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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블러디데이
작가 : 유월
작품등록일 : 2019.9.9

한이연, 세상에 가족이 없는 늘 혼자였던 그녀, 약혼자와 함께 가족을 꾸리고 행복해질 날만을 기다리는데.... 갑작스러운 약혼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녀의 약혼자의 죽음과 연관 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은오라는 정체불명의 아름답지만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014. 흡혈귀 정부
작성일 : 19-10-28 18:04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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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맛있겠는데…?"

 

  "이렇게 싱싱하고 훌륭한 먹을거리가 제 발로 이 성에 들어오다니 기특하지 않냐?"

 

  들려오는 웅성거림에 닫혀있던 눈꺼풀을 느리게 올렸다. 나는 양팔과 다리가 밧줄이 꽁꽁 묶인 채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는 상태였다. 방은 촛불 두 개만이 켜진 상태여서 구조가 어떤지 알 수 없었고, 앞쪽엔 두 남자가 등을 돌린 채 대화 중이었다. 저들은 흡혈귀들이 틀림없었고, 대화 내용으로 보아 내 피를 빨아먹을 계획인 것 같았다.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다. 흡혈귀들이 내 인기척을 느꼈는지 뒤를 돌았다. 내가 미처 기절해있는 척할 여유도 없었다. 두 흡혈귀와 눈이 마주치자 온몸이 덜덜 떨렸다. 둘 중에 좀 더 마르고 입이 큰 흡혈귀가 내게로 다가왔다.

 

  "깼어? 흐흐흐...깰 순간을 기다렸지."

 

  "...."

 

  "왜인 줄 알아?"

 

 눈에 눈물이 맺혔다. 내 턱을 세게 잡아 쥔 남자 흡혈귀가 눈을 부릅떴다.

 

  "아냐고 모르냐고"

 

  ".몰…. 몰라요."

 

  "널 놓아주고 네가 도망치면 그때 잡아서 피를 빨아 먹을 거야. 그걸 사냥이라고 하지. 우린 과정을 즐기는 타입이거든."

 

 손끝까지 파르르 떨렸다. 이런 위험한 파티에 따라오는 게 아니었다. 이제 와서 후회해봐야 소용없지만.

 

  "달릴 준비는 되어 있지?"

 

 다른 흡혈귀가 칼을 들고 내게 다가왔다. 나는 움찔하며 온몸을 웅크렸다. 칼이 나를 묶고 있던 밧줄을 슥슥 소리와 함께 잘라냈다. 밧줄이 풀리면 무조건 달려야 한다. 흡혈귀들에게 잡히면 죽는다. 하지만 내가 달릴 수 있을까. 상대는 흡혈귀인데 결국 잡혀서 죽고 말겠지. 머릿속이 하얗게 타 들어갔다. 그리고 그 가운데 은오가 떠올랐다.

 

 죽을 수도 있어요.

 

 그때는 도망쳐요.

 

 그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웅웅 맴돌았다.

 

 꽁꽁 묶여있던 밧줄이 헐거워지자마자 나는 몸을 일으켰다. 두 흡혈귀가 나를 우습다는 듯 가만히 지켜봤다. 내가 어느 정도 달린 후에야 따라잡을 생각인 모양이었다. 나는 미친 듯이 방을 빠져나와 긴 복도를 달렸다.

 

  "흐흐흐..열심히 달리네..."

 

 뒤에서 소름 끼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며 진정이 안 됐다. 나는 한 방문을 잡고 열어젖혔다. 긴 창문에 커튼이 펄럭이는 텅 빈 방이었다. 나는 창문으로 다가갔다. 3층 높이. 나는 분수대와 불빛이 환했다. 몇몇 흡혈귀들도 수다를 떨고 있었다.

 

  "살려주세요!!!"

 

 내 외침에 흡혈귀 몇 명이 나를 올려봤다.

 

  "살려주세요!!!"

 

  "소리 지르는 건 반칙이지."

 

 문가에 나타난 두 흡혈귀가 내게 말했다.

 

  "멍청한 거야 뭐야. 도망치라고 했더니 나 여기 있네 소리나 지르고 있고."

 

 흡혈귀가 가까이 다가왔다. 나는 창틀 위로 올라갔다.

 

  "뭐야, 거기서 뛰어내리게?"

 

 창을 붙들고 있는 손이 땀으로 흥건해지며 미끈거렸다. 이 높이에서 뛰어내리면 어떻게 될까.

 

  "어, 뛰어내리게."

 

 나는 뛰어내리려고 무릎을 살짝 굽혔다.

 

 하나...

 

 둘....

 

 눈을 감았다. 그때, 퍽 하고 누군가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는 소리가 났다. 눈을 번쩍 뜨자 은오가 보였다. 그는 잠시 숨을 헐떡이더니 순식간에 나머지 한 놈을 가격했다. 흡혈귀들은 일어나 반격을 하려다 다시 얻어맞고 쥐새끼들처럼 문틈으로 도망치려 했다. 은오는 그 뒤를 쫓으려다 나를 바라봤다. 나는 여전히 창틀에 위태롭게 서 있었다.

 

  "왜 이제와요……."

 

 내가 울먹였다.

 

 은오가 천천히 내게로 다가왔다. 나는 그의 몸에 기대며 창틀에서 내려왔다. 은오의 품에 안기자 참았던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불안하게 사라지지 마요. 처음부터 이곳에 데려오는 게 아니었는데…."

 

 은오의 낮은 음성이 귓가에 들렸다.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불안하다고요? 은오씨가?"

 

  "네. 눈앞에 없으면 불안해요."

 

 은오의 두 붉은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걱정으로 일렁이는 눈빛. 그의 약한 모습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

 

  "나와 있는 게 겁이 나서 떠나버린 줄 알았어요."

 

 나는 은오의 등을 천천히 쓸었다.

 

  "언제는 도망치라면서요."

 

 살짝 웃음기 섞인 말투로 얘기했지만 은오는 웃지 않았다.

 

  "불안해지면 겁나면 언제든지 떠나라고 그랬잖아요. 나는 은오씨가 그 말을 해서 늘 불안한데."

 

 은오가 짧은 입맞춤을 해주고 말했다.

 

  "미안해요. 이제 그렇게는 안 돼요."

 

 누가 누구를 붙잡아 놓으려는 걸까. 누가 누구에게 의지하는 걸까. 서로가 조금이라도 안 보이면 불안해져서 미쳐버린다. 그렇게 우리는 나약하다. 나약해 빠졌다.

 

  "파티 이제 더 알아볼 것도 없는데, 그만 집으로 갈까요?"

 

 은오가 나를 잡아끌며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타라와 켄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파티 홀을 돌아다녔다. 바로 그때, 누군가 파티장 끝에 있는 무대 위로 올라섰다. 그는 마이크를 몇 번 두드렸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 흡혈귀에게로 향했다. 그는 날카로운 눈매와 긴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 흡혈귀였다.

 

  "모두 파티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전 테르입니다. 흡혈귀 비밀 정부에서 일한 지 98년입니다. 흡혈귀라는 존재가 애초에 인간과는 다르게 조직적인 것과는 별개이지만, 서로 협력하고 위해주며 지금 이때까지 살아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인간보다 강하지만, 오랜 역사 속에서 그들에게 핍박당하고, 학살당해왔죠. 하지만 계속해서 살아남았고, 겨우 공존할 방법을 찾아왔지요."

 

 은오는 내 손을 꼭 붙든 채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어쨌든, 제가 오늘 드리고 싶은 말은, 즐거운 파티 날에는 안 어울릴지도 모르겠지만, 제법 심각한 얘기입니다."

 

 흡혈귀들이 웅성 거리기 시작했다.

 

  "바로 인간 세상에서 흉흉하게 벌어지고 있는 연쇄 살인입니다. 인간 대부분은 우리의 존재를 모르기 때문에, 이 사건들을 포기하고 내려놓은 상태입니다마는, 우리는 알고 있죠, 그 연쇄 사건의 소행은 흡혈귀라는 것을요."

 

 웅성거림이 커졌다. 야유가 흐르기도 했다.

 

  "인간 정부는 우리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다른 나라들도 이 사건과 흡협귀들의 연관성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흡혈귀 사이에 쌓아왔던 신뢰가 무너지면, 우리의 세계도 무너지고, 그렇게 되면 또다시 인간이 우리를 공격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깟 인간들 쓸어버리면 되지!" 한 흡혈귀가 큰소리로 외쳤다. 몇몇이 동의한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

 

 테르는 점점 어수선해지는 분위기 속에서도 차분함을 잃지 않았다.

 

  "흡혈귀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 불리한 것은 우리뿐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잔인한 무기에 학살당하고, 살아남는다 하여도 차별당하며 점점 사라지게 되겠죠. 그걸 원하십니까?"

 

 다시 홀은 잠잠해졌다.

 

  "그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흡혈귀를 찾아내야 합니다. 우리가 누구보다 먼저. 그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제보는 편지나 메일 어떤 방식을 통해서든 다 받겠습니다. 그리고 이미 수사를 시작한 팀이 있습니다. 함께 해주실 분들은 계속해서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은오를 바라봤다. 은오가 그 연쇄 살인 흡혈귀를 잡으려는 이유, 10년 전 잃은 소중한 사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의 세상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걸 이제 알 수 있었다. 나는 차갑게 식은 그의 손을 꼭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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