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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책벌레의 식사-괴담 코디네이터
작가 : 이른끝
작품등록일 : 2019.8.31

옛날 사관이 믿지 못할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사초에 쓰기에는 어 없고, 또 안 쓰기에는 사관으로서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책벌레가 이 부분만 갉아 먹었다.'고 백지로 놔뒀다.
그 당시에는.
사관들은 회의를 거쳐 그 백지 부분들을 뜯어내고 새로운 책 한 권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책벌레의 식사.'다.

 
2.길가에 피고 지다.-6
작성일 : 19-10-30 21:33     조회 : 299     추천 : 0     분량 : 4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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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이에요?”

  일중이 너무 놀라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그래, 그렇긴 한데… 일단 앉아라.”

  “어디 있는데요? 아무 문제없는 거죠!”

  “진정해.”

  주석의 짧은 말에 일중은 궁금증을 간신히 참아내며 자리에 앉았다.

  “여기 가본 적 있지?”

  주석이 탁자 위로 사진을 한 장 내민다. 밤에 희천과 석환이 폐가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이게 언제인가요?”

  일중이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물었다.

  “마지막으로 학교에 온 날이야.”

  “그럼 이게 마지막 모습이라는 건가요?”

  “맞아.”

  일중은 주석의 말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근태가 자세히 살핀다.

  “그리고 이건 그날 해가 지기 전이야.”

  주석이 사진 한 장을 더 꺼낸다. 상철이 아직 밝은 낮에 폐가로 들어가는 사진이었다. 조퇴한 직후에 찾아간 것 같았다.

  “음….”

  지건은 사진을 보지도 않고, 신음을 흘렸다.

  한 반에도 별로 말을 섞지 않아도 괜히 싫은 사람이 존재한다. 하물며 자신을 괴롭혔던 상철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 지건의 감정은 복잡했다.

  “그날 전부 이 집에 갔다고요?”

  일중이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물었다.

  “그래, 그 집 오래된 폐가던데 특별한 게 있니?”

  “아니요.”

  일중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데 주석의 특별하다는 말이 안 좋은 일이 벌어진 것처럼 들렸다.

  “설마, 저 집에 얘들 시체가…?”

  일중은 말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친구들의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체는 찾지 못했어.”

  “정말이요?”

  일중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응. 우리가 그 집을 샅샅이 뒤졌지만, 특별한 건 찾아 낼 수 없었어.”

  “다행이다. 그런데 왜 이 사진을 보여주시는 거예요?”

  “이해가 안 가서?”

  “이해요?”

  “그래, 셋이나 그 집에 들어갔지. 하지만 나온 사람 하나 없었어.”

  “그 집에서 다른 집으로 벽을 넘은 건 아닌가요? 우리 가끔 그랬는데.”

  일중이 합리적은 의심을 한다.

  “우리도 그럴 가능성을 배제한 건 아니야. 폐가는 양 옆으로 집들이 있지? 우린 그 집들 앞에 세워뒀던 차들도 수소문해서 블랙박스를 전부 확인했어. 그런데 찍힌 게 없더라.”

  “그래도 안 보이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블랙박스나, cctv들의 사각지대 같은 거요.”

  “단언하는데 사각은 없어.”

  주석은 잘라 말했다. 일중이 그들이 얼마나 수고를 하고 있는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자란 수염과 헝클어진 머리, 똑같은 옷차림까지 상당히 피곤해보였다.

  “이상한 점은요?”

  일중의 형사들에게 물으며 눈동자는 지건을 슬쩍 본다. 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마치 안 좋은 기억을 떨쳐내려는 것 같았다.

  “이상한 거야, 그 집이 다 이상하지.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별의 별 것을 다 모으셨으니까. 소문도 있더구나. 그 할머니 모은 물건을 누군가 손댔는데, 그것 때문에 죽었다는 괴기스러운 소문이?”

  “믿으시는 건가요?”

  일중의 질문에 주석이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냈다.

  “핏, 그럴 리가 있겠니? 할머니께서 악감정을 가지고 그 남자를 살해하면 했지, 저주라니…?”

  그렇게 말하면서 눈이 뻑뻑한지 안약을 꺼내 몇 방울 떨어뜨린다.

  “어디까지 했지?”

  “저주요.”

  지건이 답하자 주석이 책상을 내려치며 목청을 높였다.

  “난 그런 거 안 믿어! 그것보다 내가 너희들에게 이 사진을 보여준 건 여기서 지건이를 상철이가 괴롭혔던 장소라는 사실 때문이야.”

  말없이 경청하던 근태가 태블릿을 꺼내 이제는 삭제된 희천이 지건을 괴롭히던 영상을 보여준다.

  지건은 보기 힘든지 고개를 돌렸다.

  “힘든 건 알겠는데, 너희들에게 확인할 게 있어.”

  “뭔데요?”

  일중이 관심을 보인다. 두 형사를 서로를 쳐다보더니 동영상의 한 장면을 보여준다.

  “여기 이 지점.”

  주석이 동영상을 멈춘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킨다.

  “창문이잖아요?”

  상철이 패거리들이 항상 있던 소파 뒤에 달린 창문을 보며 일중이 말했다.

  “어디?”

  관심도 없을 것 같았던 지건도 창문 쪽을 유심히 살폈다. 일중은 그가 잘 볼 수 있게 몸을 피한다. 지건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창문을 보다가 머리를 들었다.

  “사람?”

  지건의 말에 일중이 자석이 당기는 것처럼 태블릿으로 돌아온다.

  “어디?”

  “여기.”

  지건의 손가락을 따라 보니, 희미하게 어둠 속에 한 사람의 음영이 보인다.

  “맞아. 우리도 긴가민가했는데, 사람이던데.”

  주석이 말하면서 태블릿을 조작하니 창문의 사람이 거대해져 확실히 보였다.

  “너희들 말고 이 폐가 사용했던 사람 있니? 아니면 이 집 근처에서 익숙한 사람 본적 있거나.”

  “없어요. 항상 갈 때마다 주변을 살필 겨를이 없었어요.”

  지건 그때를 상기하면 괴로운지 얼굴을 찡그린다. 주석은 고개를 끄덕인 뒤 일중을 쳐다본다.

  “상철이가 아지트로 사용한 후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어요. 상철이한테 걸리면 곤죽이 됐거든요.”

  “그렇구나.”

  “그런데 혹시 옆집 사람 아닐까요?”

  “그 시간에 옆집에는 아무도 없었어. 그런데 이거 너희 학교 교복 아니냐?”

  “교복이요?”

  일중이 창문의 희미한 사람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아이고, 눈이야!”

  더는 못 보겠다는 듯이 일중이 눈을 감으며 물러난다.

  “우리가 확인하고 확인해봤는데, 너희학교 학생 같아.”

  “어디가요?”

  일중이 저게 어떻게 우리학교 교복이냐는 듯이 따졌다. 주석은 확대된 동영상에 터치펜을 댔다.

  “너희 동복에 특징이 있지.”

  주석의 말에 근태가 동복 하나를 꺼내 펼쳤다.

  “이 지역에 구식 차이니즈칼라 교복을 입는 학교는 여기뿐이야. 그리고 저 사람의 모습을 자세히 봐. 목이 전혀 보이지 않지.”

  주석이 터치펜으로 음영에 그림을 그려 넣는다. 희미한 동영상 내의 목이 이상하게 두꺼웠는데, 터치펜으로 몇 번 쓱싹하니까 차이니즈칼라가 됐다. 많이 그려본 솜씨였다.

  “그런 거 같은데요.”

  “너도 한 번 봐.”

  주석이 지건에게 태블릿을 건넸고, 보는 둥 마는 둥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네,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중요한 가요?”

  지건에게 건네받은 태블릿을 책상 위에 놓으며 일중이 물었다.

  “중요하지. 새로운 용의자 일수 있으니까.”

  “이 사람이 제 친구들을 죽이고, 그 집에서 시체를 빼돌렸다고요?”

  일중이 진지하다 못해, 최악을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너희들에게 악감정을 가진 사람이 많아.”

  주석은 딱히 아니라고 하지 않았다. 일중에겐 그 말이 곧 사형선고 같았다.

  “물론 혼자 했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상철이 같은 아이를 제압하려면 최소한 세 명 정도는 있어야겠지. 그래서 이 집에서 잠복하던 사람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했는데요?”

  의외로 지건이 물었다. 그는 상철이 죽었는지가 궁금하기 보다는, 그를 제압할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길만한 용기를 가진 사람이 있느냐가 궁금했다.

  주석이 쓴 웃음을 짓는다.

  “상철이가 조퇴한 날 이 학교에서 조퇴한 사람은 두 명 이었어.”

  “고작 두 명이요? 덩치가 상철이 만한 얘들이겠죠.”

  일중이 이기죽거렸다.

  “유감스럽게도 한 명은 그 시간에 병원에 있었고, 한 명은 집에 있었다는 게 확인 됐어.”

  “그럼 아무것도 아니네요. 상철이가 살아 있을 확률도 있는 거네요.”

  지건이 나른한 말투로 정곡을 찔렀다.

  어폐 같지만, 상철이 살아 있을 가능성은 여기 있는 사람 중에 가장 믿고 있는 사람은 지건이었다. 경찰과 일중은 그들이 살해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지건은 시체가 없으니 살아 있다는 아주 단순한 결론을 도출한다.

  “그렇지. 아직 시체도 찾지 못했으니까 살아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지.”

  “그 두 사람은 어떤가요. 상철이와의 연결점이 있던가요?”

  지건이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아니, 없었어.”

  “저처럼 괴롭힘도 당하지 않고, 돈도 빼앗기지 않은 사람이네요. 전혀 남이네요.”

  “그럼, 용의자도 아니잖아요. 저희들을 부르신 이유는 뭔가요?”

  지건의 말을 받아 일중이 물었다.

  “그렇지. 용의자라 할 수 없지. 그런데 조퇴한 사람 중에 한 명이 괴담 사이트 회원이었고, 이미 그 집에 갔다 왔더구나.”

  주석이 태블릿을 만지자, 새로운 동영상이 시작됐다. 익숙한 폐가의 모습과 처음 보는 얼굴이 보인다.

  “이 아이가….”

  주석이 동영상을 멈추고 조금 전 터치펜으로 그렸던 창문가의 학생을 불러왔다.

  “얘야.”

  “그래서요?”

  일중은 그게 대단한 거냐는 듯이 물었다.

  “여기에 갔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 좀 볼래.”

 
작가의 말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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