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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작가 : 김밥
작품등록일 : 2019.10.30

운이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서로 사랑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서로를 알아갔고 결혼을 했다. 행복했다. 결혼식 날 남편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전까지.


“이혼은 원하지 않아요.”

내 말이 의외였던 건지, 에드먼은 눈을 크게 떴다.

“결혼 한지 하루 만에 이혼이라. 당신과 나에게도 좋지 않을 거예요.”

나는 꼬박꼬박 여보라는 호칭을 붙이며 이혼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내보였다.

“그러니, 여보.”

나는 그를 향해 싱긋 웃었다.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여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10)
작성일 : 19-10-30 18:06     조회 : 186     추천 : 1     분량 : 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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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심히 다녀오세요.”

 

 나는 에드먼에게 총구를 건네주며 말했다.

 

 물론 서로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지만 에드먼은 총구를 받았다.

 

 “늦어도 내일 저녁이면 도착 할 겁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아버지는 에드먼을 재촉했고 에드먼은 급하게 말에 올라탔다.

 

 사냥을 하러 가는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된 후에야 저택으로 돌아왔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던 탓인지 왠지 썰렁하게 느껴졌다.

 

 평소 사냥을 즐겨하는 아버지는 에드먼과 사냥을 나갔고 나는 저택에 남았다.

 

 내게는 아직, 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었다.

 

 낮 동안 따분한 시간을 보낸 후 기다리던 밤이 찾아왔다.

 

 ‘히젠트 상가 3층 맨 오른쪽의 붉은 테이블.’

 

 편지에 적혀 있던 정보를 중얼거리며 뒷문을 통해 마을로 내려왔다.

 

 이나는 내 복장을 입고 있었고 나는 시종의 옷차림이었다.

 

 약속 장소로 가자 미리 고용한 길잡이가 있었고 그를 따라 히젠트 상가로 향해 골목의 골목을 들어갔다.

 

 알몸의 여자들이 술을 따르던 골목을 지나 점점 더 깊이 들어 갈수록 인적이 드물어졌고 한 골목길을 남긴 채 길잡이가 멈춰 섰다.

 

 “더 이상 저도 들어가기 무섭습니다. 금액의 반만 받고 길을 알려드릴 테니 두 분만 들어 가십시오.”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기에 나는 준비한 돈 봉투를 길잡이에게 건넸다.

 

 “약속한 금액의 두 배입니다.”

 

 길잡이는 두 배라는 말에 흔들렸고 눈을 질끈 감더니 앞장섰다,

 

 곧 다른 가게들과는 다르게 평범한 가게 앞에 도착했다.

 

 “여기가 히젠트 상가입니다. 그, 그럼 저는 이만.”

 

 길잡이는 곧바로 사라졌다.

 

 잔뜩 겁에 질린 길잡이의 모습에 의아함을 품고 가게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시선이 쏟아졌다.

 

 헛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이들은. 전부 자객이었다.

 

 손님이나 직원으로 위장한 이들은 들어온 순간부터 주시하며 언제든지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쯤 되자 과연 누가 나에게 편지를 보낸 것인지 궁금증이 들었다.

 

 3층으로 올라가는 그 중에도, 아무도 앞을 막지 않았다.

 

 곧이어 3층에 도달하고 붉은 테이블을 찾아냈다.

 

 온통 흰 테이블 중에서, 붉은 테이블은 눈에 잘 띄었다.

 

 테이블에는 이미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귀족들이 입을 법한 옷을 입고 잔을 기울이고 있던 남자는 우리를 발견하자 활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제 바로 올 줄 알았는데요.”

 

 그리고 그는 이나의 손등에 키스를 하고 자리를 안내했다.

 

 “뭐 좀 드시겠어요? 여기는 파스타가 맛있는데.”

 

 “아니. 바로 얘기 들어가지.”

 

 “웨이터.”

 

 남자는 이나의 말을 그대로 무시하고 웨이터를 불렀다.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웨이터가 다가오자 남자는 이것저것 주문을 하였고 이나도 나도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주문을 마친 남자는 텅 빈 잔에 와인을 따랐다.

 

 그리고 잔을 이나에게 밀었다.

 

 “와인도 맛있습니다.”

 

 “리리엔은 어디 있죠?”

 

 “화이트 와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모양이시군요.”

 

 이번에도 이나의 말을 무시한 남자는 웨이터에게 손짓했고 웨이터는 붉은 포도주를 가져왔다.

 

 “귀한 손님에게만 드리는 거지만.... 레이디께서는 드실 자격이 있으시니.”

 

 자신의 말일 듣지 않는다는 것을 안 이나는 잠자코 와인 잔을 들어 올렸다.

 

 다만 마시지 않으며 잔을 빙빙 돌리기만 할 뿐이었다.

 

 “만나자고 한 것은 당신인데 왜 아무 말 하지 않죠?”

 

 그제야 남자는 창문 밖에서 시선을 떼고 이나를 보았다.

 

 처음과는 다르게 흥미가 다 떨어진 표정이었다.

 

 “그야 당신이 진짜가 아니니깐?”

 

 자연스레 말을 내뱉은 남자는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놀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으나. 예상하고 있었다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건 그대도 마찬가지 아닌가?”

 

 이번엔 내가 말을 꺼내며 웨이터를 돌아보았다.

 

 웨이터는 벽에 기대고 있던 몸을 떼고 테이블로 천천히 다가왔다.

 

 어느새 평범했던 그의 모습은 없어져 있고 어깨에는 머리카락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남자의 붉은 눈이 번뜩였다.

 

 “눈치가 빠르네.”

 

 테이블에 앉고 나서 로브를 벗었다.

 

 내가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던 것인지 남자는 그다지 놀란 눈치는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남자를 응시했다.

 

 “그대도 마법사인가.”

 

 제법 떨리는 순간이었다.

 

 

 ***

 

 

 “하아....”

 

 지친 한숨이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

 

 고작 한 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었을 뿐이지만 정신력 소모가 상당했다.

 

 내게 편지를 보낸 그 마법사의 말장난으로 알아낸 것은 별로 없었으나.

 

 리리엔의 행방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마법사는 나에게, 정확하게는 내 마나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또한 그 마법사는. 조금. 아니 많이 이상했다.

 

 -흥분돼. 누군가에게 흥미를 느끼게 하는 사람은 그대가 처음이야.

 

 라는 이상한 말을 내뱉으며 계속 나를 훑어보았고 그 시선이 꺼림직 하기만 했다.

 

 결국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것은 나였다.

 

 1층에 있던 자객들은 사라져 있었기에 생각보다 쉽게 저택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저택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었을 때.

 

 붉은 편지가 도착했다.

 

 나는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붉은 편지는 급박한 상황일 때만 사용되게 되어 있었다. 하물며 발신자가 황태녀인 다이나였다.

 

 급하게 편지를 뜯고 나서.

 

 나는 에드먼과 아버지에게 편지만 남긴 후 말을 타고 제국으로 행했다.

 

 편지의 내용은 이러했다.

 

 3황자가 독살을 당했고, 황제의 병이 악화되어 죽기 직전이다. 그리고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는 2황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내용이었다.

 

 

 ***

 

 

 밤 낮 구분 없이 말만 바꿔 쉴 세 없이 달려온 탓인지 삼일이 걸리는 거리를 하루 만에 도착했다.

 

 실신 직전인 말에서 내려 황제궁으로 향하자 어머니와 다이나, 그리고 몇몇 황제파 귀족들과 황후가 보였다.

 

 “어머니.”

 

 “오, 이브.”

 

 어머니의 눈가를 붉게 부어올라 있었고 나는 어머니를 짧게 안은 후 황제는 만났다.

 

 황제가 가는 숨을 쉬지 않고 있었더라면 마치 죽었다고 착각이 들 만큼 황제는 위태로워 보였다.

 

 황제는 말을 하기에도 힘든 상황이었기에 알현은 금방 끝났고 방을 나오자 다이나가 서 있었다.

 

 지쳐 보이는 오랜 친우의 모습에 나는 다가가 그녀를 안았다.

 

 “황자 전하께서는 정신을 차리셨습니까.”

 

 다이나는 느리게 고개를 저었고 나는 눈을 참담함을 느끼며 감았다.

 

 그녀는 지쳐 보였지만 이 정도로 무너질 그녀가 아님을 잘 알았기에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해결책은 있으십니까.”

 

 “병력을 모을 시간이 충분하다면 괜찮겠으나 아버지는 오래 버티지 못하신다. 몇 십 년 전부터 기회를 노리던 2황자와 정면 승부 한다는 건 터무니없어.”

 

 다이나의 말대로 였다.

 

 그녀가 태어나 황태녀로 책봉되는 순간부터 2황자는 기회를 노리며 힘을 끌어 모았던 이였기에 상대할 수 없었다.

 

 물론 그녀라고 이런 상황을 대처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 갑작스럽고 일렀다.

 

 “아버지의 유언도 무시하고 사람들을 죽이면서 황위에 오르겠지. 나는 그동안 잠시 숨어 지낼 거야.”

 

 “어디에서 숨어 지내시려고요.”

 

 “걱정마.”

 

 다이나는 도리어 내 어깨를 토닥이며 나를 진정 시켰다.

 

 “길어봤자 1년이야. 폭군이 힘을 잃어버리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대한 도와드릴게요. 아버지와 어머니의 가문부터 아키엘 공작가도....”

 

 “아비가일.”

 

 다이나는 내 어깨를 붙잡았다.

 

 “살아남는 자가 최후의 승자다. 백작님도 영지로 내려가시라고 해. 너랑 공작도.”

 

 다이나의 목소리가 아득하게 울려 퍼졌다.

 

 “죽은 듯이 살아라. 그게 날 도와주는 거다.”

 

 

 ***

 

 

 그날 밤 황제는 결국 숨을 거두었다.

 

 그리고 황제를 추모하는 불이 꺼지기도 전에 2황자는 반역을 일으켜 황손들을 죽였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자는 아무도 없으며 오직 황태녀와 3황자가 실종되었다.

 

 다이나의 말대로 어머니를 미리 돌려보낸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새로이 황제가 된 2황자는 황제파 귀족들을 깡그리 처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며 지금은 중립은 아키엘 공작부인이지만 한땐 황제파이자 황태녀의 친우였던 나는 신문을 받아야 했다.

 

 고문이나 폭력은 없었지만 죄수들만 가는 감옥에 갇혀 삼일 간 생활해야 했다.

 

 그리고 딱 사일이 되던 날, 에드먼이 찾아와 나를 꺼냈다.

 

 “이브. 이젠 괜찮습니다. 이젠... 이젠 괜찮아요.”

 

 그에게 답할 수도 없이 나는 정신을 잃었고, 꽤 많이 아팠던 것으로 기억했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무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나 있었고 나는 에드먼과 황제 사이에서 모종의 계약이 오갔다는 것을 쉽게 눈치 챌 수 있었다.

 

 또한 그 시간 동안 몇 십 년 만에 마법사라고 주장하는 이가 등장으로 떠들썩했고 그가 진짜 마법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마법사의 존재에 대해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전에, 누군가에게서 편지가 도착했고 나는 그 다이나가 그 편지의 발신자 임을 쉽게 알아 챌 수 있었다.

 

 -내 친우, 이브에게.

 

 -아놀드는 많이 호전됐어. 몇 달 뒤면 다 호전 될 듯하다.

 

 -고백할 것이 있다. 너의 결혼식 날 의도치 않게 알면 안 되는 사실을 들었다. 내가 자리를 되찾으면, 너의 이혼을 도와주마.

 

 나는 다이나가 말한 ‘알면 안 되는 사실.’이 무엇인지 단번에 눈치 챘다.

 

 그녀도, 그것을 알고 있구나.

 

 나에게는 1년의 시간이 있다.

 

 에드먼을 정리 할 1년이라는 시간이.

 

 그리고 그 1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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