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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작가 : 김밥
작품등록일 : 2019.10.30

운이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서로 사랑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서로를 알아갔고 결혼을 했다. 행복했다. 결혼식 날 남편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전까지.


“이혼은 원하지 않아요.”

내 말이 의외였던 건지, 에드먼은 눈을 크게 떴다.

“결혼 한지 하루 만에 이혼이라. 당신과 나에게도 좋지 않을 거예요.”

나는 꼬박꼬박 여보라는 호칭을 붙이며 이혼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내보였다.

“그러니, 여보.”

나는 그를 향해 싱긋 웃었다.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16)
작성일 : 19-10-30 18:10     조회 : 174     추천 : 1     분량 : 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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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이 흘렀다.

 

 내 기억은 아직까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공작은 우리가 다녔던 곳들을 다 다니고 나자 이제는 다른 놀이를 했다.

 

 내가 뱃놀이를 좋아하자 공작은 호수를 빌려 오직 우리들의 배만이 강에 띄우게 했다.

 

 손을 배 밖으로 뻗어 물 속으로 손을 넣었다.

 

 시원함에 절로 입가에 미소가 생겨났다.

 

 “좋으십니까?”

 

 “네, 시원해서 좋아요.”

 

 게다가 물 위에 있어서 그런지 다른 곳보다 공기가 훨씬 시원한 느낌이었다.

 

 미리 챙겨온 얼음을 입안에 넣고 혀로 굴리자 금방 녹아 없어졌고 그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이내 다른 얼음을 머금었다.

 

 열심히 노를 젓고 있는 공작에게 얼음 하나를 내밀었다.

 

 “드시겠어요?”

 

 “...예.”

 

 그가 입을 벌렸고 나는 그의 입 안에 얼음을 넣었다.

 

 하지만 공작이 이르게 입을 닫은 나머지 손가락 끝이 공작의 입술에 닿았다.

 

 부드럽고. 차가웠다.

 

 나는 붉어진 채로 공작의 입술이 닿았던 손가락을 손에 쥐고 놀란 얼굴로 공작을 보았다.

 

 서로의 눈을 애써 피하며 이 어색한 흐름이 끊어지길 바랐다.

 

 그때, 내 시야에 물에서 자라는 꽃이 들어왔다.

 

 보라색 빛의 꽃은 잎이 크고 활짝 핀 탓에 매우 탐스러워 보였다.

 

 나는 홀린 듯 꽃을 향해 손을 벌렸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뻗으면...

 

 “이브? 이브 위험...!”

 

 순간, 배를 짚고 있던 손이 미끄러졌고 몸의 중심이 물 쪽으로 쏠렸다.

 

 점점 가까워지는 물에 눈을 질끈 감았고 누군가 나를 끌어 당겼다.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물에 빠졌다.

 

 

 ***

 

 

 “미안해요...”

 

 고개를 푹 숙였다.

 

 물에 빠지는 나를 잡으려다 그만 공작도 같이 빠지고 말았다.

 

 물론 호수가 깊지 않아 공작은 나를 땅 위로 쉽게 끌고 올라왔지만 미안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아닙니다. 날씨가 더워 물에 들어가니 열기도 식혀지고 좋아요. 아, 참. 무엇보다 이브가 잡으려고 했던 꽃은 사람을 홀리는 꽃이니 다음부터 주의하세요. 수건을 좀 주시겠어요?”

 

 “아, 네.”

 

 내 옆에 있는 수건을 주기 위해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넒은 가슴팍을 마주했다.

 

 당황하여 입을 벌린 채 어버버 거리자 공작은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아, 옷을 입으면 다 비춰서...”

 

 내 머릿속에는 공작이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머리카락에 살결이 다 비치는 와이셔츠를 걸친 것이 떠올랐다.

 

 “어, 어서 이리 와서 같이 담요 덮어요!”

 

 내가 덮고 있던 담요를 쭉 뻗으며 말하자 공작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둘이 덥기에는 작은 담요입니다. 저는 괜찮으니...”

 

 “저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잖아요. 만약 각하께서 덮지 않겠다 하신다면 저도 안 덮을래요.”

 

 그 말을 하며 담요를 떨어트리자 공작은 다급하게 담요를 덮었다.

 

 확실히 붙어 있으니 체온이 공유되며 더 이상 추워지지는 않았다.

 

 나는 무심코 목덜미를 더듬었다가. 허전함을 느끼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브? 왜 그러십니까?”

 

 “목걸이, 목걸이가 사라졌어요.”

 

 내 말에 공작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다급하게 호수로 향했다.

 

 “분명 물에 빠졌을 때 잃어버렸을 거예요, 배를 탈 때만 해도 있었으니깐... ”

 

 “이브, 진정하세요.”

 

 공작은 내 어깨를 붙잡고 부드럽게 말을 이어갔다.

 

 “제가 호수에 들어가서 찾아 볼 테니 이브는 여기 계세요. 알겠죠?”

 

 마음 같아서는 나도 들어가서 찾고 싶었으나 나는 수영을 못 했다.

 

 깊지 않다는 것은 공작의 기준이었다. 나는 발이 땅에 닿지 않지만 그는 닿았다.

 

 고집 부려서 들어가 봤자 공작에게 짐이 될게 뻔했기에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공작은 그런 내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어깨에 담요를 둘러주고 호수로 들어갔다.

 

 호수는 홀로 돌기엔 넓었다.

 

 한참 동안 거릴 것이 뻔했기에 발을 동동 굴리며 호수 근처에서 공작을 지켜보았다.

 

 그러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일찍부터 일어나 준비한 탓인지 졸음이 몰려왔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마구 저으며 뺨을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시야가 점점 가물거리더니 이내 고개가 푹. 숙여졌다.

 

 

 ***

 

 

 “이브.”

 

 나를 부르는 소리에 눈을 슬그머니 떴다.

 

 “이브. 일어나 보세요.”

 

 나를 깨우는 소리에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앞을 보자 공작이 물 안에서 나를 부르고 있었다.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기에 정신이 번쩍 들어 공작에게 다가갔다.

 

 “이브, 여기 들어와 보세요.”

 

 공작은 바닥에 발이 닿았지만 나는 닿지 않아 머뭇거렸다.

 

 하지만 공작은 팔을 벌렸고 그 모양은 마치 안기라는 듯한 모양새였다.

 

 “안기세요, 이브.”

 

 “네, 네?”

 

 “어서요.”

 

 재촉하는 공작이 무엇을 보여주려고 그러는지 궁금하기도 했기에 슬쩍 그의 품에 안겼다.

 

 차가운 그의 몸에 놀라며 공작을 보았다.

 

 “이브, 이것 보세요.”

 

 공작의 시선이 가 있는 물속으로 시선을 주자 공작이 물 안에서 목걸이를 들고 있었다.

 

 목걸이를 찾았다는 기쁨도 잠시, 목걸이가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챘다.

 

 목걸이에 박혀져 있는 보석은 물빛을 반사 시키고 있어 매우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와... 정말, 정말 아름다워요.”

 

 “발견했을 때에도 이렇게 빛나고 있어 이 장면을 이브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나는 고개를 돌려 공작을 보았으나 그와 나 사이에 무언가 막고 있었다.

 

 “...꽃?”

 

 의아함을 품고 중얼거리자 공작은 꽃을 치웠다.

 

 아까 내가 손을 뻗었던 그 꽃이었다.

 

 “목걸이를 찾다가 이 꽃이 있는 곳까지 갔었습니다. 헌데 꽃을 보니 이브가 생각나서 따왔습니다.”

 

 꽃은 보라색으로 내 눈동자와 비슷한 색이었다.

 

 괜히 쑥스러웠다.

 

 공작은 목걸이는 목에 씌워주고 꽃을 내밀었다.

 

 향이 안 날 것 같았지만 생각 외로 꽃은 향기가 짙었다.

 

 달달한 향기가 놀라며 꽃 봉우리에 코를 묻고 킁킁 거렸다.

 

 “향기가 굉장히 좋아요.”

 

 “그러네요. 좋아요.”

 

 공작이 꽃 향기를 맡기 위해 고개를 숙였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몸이 더욱 밀착되었다.

 

 옷 너머로 단단히 느껴지는 공작의 몸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

 

 

 결국, 공작은 감기에 걸렸다.

 

 파리한 입술을 볼 때부터 알았으나 지독히도 심한 감기에 걸렸다.

 

 아무리 여름이라지만 반나절 이상 동안 호수 안에서 목걸이를 찾았으니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공작가로 돌아오고 나서 매일 같이 외출했지만 공작도 아프고 딱히 밖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방 안에 가만히 누워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곳이 내가 지내던 방이었지만 바쁘게 놀러 다니던 탓에 방 구경도 제대로 못 해봤다.

 

 침대에서 스르륵 일어나 방을 구경했다.

 

 백작가에서 지낼 때보다 좋은 재질의 가구들을 만져보기도 하였다.

 

 방이 워낙 넓은 탓에 천천히 구경하니 한 시간은 금방 흘러갔다.

 

 지친 몸으로 주변을 빙 둘러보았다.

 

 내가 비밀 공간을 안 만들어 놨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방이 넓어 비밀 공간이 있을법한 곳들이 많이 보였다.

 

 역시나, 내가 뒤지는 곳마다 비밀 공간이 들어 났지만 뭐 하나 들어있지 않고 전부 다 비워져 있었다.

 

 결국 먼저 지친 것은 나였다.

 

 바닥에 누워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내가 6년 후에 나라면 어디에 숨겼을까?’

 

 딱 한 가지.

 

 생각나는 곳이 있었다.

 

 나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몸을 일으켜 바닥에 깔린 카펫을 걷어냈다.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았으나 나는 바닥 하나하나를 손으로 두드렸다.

 

 그렇게 계속 두드리며 기어가다보니, 소리가 다른 바닥을 발견하였다.

 

 침대 아래에서 손을 뻗으며 바로 닿는 곳은 정말 나다웠다.

 

 손으로 꾹 누르자 바닥이 푹 눌리더니 이내 위로 올라왔다.

 

 그 바닥을 옆으로 치우자, 작은 공간이 드러났다.

 

 그 곳에는, 처음 보는 수첩이 있었다.

 

 그 수첩을 꺼내자, 쌓여있던 먼지가 올라왔기에 급하게 다시 바닥으로 닫았다.

 

 푹신한 침대에 엎드려서 수첩을 펼쳐보았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로 시작한 내용 위에 써진 날짜를 보니 무려 6년 전이었다.

 

 나는 날짜를 확인하고 마저 읽어 내렸다.

 

 -오늘 따라 비가 많이 내렸다.

 

 그리고 조금 뜬금없지만, 나는 오늘 사랑에 빠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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