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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작가 : 김밥
작품등록일 : 2019.10.30

운이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서로 사랑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서로를 알아갔고 결혼을 했다. 행복했다. 결혼식 날 남편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전까지.


“이혼은 원하지 않아요.”

내 말이 의외였던 건지, 에드먼은 눈을 크게 떴다.

“결혼 한지 하루 만에 이혼이라. 당신과 나에게도 좋지 않을 거예요.”

나는 꼬박꼬박 여보라는 호칭을 붙이며 이혼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내보였다.

“그러니, 여보.”

나는 그를 향해 싱긋 웃었다.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13)
작성일 : 19-10-30 18:08     조회 : 182     추천 : 1     분량 : 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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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무슨...”

 

 마법사는 에드먼의 말을 끊었다,

 

 “그러니깐. 쉽게 말해서 공작부인은 현재 무슨 꿈을 꾸고 있는데 그것이 꿈인 것을 알면서도 깨어나길 거부하고 있다는 말일세. 한 마디로,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지.”

 

 에드먼은 멍하니 생각에 빠졌다.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라.

 

 즉, 나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자, 심장이 철렁하는 느낌에 에드먼은 급하게 그 생각을 떨쳐냈다.

 

 자신을 구하려다 이렇게 다친 것이었다.

 

 에드먼은 한 달 동안 죄책감에 잠도 이루지 못했다.

 

 겨우 잠에 들더라도 아비가일이 칼을 맞는 순간이 계속 재생되는 악몽을 꾸었기에 깊게 잠이 들어본 적이 손에 꼽을 수도 없었다.

 

 “방도가... 없으십니까?”

 

 깨어날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방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나....”

 

 말끝을 흐리는 마법사의 말에 에드먼은 고개를 들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그간 공작부인을 치료하면서 그녀에게서 마법사의 힘을 느꼈다. 마나의 근원지인 솔의 숲에서 지내다 보면 자연적으로 깨어날 것일세.”

 

 “마법사?”

 

 에드먼이 작게 중얼거리자 마법사는 덧붙였다.

 

 “공작부인이 마법사 인지 아닌지가 의심스럽다면 솔의 숲으로 가보면 되지 않겠나? 솔의 숲은 오직 마법사만이 들어갈 수 있으니.”

 

 솔의 숲.

 

 마법사의 말대로 모든 마나의 근원지인 솔의 숲은 마법사들의 집이었다.

 

 1년 내내 가장 질 높은 마나가 생성되는 곳이기에 죽기 직전의 마법사들은 솔의 숲 깊은 곳으로 들어가 솔의 숲과 한 몸이 되며 생을 마감한다.

 

 또한 몸이 안 좋은 마법사들의 솔의 숲에 들어가 몇 년 동안 질 높은 마나를 주입하며 몸의 안정을 찾기도 한다.

 

 그리고 마법사는, 그곳에 아비가일을 데려가는 것이 그녀를 깨우는 방법이라 말하고 있었다.

 

 “저도 같이 가는 걸로 하죠.”

 

 “말했다시피 솔의 숲은 마법사만을 환영한다.”

 

 “그것이 아니라 솔의 숲 주변에서 지내는 것 말입니다.”

 

 “솔의 숲 주변은 늘 눈이 내리는 지역이다. 사람이 살 곳이 아니지만....뭐 공작이 그리 원한다면.”

 

 마법사는 갑자기 순순히 물러났다.

 

 그의 모습에 의문을 가지기도 전에 에드먼은 아비가일의 손을 잡았다.

 

 이제, 이제 곧 아비가일은 정신을 차릴 것이다.

 

 이제 저를 보며 그랬듯이 환하게 웃어줄 것이다. 분명.

 

 에드먼은 그리 믿었다.

 

 하지만 솔의 숲으로 떠나기 하루 전 날, 에드먼은 황제의 명으로 전쟁터로 향해야 했다.

 

 

 ***

 

 

 “이브를... 잘 부탁합니다.”

 

 에드먼은 고요히 눈을 감고 있는 아비가일을 쳐다보며 마법사에게 말을 했다.

 

 갑자기 전쟁이 터졌고 황제는 에드먼에게 출전을 명했다.

 

 “걱정 마시오. 공작이 전쟁을 끝내고 돌아올 즈음이면 멀쩡해져 있을 터이니.”

 

 그 말을 마치고 마법사 일행은 솔의 숲으로 향했다.

 

 에드먼이 피지 못할 사정으로 아비가일과 동행할 수 없게 되니 그는 마법사에게 부탁해 아비가일의 시녀인 이나를 데려가 달라고 했다.

 

 깨어나면 바뀐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아끼던 시녀를 동행해야 한다는 말에 마법사도 동의했다.

 

 솔의 숲에는 마나를 어느정도 가진 이들만 들어갈 수 있었기에 마법사는 따로 마나를 주입할 수 있는 펜던트를 만들었다.

 

 에드먼을 떠나는 일행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들을 보는 에드먼의 표정을 싸할 뿐이었다.

 

 마법사에게 다른 속셈이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것을 알지만 아비가일을 마법사와 함께 보낸 것은, 별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한 달 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명의라 불리는 이들은 모두 고개를 젓는 와중에, 마법사의 말은 에드먼에게 한 줄기의 희망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렇기에 겸사겸사 아비가일의 시녀인 이나를 같이 보낸 것이고.

 

 에드먼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최대한 짧게 시간을 잡아도 전쟁은 최소 3년이었으나 에드먼은 2년을 잡았다.

 

 ‘만약 2년을 넘기게 된다면...’

 

 에드먼은 자신의 왼팔을 내려다보았다.

 

 기계팔은 잘게 떨리고 있었기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때처럼 이성을 잃고 날뛰는 일이 없어야 한다.

 

 에드먼은 아비가일의 초상화가 담긴 까메오에 입을 맞추었다.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그리고 깊게.

 

 

 ***

 

 

 솔의 숲에 도착한 후 마법사, 카시온은 에드먼은 놀라운 진행 속도를 들으며 헛웃음을 뱉어냈다.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에 먼저 도착해 적군 장군의 머리를 베어 성 앞에 걸어 놓아 사기를 높였고 적군 장군의 피로 쓴 글을 보내어 성문 밖으로 나오게끔 그들을 자극 시켰다.

 

 이런 식으로 꾸준히 나오게 된다면 그의 예상보다 훨씬 일찍, 에드먼이 돌아올지도 몰랐다.

 

 카시온은 입술을 꾹 깨물며 고개를 돌렸다.

 

 아비가일을 발견한 카시온의 얼굴은 금세 풀어졌다.

 

 1년 동안 그녀를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모른다.

 

 홀연히 나타나 카시온의 가슴의 불길을 던지고 연기처럼 사라진 이 여인을 찾기 위해 자신이 마법사인 것도 밝혀내고 제국까지 왔다.

 

 물론 재회했을 때 아비가일이 피를 철철 흘리고 정신을 잃고 있긴 하였으나 카시온은 그 순간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결혼했다는 것이 조금 거슬리지만 황제는 그 둘을 이혼 시키고 싶어 하는 눈치였기에 카시온은 그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실은, 솔의 숲에 가서도 달라질게 없을 수 있다.

 

 아비가일은 이상하게 한 달 동안 깨어나지 않았고 그 원인은 명확하지 않았다.

 

 반쯤 도박에 가까운 행위였지만 카시온은 남편과 떨어트렸다는 것에 대해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비록, 그녀가 남편을 많이 사랑한다고 하여도.

 

 카시온은 그것으로 만족했다.

 

 시간은 계속 흘렀다.

 

 오늘도 아비가일의 시녀인 이나에게 마나를 주입 시킨 목걸이는 건네주고 카시온은 연구실로 향했다.

 

 솔의 숲으로 온지, 1년 하고도 반년이 더 흘렀다.

 

 아비가일은,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날이 갈수록 에드먼의 승리 소식만 들려오고 아비가일은 정신을 차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카시온은 아비가일을 솔의 숲에 데려오고 난 후 반년이 지났을 무렵,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연구에만 매진했다.

 

 급하게 다른 마법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봤지만 그들도 아비가일을 깨울 수 없었다.

 

 1년이 지나도록 그대로인 아비가일을 보면 볼수록 카시온은 조급해졌다.

 

 게다가 요즘 들어 황제가 보내는 이들이 점점 잦아지고 있었기에 카시온을 향해 다른 마법사들의 시선이 따가워져만 갔다.

 

 역시나, 오늘도. 연구는 실패로 끝났다.

 

 한숨을 내쉬며 위층으로 올라온 카시온은 큰 소리를 내며 내려오는 이나를 발견했다.

 

 “무슨 소란이냐.”

 

 “마, 마법사님! 우리 아기씨께서, 아기씨께서!”

 

 이나의 창백한 얼굴의 카시온은 다급히 계단을 올라가 아비가일의 방 문을 열었다.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창밖을 멍하니 응시하던 아비가일은 고개를 돌렸다.

 

 “하. 하하.... 깨어났군, 깨어났어,”

 

 카시온은 한편으로는 이게 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눈을 뜨고, 서 있는 모습이 얼마만인지.

 

 “이나.”

 

 “예, 예. 아가씨.”

 

 이나는 눈물을 훌쩍이며 아비가일에게 향했다.

 

 아비가일은 이나를 등 뒤에 놓고 카시온을 차갑게 바라봤다.

 

 “저 사람은 누구냐. 왜 나는 여기 있는 것이냐.”

 

 아비가일은, 카시온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

 

 

 피바람이 불었다,

 

 말 그래도, 피바람이었다.

 

 에드먼이 칼을 휘두르면 적군의 목이 떨어지고 피바람이 불어왔다.

 

 끝도 없이 들이닥치는 적군들.

 

 에드먼은 지금 적군들 사이로 홀로 들어와 싸우고 있었다.

 

 늘 찬란하게 빛나던 머리카락은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피로 가득 물들어 본래의 색을 알아 볼 수 없었다.

 

 에드먼이 적들을 혼란스럽게 할 동안 제국의 병사들은 성을 손쉽게 뚫고 들어왔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 에드먼은 칼에 진득하게 묻어 나오는 피를 털어낸 후 천막으로 돌아와 몸으로 누웠다.

 

 몸에 묻은 피를 닦아내 봤자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다시 피로 더럽혀질 것을 안 에드먼은 처음처럼 열심히 피를 씻어내지 않았다.

 

 아무리 에드먼이라지만 매일 같이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를 참아낼 수는 없었으나 처음처럼 역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잠을 청하기 위해 누운 에드먼은 정작 눈을 감을 뿐 잠에 들지 않았다.

 

 잠에 들어봤자 시작되는 악몽.

 

 아니, 에드먼은 악몽을 꾸는 걸 알면서도 잠에 들려고 했다.

 

 이렇게라도 보는 아비가일이 반가웠다.

 

 오늘도 악몽에서 깨어난 에드먼은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아무렇게나 닦아내고 옆에 준비 된 물통에 손을 깨끗이 씻었다.

 

 굳은 피가 씻겨 내려가고 에드먼은 손을 또 씻고 또 씻은 후에야 조심스럽게 품 안에서 까메오를 꺼내었다.

 

 피 눈물을 흘리며 비명을 지르는 악몽 속의 아비가일이 아니라, 밝은 웃음을 지은 아비가일은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에드먼!

 

 -사랑해요, 사랑해요. 에드먼.

 

 -당신이라면 결혼해도 좋을 것 같아요.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지켜 봐주세요.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기로 약속했다.

 

 아비가일은 분명 사랑하지 않게 되는 과정을 지켜 봐 달라고 했다.

 

 에드먼은 그 사실을 머릿속에 새기며 다시 몸을 일으켰다.

 

 한계에 도달한 몸은 휘청 거렸으나 에드먼은 검집으로 땅을 짚고 일어났다.

 

 자신이 목표로 삼은 2년이 다가오고 있었다.

 

 하루라도 이 전쟁을 빨리 끝내야, 아비가일의 그 미소를 다시 볼 수 있었다.

 

 힘겨운 걸음으로 천막을 나온 에드먼은 몸을 풀며 검을 휘두르고 다시 전장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 누군가 헐레벌떡 에드먼에게 달려왔다.

 

 “각하!”

 

 “...무슨 일이냐.”

 

 전장으로 빨리 들어가려 했지만 저 기사는 편지나 연락을 알려주는 이였다.

 

 “마님께서. 마님께서 깨어나셨답니다!”

 

 챙.

 

 1년 반 동안 한 번도 놓쳐본 적 없는 검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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