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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남친은 왕자님
작가 : 핑키pinky
작품등록일 : 2019.10.9

시작은 단순했다. 그저 좋아하는 외국 배우에 관해 원없이 대화할 수 있는 친구면 족했다. 거기에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그 나라의 친구이길 바랐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속에 간직했던 소망을 이루려는 찰나...... 여린 꿈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현대 왕실 로맨스입니다.) *작가 이메일 pinkynjy@naver.com

 
한국에서의 재회
작성일 : 19-10-29 16:05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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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수연스! 여기야!”

 

 북적이는 카페 안, 미리 와있던 규림이 힘차게 손을 흔들었다.

 두리번거리며 친구를 찾던 이가 싱긋 웃는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휴우, 미안. 많이 기다렸지?”

 “아니, 조금 전에 왔어. 헐, 너, 손에 든 게 뭐냐?”

 

 규림은 수연이 품고 온 묵직한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영어 사전보다 두꺼운 책은 생전 처음이었다.

 

 “히잇. 전공 책이야.”

 “왠열! 난 또 무기인 줄 알았네.”

 

 규림의 너스레에 수연이 까르륵 웃었다.

 

 “하긴, 비주얼이 좀 그렇긴 하지? 휴우, 요즘 얘 데리고 다니느라 팔 근육만 늘고 있어. 졸업 시험만 아니면 집에 고이 모셔두려고 했거든.”

 “헉, 여기에서 시험 문제가 나온다고? 어쩐지 얼굴이 노랗게 떴다고 했더니 고생이 많구만. 이럴 줄 알고 언니가 왔다.”

 “칫, 정말 네가 어쩐 일로 학교 앞까지 왔나 했지. 뭔데? 무슨 일 있어?”

 

 규림은 피식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월급 턱 낼게. 너라서 인심 쓴다.”

 

 삼겹살 몇 점이 뜨겁게 달궈진 불판 위에 오르자 금세 맛깔스런 냄새를 풍겨냈다.

 지글거리는 소리와 먹음직스러운 모양은 없던 입맛도 되살아나게 할 정도였다.

 규림은 고기를 집게로 뒤집더니 다 익은 것을 수연의 접시에 올려줬다.

 

 “많이 먹고 힘내라.”

 “오, 감동인데? 그나저나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그동안 너한테 받기만 해서 좀 미안해진다.”

 “어허, 무리라니...사회인이 학생한테 밥 한 끼 못 사겠냐? 크큭. 저번에 네덜란드 다녀오며 좋은 립스틱 사다줬으니 빚 갚는 걸로. 콜?”

 “알았어. 잘 먹을게.”

 

 수연이 네덜란드에 다녀올 무렵, 사회 초년생으로 첫 발을 내디뎠던 규림은 어느새 1년 차가 되어 있었다. 수연은 자신보다 먼저 사회로 진출한 친구가 부러운 한편, 대견스레 여겨지곤 했다.

 규림은 상추쌈을 오물거린 후, 다시 고기를 뒤집으며 물었다.

 

 “펜팔이랑은 여전하냐?”

 “그럼. 사실 좀 변한 게 있긴 해.”

 “변한 거? 설마 마음이 변했냐?”

 

 수연이 피식 웃으며 손사래 쳤다.

 

 “그게 아니고, 리나가 한국어를 더 잘하게 돼서 이젠 편지보다 전화를 더 자주 해.”

 “헉, 진짜? 맞다. 너 갔을 때 한국말 해서 깜짝 놀랐다고 했지? 우왕, 그 친구, 대단하다.”

 

 물을 한 입 삼킨 수연이 다시 입을 열었다.

 

 “대단한 소식이 또 있지롱.”

 “또 뭐여?”

 “내년에 리나가 한국에 온대.”

 “뭐?!”

 

 규림의 젓가락이 허공에서 멈춰 섰다.

 

 “우리나라에 진짜로 온다고?”

 “응. 진짜로. 참, 리나 오면 네게도 소개시켜줄게.”

 “왠열....완전 사건인데? 친구 잘 둔 덕에 외국인과도 안면 트게 생겼네.”

 

 규림의 너스레에 수연이 웃기 시작했다.

 리나로부터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수연 역시 제 친구와 같은 반응이었다.

 사실 방문 계획은 작년, 두 사람이 네덜란드에서 만났을 때부터 시작되긴 했었다.

 하지만 막연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는 건 큰 기쁨을 동반하기 마련이었다.

 올해는 수연과 리나 모두 대학의 마지막 학기를 보내는 중이었다.

 수연에겐 졸업 시험이란 관문이 남았고 리나 역시 졸업을 위해선 일정 학점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내년은 서로에게 한결 편안한 만남을 예고한 셈이었다.

 

 

 “자, 다들 여길 보세요! 하나, 둘, 셋, 김치!”

 

 졸업 가운 차림의 수연을 가운데 두고 나란히 선 엄마와 아빠가 일제히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찰칵-

 

 카메라를 든 수철이 몇 컷을 더 찍는 사이, 수연은 곧 제 부모에게 사각모를 차례로 씌워주었다.

 

 “캬, 누나 뭘 좀 아는데? 아빠, 웃어봐! 어? 엄마, 설마 우는 거 아니지?”

 

 대학 문턱을 밟지 못한 이들에게 사각모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수연의 아빠는 싫지 않은 듯 허허, 웃었지만 엄마는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이었다.

 보란 듯이 키워내고 싶었고 그 기대에 늘 부응했던 딸이기에 유독 그랬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런 엄마의 모습에 수연 역시 울컥하고 말았다.

 

 “사람, 참....이 좋은 날 왜 그래?”

 

 남편의 타박에 그녀가 감정을 추슬렀다.

 

 “그래. 엄마, 활짝 웃어.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니까? 자, 다 같이 스마일하시고, 찍습니다.”

 

 졸업 사진을 끝으로 대학 시절의 한 페이지가 마무리되었다.

 유난히도 춥던 날, 합격자 명단을 확인했던 시간부터 사계절을 네 번 보낸 공간은 참 많은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었다.

 수연은 교정을 되돌아보며 아쉬움을 느꼈지만 교문을 나서며 미래를 꿈꾸었다.

 

 ‘난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가게 될까......?’

 

 

 -따르르릉, 따르르릉-

 

 “여보세요?”

 

 무심히 수화기를 든 수연의 엄마가 흠칫 놀란 얼굴로 딸에게 손짓했다.

 의미를 이해한 이가 재빨리 수화기를 건네받았다.

 이쯤 되면 상대가 누군지 눈감고도 알았다.

 

 “리나?”

 [수연!]

 

 예상대로였다.

 수연은 싱긋 웃었다.

 

 “리나야, 학점은 어떻게 됐어?”

 [Pass했어! Oh Yeah!]

 

 수화기 너머, 활기찬 친구의 음성에 수연이 밝게 웃었다.

 

 “와, 축하해! 졸업식은 아직이지?”

 [응, 그리고 기쁜 소식이 있어. 나, 다음 달에 한국 간다. 와우!]

 “어머, 정말? 정말이야? 허락받았구나?”

 [히잇. 당연하지. 부모님이랑 딜 했었잖아. 음.....그 점수를 받았거든. 설마 하셨는데 이젠 다른 소리 못 하시지. 수연, 나 드디어 네가 있는 한국에 간다.]

 

 수연에게 리나의 표정이 어렵지 않게 상상되었다.

 그동안 그녀는 끊임없이 한국행을 졸라왔었다.

 하지만 왕족의 신분이기에 허락이 쉽게 떨어질 리 없었다.

 아무리 개인적인 일정이라고 해도 여러 가지 제약들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수연은 리나가 한국행을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알 것 같았다.

 

 [수연, 그런데 있잖아, 우리 부모님이 허락하신 이유가 또 하나 있어.]

 “정말? 그게 뭔데?”

 [음....뜻밖에도 대단한 보디가드가 나랑 같이 가겠다고 자청했거든.]

 “보디가드? 아, 지난번 우리 여행 때 함께 했던.....?”

 

 수화기 너머로 까르륵 거리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히잇. 반은 맞고 반은 틀려. 하지만 너도 곧 알게 될 거야. 기대해줘.]

 

 수연은 수수께끼 같은 말에 어리둥절했지만 곧 리나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소식에 기뻐하기 시작했다.

 

 30일이 20일이 되더니 금세 10일로 바뀌어갔다.

 수연은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틈틈이 친구의 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취업을 생각하면 당장 제 코가 석자이긴 했지만 리나는 여느 친구가 아니었다.

 단지 그녀의 신분 때문이 아니었다.

 

 만약 리나가 공주임을 내세웠다면 일개 평민인 수연의 도움 따윈 필요치 않았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낯선 한국의 친구를 대함에 언제나 진실했고 소탈함으로 우정을 이어가고 있었다.

 수연은 네덜란드에서의 환대를 잊지 못했고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 여행이 처음인 친구를 위해 열심히 궁리하는 중이었다.

 공부 내용을 적어 내려간 노트의 맨 뒷면에 여행 일정들이 차곡차곡 채워졌다.

 서울의 명소들 중엔 수연이 좋아하는 창덕궁이 들어 있었다.

 물론 경복궁도 안내할 예정이었지만 창덕궁엔 특별한 매력이 숨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비밀의 정원이었다.

 수연은 처음 보았을 때의 그 신비로운 매력을 리나에게도 꼭 소개해주고 싶었다.

 

 

 공항에 도착한 이의 가슴이 설렘으로 두근거렸다.

 수연은 네덜란드로 향했던 날의 기분을 새삼 떠올렸다.

 두려움 반, 기대 반......

 그 두근거림은 삶의 정체기에서 한번쯤은 떠올릴 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 떨림이 남달랐다.

 

 수연은 배낭 속에 넣어온 것을 조심스레 꺼냈다.

 돌돌 말려 있던 도화지가 펴지자 곧 네덜란드 국기와 리나의 이름이 선명히 드러났다.

 테두리는 사인펜으로...속은 색연필로 채워 손수 그린 그림이었다.

 조금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수연은 친구의 첫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제 노력의 흔적을 가슴까지 들어 올렸다.

 

 전광판이 차르륵 소리를 내며 수시로 바뀌었다.

 그 사이, 수연의 두 눈은 비행기 편명을 살피느라 분주했다.

 

 ‘어? 도착했다!’

 

 리나가 알려준 비행기가 ‘arrived’로 떠오르자 수연의 가슴이 더욱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자동문이 수차례 열리고 닫히길 반복했다.

 그리고 잠시 후, 활짝 열린 문으로 낯익은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리나야!”

 

 수연이 제 손에 든 것을 힘차게 흔들었다.

 캐리어를 끌고 나오던 리나가 제 이름과 제 나라의 국기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수연!”

 

 그녀는 한달음에 달려와 한국의 친구를 꼬옥 안았다.

 2년만의 재회는 처음 만났던 그날의 감동으로 두 사람을 이어주었다.

 하지만 친구에게 환영의 인사를 건넨 수연은 그녀의 뒤에 서 있는 한 사람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크리스, 분명 그가 수연을 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참, 소개할게. 내 보디가드야.”

 “뭐? 너, 너희 오빠잖아.”

 

 수줍은 음성이 나직이 쏟아지자 리나가 까르륵 웃었다.

 

 “수연, 이번 여행은 특별해. 음....오빠가 내 보디가드가 되었거든. 그리고...네가 놀랄 만한 일이 또 있어.”

 “응?”

 

 마치 수연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려는 듯, 크리스가 다가오더니 미소 띤 얼굴로 손을 내밀었다.

 

 “수연, 다시 만나서.....음....반가워요.”

 “헉!”

 

 한국어였다.

 수연이 제 귀를 의심했다.

 지금의 상황은 2년 전, 제 친구가 한국어를 처음 내뱉었을 때보다도 더욱 큰 충격이었다.

 수연이 얼떨떨한 얼굴로 악수하는 사이, 리나가 까르륵 웃기 시작했다.

 

 “많이 놀랐지? 음....차차 설명해줄게. 확실한 건 이제 우리 셋이 모두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된다는 거야. 히잇. 너무 신나지 않아? 와우, 한국이라니! 수연, 우리 어디 먼저 가? 나, 너무 기대돼.”

 “어, 그, 그래. 이쪽으로......”

 

 리나는 제 캐리어를 크리스에게 넘겨주고는 재빨리 수연을 따랐다.

 얼떨떨한 이와 설렘으로 들뜬 이가 발걸음을 맞춰 나란히 걷자 크리스가 둘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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