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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광무의 꿈
작가 : 백두혼
작품등록일 : 2019.10.22

대한제국의 마지막 모습을 제대로 살펴보려면 홍종우의 삶을 보면 된다. 조선인 최초로 프랑스로 건너가 근대화를 통한 조국 조선의 부국강병의 길을 도모한 자. 김옥균 등을 수괴로 한 친일 매국노들과 벌인 흉험한 싸움. 헤이그 만국 평화회의 밀사는 이용익이었고 그의 곁에는 홍종우가 있었다. 근대사 전체를 통째로 뒤집는 위험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6. 히야신스(야셍뜨) 신부 (2)
작성일 : 19-10-28 18:11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6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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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돈 많이 썼어. 자네 핑계를 대야 좀 비싼 걸 사 먹을 수 있거든. 흐흐..”

 “닭이 닭일 뿐이지 그렇게 비싼 닭인가요?”

 “프랑스 사람 되려면 아직 멀었군. 이 닭을 좀 보게. 다리는 청회색이고 깃털은 하얀 색이지? 바로 브레스 지방 특산의 닭일세. 일반 닭의 열 배가 넘는 값을 치러야 살 수 있다고.”

 

 과연 털이 다 뽑힌 다리 밑 부분의 색깔이 일반적인 닭의 노란 색과 달리 회색빛이 도는 파란 색이었고 일부러 남겨 놓은 듯한 날개 끝부분과 아직 달려있는 닭 머리의 털 색깔은 하얀 색이었다. 더구나 크기도 아주 컸다.

 

 “이 놈은 우유와 유장을 먹여 키운다고. 물론 옥수수 같은 곡물도 주고, 놔서 키우는 동물이니 지가 알아서 온갖 곤충이나 작은 동물도 잡아먹고 하겠지. 더구나 이놈은 거세한 수탉이야. 특히 맛 좋은 놈을 잘 골랐어.”

 

 그들은 백포도주를 한편으론 마셔가며 신부는 닭의 머리와 발을 잘라낸 다음 요리를 시작했다. 버터에 마늘 다진 것과 소금, 후추를 뿌려 잘 섞은 다음 닭의 껍질와 살 사이를 분리해서 그 사이로 집어 넣었다.

 

 “이제 열심히 좀 주물러 봐. 잘 주물러줘야 맛이 좋아진다네.”

 

 그가 닭의 껍질을 주물러가며 양념한 버터가 살에 고루 퍼지도록 씨름하는 동안 신부는 로즈마리와 타임과 월계수 잎을 둘둘 말았다. 그리고 닭의 내부에 역시 소금과 후추를 듬뿍 뿌려준 다음 그것을 집어넣고 오렌지 한 개로 닭의 터진 밑부분을 막았다. 솜씨 좋게 실로 닭의 다리를 묶어 몸체에 고정시킨 다음, 마늘과 양파를 저며서 깐 법랑 쟁반에 올렸다.

 

 “이제 오븐에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천천히 구워내면 되네. 낮은 온도로 천천히 굽는 게 중요해. 높은 온도에 구우면 껍질이 타버려서 망치게 된다네.”

 

 그들은 감자의 껍질을 깍기 시작했다. 조선에서는 북저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조선에서는 듣기는 했지만 먹어 본 적은 없었다. 인삼을 사러 온 청나라 사람들이 1830년경에 종자를 들여 온 것이 시초였으나 처음엔 누구도 먹으려들지 않았다. 더구나 남쪽 지방에는 일본에서 들여 온 고구마가 워낙 빨리 자리를 잡았고 추운 지방에서 생육이 잘되는 감자가 조선의 중부 지방에서 일반적으로 재배되는 것은 1880년대 후반이었다. 주로 남부 지방에서 성장한 그가 이를 조선에서 먹어 볼 일은 당연히 없었다. 그러한 그가 질리도록 감자를 먹은 곳은 마르세이유까지 타고 온 사할린 호의 식당이었다. 점심이든 저녁이든, 찌거나 삶거나 튀기거나 감자가 식사에 빠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 신기하게도 물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파리 사람들이 빵, 고기 다음으로 많이 먹는 식품은 단연코 감자였다.

 

 “이 감자처럼 고마운 작물이 어디 있겠나. 그야말로 하느님의 선물이지. 스페인의 남아메리카 침략과 정복이 정말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행위였지만 그 덕분에 우리는 감자와 토마토와 옥수수를 먹고 담배를 피우고 있잖은가? 감자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유럽 근대 문명은 존재하지 않았을 거야. 18세기의 대기근 때 거의 다 굶어 죽었을테니까. 그리고 감자 덕분에 길고 긴 항해가 수월해졌어. 제국주의 침략으로 얻은 선물이 그 제국주의를 지구 전체로 넓히는 수단이 된 것이지. 오죽하면 마리 앙투와네트 왕비의 초록색 머리 장식으로 유명해졌겠는가? 그래서 우리 유럽인들은 이 감자를 사랑한다네.”

 

 신부는 참으로 말이 많았다. 여기 프랑스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조선의 남자들은 입이 무거워야 제대로 된 남자라 여겼고 말이 많은 것을 업신여겼다. 하지만 이들은 대화를 즐겼고 그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서로의 세계관을 조정했다. 즐겁고 정확하게 말할 줄 아는 것은 신사가 갖춰야할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었다. 조선 남자들 중에도 말이 없는 편에 들었던 그도 이젠 생각이 달라졌다. 대화의 기술은 중요한 것이다.

 

 닭 손질을 마치고 오븐 넣은 신부는 주방의 식탁에 앉아 포도주 잔을 다시 들었다. 텃밭에 나간 그의 부인을 기다리는 모양이다.

 

 “진화론이 문제가 아니고 사회진화론이 문제입니다. 저는 그걸 무척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바로 그게 문제네. 세상이 마치 생물처럼 진화해 나간다는 데 나는 그것에 동의할 수 없네.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지금의 한심스러운 그리스가 저 찬란한 고대 시대의 아테네에서 진화한 거라고? 그 찬란한 로마와 이집트 문명는 어떻게 된 건가? 우리가 혹시 모르는 인류 문명의 흔적이 이 세상 어디에 또 있을 지 어떻게 알 것인가?”

 “그 사회진화론이 바로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지 약탈의 이론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우월한 민족이 열등한 민족을 지배하는 것은 당연하고 열등한 민족은 도태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라니 참으로 걱정입니다.”

 “논쟁할 여지도 없는 얘기지. 무식하고 파렴치한 인간들.”

 

 그는 그가 여생을 걸고 싸워야 할 괴물이 바로 이 사회진화론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것도 조선의 개화파라는 사람들과. 그때 롸종 부인이 뒤안의 텃밭에서 들어왔다. 그녀의 어깨는 봄비로 젖었고 손에는 갓 잘라 낸 아스파라거스 다발이 들려 있었다.

 

 그들은 저녁 식탁에 둘러앉았다. 데친 아스파라거스 위에 올랑데즈 소스와 수란을 올린 접시가 처음의 요리였다. 아스파라거스는 이 곳 파리에서도 귀하고 비싼 채소였다. 아삭하고도 향기로운 채소와 고소하기 이를 데 없는 소스가 참 맛있었다.

 

 “부인이 만드는 이 소스는 정말 맛있습니다. 비법이라도 있습니까?”

 “달걀과 버터가 맛있으면 무조건 맛있는 게 이 소스라오. 비법이랄 게 없지. 소금과 후추의 양을 잘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 그리고 육두구를 사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되요.”

 

 신부는 네덜란드에서 프랑스 신교도들인 위그노 신자들이 들여왔다는 소스의 전래를 얘기해 줬다. 그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예상하는가 하면 최근 공연하는 파리의 오페라 이야기까지 다양했다. 그는 롸종 부인의 박학다식함과 대담한 언사에 가끔 놀라기도 했다. 그녀는 그들의 대화에 거침없이 자기의 의견을 밝혔고 가끔은 롸종 신부에게 타박을 할 정도였다. 조선이라면 물론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조선의 여자들은 아직 남편과도 겸상을 하지 못했다. 세상에 대해 아는 것도 거의 없었고 세상 일에 나서서도 안되는 것이 지금의 조선 여자들이었다. 프랑스는 이미 지난 파리 코뮨 때 여성들의 평등한 참정권을 실현한 바 있었다. 물론 코뮨과 함께 사라졌지만. 그런데 롸종 부인은 그의 기준으로 대단히 거센 프랑스 여자들 이상이었다. 무엇이든 거침이 없었다.

 

 “부인. 미국은 앞으로 조선에 어떤 정책으로 임할까요?”

 

 롸종 신부가 첫 번째 접시를 내가고 그가 공들여 구운 브레스 통닭을 준비하는 동안 그가 질문했다. 그녀는 미국 사람이고 매일 미국의 신문을 읽고 있었다.

 

 “미국은 아직 뼈대가 여물지 않은 나라에요. 지금으로서는 동북아시아에 적극적인 대외 정책은 펼치지 않을 겁니다. 미국의 관심은 지금 카리브 해와 필리핀이에요. 조만간 이 두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스페인과 한바탕 전쟁이 벌어질 겁니다. 카리브 해는 미국의 턱 밑이니 당연한 것이고 필리핀까지는 손에 넣어야 태평양에서의 미국 이익이 보장될 수 있겠죠. 조선의 소소한 이익 사업에 참여할 수는 있겠지만 대대적인 개입은 없을 겁니다. 다만 일본, 러시아, 청나라 등등의 그 쪽 나라들에 대한 영향력은 유지할 거에요. 대개는 세력균형을 도모하는 방식으로요. 어느 한 세력이 강대해져서 그쪽의 패권을 독차지하는 일은 미국만 아니고 영국, 프랑스, 독일 등등 모든 열강 세력이 원치 않는 일이거든요.”

 

 그는 적어도 이것만큼은 알고 있었다. 프랑스의 세력 확장 기준선이 인도차이나 반도까지라는 것을. 그 이상의 세력 확장은 이미 포기한 상황이었다. 아프리카와 인도차이나까지였다. 조선에 대한 관심과 개입도 이젠 시들해진 상태였다.

 

 그때 신부가 근사하게 구워진 닭과 삶은 감자를 으깨서 버터와 우유를 섞어 곱게 갠 퓨레를 들고 왔다. 신부는 엄숙한 예식을 치르듯이 통으로 구운 닭을 잘라 세 개의 접시에 담아냈다. 감자 퓌레는 각자 양껏 떠서 담을 수 있도록 테이블의 중앙에 올려놨다.

 

 “미국은 말야. 아직 한참 배고픈 청소년이라고. 더 많은 시장을 찾아 열심히 팽창하고 있단 말이지. 자원과 노동력은 차고 넘칠 판이고 기술력과 자본도 충분하니까 언젠가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날이 올지도 몰라. 어쨌든 우린 이 맛있는 닭으로 우리의 배를 채우자고. 미국이든 어디든 이 닭보다 맛있는 닭을 먹는 나라는 없으니까.”

 

 그는 신부의 허풍을 흘려들으며 구운 닭고기를 입에 넣었다. 그의 입에서 신음 소리 비슷한 것이 흘렀다.

 

 “흐음..이건 정말 맛있군요. 그동안 먹었던 닭고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네요.”

 

 신부는 그가 사 온 남부 지방의 분홍 포도주를 잔에 따라 주면서 잔뜩 자랑스러워 했다.

 

 “우리 프랑스 사람들의 자부심은 이 먹거리들에서 나오네. 이 풍요하고 기름진 땅에서 온갖 맛있고 귀한 것들이 나오고 그것들을 잘 요리해서 먹고 있으니. 우리가 영국 사람들에 비해 해외 진출이 늦은 이유는 딱 하나야. 이 나라가 너무 살기 좋은 거지. 보게, 지금 세계 어디보다 풍요롭게 사는 나라는 지금 프랑스야. 쓸데없는 전쟁만 없다면 프랑스야말로 지상 낙원이지. 먹고 살만하니까 혁명도 벌써 여러 번 할 수 있었던 게야. 하하하...”

 

 자본의 축적과 신흥 부르주와지의 성립과 성장이 프랑스 혁명의 원동력인 것은 말할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일정 수준의 경제 발전이야말로 사회 구조의 발전에 필수적인 동력이라는 것을 그는 이 곳 프랑스에서 절실히 배우고 있었다.

 

 “청나라는 이미 지고 나서 석양만 남은 나라야. 일본은 그야말로 막 뜨고 있는 태양이지. 조선의 미래는 일본에 달려 있을 거야. 그리고 러시아가 변수가 되겠지. 하지만 러시아가 절실하게 원하는 것은 안정적으로 태평양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으로서의 조선이야.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금의 조선은 열강의 입장에서 그리 좋은 먹잇감이 아니라고. 대단한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날씨가 플랜테이션에 알맞지도 않고. 조선의 진정한 가치는 그 전략적 지리 때문일세. 동북아시아의 통로가 되는 반도국가. 이것이 앞으로 조선의 운명을 가늠할 핵심일세.”

 “유럽의 발칸 반도나 동남아시아의 인도차이나 반도처럼 그게 반도의 운명인 모양입니다.”

 “그렇지.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끝없는 충돌이 바로 반도에서 벌어진다네. 명심하게. 조선을 둘러 싼 세력이 힘의 균형을 맞추면 조선은 평안할거고 그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 전쟁이 일어날 걸세. 그 전쟁의 피바다는 늘 조선에서 벌어질 것이고 그 전쟁의 승자가 또한 항상 조선의 권리를 손에 넣는 것이지. 이것은 앞으로 영원히 변하지 않을 법칙이나 같은 걸세. 명심하게. 내가 조선의 정치나 외교를 관장한다면 이 힘의 균형 유지에 사력을 다할 것이고 스스로의 힘을 착실히 다져나갈 것이네. 힘이 없는 반도국은 늘 만신창이가 된다네. 물론 그 국력이 강해지면 그 지리적 이점이 국가 융성의 토대가 되겠지. 옛날 그리스, 로마가 그랬고 대항해 시대의 스페인, 포르투갈이 그랬듯이.”

 

 그들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했다. 프랑스 인들의 저녁 식사는 쉽게 서너 시간을 넘기곤 했다. 그도 이젠 익숙해져서 여러 종류의 포도주를 마셔가며 식사를 즐겼다. 브리 치즈와 클로텡 드 사비뇰이라는 염소 치즈를 먹고 딸기에 크림을 올린 디저트까지 마치고는 거실의 벽난로 앞에 앉았다. 깔바도스라고 부르는 사과 브랜디를 한잔씩 따라 마시며 훌륭한 저녁 식사의 뒷맛을 즐기며 신부의 요리 솜씨를 칭찬했다. 훌륭한 요리에 대한 댓가에 열렬한 칭찬만큼 합당한 것이 없다는 것을 이미 그는 잘 배운 뒤였다.

 

 “프랑스를 떠난다면 신부님의 맛있는 음식들을 못 먹겠죠?”

 “왜, 떠날 생각이 드는 겐가?”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심청전이 마무리되고 직성행년편람이 끝나면 떠날 생각입니다.”

 “아직 보고 배워야 할 것이 많을 텐데. 법학 공부를 시작할 준비도 되었잖은가?”

 “법학 공부를 한다면 적어도 삼사년은 더 걸리겠죠. 제 나이가 이제 벌써 마흔 세 살입니다. 조선에 돌아가면 오십이 되는 나이가 됩니다. 너무 늦습니다.”

 “그렇지. 적은 나이가 아니지. 하지만 지금 자네는 충분히 준비가 된 건가? 이제 자네가 돌아가는 조선은 전쟁터일세. 어떤 일이 자네에게 닥칠지는 모르지만 평화롭고 안전하지는 않을 걸세.”

 “물론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조금만 더 일찍 여기 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후회가 너무 큽니다. 내 나이 이십대 초반, 한 이십년 전에 여길 왔더라면. 제 인생도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고 조선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도 많이 달랐을 텐데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 모두에 하느님의 주제하시는 바가 있다고 생각하게. 앞으로 자네가 할 일에 가호가 깃들길 빌겠네.”

 

  그는 그가 진정으로 프랑스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를 끝내 말하지 못했다. 그는 파리에 남고 싶었다. 거추장스러운 상투를 잘라 버리고 산뜻한 양복을 입고 반짝이는 구두를 신고 좋은 단장을 들고 싶었다. 사실은 그 모든 것이 부러웠다. 조선 사람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프랑스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 강하고 아름다운 나라의 일원이 되고 싶었다. 조국을 잊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일이었다. 남해 바닷가 섬 마을에 사시는 부친의 생각보다는 병약한 아내와 이제 처녀티가 날 딸아이의 얼굴이 어른거렸다. 여전히 흰옷을 입고 살고 있을 고국의 백성들보다는 그들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산과 강과 들판이 눈에 어른거렸다. 그가 더 이상 파리를 사랑하지 않도록, 조선을 발전시키고 국왕에 충성하여 외세의 힘으로부터 멸시받지 않는 부국강병의 나라로 만들겠다는 그의 소원이 더 이상 희미해지지 않도록, 그는 이제 파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조선인도 아니고 서양인도 아닌 이상한 족속으로 변할지도 모르는 그 스스로가 두려웠다. 인당수 차가운 바닷물에 몸을 던지는 심정으로 조선을 떠났던 그였다. 이제 연꽃을 타고 돌아가 눈 먼 아버지를 구해야 한다. 그가 타고 갈 연꽃도 없고 조국의 눈이 떠질지는 모를 일이었다. 마른 나무에 다시 꽃이 피도록 숨결을 불어넣는 한 줄기 봄바람일 수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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