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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작가 : 김밥
작품등록일 : 2019.10.30

운이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서로 사랑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서로를 알아갔고 결혼을 했다. 행복했다. 결혼식 날 남편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전까지.


“이혼은 원하지 않아요.”

내 말이 의외였던 건지, 에드먼은 눈을 크게 떴다.

“결혼 한지 하루 만에 이혼이라. 당신과 나에게도 좋지 않을 거예요.”

나는 꼬박꼬박 여보라는 호칭을 붙이며 이혼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내보였다.

“그러니, 여보.”

나는 그를 향해 싱긋 웃었다.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17)
작성일 : 19-10-30 18:11     조회 : 189     추천 : 1     분량 : 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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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먼은 눈을 떴다.

 

 며칠 동안 앓았더니 몸이 조금 찌뿌둥한 것을 빼면 다 괜찮았다.

 

 이마에 놓인 물수건을 치우고 이마에 손을 올려보자 열은 다 사라져 있었다.

 

 옆에 놓인 물로 목을 축이고 베젠을 불렀다.

 

 “이브는?”

 

 “마님께서는 정원에 계십니다.”

 

 베젠을 말을 들은 에드먼은 대충 옷을 입고 아비가일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해가 거의 다져서 어둑어둑 해졌기에 걸음을 빨리했다.

 

 정원으로 좀 더 깊게 들어가니, 아비가일의 뒷모습이 보였다.

 

 “이브.”

 

 그녀를 부르자 아비가일이 뒤를 돌았다.

 

 “몸은 이제 괜찮으세요? 어젯밤만 해도 열이 높다고 들었어요.”

 

 “예. 열도 다 내렸습니다.”

 

 “다행이네요.”

 

 그 후로는 정적이었다.

 

 아비가일과 에드먼은 그저 침묵을 유지하며 그저 밤하늘을 보았다.

 

 그 침묵을 깬 것은 아비가일이었다.

 

 “...에드먼.”

 

 각하가 아닌 이름이었다.

 

 에드먼은 멍한 표정으로 아비가일을 보았다.

 

 기억이 돌아온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녀의 뒷말을 들은 즉시 그 생각 따윈 사라졌다.

 

 “이라고 제가 각하를 불렀었나요?”

 

 “...아뇨.”

 

 에드먼은 아비가일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결혼 전에는 에드먼이라 불렀지만 결혼 후에는 여보 라고 말이 불렀습니다.”

 

 “여보...”

 

 아비가일은 작게 중얼거렸다.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되나요?”

 

 -에드먼... 뭐 하나 무러바도 대나여?

 

 “...예. 무엇이든지요.”

 

 에드먼은 갑자기 떠오른 옛 생각을 지우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의 첫 만남은 언제였어요?”

 

 “그건...”

 

 예전에도 이런 질문을 받았었다.

 

 첫 만남을, 기억하냐고.

 

 “아니다. 질문을 바꿀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은 뭐에요?”

 

 그 후로는 기본적인 질문들이었다.

 

 내 생일이 언제냐.

 

 결혼기념일은 언제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은 무엇이고 가장 싫어하는 색은 무엇인가.

 

 에드먼은 모든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을 하면서도 의아했다.

 

 왜 갑자기 이런 걸 물어보는 걸까.

 

 아비가일은 무언가를 확인하려는 듯이 사소한 것까지 세세하게 물어봤다.

 

 그렇게 한참을 불어보던 아비가일은 물어볼 것이 없는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가고 싶은 곳이 있어요.”

 

 오랫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아비가일이 툭 던진 말이었다.

 

 에드먼은 고개를 돌려 아비가일을 보았다.

 

 “같이 가주실 수 있나요?”

 

 “예, 당연합니다.”

 

 

 ***

 

 

 바로 다음날 아비가일이 원하는 곳에 가려고 하였으나 정작 그녀는 나중에 갈 갓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에드먼의 몸은 다 낫지 않았고 또한 아비가일이 집에서 쉬길 원했기에 에드먼은 집무실에서 간단한 서류들을 보았다.

 

 그리고 엑티아 백작이 에드먼이 찾아왔다.

 

 “무슨 일이지?”

 

 “큰일입니다.”

 

 그가 큰일이라고 한다면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다.

 

 에드먼은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설명을 요구하듯 백작을 쳐다보았다.

 

 “황제가 저희의 뒤를 따라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내 에드먼은 인상을 썼다.

 

 황제가 그의 뒤를 캐고 있는 것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백작은 다급하게 말을 덧붙였다.

 

 “제이픈에서 있었던 일을 캐고 있습니다. 각하가 한 짓이라고 확신을 가지고서 말입니다.”

 

 그때 살아남은 이가 없이 에드먼인 줄은 모르나 예전에 하루살이들도 그렇고 모두 검은 재가 되어 있었다.

 

 황제는 에드먼의 약점을 찾고 있었다.

 

 그 어느 귀족이라도 황제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씩은 잡혀있다. 그렇기 때문에 귀족들이 쿠데타를 일으키는 일이 적은 것이었다.

 

 하지만 황제는 에드먼은 약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에드먼은 황제에게 제 약점을 순순히 주지 않을 것이다.

 

 “적당한 소문을 내어라. 제이픈에게 앙심을 품은 마법사가 있었더라고.”

 

 “예. 아 그리고 그 마법사가 황제에게 마님께서 마법사의 자질을 지녔다는 것을 전한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에드먼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언제?”

 

 “각하께서 솔의 숲에 도착할 때 황제의 전서조를 봤다고 하였습니다.”

 

 거의 한 달 전이었다.

 

 그럼에도 황제의 움직임은 없었다.

 

 의문이 들었다. 백작이 떠나고 나서도 에드먼은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베젠. 가장 실력 좋고 조용한 이를 이브에게 붙여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무언가를 하나 놓친 기분이었다.

 

 찝찝하지만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결국 에드먼은 끝내 자신이 놓친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

 

 

 평소와 다른 것이라고는 그저 테이블 위에 놓은 쪽지였다.

 

 문을 열고 복도를 보았으나 귀퉁이에서 누군가 도는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

 

 결국 다시 방으로 돌아와 쪽지를 펼쳐 안에 내용을 읽었다.

 

 -아비가일. 너와 비공식적인 만남을 가졌으면 한다.

 

 -우리가 아직 나눠야 할 얘기가 많아. 사람을 보내마.

 

 짧고 간략한 내용이었지만 나는 단번에 누가 보낸 것인지 눈치 챘다.

 

 다이나.

 

 황제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

 

 언제인지 나와 있지도 않았기에 준비할 틈도 없었다.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접니다.”

 

 공작이었다.

 

 내가 다가가 문을 열자 갑옷을 입은 공작의 모습이 보였다.

 

 “산에서 마물이 내려와 잠시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몸이 다 낫지 않으셨잖아요.”

 

 “가볍게 움직일 정도는 됩니다.”

 

 그렇게 말하는 공작은 조금 조급해 보였다.

 

 “저...”

 

 황제에게 연락이 왔다고.

 

 그리 말하려던 찰나였다.

 

 “각하! 마물이 마을까지 내려와 사람들을 습격하고 있다 합니다!”

 

 “뭐? 그렇게나 빨리..”

 

 공작의 얼굴에 난감함이 스쳤고 나는 그에게 빨리 가라 재촉했다.

 

 “어서 가보세요.”

 

 머뭇거리던 공작은 결국 먼저 자라는 말을 남기고 급하게 떠났다.

 

 그의 모습을 보니 결단코 사소한 일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왜 이렇게 심장이 시큰한지, 알 수 없었다.

 

 가슴이 답답하였다.

 

 시원한 바람을 맞고 싶었기에 테라스로 나갔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 된 선택이었다.

 

 테라스로 나가니 공작이 떠나는 모습이 그대로 보였다.

 

 공작은 뭐라뭐라 말을 하는 중이었기에 가만히 그의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내 시선을 눈치 챈 그가 고개를 들었고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어색하게 웃으며 공작에게 손을 살짝 흔들었고 그는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그들을 마을을 향해 떠났다.

 

 소매가 없는 옷을 입고 있어서 그런지 금방 추위가 느껴졌다.

 

 테라스에서 나가기 위해 등을 돌린 순간, 시야가 암전이었다.

 

 

 ***

 

 

 내가 다시 깨어났을 때에는 덜컹이는 마차 안이었다.

 

 다이나가 이런 식으로 나를 황궁으로 데려갈 줄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기에 놀란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고 있었다.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 시켰다.

 

 그때, 마차가 멈춰서더니 문이 열렸고 누군가 나를 끌어 당겼다.

 

 앞이 보이지 않아 나를 잡는 이에게 의존해야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희미하던 피비린내가 점점 짙어졌다.

 

 그리고 어느 방에 들어갔고 얼굴에 씌어졌던 천이 벗겨지면서 앞이 보였다.

 

 어두웠다가 갑자기 밝아진 시야에 적응하기 위해 눈을 가늘게 떴다.

 

 “아, 내 친우가 왔구나!”

 

 환하게 웃으며 다가온 다이나는 나를 끌어안았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표정이 왜 그러느냐? 오는데 불편하였느냐?”

 

 다이나는 곧장 나를 데리고 왔던 이에게 다가갔다.

 

 “네놈이 나를 무시했구나. 내 분명 조심히 데려오라고 하지 않았느냐!”

 

 “죽,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폐하!”

 

 “스스로 잘 아는구나.”

 

 다이나는 제 허리춤에서 검을 빼어내 순식간에 남자를 베었다.

 

 눈을 질끈 감은 순간 뜨끈거리는 피가 뺨에 튀겼다.

 

 짙은 피비린내가 코를 찔러왔다. 그러자, 나도 모르게 몸이 덜덜 떨렸다.

 

 “배은망덕한 것. 감히. 감히 나를 무시해!”

 

 다이나는 죽은 남자의 시체에 몇 번이곤 칼을 쑤셔 넣었다.

 

 그럴 때마다 피와 내장찌꺼기가 사방으로 튀겼다.

 

 결국 화가 다 풀릴 때까지 칼을 휘두른 다이나는 거친 숨을 뱉으며 싱긋 웃었다.

 

 “이런. 피가 튀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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