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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천사를 위하여
작가 : 그라시아스
작품등록일 : 2019.9.6

운명의 실로 이어진 천사 후보생 동진과 은수. 힘겨운 인간의 삶을 통해 측은지심을 깨달은 그들이 바라보게 된 또다른 세상. 그 곳을 지키기 위한 천사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77화. 내 옆에 있는 자가 신이 되는 순간
작성일 : 19-10-31 09:48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6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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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아들의 숨겨진 진실을 깨닫고 이쁜이 이모가 위기에 처한 순간, 엘리아의 빠른 조치로 이쁜이 이모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예기치 않던 장면에 전면 스크린을 주시하던 연구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

 

 “권준희의 행동이 우리의 예상보다 빠른 것 같습니다. 이쁜이 이모의 실신도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어떡할까요?”

 

 ​

 안재현에게 계속 이견을 내던 선임 연구원의 목소리가 떨렸다.

 ​

 그 역시 현재 눈앞에 펼쳐진 이 상황들이 석연치 않음을 너머 위기로 느끼고 있었다.

 ​

 안재현은 선임 연구원의 질문에 대답 대신 몸을 돌려 연구실을 급히 빠져나오며 휴대폰을 꺼내 김해인 연구원을 찾았다.

 ​

 신호음이 세 번 울리기 전에 김해인 연구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여보세요.”

 

 

 복도를 따라 걷던 안재현은 펼쳐진 창을 통해 잠시 밖을 내다보고는 빠르게 용건만 전했다.

 ​

 

 “나, 안재현인데. 잠시 만나자. 연구실보단 도서관이 좋겠다.”

 ​

 

 안재현 연구원과 김해인 연구원은 학부 시절부터 함께한 동기로 다섯 살 위 김동욱 박사와 함께 사적으로도 돈독했다.

 ​

 이들은 연구실을 벗어나면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존칭을 생략하고 학부 시절 철부지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

 

 “그래. 그런데 무슨 일인데?”

 

 

 “시간이 없다. 나 지금 이동 중이야. 빨리 나와.”

 

 

 김해인 연구원의 전자 공학과 사무실과 현재 자신이 위치한 연구실의 중간 지점인 도서관으로 약속 장소를 정하고 서둘러 이동하기 시작했다.

 

 ​

 ‘우린, 환경만 제공했어. 권준희를 그 어떤 영상 기록 장치에도 포착되지 않도록 한 설정. 그 외에 상황은 우리의 설정이 아니야. 괴물은 우리가 창조한 세상에서 태어났지만, 통제 불가한 놈이니 사실 우리의 설정 따위는 의미가 없지. 영리한 이 녀석은 자신이 처한 환경을 파악하고 이를 이용해 우리의 실험을 마무리할 것이야. 권준희의 거친 등장으로 이제부터 우리의 실험을 방해 해왔던 녀석들도 급해졌을 거야. 놈들이 행동하기 전에 해인이를 만나야 해.’

 ​

 

 빠르게 발을 놀리면서도 안재현 연구원의 머릿속은 바삐 움직였다.

 ​

 그에게 이쁜이 이모의 실신은 누군가가 위기에 처한 그녀를 구하기 위해 급작스레 만든 상황으로 생각되었다.

 ​

 본격적으로 방해자들의 개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의 뇌리를 스친 것은 얼마 전 자신에게 닥친 위기였다.

 ​

 

 ‘드디어 시작이구나. 이쁜이 이모의 실신은 분명 그녀를 구하기 위한 놈들의 짓이야. 이제 놈들이 최강의 수를 보일 거야.’

 

 ​

 건물 밖으로 나온 그는 급한 마음에 달려 나갔다.

 ​

 숨을 헐떡이며 도서관 계단에 쓰러지듯 주저 앉은 그가 간신히 숨을 고를 때 쯤, 화장기 없는 김해인 연구원이 그의 앞에 섰다.

 

 ​

 “너 뛰었냐? 뛸거면 내 연구실까지 뛰어오지 그랬냐? 뭐하러 괜히 여기까지 불렀어?”

 

 ​

 대뜸 핀잔부터 건네는 그녀를 올려다 볼 기운도 없는지 여전히 숨을 고르며 안재현 연구원이 입을 열었다.

 ​

 

 “너, 너, 나 그때 어떻게 구했냐? 나 그거 알아야 해.”

 ​

 

 목까지 찬 숨 탓에 간신히 짧게 말을 마친 안재현 연구원을 내려다보며 김해인 연구원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

 

 “어휴, 이 담배쟁이. 그놈의 담배 끊어라. 헥헥거리는 게 아주 다 죽어가네. 아무튼, 그 일이라면 넌 내 연구실로 왔어야지. 내 노트북과 장비에 답이 있거든. 그런데 뭔일이냐?”

 ​

 

 그녀의 말에 정신이 번쩍든 안재현이 급히 재촉했다.

 ​

 

 “가자. 일단 빨리 가자.”

 

 ​

 다리를 휘청이며 몸을 일으키려는 안재현 연구원의 여깨를 누르며 김해인 연구원이 짓궂게 말했다,

 ​

 

 “너 잠깐 앉아 있어. 나 도서관에 온김에 논문 좀 찾아 볼게. 기다려.”

 

 ​

 자신의 급한 마음과 달리 무심히 계단을 오르는 그녀를 향해 엉거주춤한 자세로 안재현이 외쳤다.

 

 ​

 “너도 나처럼 쓰러지게 될 거야. 빨리 대비책을 내가 알아야 널 구할 수 있어!”

 ​

 

 그의 외침에 계단을 오르던 김해인 연구원의 걸음이 잠시 멈추더니 다시 계단을 오르며 말했다.

 ​

 

 “그거 너라면 알 수 있을 거야. 넌 천재잖아. 어차피 닥칠 일이라면 믿어 볼게. 잘 부탁해. 내 노트북과 장비는 전자 공학과 연구실에 있어.”

 

 

 그녀의 목소리는 조금 떨렸지만, 천국을 향해 오르듯 한 발, 한 발 계단을 딛는 발 걸음에 멈춤은 없었다.

 ​

 계단 위에 올라 선 그녀는 깊게 숨을 한 번 내 쉬고는 도서관 안으로 들어갔다.

 ​

 

 ‘나도 내가 정말 해결한 것인지 알 수 없어. 너라면 알 수 있을 거야. 부탁해.’

 

 ​

 ***

 

 ​

 집에 먼저 도착해 있던 아버지를 불러 어머니가 마당에 실신했음을 천연덕스럽게 울먹이며 이야기하는 준희를 내려다보던 엘리고가 나지막이 말했다.

 ​

 

 “만약, 당신이 이쁜이 이모를 실신시키지 않았다면 아마도 저 괴물은 자신의 어머니를 해친 후 집 안으로 들어가 아버지도 해쳤을 게 틀림없어요.”

 

 ​

 엘리고의 중얼거리듯 낮은 목소리를 모두 이해한 엘리아가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하고는 말을 받았다.

 ​

 

 “아마도 그럴 생각이었을 거예요. 저 괴물에게 부모란 자신을 14년간 가둔 사람 중 하나일 테니. 지금은 일단 두 부부가 위험해 보이지 않으나, 저 놈이 이야기 했듯이 저 놈에게 빌어먹을 능력을 안재현이 부여한 탓에 목숨이 위험한 이들이 생겼어요. 서둘러야 해요.”

 ​

 

 어느새 구급차가 도착해 어머니와 아버지를 태우고 출발 중이었으며 멀어져 가는 구급차를 홀로 서서 바라보는 준희의 모습이 잔잔한 오아시스에 비쳐지고 있었다.

 

 ​

 “이제 EP를 멈춰야 해요.”

 

 자신의 말에 대답대신 오아시스를 통해 준희를 내려다 보는 엘리고에게 다시 한번 재촉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강한 의지가 실려 있었다.

 ​

 그녀의 의지가 나약한 엘리고의 의지를 일으켜 세운 듯 오아시스에서 시선을 돌린 엘리고가 자신의 연인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

 

 “해인이와 동호는 지금 어디있죠?"

 

 ​

 삶의 의지가 꺾여 죽음과 같은 어둠 속에 스스로 가둔 해인이 오랜만에 기분 전환을 위해 도심 백화점에 들려 잠시나마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

 엘리고의 의지를 확인한 엘리아가 한 발 앞으로 나서더니 오아시스를 향해 손을 휘저으먀 말하기 시작했다.

 ​

 

 “아가, 아가, 미안하구나. 무척 고통스러울 거야. 미안하구나. 하지만 반드시 네가 겪을 고통엔 의미가 있도록 만들게. 미안하구나. 아가.”

 

 ​

 엘리아의 의해 흔들리던 오아시스는 소용돌이를 일으키더니 이윽고 잠잠해지며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던 해인과 동호의 시선 정면 텔레비전 화면에 백발의 단장 영상이 표시되게 했다.

 ​

 

 ***

 

 ​

 안재현이 정한 EP 속 세상의 마무리 실험 일정을 맞춰 논문 발표 일정도 빠르게 다가왔다.

 ​

 김동욱 박사는 일주일 뒤에 잡힌 논문 발표 일정에 맞춰 자신이 준비해야할 부분을 점검하기 위해 연구실 문을 열었다.

 ​

 이미 차근차근 정리한 데이터가 있기에 세부 내용만 검수하면 발표 못할 이유도 없었다.

 

 물론, 조급함을 피하는 김동욱 박사의 성격 상 내키지 않았으나 이 지긋지긋한 실험을 성과 보고 성격의 논문 발표로 마무리하길 원하는 안재현 연구원의 뜻을 받아들여 결정한 것이었다.

 ​

 그가 연구실을 들어서자 전면 스크린을 주시하던 연구원들이 모두 일어나 허리 숙여 예를 표했다.

 ​

 자신의 뒤에 펼쳐진 스크린에 조금도 시선을 두지 않고 연구실 가장 구석에 위치한 자신의 자리로 일부러 힘주어 뚜벅뚜벅 발 소리 높여 걸음을 옮겼다.

 ​

 얼마되지 않는 거리가 무척 길게 느껴지던 그 순간 그의 귀를 괴롭히는 소리가 심장을 찔렀으나, 이미 이 실험의 총괄 책임은 안재현 수석 연구원이란 무책임한 생각으로 모든 이성적 판단을 덮고 자리에 앉았다.

 ​

 

 ***

 

 ​

 [시스템 오류, 시스템 오류]

 ​

 모든 실험을 연구원들에게 맡기고 나갔다 온 사이 안재현 사건 이후 멈춰지지 않았던 시스템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었다.

 

 김동욱 박사는 이마를 잡고는 머리를 누르며 "아니, 무슨 일이죠? EP가 왜 이런 거죠?"라며 메인 서버와 연결된 자신의 컴퓨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제 얼마 안 남은 EP에 대한 논문 발표로 온 신경을 집중해도 모자를 판국이지만, 연일 가중되는 업무애 성과가 떨아지기 시작한 연구원들에게 중임을 괜스레 맡긴 것 같아 짜증과 미안함이 밀려오고 있었다.

 ​

 언제나 자신들을 존중하는 박사였지만, 급작스레 발생한 상황에 연구원격인 석사들은 자신들 앞에 [시스템 오류]라 쓰인 모니터 화면만 넋이 빠져 연신 바라보고 있었다.

 

 메인 서버가 켜지자마자 저절로 기록되는 녹화 영상을 살피던 박사는 깜짝 놀라며 서버 내의 상황을 전면 스크린에 연달아 띄우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연구원들을 향해 다급히 소리쳤다.

 ​

 

 "복제 얼마나 됐어요? 코어 Ai 김해인이 농협에 왜 안 간 거죠? 뭐야? 복제도 얼마 안 됐잖아요? 누가 저기서 해인이에게 배역을 넣어준 거예요? 아, 이런 주인공을 건들면 어떡해요? 누가 여자 화장실에서 그녀에게 배역을 줬냐고요? 음, 일이 복잡해졌어요. 큰일이네. 아, 젠장."

 

 ​

 그의 꾸중에 주눅든 석사들 중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에 턱수염까지 덥수룩하게 자란 덩치 큰 석사 하나가 "저희도 지켜만 봤습니다. 박사님, 지금 복제는 4단계 진행 중이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여자 조연출로 인해서 4단계 복제가 꼬여버렸습니다. 그런 데다가 해인이가 성폭행까지 당할 뻔하면서 강한 불행을 느끼기에 동호에게 계속 불안과 경계란 감정을 주입했는데도 그녀가 끝내 자살을 결심하며 뛰어내렸습니다."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초비상 사태였다.

 

 

 그때 김동욱 박사 뇌리에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 하나.

 

 박사는 또 미친 듯이 소리쳤다.

 ​

 

 "빨리! 빨리 빨리! 전자공학 석사 김해인과 안재현에게 연락하세요. 당장 찾아야 해요. 아, 이거 난리 났네. 빨리!”라고 하더니 메인 서버와 연결된 전면 스크린에 흐르는 그녀의 추락 장면을 뒤로 하고는 밖으로 뛰어나갔다.

 

 뒤이어 연구실에 앉아있던 모든 사람들도 우당탕 의자에서 일어나 박사가 말한 김해인과 안재현을 찾기 위해 뛰기 시작했다.

 ​

 박사는 전자공학과 연구실로 뛰어갔다.

 

 갑자기 뛰어 들어온 그에게 그곳 사람들은 깜짝 놀란 시선을 보냈고, 숨이 차 헉헉 거리며 김해인을 찾는 박사에게 당황스러워하며 급히 손짓가지 동원하며 도서관이란 세 글자를 말하였다.

 

 손짓의 의미를 파악한 순간, 박사는 또 달려가기 시작했다.

 

 ​

 "야, 봤냐? 그 여자? 사람이 쓰러질 때 그렇게 모든 게 빠져나간 것처럼 쓰러지는 거 나 처음 봤다니까."

 ​

 

 도서관에서 나오는 두 여학생의 대화에 "저기요."하고 불러 세운 김동욱 박사는 "그 쓰러진 여자 어딨나요?"라며 물어봤다.

 ​

 땀이 송글 맺힌 그에게 의아한 얼굴로 "방금 119가 와서 병원으로 갔어요. 저희 대학 부속 병원으로 간대요."라며 알려주었다.

 

 박사는 손목시계를 바라보면서 "24시간, 24 시간."이라고 중얼거리더니 다시 자신의 연구실로 향했다.

 

 

 도착한 연구실에서 이미 주눅 잔뜩 든 석사들을 찌그러진 미간으로 바라보고는 "안재현 사건 기억나시죠?"라며 맥 풀린 목소리로 말하였다.

 ​​

 

 안재현 사건이란 이름에 움찔거리는 석사들은 더욱더 두려워하는 눈빛으로 박사를 바라보았다.

 

 박사는 난감한 듯 이마의 맺힌 땀을 훔치며 "이번엔 더 심각해요. 연구는 진행 중이고 논문 발표는 1주일밖에 남지 않았어요, 하필 주인공의 복제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죽었으며 그게 또 하필 김해인 석사와 연결된 김해인이란 것이에요. 지금 즉시, 모든 기록 영상을 제 핸드폰으로 보내 주세요. 이제 석사 김해인이 깨어날 테니. 전 거기 있어야겠어요. 그럴 일 없겠지만, 혹시 메인 서버가 정상 가동될 수 있으니 지켜보고 있으세요. 아, 참 애연이 불행 몇 단계에서 멈춘 거죠?"라며 석사들에게 물었다.

 ​​

 

 "저기. 권준희의 등장으로 이쁜이 이모 뇌출혈 중이며 현재 7단계입니다."

 ​

 

 "아, 거의 다 왔는데. 제기랄. 어쨌든 다녀올게요. 다들 알람 시간 맞춰놓으세요. 24시간이. 모든 상황은 그 안에 정리돼야 하는 거 아시죠?"

 ​

 

 급하게 말을 마치는 김동욱 박사에게 연구원 중 하나가 서둘러 대안을 물었다.

 

 ​

 "저, 박사님 그런데 대안이?"

 ​​

 

 "없어요! 예전 안재현 연구원이 오류를 발생시킬 때는 뇌파 디렉팅을 담당했던 선임 연구원 김해인 석사가 있었는데, 지금은 문제를 해결할 김해인 석사가 없어요. 되려 문제의 중심에 그녀가 들어 있으니 대안은 없어요. 저 지금 미치기 일보 직전이니까. 하, 그 동영상 파일들 다 핸드폰으로 전송해 주세요. 주인공 해인이 거만."

 ​

 

 자신의 점퍼 주머니에서 차키를 꺼내 들고 다시 뛰어가는 김동욱 박사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석사들의 눈빛은 불안으로 가득했다.

 

 박사는 부속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김해인 연구원을 찾기 시작했다.

 

 응급실에서 아직 검사 중이라면서 안내해 주는 데스크의 말에 따라 향한 응급실에서 그는 침대에 누운 김해인 연구원을 발견하고 달려갔다.

 ​​

 그러고는 "누구세요?"라 묻는 간호사의 소리에 눈길도 주지 않고 "보호자입니다."라며 김해인 연구원의 손을 잡았다.

 

 

 ‘위험하다고 했다. 그래서 말리기도 수 없이.’

 

 

 원래도 고집스런 성격이라 말리기 어려웠지만, 이런 불상사를 항상 염두해놓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이렇게 우울해 있을 순 없었다.

 

 그는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들고 연구원들이 전송한 영상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코어 AI 김해인, 그녀의 탄생부터 시스템 오류를 유발시킨 그녀의 죽음까지 꼼꼼히 살펴본 그는 또다시 이마의 흐른 땀을 훔쳤다.

 ​

 그때 움찔. 김해인 연구원이 움직였다.

 

 그는 서서히 눈을 뜨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김해인 연구원은 어리둥절해하며 그를 바라보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몸을 벌떡 일으켜 세웠다.

 

 여기저기 눈으로 실피며 놀란 표정으로 자신의 얼굴, 팔, 다리를 만져보고는 "이상하다. 나 분명히 죽었는데. 죽었는데."라고 중얼거렸다.

 

 

 김동욱 박사는 “김해인 씨,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며 그녀에게 난감한 인사를 했고, 그녀는 멀쩡하지만 낯선 자신의 몸에서 고개 돌려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이 불안한 시선의 남자를 당황스럽게 응시하였다.

 

 

 시선 속, 그 남자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

 

 "24시간 내로 돌아가셔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당신도 그리고 또 다른 누구도 죽습니다."

 

 ​

 그녀는 더욱 당혹스러워하며 무슨 일이냐는 듯 자신을 보면서 난감해하는 그를 말 없이 바라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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