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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시냇가의 꽃들
작가 : 누리아리마리소리
작품등록일 : 2019.10.1

시냇가에 아무렇게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처럼,
여러 계층의 개성 있고, 사연 많은 사람들.
각자의 이익을, 그리고 목적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사람들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가혹하고 억울하여, 나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날 한 장소에서 모이게 된다.
급작스럽게 사건에 모두 휘말리게 되고, 계획 없던 동행이 시작된다.
서로를 경계하고 못 믿던 그들이지만,
시간이 지나, 차츰 서로를 알아가면서, 끈끈한 인연이 되어 간다.
하지만, 그들에게 죽음의 그림자는 계속 추격해 오고...
시냇가의 꽃들에게, 추운 봄이라도 찾아올 것인가?...

 
8화. 피에 젖은 일행, 그리고 갈등 ...
작성일 : 19-10-30 22:27     조회 : 453     추천 : 0     분량 : 5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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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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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르릉 - 푸르르 - 터덜 - 터덜 - 끼릭 –키끼긱”

 

  도망자의 운명에 동참해

 그 생명이 다할 때까지

 쉼 없이 달리던 늙은 말은...

 

 다리에 힘이 풀리고

 개 거품을 물은 주둥이에서

 거친 쇳소리를 간간히 겨우겨우 내쉰다.

 

  터덜거리며 서서히 멈추려하는 도주차량...

 

  황 비서의 관자놀이에 어김없이 바짝 붙어오는 총구...

 

  핏대가 시퍼렇게 서 있는 발렌타인의 매서운 눈.

 

  “썅 년!! 밟으란 말이야!! 어서!!”

 

  황 비서는 이것저것 다 해보지만

 침몰하는 타이타닉을 막을 길이 없어 보인다.

 

  매운 연기가 차안에 가득하다.

 

  마른기침을 토하면서도 열심이지만,

 결국 두 손 다 들고 만다.

 입가에 묻은 새빨간 피를 닦아내면서도

 매운 기침 일색이다.

 

  “쿨럭! 큭! 이제 끝났어...

 완전히... 쿨럭!... 박살났어...

 더 이상... 큭!... 움직이지... 않아...”

 

  황 비서의 짧은 머리카락 속에서 시작된 선혈이

 점점 얼굴로 타고 흘러내려 쇄골까지 번져 내려간다.

 

  지켜보던 발렌타인도

 골똘한 생각에 달싹거리는 입으로

 연신 기침을 해댄다.

 

  뜨거운 기운에 이끌려 눈을 돌려보니,

 상, 하의에 군데군데 찢겨져 나간 곳에서

 마르지 않을 듯한 붉은 피가

 뜨겁게 뿜어져 나오고 있다.

 

  골똘히 생각할수록

 해결책은 타이타닉과 함께 침몰하는 듯하여

 괜히 죄 없는 황 비서를

 분노의 눈빛으로 노려본다.

 

  “이이이 썅!!”

 

  거친 분노를 토해내는 동안...

 일행은 하나 둘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살피기 시작한다.

 

  “터들 - 터들 - 프르르 - 프르 - 프륵 - 스 - 끼 – 익”

 

  얼 마 후 ...

 

  타이타닉은 거친 여생을 끝내고

 왕복 8차선 도로에 완전히 침몰한다.

 

  “웨옹! - 웨옹! - 웨옹! - 꿰에에에엑!!! - 끼이이이이익!!!”

 

  뒤이어서 ...

 

  경찰차 십 수대가, 타이타닉의 주위를 에워싼다.

 

  똠양꿍이 좀 전부터 자신의 코를 후비는

 비릿한 냄새의 근원지를 찾고자

 연신 코를 벌름거린다.

 

  냄새를 따라간 똠양꿍의 코는

 찢어진 구멍에서 시커먼 피가 흘러나오는

 뷰띠크의 어깨에서 멈춘다.

 

  자는 듯이 누워있는 뷰띠크를

 세차게 흔들어 댄다.

 

  “야 임마! 정신 차려 봐라!”

 

  “...”

 

  흔들어대는 통에

 피가 흘러나오는 어깨의 구멍을

 손으로 틀어막으며 재차 버럭 고함친다.

 

  “야이 새끼야~! 얼른 일나라니까!!”

 

  “...”

 

  어렴풋이 정신이든 소라의

 실눈 속으로 그 광경이 들어온다.

 

  “꺄~악!!”

 

  “!! ... 아구 깜짝 아~!

 야이 가시나야!!

 깜짝 놀랬다 아이가~!!“

 

  계속 뷰띠크를 흔든다.

 

  “새끼야! 임마! 정신 좀 차리 바라!!”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뷰띠크.

 

  사정없이 흔들어 댄다.

 

  아직 혼절상태인 뷰띠크의

 바지 밑단 아래로

 적잖은 피가 새어 나온다.

 

  소라의 비명소리에

 수현의 눈이 살며시 떠진다.

 

  흐릿한 눈의 초점으로

 아무런 생각 없이 몸을 비집는다.

 

  처음엔 몰랐는데, 가만 보니,

 누군가의 품속에 꼭 안겨 있다는 것이

 어렴풋이 짐작 된다.

 

  ‘아 포근해... 좋다 정말...’

 

  양 입 꼬리가 행복에 겨워

 배트맨 영화의 조커처럼

 와이 유 쏘 시리어스 모양이 되는 것도 잠깐...

 

  차츰차츰 밝아지는 수현의 짙은 갈색 눈동자 속으로...

 

  분홍색 티셔츠에 싸인,

 아란의 부드러운 가슴이 포근하게 들어온다.

 

  그 순간 ...

 

  꽃향기가 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황홀하다.

 

  한동안 그렇게 있고 싶지만...

 

  아란의 가슴골에 계속 눈을 두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양 볼이 빨간 채, 고개를 이리저리 옮겨 본다.

 

  그러던 중 ...

 

  아란도 정신이 들어오는지 ...

 

  몸을 조금씩 비틀어댄다.

 

  어물어물하던 사이 ...

 

  수현의 눈이 ...

 

  아란의 엷고 도톰한 핑크빛 입술에 가 닿는다.

 

  따뜻한 입술이 ... 너무나 그리워하던 따뜻한 ...

 엄마의 입술이 닿는 듯이 ...

 

  떨리는 수현의 감은 눈을 촉촉이 감싸주면서...

 

  수현은 ...

 

  딸기처럼 붉게 물든 얼굴로 ...

 

  얼음성에 갇힌 것만큼 부들부들 떤다.

 

  수줍은 떨림을 느껴서인지 몰라도 ...

 

  아란의 에메랄드빛 바다처럼 맑은 눈망울이 ...

 

  소리 없이 ... 청초하게 ...

 

  수현의 산호초 같은 머리카락 위로 ...

 

  가만히 물결쳐 온다 ...

 

 

  “슝!!! - 슈우우우우웅!!! - 바바바바바바바!!!”

 

 

  무참히 깨져나간 도주 차량 앞 유리창 너머로 ...

 

  군용헬기가 서서히 ...

 

  눈도 뜨기 힘들 정도의 강한 바람을 앞세워 ...

 

  그 웅장하고 살기어린 눈빛을 드러낸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

 

  스산한 비구름이 하늘 사이사이에 스며들고 ...

 

  잿빛으로 변한 하늘은 금방이라도

 세상 아래로 한바탕 퍼부을 기세다.

 

  이와 발맞춰 ...

 

  일행이 숨죽이고 있던 차안의 공기도

 빠르게 식어간다.

 

 

  “무기를 버리고!!! - 투항하라!!!”

 

  “모든 것은 끝났다!!! - 인질들을 풀어주고 자수하라!!!”

 

 

  경찰차 구석구석에 엄폐하고서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달궈진 총구를

 멈춰선 도주차량에 겨누고 있는

 수십 명의 경찰들이 합창하듯

 수시로 반복해서 외쳐댄다.

 

  조금씩 고개를 드는 소라가

 본능적으로 황 비서를 찾는다.

 

  “황 비서 ... 황비서? ...”

 

  운전석 쪽을 힘겹게 올려본다.

 

  “황비서 ... ??!!”

 

  점점 선혈에 물들어가는 황비서의 얼굴을 발견하고

 냅다 뛰어올라 황 비서를 살핀다.

 

  “황 비서!! 뭐야!! 왜 이래!!”

 

  힘겹게 소라 쪽을 돌려 보는 황 비서

 찡그리던 눈으로 애써 웃어 보인다.

 

  “아가씨 ... 별거 ... 아닙니다.”

 

  말하는 중에도 고통이 용솟음치지만,

 애써 웃음어린 눈으로 말하려 애쓴다.

 

  “아 가... 씨... 는... 어떠... 십니... 까?”

 

  “지금 그게 문제야! 어디, 어디 봐봐!!”

 

  황 비서의 몸 이곳저곳을

 허둥대며 살피는 소라.

 

  거슬리는 발렌타인의 총구를 탁! 쳐낸다.

 

  “치워! 지금 이거 안 보여?

 치료부터 해야 해! 빨리 자수해!!”

 

  소라의 손을 부서트릴 듯 잡아채는 발렌타인.

 총구를 소라의 눈에 정 조준한다.

 

  “죽고 싶어!! 썅 년 아!!”

 

  둘은 서로를 매섭게 쏘아본다.

 소라도 이번만큼은 지지 않고 눈싸움이다.

 

  “뭐! 네가 뭔데!! 사람 아픈 것 안 보여!!”

 

  잡힌 손을 뿌리치려 안간힘을 쓴다.

 

  “놔! 이거 놔! 놓으라구!!”

 

  소라를 뒤로 내친다.

 

  “가만히 있어!! 썅 년 아!!”

 

  황 비서를 유심히 살핀다.

 

  “아야? 어뗘? 고 아지매 괜차녀어?”

 

  “그래 윽수로 마이 다친거 같은데...

 어째 괘안나?”

 

  “죽을 정도는 아냐 ...

 총알은 스쳐갔고 ... 나머진 찰과상이야.”

 

  말을 마친 후 뒷좌석으로 넘어가

 두 도둑놈을 살핀다.

 

  똠양꿍을 이리저리 살핀다.

 

  “박힌 총알은 없고 ... 다 찰과상.”

 

  뷰띠크를 살핀다.

 딱 봐도 중상이다.

 

  “얜 ... 어깨에 박혔어 ... 흠 ...”

 

  상처를 같이 살피던 똠양꿍이

 정신 못 차리는 뷰띠크를 쳐다보며

 금세 훌쩍거린다.

 

  “어째야 하는 겨? 어째야 살릴 수 있는 겨~?”

 

  한 숨을 흠~ 하고 내쉬는 발렌타인.

 

  생각의 틈을 엿본 후,

 담대하고도 차가운 말투가 이어진다.

 

  “너희는 ... 자수해 ...

 빨리 치료 안 하면 ... 쟨 가망 없어.”

 

  울부짖는 똠양꿍의 목소리가 떨린다.

 

  “안 한다! 자수 안 한다고~!!

 울 엄니가 ... 내 오기만을 ... 기다리고 있는데!!”

 

  뷰띠크는 여전히 자는 듯 앉아있다.

 

  “이 옘병할 놈아! 니 마누라 ... 아픈 니 마누라~!!

 안 살릴 끼가 어이~!! 임마! 인나 바라 쫌~!!”

 

  아직도 자는 듯 평온한 얼굴이다.

 팔과 가슴팍을 잡아 흔들어대는 똠양꿍.

 한 줄기 눈물이 주룩 흐른다.

 

  “아 얼른 인나!! 얼른!! 이 씨발 놈아!!

 쫌 일나라고~!!”

 

  “그러니까 자수해! 전부!

 사람부터 살리고 봐야 할 것 아냐!”

 

  소라가 도깨비 눈을 뜨고 발악 발악이다.

 

  “가시나 이기 미친나!!

 니, 니, 니 까짓 게 뭘 안다고 지랼이고, 지랄이!!”

 

  뷰띠크의 얼굴을 매만지면서

 서럽게 울먹이며 말을 이어간다.

 

  “니처럼 ... 윽 ... 부잣집 애들은 ... 모른다 ...

 윽... 애새끼들하고 ... 마누라하고... 으헉... 밥 세끼 묵는 게...

 그 것도 원인 인간들이 ... 있다는 거 ...

 니 같은 가시나는 ... 천년가도 모린다!!”

 

  “그래! 난 모르고! ...

 알고 싶지도 않아! ...

 나 같은 애들 욕해도 돼! 얼마든지...

 하지만, 이렇게 사는 것도

 쉬운 건 아냐...

 이렇게 살라고 하면 살 수 있을 것 같아?

 살아가라는 데로 살아가야 하는 거...

 그거 하고 싶냐 고!

 난 진절머리나 미치겠어!

 알아, 이 도둑새끼들아~!!

 ...

 난 여기서 나갈 거야!!”

 

 

  수현을 돌아보는 눈이 살벌하다.

 

  “너도 같이 가! 빨리!!”

 

  아란을 힐끔 쳐다본다.

 

  “넌 ... 너 알아서 해!”

 

  황 비서에게 다가간다.

 

  “황비서! 움직일 수 있겠어? 아니, 나한테 업혀!!”

 

  옆에서 귀신같은 얼음 짱 눈으로

 소라를 흘겨보고 있는 발렌타인.

 

  “다른 사람은 몰라도 ...

 썅. 년. 원. 투. 너희는 ...

 나랑 같이 가줘야겠어.”

 

  “싫어!! 이제 싫어!!

 이런 것, 더 이상 못해!! 안 해~!!”

 

  “가시나야! 씨발 조용히 좀 해라!!”

 

  소리 없이 소라의 턱밑에 드리워지는

 차가운 총구.

 

  총구 주인의 눈빛이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

 

  마치 짐승의 피비린내 나는

 날카로운 송곳니처럼

 시퍼렇게 번뜩이고 있다.

 

  소라는

 공포영화의 무서운 장면이 나오려 할 때처럼

 소름과 한기를 느낀다.

 

  버티지 못 하고 고개를 숙여

 발렌타인의 눈빛을 금세 피해버린다.

 

  다리의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 만다.

 

  여전히 총구를 거두지 않고

 파르르~ 떨리는

 소라의 정수리를 겨냥한다.

 

  쏠 기세다.

 더 이상 갈등을 찾아볼 수 없는

 차가운 눈.

 이리의 눈이다.

 

  “ ... ?? ... !! ...”

 

  소라를 뒤로 하고, 발렌타인의 앞을 막아서는 누군가 ...

 

  아란이다.

 

  역대 급 레전드 쉴드 카바 ...

 

  어벤져스 아이언 맨 슈트 급 분홍색 티셔츠 ...

 

  스타워즈 제다이 급 포스의 힘을 느끼는 일행 ...

 

  고요한 적막 속에 한 마디가 울린다.

 

  “쏘지 ... 마 ... 살려 ... 줘 ...”

 

  “그, 그래 ... 진, 진정 해라 어이.”

 

  한동안 시간이 정지 된 듯,

 그 자리에 멈춰선 채,

 움직이지 않는 아란과 발렌타인.

 

  아란의 빠져 들어갈 것만 같은 맑은 눈을

 고요히 응시하고 있는 발렌타인.

 

  말없이 아란의 손을 잡고 있던 수현이

 처량한 눈빛으로 발렌타인을 바라본다.

 

 

  ... ... ...

 

 

 

  “휴~ 그래 내가 졌다 ...

 특이한 썅 년이네 ...”

 

  한 숨을 돌린 후

 총구가 거두어진다.

 

  그럼과 동시에 ...

 

  아란이 수현에게로,

 맥없이 풀썩! 쓰러져 안긴다.

 

 

 

  “다시 한번 말한다! - 범인은 투항하라!”

 

  “인질들을 풀어주고! - 신속히 자수하라!”

 

 

  타이타닉의 주변을

 뺑~ 둘러서 포위한

 모든 사람들이

 날카로운 총구를 앞세워

 너나 할 것 없이

 수시로 경고 방송을 외치고 있다.

 
작가의 말
 

 짐 출근해야 되요^^

 겨우 올리고 가네요^^

 여러분 오늘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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