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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몽키 가나슈 : 사라진 아이들
작가 : 알론조
작품등록일 : 2019.9.29

그곳이 수상하다!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얼룩져있는 보육원, 아이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곳을 탈출한 아이들도 초콜릿 상점 앞에서 사라지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 두 곳은 어떤 비밀들을 품고 있을까?

 
몽키 가나슈 : 사라진 아이들 - 1
작성일 : 19-10-30 20:39     조회 : 356     추천 : 0     분량 : 2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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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키 가나슈 : 사라진 아이들

 

 각본 이상헌

 

 Prologue

 

 한적한 시골마을에 버스 한 대가 간신히 지날 수 있는 길이 있다.

 그길 끝에는 을씨년스러운 날씨와 함께 학교처럼 보이는 무표정의 건물이 서있다.

 굳게 닫혀 있는 정문에는 ‘새 희망 보육원’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정문 너머로 묘목을 실은 리어카를 힘겹게 끌고 가는 백발의 노인이 보인다.

 운동장은 잘 정비 되어 있지만 뛰어 노는 아이들은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S# 1 보육원 사무실안/오후

 보육원 안은 사무를 보는 사무실에는 몇몇 직원들이 보인다.

 에어컨은 굳게 닫혀있고 덜덜 거리는 벽걸이 선풍기만이 힘겹게 돌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날이 더워서 그런 듯 서류로 부채질을 하며 인상을 쓰고 업무를 보고 있다.

 

 S# 2 보육원 1층 복도/오후

 많은 아이들이 창가 쪽으로 붙어서 군인보다 더 정확히 다소 긴장된 얼굴로

 줄을 서서 앞으로 동일하게 조금씩 앞으로 걷고 있다.

 검은 바지에 런닝 차림을 한 박 계장이 당구 큐대의 절반 부분을 지휘봉처럼 들고 서있다.

 그 봉에는 매직으로 희망봉이라고 적혀있다.

 

 박 계장

 (큰소리로) 앞으로 밀!!

 

 아이들

 착!

 

 박 계장

 (큰소리로) 앞으로 밀!!

 

 아이들

 착!

 

 아이들의 발이 엉켜 줄이 약간 무너진다.

 그 모습에 짜증난 표정을 짓는 박 계장

 

 박 계장

 (봉을 휘두르며) 야! 빨리 빨리 똑바로 걸어!!

 니들 때문에 내 점심시간 줄어들잖아!!

 

 아이들은 겁에 질린 얼굴로 다시 줄을 맞춘다.

 

 S# 3 급식실 안 /오후

 

 급식실안도 마찬가지다.

 기계처럼 식판에 배급받듯 받아서 먹으라는 신호만을 경직된 자세로 앉아 기다리는 아이들.

 

 박 계장

 (둘러보다가) 식사 시작!!

 흘리면서 먹으면 각오해!! 희망봉이 너희들을 기다리니깐!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아이들은 게 눈 감추듯 허겁지겁 식사를 한다.

 8~9세 정도로 보이는 한 여자아이가 식사 중 밥알을 테이블에 흘린다.

 다행히 박 계장의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그 옆에는 동년배 아이로 보이는 제법 똘똘하게

 생긴 남자 아이가 식사를 하다가 그것을 보고 흘린 밥알을 재빨리 주워서 자신의 입에 넣는다.

 그리곤 그 여자아이를 향해 장난 끼 어린 모습으로 두 눈을 찡긋거린다.

 

 윤유

 괜찮아 다윤아 내가 먹고 싶어서 먹는 거야. 헤헤

 

 다윤

 (눈치를 보며 속삭이듯) 오빠 고마워-------

 

 등을 돌리고 서 있던 박 계장은 다윤이 쪽으로 몸을 획 돌린다.

 

 박 계장

 (두리번거리며) 누가 떠들면서 밥 먹으래 조용히 못해!!

 

 윤우와 다윤은 재빨리 머리를 숙이고 식사를 한다.

 

 S# 4 보육원 2층 복도/오후

 식사가 끝난 아이들은 다시 줄지어 복도 앞에서 방문을 마주보며 서있다.

 박 계장을 희망봉으로 들어가라는 신호를 주자 자신이 배정된 방으로 들어간다.

 그 모습은 교도소의 재소자들의 모습을 방불케 한다.

 웃음이 없는 곳 자유가 없는 곳 부모가 없는 곳 보호자가 없는 곳

 이렇게 철저한 제한적 이유 때문에 맘껏 못 뛰어 노는 아이들

 벙어리처럼 살아야 하며 보육원에서 정한 일정한 규칙에 의해 살아야 하는 아이들은

 마치 영과 혼이 없는 로봇의 모습이다.

 이곳이 바로 새 희망 보육원이다.

 

 TITEL BACK

 철문의 기분 나쁜 쇠 소리가 이어지다 닫히는 소리가 들리며

 물결치듯 울렁이며 나타났다가 흩어지듯 사라진다.

 

 ‘몽키 가나슈’

 사라진 아이들

 

 

 

 

 S# 5 보육원 원장실 안/ 저녁

 원장실 안 정면의 책상 위 검정색 명패에는 양옆으로 봉황이 각인 되어있고

 ‘원장 변귀희’ 라고 쓰여 있다.

 그 책상 뒤로는 온갖 감사패와 보도자료 등이 진열장에 정갈하게 진열되어 있고 맞은편

 벽에는 영국식 화려한 티 팟 세트가 진열 되어 있고 정 중앙에는 ‘새 희망 보육원’ 이라는

 글귀가 적힌 단체 사진이 걸려 있다.

 가운데에는 소파가 있고 그 자리에는 40대 초중반의 남성이 정장을 입고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 책상에는 변 원장이 앉아서 서류를 넘겨보고 있다.

 

 변 원장

 (매섭게 보며)변 실장! 내가 이러라고 실장자리 준거 같아?

 한량처럼 놀라고 준건 아닐 텐데?

 이걸 실적이라고 나한테 주는 거야?!!!

 

 변 실장

 (비아냥대며) 나~참!! 누나!

 내가 밖에서 얼마나 개고생 하면서 거지같은 새끼들 비위 맞추면서 뛰는 줄 알아?

 좀 서운 해 질라고 하네, 그래도 내덕에 큰돈 버는 거 아뇨?

 

 변 원장

 (조금 격양된 목소리로) 야! 너 내가 보육원에서는 원장님이라고 부르라 했지,

 이것도 핏줄이라고 동네 양아치를 실장 자리를 앉혀 줬더니 지가 개인지 사람인지 분간 못하지?

 그리고 너 아니라도 이 일 할 일 사람 많으니 싫으면 그만둬!

 (서류를 덮으며) 면상 보기 싫으니 내 앞에서 꺼져!!

 

 S# 6 원장실 앞 복도/ 저녁

 변 실장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원장실 문을 열고 나온다.

 복도를 통해 현관 쪽 문을 향해 걸어가는 변 실장.

 바로 앞에 물주전자를 든 아이가 변 실장과 마주치자 인사하듯 얼른 고개를 숙인다.

 

 금수

 (눈치 보며) 안녕 하세요? 실장 선생님

 

 변 실장

 (못마땅한 표정으로) 인사 하지 마 새꺄!!

 (고개를 드는 금수의 뒤통수를 세게 때리며) 재수 없으니깐

  너 같은 새끼들 때문에, 내가 욕먹고 다녀야겠냐?

 

 금수는 맞은 머리를 긁적이며 BMW검정색 세단을 타고 정문을 나가는 변 실장을 바라본다.

 그 모습을 땀 흘리며 풀을 메던 김 노인이 물끄러미 차가 사라질 때 까지 응시한다.

 그리곤 다시 풀을 맨다.

 

 

 

 S# 7 보육원 밖/ 밤

 보육원 뒤로 태양이 넘어가고 짙은 어둠이 드리워지는 밤이 된다.

 보육원 창가에는 불이 켜지고 적막함이 감돈다.

 

 S# 8 보육원 2층 복도/ 밤

 흰색 반팔 셔츠를 입은 권 선생은 ‘희망봉’이라는 몽둥이를 들고 복도 맨 끝에 서 있다.

 남자는 고요함을 깨고 소리 지른다.

 

 권 선생

 (큰 소리를 울리며) 전체 소등!!!!!

 

 일제히 방들의 불은 꺼지고 권 선생은 복도를 걸어서 중간 계단으로 내려간다.

 

 S# 9 보육원 남아 방 안 / 밤

 불 꺼진 방안의 왼쪽에는 이불을 넣는 사물함과 조그마한 옷장이 놓여 있다.

 아이들은 방바닥에 요를 깔고 계절에 맞지 않는 두껍고 낡은 이불을 덮고 있다.

 아이들의 누운 모습은 흡사 마네킹처럼 보인다.

 달빛에 비춰진 한 아이가 훌쩍대며 울고 있다.

 그 소리에 방안의 몇몇 아이들은 고개를 들어 그곳을 쳐다본다.

 그때 변성기가 온 남자 아이가 말을 한다.

 

 기석

 (조용하게) 모두 똑바로 누워서 자-

 

 고개를 들었던 아이들은 일제히 바로 눕는다.

 기석은 울고 있는 금수의 어깨를 토닥인다.

 

 기석

  (달래듯) 울지 마, 금수야-

 밖에 할아버지가 그러는데 우는 만큼 슬픈 일이 오는 거래

 그러니깐 기뻐지려면 울음도 눈물도 참아야해!

 

 금수

 (훌쩍이며) 형은? 형은 안 울어?

 

 기석

 (잠시) 나도 울었었지.

 그런데 할아버지 말씀 듣고 참고 또 참았지.

 그리고 계획이라는 걸 세웠어.

 그러니깐 눈물도 울음도 딱 멈춰지더라.

 

 금수

 (울음을 그치며) 무슨 계획인데? 형?

 

 기석

 (생각 하다가) 빨리 시간이 지나 이곳에서 나가서 자립 할 거야,

 그때가 되면 금수도 이곳의 친구들도 마음껏 만날 거고,

 그러니 이제 그만 울고 우리 그날을 꿈속에서 생각하면서 자자

 

 윤우

 (끼어들며) 형아 자립이 뭐야?

 

 기석

 음... 자립 이라는 건 혼자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 거야,

 돈도 벌어야 하고 밥도 혼자서 해서 먹어야 하고,

 그런데 이렇게 밥 먹을 때와 잘 때가 정해지지 않고 그것도 스스로 정해서 사는

 자유와 비슷한 거야.

 

 윤우

 (깨달은 듯) 그럼 자립도 좋은 말이네, 자유가 있으니깐-

 

 기석

 (생각을 하다가) 혼나겠다. 얼른 자자-

 

 말을 끝낸 기석은 어둠속에 눈을 뜨고 있다.

 윤우는 천정을 보고 누워 눈을 꿈뻑이다가 잠이 든다.

 

 S# 10 보육원 안 현관 / 아침

 

 아침부터 햇볕은 따갑게 내리쬐고 아이들이 보육원 건물 중앙 현관 앞에 줄지어 서있다.

 아이들은 모두 초록색 야구 모자를 쓰고 있다.

 어제의 당직이었던 권 선생이 아이들이 쓴 초록색 모자를 일일이 검사한다.

 

 권 선생

 (보며) 야! 거기 모자 똑바로 안 눌러써?!!

 

 한 아이가 그 소리에 놀라 황급히 모자를 고쳐 쓰는데 잘 되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본 윤우가 뒤에서 매무새를 고쳐준다.

 

 권 선생

  내가 늘 말했듯이 등하교 시에 모자 꼭 착용해,

 한 놈이라도 얼굴이 그을려서 오면

 그땐 알아서 해!

 알았어?

 

 

 아이들

 (훈련된 복창을 한다) 네 알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히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아이들은 90도로 인사하고 뒤돌아서서 줄 맞추어 현관을 나선다.

 이때 권 선생 등 뒤로 변 원장이 소리 없이 나타난다.

 

 변 원장

 (현관 쪽을 보며) 권 선생-

 

 권 선생

 (놀라며) 네! 원장님

 

 변 원장

 아이들 관리 잘해야 해요,

 얼굴 그을리고 거지같은 모습이 되면

 입양도 안 될뿐더러 권 선생 수당도 없어진다는 거 명심해야 해요. 아시겠죠?

 

 권 선생

 네 원장님 늘 명심하고 있습니다.

 

 변 원장

 (뒤돌아 가며) 권 선생만 믿겠어요.

 

 권 선생

 (고개를 숙이며) 네, 감사합니다.

 

 S# 11 시골 길 / 오전

 

 멀리서 초록색 모자를 쓰고 가는 아이들은 이내 줄이 흐트러지고 아무렇게나 걸어간다.

 보육원을 상징하는 초록색 모자이지만 우거진 초목들과 어우러져 파릇한 생명이라는 것을

 상징 하는 듯하다.

 윤우는 금수와 함께 나란히 걸어가고 그 뒤로는 다윤과 가희가 조잘대며 걸어간다.

 

 다윤

 가희야-

 

 가희

 응?

 

 다윤

 저번 주 일요일에 오신분이 엄마야?

 가희

 응, 왜?

 

 다윤

 (잠시) 아니, 너 여기 들어오고 처음 오신 거 같아서.

 

 가희

 난 또 뭐라고-

 응, 일요일 마다 온댔어.

 

 다윤

 (땅을 보며) 좋겠다.

 매주 볼 수 있어서-

 

 가희

 (어깨동무하며) 엄마가 그러는데,

 여기서 제일 친한 친구가 누구냐고 묻더라.

 그래서 너 라고 말했지.

 

 다윤

 (고개를 끄덕이며) 으-응

 

 가희

 (웃으며) 그랬더니 다음 주에 오면

 너랑 같이 보재

 

 다윤

 (고개를 들며) 정말? 왜?

 

 가희

 친하다니깐 맛있는 것도 같이 먹자고

 그러는 거지, 같이 볼 거지? 응?

 

 다윤

 (웃어 보이며) 당연하지! 절친 인데

 

 무거웠던 아이들의 등굣길은 한결 가볍게 이어진다.

 뜨거웠던 태양은 잠시 구름 뒤로 숨는다.

 

 

 

 S# 12 학교 운동장 / 아침

 

 보육원 아이들은 다른 등교하는 아이들과 무리에 섞이지 않고 운동장을 가로지른다.

 다른 아이들은 보육원 아이들을 피하듯 비켜선다.

 그 옆을 지나는 3명의 무리 아이들 중 몸집이 큰 혁수가 일행을 본다.

 

 혁수

 (코를 막으며) 야- 초록 괴물들 온다!!

 냄새나는 초록 괴물들 오니깐 냄새 안 베게 조심해-

 

 보육원 아이들은 늘 있는 일인 듯 무시하며 학교 중앙 현관으로 걸어간다.

 학교 중앙 출입구에 도착한 보육원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모자를 벗어

 재빨리 가방 속에 모자를 구겨 넣는다.

 그리고는 금수와 윤우는 같은 반 4학년 교실로 향하고 나머지 아이들은 각자의 교실로 향한다.

 2학년 교실로 걸어가는 다윤이의 뒷 모습을 본다.

 

 윤우

 다윤아-----------

 

 다윤

 (뒤 돌아 보며) 어?

 

 윤우의 부름에 다윤이가 쳐다보자 윤우는 두 눈을 찡긋 감아 뜨고는 오른손을 크게 흔든다.

 그 행동에 다윤이는 수줍은 듯 손을 어깨까지만 들고 작게 살랑 살랑 흔들고 교실로 들어간다.

 S# 13 4학년 교실 안 / 오후

 

 창밖에는 축구를 하며 뛰어노는 아이들과 그 옆에는 피구를 하는 여자아이들이 보인다.

 그 모습을 부러운 듯 물끄러미 보는 윤우

 한참을 보는데 옆에 앉은 금수가 윤우를 툭툭 친다.

 윤우가 놀라 금수를 본다.

 

 여선생

 (큰소리로) 김윤우!

 몇 번 불러야 볼래?

 수업에 집중 안 해?

 

 윤우는 책상으로 눈을 가져가 교과서를 편다.

 건너편에 있는 혁수가 비웃으며 쳐다본다.

 

 혁수

 (손을 입에 대고) 뱀파이어들--------

 

 금수와 윤우는 무시하며 앞을 본다.

 혁수

 햇볕 쬐면 죽는 뱀파이어들------- 덜덜덜

 

 윤우

 (혁수를 보며) 조용해- 돼지고기-

 

 윤우의 말에 금수가 고개 숙이며 웃는다.

 그 모습을 본 혁수는 금수에게 주먹을 내 보인다.

 이내 웃음을 감추는 금수.

 

 S# 14 시골 길 / 오후

 

 보육원 아이들은 초록색 모자를 쓰고 삼삼오오 모여 하교를 하고 있다.

 윤우와 금수는 나란히 걸어간다.

 그 뒤로 혁수 무리가 빠른 걸음으로 따라온다.

 

 혁수

 (큰 소리로) 야----- 초록 뱀파이어들!!

 

 그 소리에 놀라 돌아보는 금수.

 현우는 돌아보는 금수의 팔을 붙잡고 앞으로 돌려서 가던 길을 계속 간다.

 

 혁수

 어쭈! 무시해?

 야! 소금수!!!

 

 금수는 겁에 질린 듯 고개를 숙인다.

 

 혁수

 너 아까 웃었지?

 이리 안 오면 죽어!

 셋 셀 동안 와!

 하나.

 둘

 .

 세엣

 

 금수가 반응이 없자 혁수는 쿵쿵 거리며 금수를 향해 달려온다.

 눈치 챈 윤우는 혁수가 점프를 해서 금수의 가방을 잡으려는 순간 금수와 함께 피한다.

 착지한 혁수는 중심을 잃고 논두렁으로 빠진다.

 그 모습에 보육원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웃고 혁수의 무리들은 황급히 혁수에게 달려간다.

 진흙 범벅이 된 혁수는 분한 듯 아이들을 노려본다.

 금수는 웃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

 

 윤우

 (보며) 금수야, 땅에 떨어져 흙 묻은 돼지고기는 먹는 거 아냐-

 얼른 가자!

 

 윤우의 말에 더욱 웃음이 터진 아이들이다.

 다윤이도 입을 가리며 웃고 있다.

 

 혁수

 (바닥을 치며) 윤우, 금수 니들 두고 봐!!

 

 윤우

 (앞만 보며) 어 그래, 자주 봐--------

 

 아이들은 유유히 그 자리를 떠난다.

 

 S# 15 보육원 안 현관 / 오후

 

 아이들은 모자를 벗고 정렬되어 서 있다.

 권 선생은 아이들 사이를 오가며 아이의 턱을 손으로 잡고 이리저리 돌리며

 꼼꼼히 살펴본다.

 금수 앞에 서서 유심히 살펴본다.

 

 권 선생

 (보며) 야! 너 왼쪽 뺨이 왜 이렇게 빨개?

 운동장에서 뛰어 논거 아냐?

 

 금수

 (놀라며) 아니에요, 학교 끝나고 모자 쓰고 곧장 왔어요.

 

 권 선생

 아닌 거 같은데?

 다른 애들은 다 괜찮은데 왜 너만 빨게?

 

 윤우

 (끼어들며) 아니에요 선생님.

 종일 저랑 같이 있었구요.

 등하교도 같이 했어요.

 

 권 선생

 (보며) 내가 너한테 물었어?!!

 건방진 새끼!

 

 윤우와 금수는 권 선생의 말에 고개를 숙인다.

 권 선생

 (짜증내며) 얼른 들어가서 씻어!

 빡빡 씻어! 검사 할 테니깐!

 모두 입실!

 

 아이들

 (일제히) 입실!

 

 아이들은 군인들처럼 걸어가 계단을 오른다.

 못마땅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권 선생.

 

 S# 16 보육원 원장실 안/ 오후

 

 원장의 책상 앞 소파에는 중년의 남성이 앉아있고 맞은편 소파에는 변 실장이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중년 남성을 곁눈질 하며 본다.

 변 원장은 남성의 오른쪽 1인 소파에 앉아 허브티를 마시고 있다.

 남성은 유심히 서류를 보고 있다.

 남성 앞 아이스커피의 얼음이 녹으며 적막을 깬다.

 

 중년 남성

 (변 실장을 보며) 서류에 있는 아이들이 정말 다 부모가 없는 거 맞아요?

 뒤탈 없겠죠?

 

 변 실장

 (잔을 내려놓으며) 그럼요, 사장님

 아무 문제없는 명단이에요.

 고 사장님이 얘기 안 해 주시던가요?

 

 중년 남성

 듣긴 들었는데, 행여 잘못되면----------

 

 변 원장

 (살며시 찻잔을 내려놓으며)

 선생님?

 

 중년 남성

 (고개를 돌리며) 네?

 

 변 원장

 (차가운 표정으로) 여기 있는 아이들은 부모가 있든 없든

 모두가 버려진 애들이고

 입양을 가든지 혼자 살든지 관심 밖이에요.

 중년 남성

 그래도, 행여-------

 

 변 실장

 (웃어 보이며) 아이고 우리 사장님, 걱정이 이렇게 많으실까?

 그건 우리가 다 손을 써 놔서 걱정 안하셔도 된다니깐-

 

 변 원장

 (일어나며) 안내키면 안하셔도 되요.

 (변 실장을 보며) 변 실장님, 여기 선생님 배웅해 드려요.

 하실 마음 없으신 거 같으니까.

 

 중년 남성

 (황급히) 아뇨 원장님, 그게 아니고요.

 저는 그저 안전한지 여쭤보고 싶어서-

 

 변 원장

 (선채로) 선생님, 아시다시피

 선생님의 조건으로 대한민국 어디든 입양을 허락해 주는 곳은 없어요.

 강간미수, 사기 전과가 있는 사람한테 누가 입양을 보내겠어요?

 

 중년 남성은 변 원장의 말에 고개를 숙인다.

 

 변 원장

 더군다나 강간미수는 말씀 안하고 계시다가

 우리 변 실장이 알아내니 그제 서야 말씀 하신 거 아닌가요?

 

 중년 남성

 (고개를 숙이며) -------

 

 변 원장

 한 배를 타셨으면 구멍 난 갑판은 막으셔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야 우리가 노를 젓지요.

 

 중년 남성

 네- 원장님, 죄송합니다.

 

 변 실장

 (환기시키듯) 아이고 우리 사장님 조심성이 많아서 그래요.

 사장님, 단순하게 생각하세요.

 우리가 섭외 해놓은 사람이나 선생님 친척 밑으로 위장 입양 시키고 모든 게 조용해지면-

 

 

 중년 남성

 네- 그 부분 잘 알고 있습니다.

 (잠시) 진행 할게요.

 얼마를 입금하면 되죠?

 

 변 실장

 에이- 결국 하실 거면서

 애는 골랐어요?

 애들마다 가격이 달라서요.

 

 변 원장은 자신의 책상 의자에 앉는다.

 

 중년 남성

 (파일을 펴 보이며) 여기, 3번 아이요.

 

 변 실장

 (보며) 아- 안목 있으시네.

 그 아이는 오천은 주셔야 해요.

 

 중년 남성

 지난번 말씀 하실 때는 3,500이라고 하셨는데-

 

 변 실장

 사장님! 차 뭐 타세요?

 

 중년 남성

 벤츠-요, 왜요?

 

 변 실장

 누가 사장님한테 마티즈도 차니깐 마티즈 값만 받아라.

 이러면 그 돈 받고 벤츠 주시겠어요?

 명차에는 명품을 태워야지요.

 

 중년 남성

 (잠시 고민 하다가) 네, 3번으로 할게요.

 입금은 어떻게? 아이는 지금 볼 수 있나요?

 

 변 실장

 사장님 결제는 무조건 현금이 원칙이구요.

 서로 자료가 안 남아야 되니까-

 현금 준비해 오시는 날, 서류 작성하시고 결제 하시고 아이는 그때 보시면 되요.

 중년 남성

 아- 미리 볼 수는 없나요?

 

 변 원장

 (끼어들며) 선생님, 저희 원칙에 따라 주셔야 합니다.

 

 변 실장

 사장님, 그리고 3번 아이는 다들 탐내는 아이에요.

 결제를 먼저 하는 사람이 임자에요.

 

 중년 남성

 (일어서며) 아-네, 그럼 내일 이 시간까지 준비해서 오겠습니다.

 

 변 원장

 네 들어가시고요,

 오늘 나눈 대화는 서로를 위해서 녹음이 다 되어 있으니 참고 하세요.

 

 중년 남성

 (당황하며) 네- 원장님.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변 실장

 (안내하며) 가실까요? 사장님.

 

 중년 남성

 네, 그럼.

 

 변 실장과 중년 남성은 문밖으로 나간다.

 

 변 원장

 (문 쪽을 바라보며) 범법자가 불법을 논해?

 (쓴 웃음을 지으며) 강간범 주제에-

 

 S# 17 시가지 / 아침

 

 초록색 모자를 쓴 보육원 아이들은 늘 그러했듯이 등교를 하고 있다.

 시골길을 벗어나 시가지로 걷고 있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서로 장난을 치고 걷고 있다.

 

 S# 18 몽키 가나슈 밖 / 아침

 바나나가 누워 원숭이를 보듬고 있는 가게의 마크가 눈에 띈다.

 그 옆에는 몽키 가나슈라고 적인 간판이 조용한 시가지의 아침을 연다.

 S# 19 몽키 가나슈 안/ 아침

 

 도마 위에 껍질이 벗겨진 바나나가 있고 그 위로 앞이 둥근 칼이 바나나를

 손가락 한 마디 크기로 썰고 있다.

 토막난 바나나는 믹서기로 들어가고 굉음과 함께 바나나를 갈아 댄다.

 믹서기가 멈추고 갈린 바나나를 채반에 붓고 채반 밑으로 흘러나오는 바나나 과즙은

 작은 자루 볼에 담긴 하얀 생크림 위로 떨어진다.

 섞인 생크림을 실리콘 주걱으로 젓다가 멈춘다.

 큰 자루 볼에 담긴 다크 초콜릿 커버춰는 전기 플레이트 위에서 충분히 데워진 중탕 냄비

 위로 올라가 가장자리가 서서히 녹다가 어느새 80%정도가 녹고 액체가 된 초콜릿 안에

 드문 드문 덜 녹은 커버춰가 보인다.

 다른 실리콘 주걱으로 남아 있는 커버춰를 마저 녹여준다.

 혼합된 생크림을 중탕냄비 위에 올려 젓는다.

 생크림을 실리콘 주걱으로 살짝 찍은 다음 손등위에 몇 방울을 떨어트린다.

 녹아 있는 초콜릿에 생크림을 혼합한다.

 실리콘 주걱으로 젓자 액체였던 초콜릿이 서서히 부드러운 가나슈가 되어 간다.

 반죽이 다된 사각 가나슈를 틀에 넣고 스패츌러로 평평하게 핀다.

 큰 냉장고 문을 열고 다져진 가나슈를 넣고 그 밑에서 다 굳어진 가나슈를 꺼낸다.

 틀을 재거하고 기타처럼 생긴 가나슈 커팅기로 가로한번 세로한번 커팅한다.

 커팅 되어진 가나슈를 많은 양이 녹아 있는 초콜릿에 하나씩 빠트린다.

 다리가 세 개인 디핑 포크로 건져내고는 용기의 가장 자리에서 몇 번 턴 다음

 테프론지가 깔려 있는 곳에 매끄럽게 놓아 두는 것을 반복한다.

 투명 비닐에 바나나가 그려진 것을 초콜릿 위에 하나 씩 덮는다.

 다 덮은 초콜릿을 또다시 냉장고에 넣고 마지막 칸에 있는 초콜릿을 꺼낸다.

 바나나 모양의 판박이 같은게 붙어 있는 초콜릿에서 판박이들을 제거 한다.

 네모 반듯한 초콜릿에는 바나나 그림이 박혀져 있고 그 제품들을 쇼케이스에 진열한다.

 

 이때 쇼 윈도우 앞을 지나가는 보육원 아이들.

 초콜릿을 만들던 남자는 얼굴이 보이지 않은 채 몸을 돌려 아이들을 향한다.

 

 S# 20 몽키 가나슈 밖 / 아침

 

 쇼 윈도우 너머로 쇼콜라티에의 모습이 보인다.

 덩치가 크고 험악하게 생긴 남자가 아이들을 향해 씨-익 웃는다.

 그 모습에 놀라는 아이들이다.

 

 금수

 헉!

 

 윤우

 (금수의 손을 잡아끌며) 금수야 얼른가자!

 

 금수

 어-어,

 (걸으며) 근데 저기 바나나 아저씨가 만드는 초콜릿이

 (겁먹은 얼굴로) 지나가는 애들 잡아서 만드는 거래

 윤우

 (웃으며) 풉!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

 

 금수

 아냐 학교 형들이 그러는데

 예전에도 우리 보육원 형들이 저 가게 들어갔다가 없어졌데.

 

 윤우

 기석이 형은 그런 말 안하던데?

 

 금수

 아냐 진짜야 형들이 그랬어!

 

 윤우

 알았으니깐 얼른가자

 나중에 기석이 형한테 물어보자,

 

 금수

 어-어

 

 그때 바나나 아저씨가 가게 앞으로 쟁반에 무언가 들고 나온다.

 큰 덩치로 아이들 앞을 막아서자 아이들은 놀라며 발걸음을 멈춘다.

 

 바나나 아저씨

 (웃으며) 이거 하나씩 먹어볼래?

 

 금수

 으악- 도망가 윤우야!

 

 금수는 아이들을 뒤로 한 채 전력 질주를 한다.

 여자아이들도 겁이 났는지 슬금슬금 길 건너로 건너가 학교를 향해 걸으며 윤우를 본다.

 윤우는 강해 보이려는 듯 피하지를 않는다.

 

 바나나 아저씨

 괜찮아, 먹어봐.

 

 윤우

 (약간은 주저하며) 정말 먹어봐도 돼요?

 

 바나나 아저씨는 바나나 그림이 찍혀 있는 초콜릿을 집어서 윤우에게 건넨다.

 윤우는 그것을 받아 들고는 잠시 망설이다 입안에 넣는다.

 잠시 후 윤우의 눈은 휘둥그레진다.

 

 윤우

 아저씨--------이거 이름이 뭐에요?

 

 바나나 아저씨

 왜? 너무 맛있지?

 그 초콜릿 이름은 몽키 가나슈 라고 해

 

 윤우

 (간판을 보며) 몽키 가나슈 요?

 

 바나나 아저씨

 응, 몽키 가나슈.

 원숭이가 좋아하는게 바나나잖아

 그래서 몽키고, 가나슈는 생크림이 들어간 부드러운 초콜릿을 그렇게 불러.

 

 윤우

 아----------

 근데, 이거 왜 공짜로 줘요?

 

 바나나 아저씨

 그거야 주인 마음이지.

 받고 싶으면 받고 싫으면 안 받고.

 너 저기 산 넘어 보육원에 살지?

 

 윤우

 네, 어떻게 아세요?

 

 바나나 아저씨

 내가 이 동네에서 몇 년을 있었는데 그걸 모를까 바.

 하나 더 먹을래?

 

 윤우

 네!

 

 윤우는 초콜릿을 하나 더 입안에 넣는다.

 

 바나나 아저씨

 (웃으며) 먹는 게 저기 간판의 그림의 원숭이 처럼

 귀엽게 먹는구나.

 

 

 윤우

 어? 친구들이 저보고 원숭이 흉내 잘 낸다고 하는데.

 

 바나나 아저씨

 그래? 아저씨가 딱 맞췄네.

 그럼 원숭이 흉내 한번 내봐.

 

 윤우

 에이- 여기서 창피하게 어떻게 해요.

 

 바나나 아저씨

 니가 원할 때 마다 초콜릿 먹게 해 줄 테니까

 한번 보여줘.

 그거 매일 먹으면 아저씨처럼 키도 크고 힘도 쎄져.

 

 윤우

 정말요?

 (망설이다가) 그럼 이거 오늘 두 개 먹은 값이에요.

 

 그렇게 말하며 해맑게 얼굴표정과 손동작으로 원숭이 흉내를 내고는 이내 창피해 한다.

 

 바나나 아저씨

 (웃으며) 와- 정말 똑같구나.

 

 이때 멀리 서있던 금수가 오지는 못하고 소리친다.

 

 금수

 윤우야! 빨리 와 학교 늦어.

 

 

 금수의 부르는 소리에 윤우와 가희, 다윤은 금수쪽을 쳐다본다.

 아이들은 학교의 정문을 향해 걸음을 재촉한다.

 가게 앞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몽키 가나슈 남자의 등만 보인다.

 윤우는 걸어가며 바나나 아저씨를 쳐다보며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다.

 

 S# 21 학교 급식실 안 / 오후

 

 위생복과 위생모를 쓴 중년의 여성이 아이들 식판에 소시지 야채 볶음을 담아주고 있다.

 길게 줄선 아이들 중에 금수, 윤우, 그 뒤에는 혁수가 식판을 들고 앞으로 조금씩 가고 있다.

 아이들은 식판이 채워지자 빈자리에 윤우와 금수는 마주 앉고 혁수는 금수의 뒷 테이블에

 금수의 등으로 보고 앉아 있다.

 식사를 시작하고 잠시 후 금수의 등 뒤로 밥알이 날라 온다.

 혁수가 밥을 숟가락에 조금씩 담아 튕겨내고 있다.

 

 혁수

 야! 소금수

 너 먹는 거 좋아하지?

 밥 많이 먹어라, 내가 계속 줄 테니까,

 

 금수

 (뒤돌아보며) 하지-마,

 

 

 혁수

 어쭈!

 (밥알을 튕기며) 옛다!

 

 금수는 다시 돌아 앉아 고개를 숙이고 밥을 계속 먹는다.

 이 모습에 윤우는 혁수를 노려본다.

 

 윤우

 야! 배혁수

 그만해! 싫다잖아.

 

 혁수

 (약 올리며) 싫은데-

 계속 할 건데-

 

 윤우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혁수에게로 간다.

 

 혁수

 (약간 긴장한 듯) 오면, 오면 어쩔 건데?

 

 윤우

 (혁수 귀에 대고) 너 자꾸 금수 괴롭히면,

 점심시간 때마다 니 식판에서 뭐가 나오는지 봐

 

 혁수

 뭐? 어쩔 건데?

 

 윤우

 내일은 지렁이,

 다음날은 송충이,

 그 다음날은 개구리

 

 혁수

 (보며) 지금 나 협박 하는 거야?

 

 윤우

 협박인지 아닌지

 금수 계속 괴롭혀봐,

 그때 알게 될거니깐.

 

 

 

 윤우의 말에 더 이상 대꾸하지 않는 혁수, 윤우는 자리로 돌아오고 그 모습에

 금수는 윤우를 향해 씨-익 웃는다.

 그 옆 다윤은 윤우를 보고 있다.

 윤우는 다윤과 눈이 마주치고 오른쪽 눈을 찡긋해 보인다.

 수줍어하는 다윤.

 

 

 S# 22 보육원 원장실 안/ 오후

 

 1인 소파에는 변 원장이 앉아있고 좌측에는 중년 남성이 있고 우측에는 검은 뿔테 안경을 쓴

 50대 초반의 남성이 앉아 있다.

 

 변 원장

 인사들 하세요.

 이쪽은 미주시청 복지과 강종규 계장님,

 여긴, 성함이?

 

 중년 남성

 네, 전형국 이라고 합니다.

 

 강 계장

 (악수를 청하며) 아 네, 반갑습니다.

 강종규 라고 합니다.

 

 인사가 끝나자 알 수 없는 어색함이 감돈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변 실장과 7-8세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들어온다.

 여자아이를 유심히 보는 중년 남성

 

 변 실장

 좀 늦었습니다.

 아이들 학교가 이제 끝나서요.

 (보며) 아이구 계장님도 벌써 와 계셨네,

 

 변 원장

 (무시하며) 주의 사항은 이미 들으셔서 아실 테고,

 (보며) 실장님, 처리는 되었나요?

 

 변 실장

 네, 오시자마자-

 

 변 실장은 여자아이를 중년 남성 앞에 세운다.

 위아래로 훑어보는 중년 남성

 

 

 중년 남성

 그래, 이름이 뭐야-?

 

 쭈뼛거리는 여자아이

 

 변 실장

 뭐해, 어서 인사드리지 않고?

 앞으로 너 아빠 되실 분이야.

 얼른 이름 말씀드려.

 

 여자아이

 (눈치 보며) 민지, 한-민지

 (허리를 굽히며) 아- 안녕 하세요.

 

 중년 남성

 어- 그래 민지

 이쁘게 생겼네? 몇 살이야?

 

 여자아이

 (손가락을 펴 보이며) 8살 이에요.

 미주 초등학교 1학년 3반 22번

 

 중년 남성

 (웃으며) 응 그래, 민지 똑똑하네.

 

 변 원장은 눈짓으로 변 실장에게 아이를 데리고 나가라는 신호를 준다.

 

 

 변 실장

 그럼 아이 준비 시켜 놓을게요.

 말씀들 나누세요.

 계장님 나중에 소주한잔 해요.

 

 강 계장

 네, 좋죠

 

 변 실장은 아이를 데리고 나간다.

 

 강 계장

 이미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선생님 명의로 절대 입양이 불가한건 아시죠?

 

 중년 남성

 네-------------

 

 강 계장

 믿을만한 친척분이 안계시다니깐

 변 실장이 준비한 사람으로 입양을 시키고

 기간이 경과 된 다음에 그분은 이혼을 하고 선생님하고 재혼하는 겁니다.

 그런 다음 일정기간 경과 후 그분과 이혼 하시고 친권, 양육권은 선생님이 다 가지시면 되는 겁니다.

 물론 다 서류상들의 일들 인 것도 알고 계시죠?

 

 중년 남성

 네-------

 

 변 원장

 변 실장이 서류상 오르내릴 사람을 준비했으니

 추가 요금 내셔야 해요, 얘기 들으셨죠?

 

 중년 남성

 네- 그 부분은 아까 지불 했습니다.

 

 변 원장

 아, 그런가요?

 아직 보고 받은 게 없어서,

 이따가 확인해 볼게요.

 

 강 계장

 그분 가정 실태조사나 적격여부는 걱정마시구요.

 변 실장이 워낙 일을 잘해서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중년 남성

 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강 계장

 (웃으며) 감사는 뭘요,

 서로 돕고 살아야지요.

 

 중년 남성은 아직까지 초조한 모습이다.

 변 원장은 앞에 있는 허브티를 홀짝이며 마신다.

 강 계장은 서류파일을 체크하듯 들여다본다.

 

 

 S# 23 보육원 여아 방 안/ 오후

 

 방안에는 여러 명의 여자아이들이 민지가 소지품을 챙기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민지 옆 다윤과 가희는 울음을 참으며 민지의 스케치북과 필통을 가방에 넣어준다.

 

 가희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며) 민-지야, 좋은 아빠 만나게 돼서 축하해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해.

 

 민지

 (눈물을 글썽이며 말이 없다.) ----------

 

 옆에 있던 다윤이가 보이지 않는다.

 

 가희

 (두리번거리며) 다윤아 거기서 뭐해?

 

 다윤

 (선반을 뒤적거리며) 어- 잠깐만,

 

 다윤은 자신의 크기 절반만한 팔다리가 긴 핑크색 원숭이 인형을 들고 온다.

 민지 앞에 서서 인형을 내민다.

 

 다윤

 (끝내 울음을 터트리며) 민-지-야, 이거 가지-고 - 가

 밤-에 잠이 잘- 안 오거나, 무섭거나, 언니들이 보고 싶을 때 안고 자.

 

 민지

 (눈물 흘리며) 이거 언니가 아끼는 거잖아.

 

 다윤

 난 이제 밥봉이 없이도 잘 수 있어.

 다른 인형들도 옆에 있고, 니가 더 필요할 것 같아-

 

 민지

 언---------니

 

 셋은 서로 부둥켜안고 다시는 재회하지 못할 것을 아는 듯 서럽게 울어댄다.

 

 변 실장(V.O)

 (신경질 적으로) 빨리 안 나오고 뭐해!

 

 셋은 깜짝 놀라 서로 떨어진다.

 

 민지

 언니------- 내가 꼭 편지도 쓰고, 전화도 하고

 (손 흔들며) 자주 놀러올게, 안녕

 

 손을 흔들며 나가는 민지.

 그런 민지를 바라보는 다윤과 가희, 그리고 몇몇의 아이들.

 모두들 더욱 서럽게 울어댄다.

 

 변 실장(V.O)

 (큰 소리로) 조용히 안 해!!! 어디 초상났어?

 

 간신히 울음을 참는 아이들.

 

 S# 24 보육원 2층 복도/ 오후

 

 민지와 변 실장은 복도를 걸어간다.

 남자아이들 방 창문에는 아이들이 눈만 드러낸 채 민지가 가는 모습을 본다.

 윤우의 눈에는 커다란 눈물이 고여 있다.

 

 S# 25 보육원 여아 방 안 / 오후

 

 여자아이들이 창문에 매달리듯 보육원 운동장을 바라본다.

 다윤과 가희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민지가 검은색 승용차를 향해 가는 것을 본다.

 민지가 2층을 향해 한 손에는 밥봉이를 끌어안은 채 다른 한 손으로 이별을 알리듯

 손을 흔든다.

 다윤과 가희, 그리고 아이들도 화답하듯 손을 흔든다.

 

 가희

 (혼잣말) 잘 가- 민지야-

 (다윤을 보며) 다윤아, 근데 왜 저 인형 이름이 밥봉이야?

 

 다윤

 (생각에 잠긴 듯) 어, 내가 봉사 온 언니한테 저 인형 받자마자

 이름을 밥봉이라고 지었데.

 뜻과 이유는 모르겠어,

 그냥 밥봉이야, 힘들 때 내 옆에 있어준 밥봉이--------

 

 운동장의 검은색 승용차는 민지를 태우고 먼지를 일으키며 멀리 사라진다.

 

 

 

 

 S# 26 보육원 원장실 안 /오후

 

 책상에는 변 원장이 앉아있고 소파 양쪽에는 강 계장과 변 실장이 앉아있다.

 

 변 실장

 (봉투를 건네며) 자, 계장님

 여기 수수료,

 

 강 계장

 (봉투 속을 확인하며) 아이구, 번번히-

 

 변 원장

 강 계장님 뒤탈 없게 잘 마무리 해주세요.

 

 강 계장

 여부가 있겠어요?

 장사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변 원장

 (조금 큰 목소리로) 늘 만전을 기해달라는 얘기에요.

 

 강 계장

 (저자세로) 네, 알겠습니다.

 

 변 원장

 저는 변 실장과 할 얘기가 있어서-

 

 강 계장

 (일어서며) 네 그럼, 저는 이만-

 변 실장 연락해, 한잔 살게

 

 변 실장

 네 계장님 들어가세요, 전화 드릴게요.

 

 강 계장은 흐믓한 표정으로 원장실을 나선다.

 

 변 원장

 (보며) 변 실장!

 

 변 실장

 어? 누- 아니 원장님

 변 원장

 추가요금 받은 거에 대해 왜 보고 안했어?

 

 변 실장

 안 한 게 아니라, 애 데려오랴, 교육 시키랴, 내가 좀 바뻤수?

 일끝내고 말씀 드릴라 했지.

 

 변 원장

 돈 가지고 장난치면 그 자리도 없는 줄 알아.

 알겠어?

 

 변 실장

 (못마땅한 듯) 네- 알겠습니다.

 

 변 원장

 알았으면 나가서 일 봐!

 

 기분 나쁜 듯 대답을 하지 않고 일어서서 문을 열고 나가는 변 실장.

 

 S# 27 보육원 안 현관 / 오후

 

 툴툴거리며 걸어가는 변 실장을 본 금수는 물 주전자를 든 채 얼른 기둥 옆으로 숨는다.

 그것을 본 변 실장은 기둥 옆으로 슬며시 간다.

 

 변 실장

 (뒤통수를 세게 때리며) 야! 넌 사람보고 왜 인사 안 해?

 이 새끼들은 먹여주고 재워주고 공부 시켜줘도 고마운 줄 몰라.

 

 금수

 (머리를 어루만지며) 아-안녕하세요, 실장 선생님

 

 변 실장

 인사 하지 마! 새-꺄, 재수 없으니깐.

 

 현관을 걸어 나가는 변 실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금수.

 

 S# 28 삼겹살 집/ 밤

 

 불판에서는 삼겹살이 지글지글 익어간다.

 변 실장과 강 계장은 마주보고 앉아 소주잔을 기울인다.

 연거푸 소주를 마시는 변 실장

 

 

 강 계장

 아이구, 변 실장,

 천천히 마셔, 오늘 왜 이래?

 

 변 실장

 나 참, 더러워서

 

 강 계장

 누나 때문에 그래?

 

 변 실장

 누나는 얼어 죽을-

 지랑 나랑 피 한 방울 안 섞였는데-

 

 강 계장

 아- 맞다 재혼 가정이랬지?

 양쪽 부모님이 데리고 온-

 

 변 실장

 (무시하며) 나 없으면 이런 일, 꿈도 못 꿀 거면서,

 

 강 계장

 변 실장 때문에 일이 잘 돌아 가는 거 내가 알지,

 왜 모르겠어?

 (소주병을 들며) 자 한 잔 해,

 근데 말이야 변 원장도 그럴 것이

 저 보육원 표창을 좀 많이 받았어?

 미주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잖아.

 그러니깐 무탈하게 일을 진행 할 수 있는 거고-

 

 변 실장

 (보며) 계장님, 지금 변 원장 편드는 거요?

 

 강 계장

 에이 편은 무슨 편,

 변 원장 긁어봐야 좋을 게 없단 소리지.

 자 한 잔 받고 기분 풀어.

 

 강 계장은 변 실장의 잔에 술을 채우고 접시에 고기를 놓아 준다.

 그렇게 그들의 밤은 깊어져만 간다.

 

 S# 29 보육원 뒤 뜰 / 오후

 주말을 맞아 아이들을 보러온 부모와 친인척들로 뜰 안을 가득 메운다.

 돗자리를 펴고 싸온 음식을 먹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 얘기하는 아이와 어른들이 보인다.

 큰 나무 그늘이 있는 곳에 돗자리가 펼쳐져 있고 거기에는 가희, 다윤, 가희 엄마가

 치킨과 김밥, 과일 등을 먹고 있다.

 

 가희 엄마

 (음식을 챙기며) 이것도 먹고, 요것도 먹어봐.

 다윤이도 얼른 먹고.

 

 다윤

 네, 감사합니다.

 

 가희 엄마

 그래, 다윤이는 어디서 살았어?

 

 가희

 (다윤의 눈치를 보며) 엄-------마!

 

 가희 엄마

 (다윤을 보며) 내가 괜한걸 물었지?

 

 다윤

 (들고 있던 음식을 내려놓으며) 저는 아주 갓난아기 때 여기 와서

 어디서 살았는지, 왜 왔는지 몰라요.

 원장 선생님 말씀으로는 큰 박스 안에 제가 들어 있었고

 그 안에는 분유통이랑 젖병이랑 이름하고 생일이 적힌 쪽지만 있었대요.

 

 가희 엄마

 그-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겠구나.

 

 다윤

 (고개를 들며) 지금은 괜찮아요.

 이렇게 착한 가희도 있고, 오빠들이 이뻐 해 주니까요

 

 가희 엄마

 그래, 가희랑 잘 지내줘서 고맙구나.

 우리 매주 이렇게 보자구나.

 

 다윤

 네, 감사합니다.

 

 그들의 돗자리에는 강렬한 태양이 나무 가지 사이를 뚫고 내리쬔다.

 

 S# 30 보육원 여아 방 안 / 밤

 

 대낮의 뜨거웠던 태양은 암흑 속으로 사라지고 달빛만이 다윤과 가희를 비추고 있다.

 

 가희

 (소근 대듯) 다윤아,

 

 다윤

 응?

 

 가희

 어땠어?

 

 다윤

 뭐가?

 

 가희

 아니 오늘 울 엄마 만난 거.

 

 다윤

 아---- 좋았어.

 

 가희

 그게 끝이야?

 

 다윤

 (잠시) 니가 좋아해서 나도 좋았어.

 부럽기도 하고,

 

 가희

 (달래듯) 너도 언젠간 부모님이 찾아 올 거야.

 

 다윤

 아니, 그러려면 벌써 왔겠지.

 나는 민지처럼 좋은 분이 와서 딸처럼 이뻐 하면서

 얼른 이곳에서 데리고 갔으면 좋겠어.

 

 가희

 ---------

 다윤의 말에 더 이상 아무 말 못하는 가희

 그들의 달빛은 더욱 슬프게만 비친다.

 

 S# 31 4학년 교실 안 / 오후

 

 점심식사를 마친 금수와 윤우는 교실 창문에 기댄 채 운동장을 바라보고 있다.

 운동장에는 축하는 아이들, 피구하는 아이들, 철봉과 미끄럼틀에서 노는 아이들이 가득이다.

 교실 뒷문이 드르륵 열리며 가희와 다윤이 들어온다.

 

 가희

 윤우 오빠-

 

 윤우

 (보며) 어?다윤야,

 여긴 웬 일 이야?

 

 가희

 웅- 여름에는 살 탄다고 밖에서 놀 수가 없으니까

 둘이 교실에 있기도 심심해서 올라 와 봤지.

 

 윤우

 (말없는 다윤을 보며) 그래 잘 왔어.

 우리 뭐하고 놀래?

 응? 다윤아.

 

 다윤

 아- 아무거나.

 

 금수

 빙고게임 어때?

 

 가희

 어 그거 재밌겠다.

 다윤아 옆에 앉아 빙고 하자.

 

 윤우

 그래 다윤아 앉아

 

 아이들은 적막한 교실에서 빙고 게임을 하며 깔깔거리며 웃는다.

 잘 웃지 않는 다윤이도 즐거운 듯 수줍게 입을 가리며 웃고 있다.

 

 

 

 S# 32 몽키 가나슈 밖 / 오후

 

 보육원 아이들은 초록색 모자를 쓰고 태양을 피해 그늘진 곳으로 무리지어 걷는다.

 몽키 가나슈 앞을 지나는 순간 쇼 윈도우 너머로 초콜릿을 쇼케이스에 진열하는

 바나나 아저씨가 아이들을 보면서 씨-익 웃어 보인다.

 아이들은 그 모습에 황급히 그곳을 벗어난다.

 

 금수

 내말 맞지?

 

 윤우

 뭐가?

 

 금수

 저렇게 씨-익 웃으면서 목표를 정한데,

 납치할 목표,

 우리 중에 하나를 고르려고 했던 거야.

 

 윤우

 하여튼-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빨리 가자.

 

 아이들은 걸음을 재촉하며 걸어간다.

 걷다가 잠시 몽키 가나슈를 뒤돌아보는 윤우는 다시 앞을 보고 가던 길을 간다.

 

 S# 33 시골길 / 오후

 

 찌는 듯 한 더위를 뚫고 걸어가는 아이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때마침 꽤 센 바람이 불어온다.

 아이들은 바람을 맞이하려는 듯 양팔을 벌리고 바람을 안는다.

 이때 바람이 금수의 모자를 잡고 훨 훨 날아간다.

 금수는 놀라서 모자를 쫓는다.

 

 금수

 어----어----- 내 모자------

 

 모자는 금수를 피해 요리조리 달아나다가 맑고 깨끗한 개울에 빠진다.

 개울가 근처로 가는 금수와 나머지 일행들.

 

 금수

 (작대기를 들고) 어- 짧아서 모자에 안 닿아.

 잃어버리면 엄청 혼나는데-

 

 윤우

 금수야 신발을 벗고 무릎 밑에 까지만 들어가서 건져봐.

 우리가 뒤에서 손 연결해서 잡고 있을게.

 

 금수

 어- 엉

 

 금수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바지를 무릎 위까지 걷어 올린다.

 윤우는 한 손으로는 금수의 손을 잡고 다른 한손은 뒤의 다윤 손을 잡고 다윤은 가희의

 손을 잡고 길게 늘어뜨린다.

 

 금수

 조금만- 조금만 더

 

 작대기가 모자에 닿으려는 순간 중심은 흐트러지고 금수는 물에 빠지고 만다.

 그 모습에 웃음이 터진 아이들.

 생쥐 꼴이 된 금수는 아이들을 향해 물을 뿌려 댄다.

 아이들은 물을 피하며 웃으며 도망 다니다 이내 모두 냇가로 들어가서 하루를 잊은 듯

 깔깔거리며 물장구를 치며 논다.

 냇가에서 노는 아이들은 아무 걱정 없는 듯 그렇게 해 맑게 웃는다.

 

 S# 34 보육원 원장실안 / 오후

 

 변 원장은 화가 난 얼굴로 희망봉을 손에 쥐고 있다.

 아이들은 겁에 질린 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변 원장

 누구 짓이야!!!!!

 누가 모자 벗고 물어 들어가서 놀자고 했냐고!!!

 말 못해?!!!!

 너 네들 3일 동안 학교 가는 거 밥 먹는 거

 다 포기 할래!!!!!

 

 그 소리에 가희는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다윤은 눈에 눈물이 잔뜩 고여 있다.

 금수는 겁에 질려 오들 오들 떨고 있다.

 

 변 원장

 내가 살타면 안 된다고 누누이 얘기 했지?

 말 안하면 니들 다 벌 받을 줄 알아.

 

 이때 한 발 앞으로 나오는 윤우

 그리고는 변 원장을 올려 다 본다.

 변 원장은 핏대가 선 눈으로 윤우를 노려본다.

 

 변 원장

 뭐야? 너!

 

 윤우

 제가 들어가자고 했어요,

 책임진다고 들어가서 놀자고 했어요,

 물에서 논게 그렇게 잘못이에요?

 

 변 원장

 뭐라고?

 니가 제정신이야?

 저렇게 새까맣게 태워 놓고는 뭐가 어쩌고 어째?

 

 아이들은 더욱 겁에 질려있다.

 하지만 윤우만큼은 고개를 더욱 빳빳이 들고 변 원장을 쳐다본다.

 

 윤우

 (강하게) 우리 몸이에요,

 우리 몸 우리가 태운 건데 왜 원장 선생님이

 이래라 저래라 하면서 화내는 건데요?

 우리가 그렇게 잘 못했어요?

 

 변 원장

 뭐야?!!!!!!

 

 순간 딱! 소리가 나고-------

 아이들은 놀래서 윤우를 쳐다본다.

 윤우의 오른쪽 머리에서 피가 흐른다.

 윤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변 원장을 쳐다본다.

 

 변 원장

 어디서 눈을 부라리고

 입을 함부로 놀려?

 (인터폰을 누르며) 권 선생!

 

 권 선생(V.O)

 네 원장님!

 

 변 원장

 얘네들 당장 끌고 나가요!

 김윤우는 자숙의 방으로 데리고 가고요.!

 

 권 선생(V.O)

 네 알겠습니다.

 

 잠시 후 권 선생이 들어오고 아이들을 떠 밀 듯이 데리고 나간다.

 아직도 분이 가라앉지 않는 변 원장은 부들부들 떨고 있다.

 

 변 원장

 근본도 없는 자식들-

 

 S# 35 자숙의 방 / 저녁

 

 2평 남짓 되는 공간에 청소 용구와 파손된 책상만이 방안을 장식하고 있다.

 책상 앞에는 런닝과 팬티 차림으로 쪼그려 앉아 있는 윤우 모습이 보인다.

 사방은 막혀 있고 문에 달린 한 쪽 귀퉁이가 깨진 유리창으로 복도의 불빛이 스며들어 온다.

 윤우는 온통 땀범벅이다.

 

 S# 36 보육원 1층 복도 / 저녁

 

 몇 몇 아이들이 바닥에 물을 뿌리고 다른 아이들은 대 걸레로 바닥을 닦는다.

 그런 아이들을 감시하듯 팔짱을 끼고 쳐다보는 30대 초반의 여성이 소리친다.

 

 최 선생

 먼지 없게 구석구석 닦으란 말이야!

 야! 너 물 제대로 안 뿌려?

 

 박 계장

 최 선생? 뭐해 얼른 안 오고

 최 선생 생일이라고 다들 케익에 촛불 켜고 기다리는데.

 

 최 선생

 (뒤돌아보며) 네 가요-

 니들 다녀 올 동안 깨끗이 해놔!

 검사 할 거니깐.

 

 두 사람은 급식 실 쪽으로 걸어간다.

 두 사람이 간 것을 확인 한 아이들은 그제 서야 한숨을 돌린다.

 금수와 가희는 윤우가 있는 자숙의 방 창문을 슬며시 본다.

 땀을 흠뻑 흘리며 있는 윤우가 보인다.

 떠들 수 가 없어서 그저 쳐다만 보는 금수와 다윤

 윤우는 고개를 들고 아이들과 눈을 마주친다.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원숭이 표정을 하고는 아이들을 본다.

 그 모습은 애처롭기 까지 하다.

 인기척이 들리자 금수와 다윤은 청소하는 척 한다.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고, 다윤은 문 앞으로 다가가서 윤우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윤우는 다윤을 보고 비틀 거리며 일어나 문 앞으로 다가간다.

 윤우

 다윤아- 나 괜찮아

 걱정 마-

 

 다윤

 오빠-

 우-리- 때문에-

 

 윤우는 다윤의 말에 손가락을 자기 입에 댄다.

 

 윤우

 쉿!

 

 그리고는 그 손가락을 먼지 가득한 유리에 댄다.

 다윤은 머뭇거리다 윤우와 같이 손가락을 입에 댄다.

 

 다윤

 쉿!-

 

 다윤은 그 손가락을 유리를 사이에 두고 윤우 손가락과 맞댄다.

 다윤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고 윤우는 해맑게 웃으며 다윤을 응시한다.

 

 S# 37 보육원 1층 복도 / 아침

 

 아이들은 등교를 하고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함이 감도는 복도이다.

 창 너머 윤우는 바닥에 땀 흘리며 쓰러져 있다.

 그 앞을 지나는 김 노인은 유리 너머로 슬쩍 윤우를 보고는 발걸음을 돌린다.

 윤우는 그런 김 노인을 쳐다볼 기력도 없다.

 잠시 후 김 노인이 다시 나타난다.

 자숙의 방 깨진 유리 틈사이로 무언가를 떨어트린다.

 

 S# 38 자숙의 방 / 아침

 

 윤우 눈앞으로 무언가가 떨어지고 그중 하나가 굴러와 윤우의 뺨을 건드린다.

 차가움에 놀라 윤우는 힘겹게 앉는다.

 

 윤우

 아-!

 (보며) 얼린 요쿠르트-

 

 윤우는 요쿠르트 마개를 뜯고 얼린 요쿠르트를 정신없이 빨아 먹는다.

 그리고는 두리번거린다.

 아무런 인기척이 없다.

 

 윤우

 -----------

 

 S# 39 원장실 앞 복도 / 오후

 

 원장실 문을 열고 나오는 변 실장과 50대 남성

 

 변 실장

 (보며) 민 사장님,

 다른 좋은 애들도 많은데 꼭 그 아이를

 고집하시는 이유가?

 

 민 사장

 허, 허 말씀드리기가 좀-

 

 변 실장

 뭐 어떻습니까?

 저희야 여기서 내보내면 일체 관여 한해요.

 말씀을 해 주셔야지, 사전 교육을 해서 완제품으로 드리지요.

 

 민 사장

 그게 사실-

 애들은 키우다보면 혼낼 때가 있지 않겠습니까?

 

 변 실장

 그럼요, 잘못했으면 맞아야죠.

 

 민 사장

 근데 반응이 없으면 영---------

 

 변 실장

 아----------

 대나무 보다는 갈대가 낫다는 말씀이시죠?

 

 민 사장

 허 허 비유가 적절합니다.

 역시 듣던 대로 유능하십니다.

 

 

 

 

 변 실장

 아이구 과찬이십니다.

 그렇다면 사장님께서 고른 아이가 적합합니다.

 안 그래도 그놈이 대들어서 훈육 중입니다.

 

 민 사장

 아? 그래요?

 그럼 내일 이 시간에 준비해서 오겠습니다.

 

 변 실장

 네 사장님 저도 내일까지 완벽히 세팅 해놓겠습니다.

 

 

 민 사장은 가벼운 목례를 하고 현관 쪽으로 사라진다.

 변 실장은 그가 가는 것을 보고 원장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때 코너 쪽에 등을 기대어 숨어서 듣고 있었던 다윤의 표정은 심각하다.

 

 S# 40 자숙의 방 / 오후

 

 윤우는 땀범벅이 되어서 바닥의 껌처럼 늘어져 있다.

 깨진 유리를 통해 바스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윤우 앞으로 무언가 떨어진다.

 윤우는 혼미한 정신으로 눈을 힘겹게 뜬다.

 자그마한 크림빵 이다.

 윤우는 유리창 쪽으로 눈을 돌린다.

 다윤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윤우를 본다.

 

 다윤

 오-------빠

 

 윤우

 어---------- 다-윤아

 

 다윤

 괜찮아?

 

 윤우

 응, 괜찮아

 조금 더운 거 빼고-

 

 다윤

 (물이든 비닐봉지를 넣으며) 자- 여기 물

 

 

 윤우

 (힘겹게 일어서서 받으며) 고마워-

 

 다윤

 오-빠 좀 전에 들은 얘긴데-

 내일 오빠 입양할 사람 오는 것 같아.

 

 윤우

 어? 입양?

 

 다윤

 응, 입양

 근데 좀 이상해.

 

 윤우

 뭐가?

 

 다윤

 몰라, 그냥 좋은 사람 아닌 거 같아.

 그냥 오빠, 실장 선생님이 하라는 거 반대로 하면 안 돼?

 

 윤우

 (씨-익 웃어 보이며) 그럴게, 다윤이가 하라는 대로 할게.

 

 이때 복도에 누군가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윤우

 다윤아- 혼나겠다.

 얼른 가-

 

 다윤

 응 오빠,

 그거 숨겼다가 꼭 먹어

 

 다윤은 문 앞에서 물러선다.

 

 S# 41 보육원 1층 복도 / 오후

 

 복도 끝에서 걸어오는 최 선생은 다윤을 발견한다.

 다윤은 그러한 상황에 당황하며 어쩔 줄 몰라 한다.

 최 선생의 걸음 소리는 공포스러울 정도로 커져만 간다.

 

 최 선생

 야! 너 거기서 뭐해!!

 

 다윤

 (놀라며) 아---------그게-------

 여기서 뭐 흘린 거 같아서-요

 

 최 선생

 (노려보며) 니가 흘릴게 뭐가 있다고!

 당장 2층으로 올라가!!

 

 다윤은 황급히 그 곳을 떠난다.

 최 선생은 못마땅한 눈빛으로 다윤을 쳐다보다가 자숙의 방 앞에 멈춰 선다.

 

 최 선생

 (자물쇠를 열며) 김윤우! 나와!

 

 윤우는 거의 기다시피 나온다.

 

 최 선생

 너 오늘 운 좋네.

 널 입양한다는 사람이 다 나타나고,

 당장 올라가서 깨끗이 씻고 원장님 방으로 내려와!

 

 윤우는 지친 듯 고개만 끄덕인다.

 

 최 선생

 대답 안 해?!!

 

 윤우

 네, 알겠습니다.

 

 윤우는 인사를 하고 힘겹게 계단을 오른다.

 팔짱을 낀 채 윤우의 뒷모습만 보는 최 선생

 

 S# 42 보육원 원장실안 / 저녁

 

 원장실 안에는 변 실장, 변 원장이 소파에 앉아있고 윤우는 변 실장의 맞은편에 앉아있다.

 

 변 실장

 자! 다 알아 들었지?

 그래야 니가 입양 될 수 있단 말이야.

 

 윤우

 네, 실장 선생님.

 

 변 실장

 너 절대 실수 하면 안 돼!

 입양 거절되면 그땐 알아서 해!

 알겠어?

 

 윤우

 네 실장 선생님.

 

 변 원장

 됐으니깐 올라가봐.

 어제처럼 그런 일이 없어야 할 거야!

 

 윤우는 90도로 인사를 하고 문을 열고 나간다.

 

 변 원장

 (보며) 저애 데리고 갈 사람이

 아동학대 전력이 있다고?

 

 변 실장

 옆집아이 데려다가 맘에 안 들면 패고 그랬나 봐요.

 폭력과 학대가 취미인거지.

 

 변 원장

 초반부터 그러면 곤란하니까

 민 사장인가 뭔가 한 테 당분간은 자제하라고 일러줘.

 

 변 실장

 (심드렁하게) 네,

 

 
작가의 말
 

 시나리오 형식의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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