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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작가 : 김밥
작품등록일 : 2019.10.30

운이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서로 사랑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서로를 알아갔고 결혼을 했다. 행복했다. 결혼식 날 남편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전까지.


“이혼은 원하지 않아요.”

내 말이 의외였던 건지, 에드먼은 눈을 크게 떴다.

“결혼 한지 하루 만에 이혼이라. 당신과 나에게도 좋지 않을 거예요.”

나는 꼬박꼬박 여보라는 호칭을 붙이며 이혼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내보였다.

“그러니, 여보.”

나는 그를 향해 싱긋 웃었다.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12)
작성일 : 19-10-30 18:07     조회 : 181     추천 : 1     분량 : 3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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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운 쇠가 몸을 파고들었다.

 

 배를 뚫고 나온 칼을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들어 에드먼을 보았다.

 

 처음 보는, 절망에 빠진 얼굴이었다.

 

 그를 부르기 위해 입을 열었으나 입에서는 피가 울컥 튀어 나왔다.

 

 몸의 힘이 서서히 빠지더니 더 이상 중심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몸이 비틀거리자 에드먼은 빠르게 다가와 나를 품에 안았다.

 

 익숙한 체향이 깊게 파고들었다.

 

 안정감이 들었다.

 

 동시에 시야가 아득해졌다.

 

 흐릿해지는 시야 너머로 에드먼을 빤히 보았다.

 

 울리는 고통에 찬 비명 소리가 들리고 이내 주위가 조용해졌다.

 

 에드먼이 급하게 막아둔 손수건으로 상처를 지압하였으나 역부족이었다.

 

 손수건을 붉게 물들이고도 계속 흘러나오는 피를 손으로 쓱 훑자 에드먼은 그런 내 손을 붙잡았다.

 

 “이브.. 조금만,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에드...먼....”

 

 “이, 이브. 제발!”

 

 눈꺼풀이 무거웠다.

 

 에드먼을 향해 뻗은 손은, 끝내 그에게 닿지 못한 채 툭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내 눈이 감겼다.

 

 

 ***

 

 

 심장이 빠르게 쿵쿵 뛰었다.

 

 아비가일, 그녀 때문인지. 아니면 오랜만에 힘을 개방해서 인지 구분은 가지 않았으나 이것 만은 확실했다.

 

 나는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다.

 

 손을 들어 뺨을 쓸자 손이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나오고 있었다.

 

 에드먼은 거세게 채찍질을 하자 말을 울음소리를 내며 더 빠르게 뛰었다.

 

 품 안에 안긴 아비가일의 맥박은. 아주 느리고. 아주 희미했다.

 

 불안감은 파도처럼 빠르게 밀려 왔다.

 

 1년 전과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감옥에 갇혀 있던 아비가일의 상태는 좋지 못했으며 일주일 동안 앓았고 극적으로 깨어났다.

 

 그 일주일 동안 겪었던 감정들이 되살아나는 것은 애써 무시하며 에드먼은 입술을 깨물었다.

 

 다시는,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때 그리 다짐했었다.

 

 하지만 이게 무엇인가. 이대로라면 그때의 일이 그대로 반복되는 것뿐이었다.

 

 에드먼은 황궁에 도착하자마자 아비가일은 품에 안고 곧바로 황제를 찾아갔다.

 

 하지만 황제는 에반게일에서 온 손님과 알현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에드먼과 만나기를 거부했다.

 

 어쩔 수 없이 에드먼은 기사들을 뿌리치고 알현실로 들어갔다.

 

 “공작? 지금 이 무슨 추태인가!”

 

 황제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고 에드먼은 급하게 아비가일을 상태를 보여줬다.

 

 “하루살이의 습격을 받아 이브의 생명이 위험한 상태입니다, 폐하.”

 

 피로 물든 아비가일의 배를 본 황제는 다급하게 황궁의 주치의를 불러드렸다.

 

 그 동안 에드먼은 아비가일의 배를 꾹 눌러보지만 피는 그럴수록 더욱 뿜어져 나왔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주치의가 빨리 당도하길 기다리는 것이었다.

 

 “제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군요,”

 

 그때, 누군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에반게일에서 왔다는 손님이었다.

 

 에드먼은 단 번에 그 손님이 1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마법사 인 것을 눈치 챘다.

 

 “마법사이십니까?”

 

 “그렇다만.”

 

 에드먼은 마법사의 붉은 눈을 직시했다.

 

 “이브를 살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의 목소리를 떨리고 있었으나 눈을 곧게 마법사를 응시하고 있었다.

 

 젊은 마법사는 그런 에드먼을 빤히 보다가 아비가일에게 다가가 상처를 살폈다.

 

 상처의 위로 손을 올려놓은 마법사가 눈을 감자 손바닥에서 빛이 나더니 상처가 서서히 아물었다.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분명히, 뚫린 배에 새살이 돋는 것이 똑똑히 보였다.

 

 마침내 모든 상처가 아물었을 때, 마법사는 식은땀을 닦아내며 손을 뗐다.

 

 에드먼은 그 모습을 보다 아비가일의 목에 손을 댔다.

 

 쿵쿵.

 

 미약하긴 하지만 아까보다 훨씬 힘차게 요동치는 맥박을 확인 한 후에야, 에드먼은 안도의 한숨을 터트렸다.

 

 아직 아비가일이 정신을 차리지는 않았으나 이대로 쭉 치료를 받는다면 몸이 회복 되는 것은 금방이었다.

 

 게다가 마법사는 스스로 나서서 제국에 머무는 시간 동안, 아비가일이 쾌차 할 때까지 꾸준히 치료를 해준다고 까지 했다.

 

 에드먼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저 황제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이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젊은 마법사가 아비가일을 바라보는 시선이 심상치 않았다.

 

 저택으로 돌아가는 마차 안에서, 에드먼은 아비가일의 머리카락을 쓸며 베젠에게 명했다.

 

 “그 마법사에 대해 싹 다 알아와. 기간은 이틀.”

 

 터무니없이 부족한 시간이지만 베젠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

 

 

 다이나는 혼란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폐, 폐하! 아키엘 공작이 말한 곳으로 가보았으나 시체 하나 없었습니다!’

 

 무려, 몇 십 구의 시체가 그 짧은 사이에 순식간에 사라졌다.

 

 정확히는 그 시체는 타 버린 것인지 검은 재만 가득했다고 한다.

 

 “허.”

 

 파면 팔수록 끝이 없는 이였다. 아키엘 공작은.

 

 다이나의 손끝이 서류를 두드렸다.

 

 어쩌면 오늘 아키엘 공작 부부를 공격한 하루살이들의 정체를 알 것 같았다.

 

 백성들 사이에서 아키엘 공작은 꽤 영웅으로 칭송받는 이였다.

 

 하루살이가 노리는 것은, 몰래 뒷돈을 받고 있는 부패한 귀족들이나 탐관오리들이었다. 한 마디로 아키엘 공작 부부를 공격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리펜트 백작 영애의 죽음 또한 의미심장했다.

 

 하루살이들은, 리펜트 백작을 공격할 이유가 마찬가지로 없었다.

 

 다이나의 눈빛이 날카로워 졌다.

 

 리펜트 백작 영애의 사건과 이번 일 모두.

 

 하루살이의 소행이 아니었다.

 

 “진.”

 

 다이나의 짧은 말에 그녀의 뒤로 누군가 나타났다.

 

 검은 복면을 쓴 채 얼굴은 가린 이는 다이나의 명령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센스티 후작의 뒤를 캐라.”

 

 진이라 불리어 지는 이는 조용히 고개를 숙인 후 사라졌다.

 

 앞에 놓인 술을 한 모금 마신 다이나는 이내 지끈거리는 머리를 문지르며 에반게일에서 온 마법사에 대해 생각에 빠졌다,

 

 안면도 트지 않은 아비가일은 대뜸 도와주고 완치할 때까지 치료를 해준다는 것이 의미심장했지만 자신에게 잘 보이려는 속셈일 수도 있었다.

 

 게다가 아까 그 부탁은 무엇인지.

 

 다이나는 아까 다시 찾아와 청하던 마법사의 모습을 떠올렸다.

 

 복잡한 머리를 열심히 굴리던 다이나는 결국 눈을 돌려 서류를 손에 쥐었다.

 

 황제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아키엘 공작가의 시종인들은 모두 질식하기 직전이었다.

 

 공작은 정신을 잃은 공작부인을 품에 안고 저택으로 돌아왔다.

 

 어찌 된 영문인지 공작부인은 깨어나지 못하시는 중이고 공작은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 졌기에 총 집사는 그저 모두에게 조심하라는 경고만을 내렸다.

 

 공작이 가장 날카로워 지는 날이 있는데.

 

 바로 공작부인의 치료사가 집에 방문하는 날이었다.

 

 치료사는 이상한 로브를 쓰고 삼일의 한 번씩 저택에 찾아와 공작부인을 치료하고 떠난다.

 

 그리고 시종인들은 공작이 그 치료사를 마음에 안 들어 한다는 것을 단번에 눈치 챘다.

 

 치료사가 오는 날이면 저택의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져 분위기는 마치 살얼음판을 걸어 다니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공작은 서류를 처리하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공작부인의 방에서 지냈다.

 

 그녀를 보살피는 것이 일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공작부인에게 지극정성이었다.

 

 하지만, 공작부인은 벌써 한 달이 되어가도록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

 

 

 “왜 깨어나지 않는 것입니까.”

 

 며칠 째 잠을 못 잤는지, 에드먼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에드먼의 날선 눈빛이 마법사에게 향했다.

 

 “정신에 관한 것은 마법사에 대한 것이 아니다만.... 공작부인의 몸 상태는 거의 다 회복되었군.”

 

 아비가일에게서 손을 뗀 마법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까보다 더 혈색이 좋아진 모습에 에드먼은 마냥 기쁠 수 없었다.

 

 아비가일의 상처는 거의 다 아물었지만 이상하게 정신이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그 어떤 의사들이 와도 고개만 저었기에 문제점조차 찾을 수 없었다.

 

 일주일 후면 깨어나겠지. 일주일 후면 깨어나겠지.

 

 그렇게 버틴 지 벌써 한 달.

 

 에드먼의 신경은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졌으며 이따금씩 힘을 제어하기 힘든 때도 찾아왔다.

 

 “하지만.”

 

 평소처럼 치료를 마친 마법사는 나가기 전, 말을 꺼냈다.

 

 “공작부인의 경우에는 두 가지이다. 첫째, 아직 내상이 깊을 뿐, 치료를 계속 하여 시간이 지나면 깨거나.”

 

 마법사는 눈을 감은 아비가일을 빤히 쳐다보았다.

 

 “자의로 깨어나길 거부하고 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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