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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자오의 세계로부터
작가 : 모어데반
작품등록일 : 2019.10.22

또 다시 다가온 세기말의 풍경.
가까운 미래, 서기 2086년, 겨울.

대한민국의 평범한 빚쟁이 종군기자 이시해는 다시금 위험 지역으로 취재 파견을 강요당한다.
<베트남 한국인 인부 실종사건>의 전말을 파해치기 위해 밀입국까지 감행한 시해.
그러나 잠입 취재 도중 시해는 <베트남 해적단>에게 붙잡히게 되고, 어딘가로 팔려가는데...
그리하야 도착한 곳은......이세계?
정의감 투철한 빚쟁이 종군기자의 이세계 생존기!

#SF판타지#이세계물#이능력물#미스테리#스릴러

 
마녀의 빗자루(2)
작성일 : 19-10-29 06:48     조회 : 208     추천 : 2     분량 : 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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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은 방문을 나와 복도를 걷고 있었다.

 무뚝뚝한 표정을 내내 유지하고 있었지만 긴장감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는 자신이 조직 내에서 어떠한 취급을 받고 있는지, 어떤 평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신뢰를 받고 있는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아마도 방금 나온 방안에서는 자신에 대한 가상 취조가 벌어지고 있을 터였다.

 그것은 자신이 <네오 트라이앵글>에서 일하기로 결정한 것이 비교적 최근의 일이었고, 능력은 있을지라도 커리어에 크나큰 오점 하나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잭은 그러한 일들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불행은 언제나 도처에서 자신의 발목을 노리고 있는 법이니까.

 애초에 안심을 할 수 있는 환경이나 순간 따위는 없다.

 그러므로 그에게 걱정을 한다는 행위는 무엇보다 불필요한 것이었다.

 팔은 스스로가 자신의 머리 꼭대기에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구태여 그것을 정정해줄 필요도 없다.

 이세계에 쓰레기를 갖다버리는 것으로 지구 국가들을 상대로 투자를 받겠다는 생각을 현실로 이루어낸 것은 팔의 무엇보다도 큰 성취였다.

 그가 유능한 사업가가 아니었다면 결코 불가능한 위업이다.

 그러나 그는 노련한 사업가이기는 해도, 달변의 정치인은 아닌 것이다.

 잭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잭 외에도 눈치를 챈 사람이 몇 명 있을지도 모르지만, 전혀 문제는 아니다.

 왜냐하면 팔은 비대한 육욕만큼이나 프라이드도 크기 때문에.

 잡념 아닌 잡념을 하던 잭의 앞에 한 인형이 나타났다.

 노란 방독면으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 후드까지 뒤집어 쓴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는 것은 어려웠지만, 잭은 그녀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오른쪽 눈동자는 금색, 반대쪽 눈동자는 흑색, 오드아이라는 희귀한 특징을 가진 인간은 이 조직 안에 한 명 밖에 없다.

 B.C. 였다.

 보나마나 위명일 테지만, 잭은 딱히 그녀의 본명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녀가 불리고 싶은 대로 불러줄 따름이었다.

 그녀가 방독면과 후드를 벗자 그것은 확실해졌다.

 후드가 벗겨지자 아름다운 머리칼이 허리까지 쏟아져 내렸다.

 먼저 말문을 연 것은 그녀였다.

 

 “즐거워 보이네. 안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사람의 표정을 보기는 하는지 모르겠군. 어딜 봐서 즐거워 보인다는 건지 나로서는 감도 잡히지 않아.”

 

 가볍게 자신의 농담을 받아치는 잭에게로 그녀가 소매를 걷어 시계를 보여주었다.

 시계는 5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약속은 지키는 주의, 아니었던가? 난 입이 싼 남자랑은 같이 일하고 싶지 않아.”

 

 잭이 힘 빠지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하하. 그러고 보니 벌써 이런 시간이 되었군. 아침부터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잊고 있었어. 사과하지. 팔이 갑자기 호출을 해대서 말이야.”

 “미안하다는 말은 죽어서 괴물들한테나 해. 난 필요 없으니까.”

 “매정하군.”

 “냉정하다고 말해줬으면 좋겠네.”

 

 한 마디도 지지 않는 그녀를 앞에 두고 잭은 볼을 긁적였다.

 과연 만만치 않은 동조자였다.

 

 “좋아. 냉정하군.”

 

 짧게 긍정한 뒤, 말을 이었다.

 

 “상태는 어때, 그 녀석, 어디, 불행을 잘 품어보고 있던가?”

 

 맥락 없는 잭의 질문에 그녀가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글쎄. 그러길 바라야지.”

 “별로 듣고 싶었던 대답은 아니군.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건가?”

 “내 말은 사람 마음까지 읽는 능력은 나한테 없다는 거야. 몸이야 별 탈 없지. 하지만 불행을 잘 품어보고 있냐고? 그런 건 모르겠는 걸. 질문의 의미도 모르겠고.”

 

 까칠한 그녀의 대답에 잭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작게 한숨 쉬고 재차 물어보았다.

 

 “특이사항은?”

 “새로운 특이사항? 없어. 무장 테스트 때 보고 했던 대로야. 성격이 너무 유약해. 걱정도 많아 보이고, 사교성도 없어.”

 

 품평을 하듯 내뱉는 그녀의 언사에 잭이 턱을 쓰다듬었다.

 

 “난 남자로서 매력이 있는지를 물어본 건 아니었는데 말이지.”

 “남자로서 매력이 없다면, 그건 불합격의 이유로 충분해.”

 

 자신의 평가 기준을 적나라하게 당당히 피력하는 그녀를 두고 잭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뭐, 그런 건 별문제가 되지 않아. 처한 상황에 따라서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니까.”

 “변하지 않는 놈들은 전부 죽어 버렸을 테니, 그런 사람은 보지도 못했겠지.”

 

 그 말에 잭이 조금이나마 생기 있게 웃었다.

 

 “하하, 그건 맞는 말이야.”

 

 그러다 B.C.가 돌연 생각난 것이 있는지 눈을 빛냈다.

 

 “생각해보니 특이사항이 하나 있었네. 다른 감시자로부터 보고서 하나가 올라왔어. 그 녀석 관련으로.”

 “보고서? 뭔가 일을 저질렀나 보군.”

 “큰일은 아니야. 아니, 어쩌면 큰일일 수도 있겠네. 바트가 보고하기를, 시민 후보 20154가 아토캄 족에 의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어.”

 “오염? 그거 큰일이군.”

 “별로 놀라는 표정은 아닌 것 같은데.”

 “거야, 별로 놀라지 않았으니까. 당연하지. 그 녀석은 애초에 동업자 후보일 뿐이야. 끌어들이기도 전에 탈락한다면 그저 가능성 하나가 사라지는 거지, 별로 큰일 날 것도 없잖아.”

 

 B.C. 가 눈을 게슴츠레 떴다.

 

 “그래?”

 “하지만 그런 가능성이라도 없어지는 건 아쉬우니 조치는 취해두어야 할 것 같군. 그런데 오염이 확실한 건가?”

 

 의구심을 표명하는 잭에게 B.C.가 말했다.

 

 “아직 정확한 건 아니지만 오염보다는 동조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아. 하지만 조치를 해두겠다면 어느 쪽이든 살충제는 뿌려두면 그만이야. 벌써 두번 정도 뿌려놓긴 했지만, 필요하다면 더 독한 걸로 뿌리지 뭐.”

 

 결론을 내리려는 B.C를 돌연 잭이 막아 세웠다.

 

 “아니, 잠깐만.”

 

 그런 잭의 반응에 B.C.가 의외라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것은 그 외에 다른 선택지가 있냐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잭은 B.C를 향해 음흉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오염이 아닌 동조라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

 “기회? 무슨 기회?”

 

 B.C.가 무슨 말을 하느냐는 눈길을 보냈다. 잭은 가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지껄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B.C.를 비웃듯 잭이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어차피 그 녀석을 동조자로 포섭하려면 제물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어?”

 “······? 분명 그렇기는 하지만······”

 

 잭의 말에 대답하려던 B.C.는 잭의 말을 소화하기 위해 잠시 하던 말을 멈추고 고민에 빠졌다. 이내 다시 고개를 들어 쳐다본 그녀의 얼굴은 살짝 당황한 듯 보였다.

 그녀의 표정을 마주하고 잭이 마저 말했다.

 

 “가능하다면 말이지.”

 

 그녀가 답했다.

 

 “···가능···하기는 해. 목숨이 있는 존재라면 전부 제물의 대상에 해당하니까. 벌레라도 지성이 있다면 제물의 대상이 될 수 있어. 하지만······”

 “그 녀석이 그걸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냐고?”

 “······”

 “아니, 하지만 동업자가 된다면 그릇은 클수록 좋아. 작은 것보다야 좋지. 이참에 테스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너도 그 녀석의 성격이 유약해서 고민된다고 했었잖아?”

 “······.”

 

 B.C.는 대답 없이 다시 주섬주섬 방독면을 머리에 쓴 뒤, 그제야 짧게 중얼거리듯 대답을 남겼다. 방독면 탓에 그녀의 목소리가 웅웅 울렸다.

 

 “그렇게 할게.”

 

 담담히 등을 돌려 자리를 벗어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잭도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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