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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작가 : 김밥
작품등록일 : 2019.10.30

운이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서로 사랑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서로를 알아갔고 결혼을 했다. 행복했다. 결혼식 날 남편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전까지.


“이혼은 원하지 않아요.”

내 말이 의외였던 건지, 에드먼은 눈을 크게 떴다.

“결혼 한지 하루 만에 이혼이라. 당신과 나에게도 좋지 않을 거예요.”

나는 꼬박꼬박 여보라는 호칭을 붙이며 이혼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내보였다.

“그러니, 여보.”

나는 그를 향해 싱긋 웃었다.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14)
작성일 : 19-10-30 18:08     조회 : 192     추천 : 1     분량 : 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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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이나라는 시녀에게서 온 연락입니다! 마님께서 며칠 전 정신을 차리셨답니다!”

 

 이나가 보내온 것이라면 정확한 이야기였다.

 

 에드먼은 가만히 허공을 바라보았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이브가, 이브가 깨어났다.

 

 그 생각 하나만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에드먼은 떨어트렸던 검을 주웠다.

 

 그리고는 정신없이 말을 타고 달렸다.

 

 에드먼이 향하는 곳은 지금 그들과 싸우고 있는 나라, 제이픈의 중심인 궁이었다.

 

 궁은 마지막 목적지이지만 이곳을 먼저 친다면, 전쟁은 오래가지 못하고 몇 주안에 제국의 승리로 끝나게 될 것이다.

 

 왕이 있는 곳까지 에드먼은 오직 칼로 다른 이들을 상대했다.

 

 베어내고 베어내고. 또 베어냈다.

 

 미침내 에드먼은 왕이 있는 궁 앞에 도착하였으며 동시에 검을 검집에 넣었다.

 

 “누구냐!”

 

 왕을 지키는 기사들은 순식간에 침입자인 에드먼을 에워쌌다.

 

 그 모습에도, 에드먼은 느긋하게 자신의 왼쪽 팔의 기계팔을 단단하게 묶어두었던 끈을 풀었다.

 

 툭,하고 기계팔이 떨어지고 그 안에 있던 에드먼의 팔이 드러났다.

 

 검은 문신으로 덮여진 팔이 드러나고 억눌렀던 힘은 순식간에 폭발했다.

 

 동시에 검은 문신은 살아있는 것처럼 에드먼의 몸을 타고 올라와 모든 이들을 집어 삼켰다.

 

 고작 하룻밤 사이였다.

 

 왕궁에서 살아남은 이는 오직 왕과 에드먼이었으며 왕궁과 시체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왕궁이 있던 곳을 가득 배우는 검은 재만이 허공을 떠다니고 있었다.

 

 

 ***

 

 

 “그러니깐...”

 

 “그냥 단순한 기억상실증이야.”

 

 카시온의 동료 마법사는 아비가일을 보고 간단하게 진료를 내렸다.

 

 “다행히 단기 기억상실증 증상인 것 같으니 운이 좋다면 기억이 서서히 돌아 올 수도 있어.”

 

 기억상실증이라...

 

 이나의 말로는 아비가일의 기억은 18살 때라고 한다.

 

 무려 6년 전이었다.

 

 이나는 아비가일에게 6년간 있던 일을 설명했다.

 

 “황제 폐하께서 승하 하시고 2황자가 반역을 일으켜 1년간 황위에 올랐어요. 하지만 3황자님과 황태녀님이 2황자를 죽였고 지금은 황태녀님께서 황제가 되신지 1년 조금 넘게 지났답니다.”

 

 “다이나가 황제...”

 

 “또 아가씨는 아키엘 공작 각하와 4년의 연애 끝에 결혼하셨어요.”

 

 “아키엘... 공작 각하와? 내가?”

 

 전혀 전적이 없던 사이였기에 아비가일은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그것도 4년 동안 연애를 하고?”

 

 게다가 보기 드문 연애결혼이라니.

 

 “예. 두 분께서 사이가 얼마나 좋으신데요.”

 

 “그럼 각하께선 지금 어디 계셔?”

 

 “지금은 전쟁터에 나가 계셔요.”

 

 전쟁터...

 

 아비가일은 아직 많이 혼란스러웠다.

 

 갑자기 깨어 나보니 6년 후다.

 

 게다가 이미 결혼도 하고 황위는 두 번이나 바뀌었다.

 

 혼란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나는 지쳐 쓰러진 아비가일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밖에 나와 급하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카시온은 그런 그녀를 막았다,

 

 “지금 누구에게 편지를 쓰는 것인가.”

 

 “공작 각하에게 씁니다. 마님이 깨어나실 것을 알려드려야지요.”

 

 “안 된다.”

 

 “어찌 안 된다 그러십니까? 설마 공작 각하와의 약속을 깨버리시려는 건가요?”

 

 카시온은 이나의 말에 가만히 입술만 깨물었다.

 

 약속을 했었다.

 

 아비가일이 깨어나는 즉시 연락을 주는 것으로.

 

 “그럴 리가. 공작이 한창 전쟁 중인데 누가 될까 그런다만.”

 

 “공작 각하시라면 이 소식을 듣고 더 힘을 내실 겁니다.”

 

 이나는 고개를 돌려 마저 편지를 적어 내렸다.

 

 그 모습을 말리지도 못하고 가만히 카시온은 번뜩 떠오른 생각에 급하게 황제에게 전서를 보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에드먼이 대승리를 거두었다는 소식과 황제가 보낸 소식이 도착하였다.

 

 

 ***

 

 

 여느 때와 같은 하루였다.

 

 잠에서 깨어 침대에서 일어나고 창문을 열었다.

 

 시야를 가득 채운 초록 잎을 보면 저절로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었다.

 

 분명 내 방에서 잠이 들었건만 일어나보니 6년이 지나 있었으며 현재 머무르고 있는 곳은 마법사들만 들어올 수 있는 솔의 숲이었다.

 

 게다가 결혼도 한 상태인데 그 상대가 무려 아키엘 공작이다.

 

 누군가 내 몸에 들어와 이 사단을 벌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이나의 말로는 내가 사고를 당해 그 후유증으로 잠시 기억을 잃은 것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아키엘 공작을 떠올리면, 심장이 쿵쿵 뛰고 얼굴은 붉어졌다.

 

 이런 몸의 반응을 보면 분명 그와 4년 동안 연애를 하고 결혼했다는 말이 진실인 게 틀림없었다.

 

 비록 하루아침에 18살에서 24살이 되었지만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때, 누군가 머리를 세게 때리는 듯한 아픔이 밀려왔다.

 

 “윽.”

 

 깨어난 후로, 종종 머리가 이따금씩 아파왔다,

 

 이나의 말로는 기억이 돌아오려는 증상이라 했다.

 

 -이...

 

 -원...이혼...

 

 -보고....싶...

 

 -오지마!

 

 외침이 들리는 동시에 누군가 내 어깨를 잡았기에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아기씨. 또 머리 아프세요?”

 

 이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 이마를 짚었다.

 

 그녀인 것을 확인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으응. 아파오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것 같아.”

 

 “좋은 증상이긴 하지만... 제가 마법사님에게 진통제는 얻어 올게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이나는 이 집의 주인인 마법사, 그러니깐 카시온에게로 향했다.

 

 이나는 카시온이 나를 치료해진 마법사로 소개해줬으나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눈치였다.

 

 게다가 왠지 모르게 나도 그가 꺼려졌다.

 

 가만히 앉아서 창밖을 보고 있자니, 나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주위를 살피며 이나와 카시온이 없음을 확인하고 슬쩍 집을 빠져나왔다.

 

 이나는 졸졸 따라다니면서 걱정할게 뻔했고 카시온은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창밖에서만 보다가 나가서 보니 숲은 더욱 크고 아름다웠다.

 

 이상하게 걸으면 걸을수록 몸이 가벼워졌고 기분이 좋아졌다.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걸음은 가벼웠다.

 

 조금 더 걷자 드넓은 들판이 보였다.

 

 나는 그 모습에 절로 감탄을 하며 슬쩍 들판에 등을 대고 누웠다.

 

 짧게 자란 풀들은 의외로 푹신했다.

 

 눈을 감고 노래를 짧게 흥얼거렸다.

 

 발을 까딱이며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하지만 그 평온함도 오래가지 않았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그 사실을 알아채자마자 몸을 일으켰다. 꽤 날카로운 시선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자리에서 일어나 들판을 에워싼 숲을 쭉 보았다.

 

 잠시 멈칫하다 뒤를 돌았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눈동자. 태양을 머금은 머리카락.

 

 “....에드먼?”

 

 

 ***

 

 

 나는 내가 내뱉은 말에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 그것은 아키엘 공작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는 다급하게 말을 정정했다.

 

 “저, 아키엘 공작 각하. 맞으시죠?”

 

 왜 갑자기 공작의 이름이 튀어나갔는지는 모르겠으나 재빠르게 그가 공작인 것을 확인했다.

 

 내 기억보다 좀 더 날카롭고 차가운 인상이지만 그는 분명 아키엘 공작이었다.

 

 공작은 내 말에 조금은 뒤 늦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긴 어쩐 일로...”

 

 “...부인을 뵈러 왔습니다.”

 

 부인?

 

 나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가 놀랐다.

 

 그가 칭하는 부인이 나였다,

 

 그만 내가 공작과 결혼한 사이라는 것을 잊었다.

 

 “아, 이야기 들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6년간의 기억을 모두 잃었어요.”

 

 공작은 숲 안쪽에 있다 보니 표정은 보이지 않고 눈동자만 보였다.

 

 “음, 그리고 지금 제 기억은 공작과 제가 연애... 하기 전인 것 같아요.”

 

 제 입으로 연애라는 말을 내뱉기가 조금 민망하여 괜히 다른 곳을 보며 머리카락을 빙빙 돌렸다,

 

 “절... 기억하지 못하십니까?”

 

 가까이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바로 앞에 까지 다가온 공작이 보였다.

 

 그제야 나는 공작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절망에 빠져, 일말의 희망조차 찾을 수 없는 표정이었다.

 

 공작은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다.

 

 내게 손을 뻗은 공작은, 미끄러지듯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내 손을 붙잡았다.

 

 “제가,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이브, 제 탓입니다. 전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심장이 난도질을 당한 것처럼 찢어지게 아파왔다.

 

 왜 그러지? 도대체 왜 이러지?

 

 나도 내가 왜 이러는 알 수 없었다.

 

 멍하니 손을 들어 뺨을 더듬었다.

 

 나는 울고 있었다. 공작을 보고 나는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러니.”

 

 공작은 고개를 들었다.

 

 “제발, 제발, 저를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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