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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탐라에서 가장 탐나는 너.
작가 : 리릭
작품등록일 : 2019.10.29

대한민국 땅 끝 마을 해남.
해남에서 놓인 커다란 다리를 건너면 갈 수 있는, 인공섬 숨비도.
탐라 최고 지도자의 손자 소마주(小馬主) 김위온.
탐라 최고의 음전한 규수 류모을.
육지의...... 그냥, 태희.
세 사람을 둘러 싼 이야기.

 
5. 종수 이야기.
작성일 : 19-10-30 23:43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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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온은 소매 안 바람꽃 귀걸이가 바윗덩이 보다

 더 무겁게 느껴져 음악소리에 도통 집중할 수 없었다.

 탐라의 봄을 불러오는 남방 바람꽃.

 모을이 그 꽃을 아꼈기에 가판대 위에 놓인 바람꽃 귀걸이를 보는 순간, 위온은 모을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이 귀걸이의 주인이 될 수 없을듯 하였다.

 

 김종수.

 위온 보다 세 살 위의 배다른 형.

 3년 전 16세였던 종수의 혼기가 다가오자 대마주는 한성부 판윤의 장녀를 그의 짝으로 정하였다.

 그런데 종수는 예전부터 류모을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하여, 생모인 배지선을 통해 모을과 혼인을 허락해 달라고 대마주에게 청하였다.

 하지만 육지인이었던 배지선을 대마주는 처음부터 달가워하지 않았는데다가 종수의 혼담이

 뜻대로 되지 않자 두 사람에게 괘씸한 마음이 들었다.

 당연히 류 대감 쪽에서도 품계도 받지 못한 소실의 아들인 종수를 반기지 않았다.

 위온의 생모였던 하의선보다 김수문을 먼저 사랑했지만 끝내 인정받지 못했고, 사랑하는 남자는 종수가 세 살 때 대마주와 정치 이권에 의해 다른 이와 혼인을 했다.

 그 배신감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하지만 참아야 했었다.

 종수가 수문의 아들로 탐라에서 인정받으려면 그녀의 서러움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목석처럼 감정이 없는 듯 모든 걸 참으며 살아왔건만, 그들은 모두 아들의 혼인을 허락하지 않았다.

 모을과의 혼인.

 탐라에서 숨 죽어 살았던 종수가, 단 하나 욕심내었던 것이 있다면 그것 하나뿐이었는데... 말이다.

 아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은 조용히 지내던 지선을 흔들어 놓았다.

 지선은 당시 소마주였던 김수문에게 자신과 정식 혼인을 하여 죽은 의선의 자리였던 소마주 원(圓) 부인의 자리에 앉게 해 달라 악을 썼다.

 자신이 소마주 원부인이 된다면, 이 혼인뿐 아니라 수문의 뒤를 이어 종수를 소마주 자리에 올릴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일은 지선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수문은 끝까지 자신들을 지켜주지 않았다.

 종수와 위온의 소마주 자리를 두고 벌이는 더 이상의 분란이 두려워 지선을 외면하였고,

 지선의 생각을 눈치챈 대마주와 류정준은 지선과 종수를 탐라에 있도록 가만두지 않았다.

 탐라에서 인정받지 못한 지선과 그녀의 아들.

 결국 종수와 지선은 탐라에서 쫓겨 나갔다.

 

 종수가 떠나기 전 마지막 눈빛을 위온은 절대 잊을 수 없었다.

 그랬기에 위온은 모을을 좋아하는 마음을, 종수를 위해 끝까지 자신의 마음을 숨기리라 마음먹었다.

 

 ‘이것은, 네가 떠올라 샀지만, 너에게 전하지는 못할 거 같다...’

 위온은 슬프게 가라앉은 눈으로 손에 쥐었던 귀걸이를 다시 소매 안으로 집어넣었다.

 

 문 시중은 참으로 안타까웠다.

 함께 있는 시간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그 마음들이 이어지기를 기대했지만, 어깨가 축 처진 뒷모습.

 작은 주인은 아직도 많이 망설이고 있었다.

 형이 사랑했던 사람이었으니, 주저하는 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나 문 시중은 위온이 안쓰러워 아무도 들리지 않게 타는 한숨을 쉬어냈다.

 

 “그런데 숨비도에는 어쩐 일이냐?”

 

 물음은 모을을 향했지만 위온의 시선은 무대 쪽을 향하고 있었다.

 힘들게 왔을 터인데, 숨비도까지 나와 진주 여각에만 걸음 한 연유가 무엇일까.

 어제 눈치를 보니 대행수는 이미 알고 있는 듯하였다.

 

 “그것이... 지금 당장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곧 아시게 될 것입니다. 기다려 주십시오.”

 “곧 알게 될 것이다? 내게 비밀은 아닌 듯 한가 보구나~”

 

 살짝 들뜬 위온의 말투에 모을도 함께 웃음을 보였다.

 위온의 이 모습. 계속 보고 싶었다.

 머뭇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다음 날.

 다행히 류 대감은 거동하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의 차도를 보이며, 안색도 상당히 좋아져 있었다.

 위온 일행은 대행수의 배웅을 받으며 서둘러 탐라로 향했다.

 지금부터는 벼르고 있을 대마주와의 대면을 대비해야 한다.

 

 배에서 내리니 좌세마와 동호군이 마중 나와 있었다.

 또한 위온의 예상대로 대마주의 호위사 금호군도 함께 나와 있었다.

 좌세마가 말에서 내려 위온에게 예를 올렸다.

 금호군 장 이영민도 위온에게 예를 갖추었다.

 

 “대마주께서 소마주님을 안전하게 모셔 오라. 하명하셨습니다.”

 “안전하게? 그것이 아니라 어디 딴 곳으로 새지 못하도록 끌고 오라 하셨겠지..”

 

 위온의 혀를 끌끌 차는 말투에 금호군 장은 아주 짬깐 움찔하는 듯했다.

 

 “아니 옵니다. 대마주께서, 소마주님을 편히 모셔 오라. 이렇게 마차도 새것으로 함께 주셨습니다.”

 

 금호군 장의 말이 맞았다.

 한 번도 보지 못한, 탐라 궁의 문장(紋章)을 단 고급스럽게 보이는 커다란 마차가 위온을 기다리고 있었다.

 

 “쯧쯧!! 누가 마차에 금칠이라도 하였느냐? 눈이 부셔 그냥은 보지도 못하겠구나...

 누가 이리 치장한 것을 좋아한다고...

 이 마차는 류정준 대 학장께서 사가(私家)까지 타고 가실 것이다.”

 

 대마주의 지나친 간섭이, 위온의 얼굴을 찌그러뜨렸다.

 그런 대마주에게 반항이라도 하듯. 대마주가 보낸 마차에 류 대감을 태웠다.

 

 “이 마차가 대감께서 타고 가시기 편할 것이다. 잘 모시고 들어가도록 해라.”

 

 위온은 류 대감을 부축해 내리는 모을에게 다가가 다정히 말을 건넸다.

 

 “......... 그럼, 먼저 물러가옵니다.”

 

 모을은 대마주의 명 때문에, 잠시 머뭇 거렸으나, 위온의 거듭된 권유에 마차에 올랐다.

 숨비도에서 자신에게 다정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동호군을 지휘하며 소마주의 위엄으로 가득찬 위온의 또 다른 모습에 놀라고 있었다.

 만나지 못했던 시간동안 그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주군의 모습으로 성장해 있었다.

 멀어져 가는 위온의 모습을 모을은 자신의 눈 속에 끝까지 담았다.

 

 “그런데, 의서는 어디에 있는 것이냐?”

 

 탐라에 도착하면 당연히 의서가 나와 있을 것이라 생각을 했던 위온은 주위를 둘러봐도 보이지 않자, 좌세마 이한경을 불렀다.

 한경은 위온 앞에 무릎을 꿇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말씀드리기 송구 하오나, 남 위사께서 대마주님의 명으로 하옥되셨습니다.”

 “남 위사가?”

 

 우려했던 일이 결국 일어났다.

 대마주에게 책임을 추궁 받을까 의서와 동호군을 두고 숨비도로 간 것이었다.

 소마주의 외가이나 죄를 짓고 쫒겨 난 죄인의 가택이었다. 그렇기에 군이 움직이면 명분이 생긴다.

 

 위온의 외가 출입을 달가워 하지 않았기에 의서에게 호위의 책임을 물어 옥에 가두고 그를 볼모로 외가의 출입을

 막으려는 대마주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대마주는 위온의 생각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서둘러 가야겠다. 말을 가져오라.”

 

 위온이 배에서 소리를 내리고 있는 마(馬)지기를 향해 명을 내렸다.

 

 “하오나 소마주님! 말을 타시오면 아니 되십니다. 대마주님의 엄명이지 않습니까?”

 

 금호군 장 이영민이 위온을 제지하며 그 앞에 엎드렸다. 그가 말을 타고 궁을 넘는 순간 자신은 어떤 형벌을 받을지 모른다.

 아니, 형벌이 두려운 것보단 금호군으로 대마주의 명을 지켜내야 했다.

 대마주는 위온이 대행수에게 흑마를 받은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리가 불편한 소마주가 지금 말에 오르는 것은 무리였다.

 남들의 시선을 피해 열 댓번 타본 것이 전부였고, 탐라의 사내라면 누구나 다 타고 다니는

 말을 타고 달리고 싶겠지. 그렇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꼭, 마차에 태워 오라.’

 금호군의 이인자, 금호군 장 이영민에게 떨어진 대마주의 엄명이었다.

 위온의 다리가 불편한 것은, 최 측근만 아는 비밀이었다.

 위온이 대마주에 오를 때까지, 흠 잡힐 만한 그 어떠한 것도, 그들이 움켜쥐면 안 되었다.

 하지만, 위온은 보란 듯 말에 올라탔다.

 

 “아니 된다? 보았듯 마차는 이미 보냈는데, 그럼 걸어가란 말이냐?

 나는 이 말을 타고 갈 것이니, 너희 금호군은 항상 그리하였듯 보고 있는 것을 그대로 대마주께 아뢰거라! 어서!! 나보다 늦게 도착하는 놈은 소마주의 권위로 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위온이 큰 소리로 명을 내리자 금호군이 망설였다.

 이영민은 말의 고삐를 잡은 위온의 모습을 보며 고집을 꺾지 못할 것을 알았다.

 이영민의 턱이 밑으로 내려가자 금호군은 서둘러 말을 타고 떠났다.

 금호군 장 이영민이 말에 올라 위온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잠시 쳐다보다가 자리를 떴다.

 

 열다섯 마리 동호군의 말이 위온이 탄 소리를 호위하며, 궁을 향해 힘차게 달렸다.

 

 위온의 말을 알아 들었던 것일까?

 소리는 위온을 거부하지 않고 단번에 등을 내주었다. 이제, 안장을 얹은지 하루 밖에 안되는 녀석이.. 많은 날을 함께 했던 것처럼,

 위온과 함께 탐라의 들판을 날갯짓하듯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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