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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작가 : 김밥
작품등록일 : 2019.10.30

운이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서로 사랑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서로를 알아갔고 결혼을 했다. 행복했다. 결혼식 날 남편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전까지.


“이혼은 원하지 않아요.”

내 말이 의외였던 건지, 에드먼은 눈을 크게 떴다.

“결혼 한지 하루 만에 이혼이라. 당신과 나에게도 좋지 않을 거예요.”

나는 꼬박꼬박 여보라는 호칭을 붙이며 이혼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내보였다.

“그러니, 여보.”

나는 그를 향해 싱긋 웃었다.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21)
작성일 : 19-10-30 18:13     조회 : 177     추천 : 1     분량 : 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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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모든 것이 다이나의 예상 대로였다.

 

 진이 왔다.

 

 “황제의 호위 기사. 진. 맞나?”

 

 “맞다만.”

 

 “언젠간 한 번 쯤은 칼을 맞대보고 싶었다.”

 

 리엘은 일부러 진을 자극 시키고 있었다.

 

 진의 실력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기에 나는 안절부절 거리며 리엘을 걱정했다.

 

 “나도 그대와 검을 맞대고 싶었으나 이번 생은 아니다. 나와 즐거이 검을 맞대는 것은 다음 생으로 기약하는 것으로 하고 이만 내 칼에 죽어라.”

 

 “개소리!”

 

 이내 칼 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볼 수 없고 칼 소리는 더욱 크게 들렸다.

 

 “크윽.”

 

 리엘의 짧은 신음이 들렸다.

 

 그리고 이내 푹. 소리가 들린 동시에 누군가 쓰러졌다.

 

 “명성에 비해 별거 아닌 실력이로군.”

 

 “쿱...크헉...”

 

 “공작부인은 어디 있지?”

 

 “...황제의 개새끼에게 알려 줄 수 없지!”

 

 신호였다.

 

 

 ***

 

 

 신호가 들리고 나는 무작정 달렸다.

 

 소란스러움이 들렸으나 시계를 보며 최대한 빠르게 달렸다.

 

 분명 리엘에게 무슨 속셈이 있는 게 분명했다. 내가 도망갈 수 있을 만큼 시간을 벌릴 수 있을 것이라, 그리 믿었다.

 

 달리면 달릴수록 시계의 초침이 요동쳤다.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인가.

 

 하는 순간. 뭔가 내 앞을 막아섰다.

 

 “....공작부인.”

 

 진이었다.

 

 온통 피를 뒤집어 쓴 진은 내게 천천히 다가왔다.

 

 “폐하께서 찾으십니다.”

 

 그에 따라 나도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자는 다이나가 아닙니다. 광기로 물든 이입니다.”

 

 “아뇨. 제겐 오직 제 주군이십니다.”

 

 진의 충성스러움은 여전히 대단했다.

 

 “그만 정신 차리세요! 다이나는 저를 잡아오라 시킬 이가 아닙니다. 그대도 그것을 잘 아시겠죠.“

 

 “...시간을 끌어 보셔도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공작부인께 오기 위해 이 칼에 묻지 않은 피가 없습니다.”

 

 그의 말에 입술을 깨무는 것도 잠시, 머릿속에는 공작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설마 공작도.

 

 “예, 공작도... 이 손으로.”

 

 진은 내 표정을 알아챈 것처럼 자신의 손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칼을 들이밀었다.

 

 이젠 정말 시간이 없었다.

 

 무슨, 무슨 생각을!

 

 -만약 진을 보낸다면... 이걸 사용해.

 

 순간, 다이나가 내게 줬던 물건이 생각났다.

 

 급하게 품 안을 뒤적 거렸다.

 

 “이제 그만, 죽어주셔야 겠습니다.”

 

 진이 칼을 높게 든 그때, 나는 그에게 손에 잡힌 것을 쭉 뻗었다.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꾹 감았던 눈을 슬며시 뜨자 눈을 크게 뜨고 있는 진이 보였다.

 

 “이, 이것을 어찌...”

 

 칼을 쥐고 있던 손이 스르륵 내려갔고 진은 내가 내민 것을 빤히 쳐다보았다.

 

 “분명... 분명 오랫동안 보지 못한 물건인대...”

 

 그것은 바로 팔찌였다.

 

 길거리에서 흔하게 팔 것 같은 팔찌는 분명 다이나와 진의 연결고리와는 같은 중요한 물건인 것이 틀림없었다.

 

 “이것을 어찌 가지고 계십니까.”

 

 “다이나가. 다이나가 내게 주었습니다. 진이 찾아온다면. 이것을 보여주라면서.”

 

 거친 숨을 내뱉었다.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

 

 “주군께서... 진정 이것을 주셨단 말이십니까...?”

 

 팔찌를 향해 뻗어지는 그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나는 그의 손바닥에 팔찌를 올려놓고 조심스럽게 뒤로 뒷걸음질을 쳤다.

 

 “그분의 진정한 뜻을 아시겠어요?”

 

 다이나는 내가 죽길 원하지 않는다. 자신의 명으로 죽길 바라지 않는다.

 

 광기에 휩싸인 자신을 피해 도망치라고 하였으며 잡히지 말라고 하였다. 그 어떤 수를 쓰더라도.

 

 “하지만... 하지만.”

 

 거의 다 넘어왔나 싶었다.

 

 그러나 진은 그 팔찌를 꽉 쥐고 고개를 들었다.

 

 “저는 그분의 명령을 따를 뿐입니다.”

 

 진의 팔이 올라갔으나 누군가 진을 덮쳤다.

 

 “리엘?”

 

 온통 피 바람으로 팔 하나가 기이하게 꺾인 채 진을 꽉 붙잡은 리엘이 보였다.

 

 “어서, 어서 가세요!”

 

 그녀의 외침에 나는 번뜩 정신을 차렸다.

 

 다시 발을 움직였다.

 

 더 빨리. 더 빨리.

 

 리엘의 희생을 생각해야 했다.

 

 리엘뿐만이 아니었다.

 

 공작.

 

 그 모두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되어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나는 살아야 했으며 살고 싶었다.

 

 “도망치셔봤자... 소용없습니다.”

 

 바로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곧장 몸을 돌렸고 바닥을 뒹굴었다.

 

 내가 있던 자리에는 검으로 움푹 파여져 있었다.

 

 진의 눈은 초점이 흐리고 멍했다.

 

 재빠르게 일어나려고 하였으나 발목이 욱씬거려 다시 주저앉았다.

 

 리엘마저 완전히 처리하고 온 진은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도망갈 수 없다.

 

 도망갈 길이 없었다.

 

 거의 다 왔는데.

 

 솔의 숲의 기운이 매우 가까웠다.

 

 조금만 더 갔더라면 경계선이 보일 것이다. 분명히.

 

 이대로 죽는 건가.

 

 그 사실을 직감하자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잘 생각해 보세요! 진정 다이나가 내 죽음을 원하는지! 내 목숨을 원하는지!”

 

 나를 향해 다가오는 진을 향해 죽기 살기로 소리쳤다.

 

 “정신 차리세요, 제발!”

 

 진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그의 걸음이 멈추었고 나는 고개를 내렸다.

 

 진의 발목을, 리엘이 잡고 있었다.

 

 “으....으어...”

 

 얼굴은 뭉개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고 뚫린 배로는 내장이 튀어나와 있었다.

 

 그녀의 모습에 나는 아무 말도 꺼낼 수 없었다.

 

 여기까지 기어온 것인지 리엘이 온 길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진은 몸을 돌려 리엘의 몸을 밟았다.

 

 한 번 두 번.

 

 그럴 때마다 고통에 찬 비명을 제대로 지르지도 못하면서, 리엘은 손톱을 세워 진의 살을 파고들었다.

 

 절대 놓지 않겠다는. 놓을 수 없다는 듯한 몸짓에 나는 천천히 물러났다.

 

 진은 멍하니 리엘을 밟았다.

 

 바닥을 더듬어 시계를 찾아냈지만 시계는 망가져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조금만 더 간다면 내가 살 수 있다는 것을.

 

 비틀거리는 몸을 일으켰다.

 

 발목의 고통 따윈 잊어버린 지 오래였다.

 

 다가오는 진에게 말을 꺼냈다.

 

 "...나와 승부를 하도록 해요. 이긴다면 나를 보내줘요."

 

 "공작부인과 제가 말입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진은 내게 검을 내밀었다.

 

 고스란히 리엘의 피가 묻어진, 그녀의 검이었다.

 

 그 검을 꽉 움켜쥐고 자세를 취했다.

 

 "먼저 가겠습니다."

 

 순식간에 달려온 진의 검을 힘겹게 막았다.

 

 과연, 엄청난 힘과 엄청난 속도였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기에 겨우 그의 검의 흘러 보내며 옆으로 빠져나왔다.

 

 "크읏."

 

 하지만 진은 곧바로 다시 달려들었다.

 

 두 번 연속으로 밀어붙이자 손목의 감각이 사라졌다.

 

 챙!

 

 결국, 검이 날라갔고 목 아래에 진의 칼 끝이 들어왔다.

 

 하지만, 나는 웃었다.

 

 나는 손을 들어 진에게서 빼내온 팔찌를 보였다.

 

 "언제..!"

 

 진의 흐리멍텅한 눈이 돌아오려는 그때, 나는 있는 힘껏 팔찌를 던졌다.

 

 살기 위해서 였으니 다이나가 이해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진은 팔찌를 줍기 위해 달려갔고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달렸다.

 

 그러나 발목에 부상을 입은 나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나는 뒤따라 오는 진을 보며 쓴 웃음을 지었다.

 

 힘겹게 나무에 기대었다.

 

 시야가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이러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바로 앞에... 진이 오고 있는데. 하면서도 눈이 계속 감겼다.

 

 -내 이름을 불러.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 이름을 말해.

 

 나는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였으나, 입을 열었다.

 

 “카시...온.”

 

 빛이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이내 누군가 나를 품에 안았다.

 

 “드디어, 드디어 불러주었어.”

 

 그 말을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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