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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작가 : 김밥
작품등록일 : 2019.10.30

운이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서로 사랑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서로를 알아갔고 결혼을 했다. 행복했다. 결혼식 날 남편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전까지.


“이혼은 원하지 않아요.”

내 말이 의외였던 건지, 에드먼은 눈을 크게 떴다.

“결혼 한지 하루 만에 이혼이라. 당신과 나에게도 좋지 않을 거예요.”

나는 꼬박꼬박 여보라는 호칭을 붙이며 이혼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내보였다.

“그러니, 여보.”

나는 그를 향해 싱긋 웃었다.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11)
작성일 : 19-10-30 18:06     조회 : 192     추천 : 1     분량 : 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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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나의 말대로 폭군은 오랫동안 황위에 앉을 수 없었다.

 

 귀족들은 그의 무자비한 잔혹함과 나라를 다스리지 않는 게으름에 모두 등을 돌렸고 1년간 힘을 모은 다이나는 황궁으로 들이 닥쳤다.

 

 귀족이나 백성들의 지지가 없는 폭군은 순식간에 제압 되었다.

 

 모든 이들이 폭군을 없앤 다이나를 찬양했다.

 

 뻣뻣한 귀족들은 다이나에게 허리를 굽혔으며 만 백성은 다이나를 성군이라 칭했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다이나의 즉위식에서, 나는 무려 1년 만에 다이나를 마주했다.

 

 그간 많은 고생을 했는지 조금 핼쑥하지만 다이나는 황태녀 시절과는 다르게 어린 티를 벗어나 있었다.

 

 근 1년 동안 고생이란 고생을 다 격은 다이나에게서 더는 어리숙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으며 황제다운 위엄과 품위가 넘치는 그녀를 보며 모두 감탄을 연발했다.

 

 그리고 다이나와 나는 단 둘이 만나게 되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폐하.”

 

 허리를 숙이며 말하자 다이나는 그저 어깨를 으쓱 했다.

 

 “그대야 말로. 감옥에 갇혔었다는 얘기를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아, 결국 아셨네요.”

 

 끝까지 비밀로 할 생각이었으나 결국에는 다이나에게까지 들어간 모양이었다.

 

 “고생 많았다, 아비가일.”

 

 그 말을 들으니 왠지 코끝이 찡해져 괜히 부채질을 하였다.

 

 “그나저나.”

 

 다이나의 입에 있던 웃음기가 지워졌다.

 

 “1년 전 편지에 적었던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은데.”

 

 나는 그 편지의 내용을 떠올리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이혼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 아비가일. 공작이 전 황제와 무슨 계약을 맺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어.”

 

 그건 나를 감옥에서 꺼내기 위함 이었기에 나는 다급하게 말했다.

 

 “그건 저를 감옥에서 꺼내게 하기 위함 이었습니다.”

 

 자칫하면 폭군을 지지하던 귀족들처럼 목이 잘릴 수도 있는 위험한 발언이었기에 나는 긴장한 얼굴로 다이나를 보았다.

 

 “...너는 아직 공작을 사랑하는구나.”

 

 나는 그저 고개를 숙였다.

 

 1년이라는 시간은 내게 너무 짧았다. 4년을 사랑한 마음을 1년 안에 지운 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물론 그것 말고도 이혼 할 명분이 여럿 있긴 해. 그를 반역자로 몰아넣을 생각은 없다. 그는 제국에서도 보기 드문 인재니깐. 하지만 아비가일.”

 

 나를 부르는 다이나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시간을 많이 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한다.”

 

 “...예, 폐하.”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다이나는 피식 웃으며 의자에 몸을 기댔다.

 

 “아아. 이혼하면 아놀드랑 잘 되게 해주려고 했는데 말이야. 그렇지, 아놀드?”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눈을 뜬 다이나가 문 쪽을 보며 말하자 나는 고개를 돌렸고 거기에는 얼굴이 붉어진 채로 서 있는 아놀드가 있었다.

 

 간간히 오는 편지만을 통해 소식을 듣던 아놀드 였기에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아놀드를 반겼다.

 

 “전하! 이제 몸은 괜찮으신지요.”

 

 아놀드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희고 곱던 피부는 그을러 있었고 선은 한 층 더 날카로워 제법 성인티가 나는 얼굴이었다.

 

 “네, 더 좋아졌습니다. 누이, 오랜만이에요.”

 

 붉어진 얼굴을 진정시킨 아놀드를 보자 새삼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들이 있었는지 깨달았다.

 

 “왜? 아비가일을 좋아하지 않았느냐.”

 

 아직 아놀드를 놀리는 다이나의 말에 나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 그야. 그렇지만....”

 

 애써 진정 시킨 것이 무색하게 아놀드의 얼굴을 다시 빠르게 붉어졌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졌는지.

 

 “폐하, 오늘 마법사가 온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1년전에 갑자기 나타난 그 마법사를 칭하는 말인 게 틀림없었다.

 

 “그래, 그러고 보니 이제 슬슬 준비 할 시간이군.”

 

 다이나는 한숨을 뱉으며 미간을 꾹꾹 눌렀다.

 

 지쳐 보이는 모습이었다.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할 일이 많으시죠.”

 

 “늙은 여우들 고집들이 어찌나 센지. 빨리 백작님이 보고 싶을 지경이다.”

 

 어머님이 옛날 방식을 추구하는 귀족들을 잘 타이르긴 했다. 그 점 때문에 다이나의 아버지이저 전 전 황제가 그녀를 아낀 탓도 있다.

 

 

 그러다가 문득 아놀드가 ‘아.’ 하더니 내게 말을 꺼냈다.

 

 “아, 참. 밖에 아키엘 공작이 누이를 기다리는 것 같던데...”

 

 분명 그에게 미리 저택에 가 있으라고 전했을 터였다.

 

 놀라며 다이나를 보자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밖을 나가 조금 걷다 보니 아놀드의 말대로 황제궁 앞에 서 있는 에드먼이 보였다.

 

 “여보.”

 

 그를 부르자 에드먼은 먼 곳을 보고 있던 시선을 돌려 나를 보았다.

 

 조금은 당황한 눈치였다.

 

 “이브?”

 

 “먼저 가시라 하지 않았습니까.”

 

 “요즘 험한 일이 자주 일어나 부인이 걱정되어....”

 

 하기야, 다이나도 요즘 ‘하루살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하루살이란 무자비로 귀족들을 사냥하는 천민 계급의 무리들을 칭하는 명칭이었다.

 

 그들은 귀족들에게 심한 혐오감을 느끼며 그들이 사라져야 제국이 안정을 되찾을 거라는 말을 하며 귀족들을 죽였다.

 

 몇 개월 전 리펜트 백작의 어린 딸이 그들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리펜트 백작이 하루살이들을 한 번 정리했지만 요즘 다시 나타나고 있었다.

 

 그들에게 죽임을 당함 귀족들은 많지 않지만 조심히 여겨 나쁠 것은 없었다.

 

 “...알겠어요. 마차로 가요.”

 

 마차를 타고 에드먼은 내 반대편에 앉았다.

 

 “폐하와 무슨 얘기를 나누셨습니까?”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물어보는 말에 나는 입술을 달싹였다.

 

 당신과의 이혼을 준비하라 했다고. 내가 말 할 수 있을까.

 

 “....폐하께서 눈치 채셨어요.”

 

 에드먼 쪽을 보지 않기 위해 고개에 힘을 주었다.

 

 “이혼....을 도와주겠다고 하시더군요.”

 

 “....부인께서는 뭐라 하셨습니까?”

 

 그 질문을 들었을 때, 에드먼을 안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는....”

 

 에드먼과 눈이 마주쳤고 입술을 열었다.

 

 끼익!

 

 쇠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마차가 요동쳤고 에드먼은 내게 손을 뻗었다.

 

 “하루살이다!”

 

 머리에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고 누군가의 외침이 메아리처럼 울렸다.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

 

 

 ***

 

 

 눈을 떴을 때.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가 가득이었고 시야는 온통 붉었다.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고 이명이 울리는 귀를 막았다.

 

 한참을 그렇게 있으니, 정신이 조금 돌아왔다.

 

 “에드...먼?”

 

 분명, 정신을 잃기 전 에드먼과 함께였다.

 

 정확히는 에드먼이 나를 품에 안았고 동시에... 하루살이가 마차로 들이닥쳤다.

 

 주변은 이미 피와 시체로 가득했고 안개가 가득 낀 탓에 시야를 확보하기 힘들었다.

 

 그때 저 멀리서 날카로운 칼 소리가 들렸고 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여러 명의 사람이 한 사람에게 칼을 거두고 있었고, 나는 에드먼을 멍하니 보았다.

 

 어디 하나 생채기 하나 없는 에드먼은 여유롭게 한 팔로 많은 하루살이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사람들을... 불러와야 했다.

 

 이곳은 황궁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기에 나는 드레스 자락을 말아 올렸다.

 

 그러나 누군가 내 목에 칼을 들이밀었다.

 

 “그 칼 버려!”

 

 당했다.

 

 너무 혼란스러운 나머지 다가오는 기척도 알아채지 못했다.

 

 남자의 말에 에드먼은 나를 돌아보았고 당황한 눈치였다.

 

 “이 계집의 목에 칼 박히는 꼴 보기 싫으며 당장 칼 내려 놔!”

 

 말을 하고 싶으나 칼은 성대를 지그시 누르고 있어 목울대를 움직이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나는 팔을 내리는 에드먼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안돼요!”

 

 결국, 칼이 목을 파고들었다,

 

 목에 흐르는 피가 그대로 느껴졌고 에드먼은 급하게 검을 내려놓고 다른 곳으로 쳐 멀리 떨어뜨렸다.

 

 하루살이 중 한 명은 달려서 검을 주웠고 아무런 무기가 없는 에드먼을 향해 그들은 점점 좁혀왔다.

 

 한 명이 달려드는 것과 동시에 싸움은 다시 시작되었다.

 

 에드먼은 맨 처음에는 요리조리 잘 피했지만 그것 만으로는 부족했고 무기 없이 싸운다는 것 자체부터 힘든 일이었다.

 

 결국 누군가의 칼이 에드먼의 옆구리를 스쳤다.

 

 “에드먼!”

 

 잠시 주춤한 에드먼에게 다시 달려들었고 나는 칼이 내 목을 스치는 것을 생각하지도 않고 몸을 흔들었다.

 

 “가만히 있어! 똑똑히 봐, 이 귀족 계집년아! 네가 곧 이렇게 될 거라고!”

 

 에드먼의 생채기는 점점 많아졌고 나는 거친 숨을 내쉬며 몸을 늘어트렸다.

 

 갑자기 힘을 빼자 남자가 당황하며 날 잡은 손에 힘이 느슨해졌고 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단도를 꺼내 남자의 목에 박았다.

 

 얼굴에 피가 쏟아지고 생각을 이어갈 틈도 없이 에드먼에게 손을 뻗었다.

 

 “에드먼!”

 

 “오지마!”

 

 나는 멈칫했다.

 

 기계팔로 간신히 칼을 막아내는 에드먼은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이들은 제가 막겠습니다. 곧 뒤따라 갈 터이니 황궁으로 가세요!”

 

 에드먼을 두고 갈 수 없었다.

 

 “하지만...”

 

 “빨리!”

 

 에드먼은 칼을 밀쳐내고 작은 단도로 한 명의 목을 그었다.

 

 그도,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고민을 짧았다.

 

 나는 뒤 돌아 뛰었다.

 

 내 거친 숨이 귀를 어지럽혔고 잔가지들이 내 얼굴을 스쳐가며 생채기를 만들어 냈다.

 

 -이브.

 

 걸음을 멈추고 다시 뒤를 돌았다.

 

 에드먼의 뒤에서 칼을 내리 그으려는 이의 목에 단도를 쑤셔 넣자 에드먼이 나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에드먼의 표정은 곧 경악으로 물들었다.

 

 "이브!"

 

 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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