통을 겪게 했으니 제가 끝까지 지켜보며 지킬게요. 어서 가세요.”

 

 

 여리기만 해 보이는 엘리아의 목소리는 모습과 달리 거침없었고 엘리고에게 무한한 신뢰를 주었다.

 

 진심을 담아 연인에게 고개를 끄덕여 답한 엘리고가 인간 세상으로 내려갈 때와 다름없이 달빛을 받아 하얗고 찬란하게 빛나는 날개를 활짝 펴고는 몸을 솟구쳐 오르더니 가벼운 날개짓 한 번으로 몸을 뒤집어 쏜살처럼 잔잔한 오아시스 수면으로 빛이되어 내리 꽂혔다.

 

 수면에서 사라지자 어둠이 찾아왔고 둥근 달이 엘리고의 머리 위로 나타났다.

 

 EP 속 세상을 비추던 오아시스로 들어선 엘리고는 밤하늘에 날개를 활짝 펴고는 잠시 주위를 살핀 후, 발 밑 준희의 집 뒷머당으로 날았다.

 

 코어 AI 해인의 자살 시도로 김동욱 연구팀에게는 멈춘 것으로 보이던 EP는 아직도 그들만의 삶을 진행하고 있었다.

 

 창조주들이 관여할 수 없게 된 이곳을 엘리고는 양날개를 마음껏 펼친 채 자유로이 날아 뒷마당 구석에 입마개를 한 채 매어있는 하얀 강아지를 발견하고는 매듭을 풀고 품에 안았다.

 

 

 “이런, 고생했구나. 어서 집에 가자.”

 

 

 자신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혀를 내밀어 그의 턱을 핥는 강아지의 행동이 여간 기특해 품에 안고 하늘로 날아오른 엘리고의 마음도 흐뭇했다.

 

 인간 세상과 달리 오아시스를 통해 들어온 EP 속 세상에서 그가 보유한 능력 중 사용 가능한 것은 물리력인 날개를 펼쳐 나는 비행능력이 전부였으나, 인적 드문 주택가 밤하늘의 비행인지라 부담은 적었다.

 

 인간 세상으로 내려와 삶에 직접적 개입은 징벌 받을 행동이었으나, 인간이 창조한 EP 세상으로 내려와 AI들의 삶에 개입함은 정해진 규율이 없었다.

 

 

 “내게 어떤 징계가 내려질까? 훗. 부질없는 생각. 지금은 이곳에 집중하자.”

 

 

 자신에게 어떤 처벌이 내릴지 가늠하기 어려운 엘리고는 헛웃음 한 번 흘리고 서둘러 날았다.

 

 마음껏 하늘 위를 오른 뒤, 어둠 속 멀리 아파트의 불빛을 발견하자 허리 숙여 몸을 어래로 돌리고는 일직선으로 날아 작은 산을 장벽처럼 두른 아파트 단지로 향했다.

 

 낮동안 잃어버린 반려견을 찾아 헤매다 들어온 남매의 몰골을 바라보며 엄마는 꾸중하기도 안쓰러워 화장실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가들! 일단 들어가 씻으렴. 누나가 세수 도와줘야 해요.”

 

 

 엄마의 꾸중을 예상했다가 뜻밖에 다정한 목소리를 듣자 기죽었던 남매의 표정이 밝아지며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엘리고는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주위가 산만한 틈을 타 베란다에 흰둥이를 내려 놓고는 넓은 베란다 유리문을 살짝 열어주었다.

 

 멍, 소리 요란하게 조금 열린 베란다 문을 향해 흰둥이는 그리운 사람을 찾아 ‘내가 왔어요! 이제 걱정 말아요.’라고 외치듯 짖기 시작했다.

 

 흰둥이의 소리와 함께 건물 외벽을 돌며 거세게 부딪치던 바람이 거실로 밀려 들어왔다.

 

 갑작스레 불어온 바람에 놀라 베란다로 향한 엄마의 눈동자에 반가움과 놀람이 가득해지더니 망설임없이 달려가 베란다 문을 열고는 흰둥이를 품에 안았다.

 

 때마침, 세면을 마치고 화장실을 나선 여자아이 역시 놀라 베란다로 단번에 달려가려다 등 뒤에서 울린 현관문 밸소리에 뒤돌아 물었다.

 

 

 “누구세요?”

 

 

 ***

 

 

 "이 늙은, 아니 이 사람이 누군데요? 당신한테 어떤 사람이지요? 약혼녀라 하셨나요?"

 

 

 ‘어떤 사람이라.’

 

 

 지금 앞에서 턱을 괴고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는 그 모습 그대로 항상 그에게 힘을 주던 사람이란 걸 이 어린 소녀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보였다.

 

 그의 반려자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석사 김해인의 웃는 얼굴이 보고 싶은 맘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비록 나이는 그보다 5살이나 어린 그녀였지만, 나이답지 않은 넓은 마음으로 시스템이 엉망이 될 때마다 좌절하는 그에게 힘을 주었다.

 

 "괜찮아 선배. 선배는 잘 해낼 수 있어."라는 그녀가 들려주던 응원의 말이 그리웠다. 그는 마른 침을 한 번 삼키며 그녀의 슬프도록 눈부신 시선을 피해, 그녀를 담고 있는 연인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 당신을 담고 있는 그녀는 제 약혼녀이면서 당신의 영혼을 만든 창시자입니다. 제가 당신에게 이성적 판단 능력을 주었다면, 그녀는 당신에게 감성적 자아를 부여했지요."

 

 

 문득, 그녀가 처음 뇌파를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할 수 있는 데이터화에 성공했을 때, 그 환하게 기뻐하던 눈빛이 떠올라 마음이 아렸다.

 

 

 "선배, 성공했어. 모든 감정을 입력할 수 있어. 데이터 저장에 성공했다고!"

 

 

 잠시 놀러 간 그녀의 연구실에서 그의 손을 잡고는 그 반짝이던 눈으로 펄쩍펄쩍 뛰던 그녀는 지금 자신을 바라보는 똑같은 눈빛만 남긴 채, 어디서 자고 있을지. 이미 한번 엄하게 겪은 일이었지만, 그녀가 없는 이 순간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사랑했나요?"

 

 

 "네, 저에게는 무척 소중한…,"

 

 

 "근데 24시간 뒤 죽는 다는 건 무슨 소리인가요?"

 

 

 그녀의 질문에 그는 자신의 머릿속에 뒤죽박죽 엉킨 단어들을 정리하여 문장을 만든 후 곱씹어 보았다.

 

 

 ‘인간은 자신에게 부여된 불행에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가?’란 실험을 위해 프로그래밍 코드로 생성된 가상의 세계.

 

 그 세계에 뇌파 교감으로 실제 인간의 감정을 데이터화하여 AI에게 선사한 자신의 약혼녀 김해인 석사.

 

 일련번호로 불리던 AI들 중 100개를 선택해 코어로 정하고 중요 시점마다 코어의 선택에 따라 자동으로 복제되는 실험체들.

 

 코어는 건드리지 않고 실험체에만 가해지는 잔인한 불행들.

 

 그가 사는 세계에서 벌어졌던 잔인한 불행을 지속적으로 부여하자 자살하는 실험체들.

 

 코어에게 불행을 부여하지 않았음에도 안재현 연구원과 뇌파 교감 중이던 코어에게 찾아온 불행과 자살 시도.

 

 안재현 연구원의 생명을 위협한 EP의 시스템 오류를 해결했던 그의 약혼녀 해인.

 

 약혼녀 해인과 뇌파 교감 중이던 코어에게 찾아온 미설정된 불행과 코어의 자살 시도.

 

 그로인한 EP 시스템 오류와 약혼녀 해인의 위협받는 목숨.

 

 단어들은 문장이 되고 그는 몇 번이나 논리적 설명이 가능한지 살펴 보았다.

 

 AI인 코어에게 부여한 것은 감정 데이터이지 영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파 교감 중인 인간의 영혼을 몰아내고 AI의 영혼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이 문장에 이르자 머리를 흔들어 머릿속에 정리된 문장들을 날려 버렸다.

 

 AI가 영혼을 가지고 있다니 비과학적이고 논리적이지 못해 자신조차 납득하기 어려웠다.

 

 눈앞, 약혼녀 해인의 몸에 담긴 코어 AI 해인의 영혼에게 깊은 한숨과 함께 설명을 시작했다.

 

 

 "저희가 EP 즉, Earth Program 을 처음 만들 때, 같이 연구하는 사람들과 자발적으로 자원한 사람들의 뇌파 데이터를 뽑아서 당신 세계에 100명의 주인공이 될 사람들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주인공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허나, 실험을 하는 도중에 과도한 불행을 견디지 못한 한 명이 당신처럼 자살하게 되었지요. 저희 연구진에게는 첫 자살…,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모든 시스템은 정지됐고, 지금의 당신처럼 그 죽은 주인공도 자신과 교감하기 위해 뇌파를 나누어 준 몸체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 겪는 사태에 정말 대안이 없었지요. 왜 그랬는지,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거든요. 분명히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끔찍한 것은 서서히 주인공의 의식이 들어간 그 몸체는 죽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의 긴 설명 중 그녀가 명확히 이해한 것은 오직 죽음이었다.

 

 

 "그럼, 제가 죽어간다는 것도 알 수 있다는 건가요?"

 

 

 "네, 불행하게도 점점 당신이 들어간 몸체는 자신의 주인인 영혼이 없다는 걸 깨닫는 모양입니다. 말초신경부터 서서히 잠이 들기 시작할 겁니다. 처음에는 손과 발이 움직여지지 않고 서서히 심장 쪽으로 기관들이 잠자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의식이 사라지면서, 결국은 심장도 잠자게 되겠지요."

 

 

 여전히 그의 설명은 길었고 그녀가 알고 싶은 것은 단순했다.

 

 

 "그, 그때 그 사람은 죽었나요?"

 

 

 "아니요. 천만 다행스럽게도 그때는 당신을 담고 있는 그 몸체의 주인이 모든 일을 해결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사람마저 없으니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음, 그 프로그램이란 건 뭔가요?"

 

 

 그의 슬픈 눈을 바라보던 그녀는 헛기침을 하면서 화제를 전환했지만, 그녀의 궁금증을 무슨 말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했다.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그녀에게 그는 계속되는 망설임을 뒤로 하고 조용히 그녀의 모든 기록이 담긴 휴대폰을 넘겼다.

 

 그녀는 의아해하면서 그걸 받아들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영상이네요. 무슨, 영화인가요?"

 

 

 그는 할 말을 잊은 채, 그녀를 그저 바라만 보았다.

 

 화면을 계속 보던 그녀는 무언가 깨달았는지,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기 시작했고 점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지더니 그와 화면을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시선에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고 그녀는 무슨 벌레 치우듯 휴대폰을 침대 위로 집어 던졌다.

 

 

 "다, 당신들의 시선에서 나는 저렇게 보이는 건가요? 나는 사람이 맞나요?"

 

 

 "제가 보기엔 당연히 사람이 맞습니다."

 

 

 그녀를 일단 진정시키기 위해 사람임을 강조하며 말했다.

 

 

 "아니잖아요? 아니잖아? 이건 누가 봐도."

 

 

 "누가 봐도 뭐처럼 보이십니까?"

 

 

 그녀를 진정시켜야 하는 그가 되려 호기심을 참지 못해 질문을 건넸다.

 

 

 "이건 게임 캐릭터잖아요? 제가 왜 3D 캐릭터가 되어 있는 겁니까? 저는 살아 있는데? 분명히 아픔도 느끼고 좋아함도 느끼며 억울함도 느꼈았는데 생각도 있는데, 어? 나는 뭐죠? 당신은 도대체 뭘 창조하신거죠?"

 

 

 "저는 VR, 즉 가상 현실 속에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넣어서 Earth Program이라는 세계를 창조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의 세계에서 바라보는 당신들은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당신 세계에 들어가 보지 않은 저에게 그 세계가 어떤 모습인지 물어보신다면, 사실 잘 모릅니다."

 

 

 그 역시도 현재 벌어지는 상황이 낯설고 이해 안 되긴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에게 그녀가 현재 상황을 강하게 부정한다.

 

 

 "말도 안 돼."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저는 두 번째 겪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녀를 진정시킬 생각이 없는지 아니면 대화 중 잊어버린 것인지 그의 어조는 단호했다.

 

 그의 단호한 어조에 대응하듯 그녀도 지지않고 강경히 부정했으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나는 사람입니다."

 

 

 "당신이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저의 약혼녀 해인이가 만든 데이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당신의 모습을 보면 전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신이 아니지만, 제가 창조한 세상은 또 다른 인간 세상임에 확실한 거 같거든요."

 

 

 그는 자신의 휴대폰을 바라보면서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휴대폰에는 VR 속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옥상에서 떨어지는 3D 캐릭터의 그녀가 보였다.

 

 그리고 그 시선 끝에 그녀의 손은 떨리고 있었고 "말도 안 돼. 나는 분명히 사람이라고."라며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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