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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블러디데이
작가 : 유월
작품등록일 : 2019.9.9

한이연, 세상에 가족이 없는 늘 혼자였던 그녀, 약혼자와 함께 가족을 꾸리고 행복해질 날만을 기다리는데.... 갑작스러운 약혼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녀의 약혼자의 죽음과 연관 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은오라는 정체불명의 아름답지만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012. 일요일, 그 후
작성일 : 19-10-27 23:23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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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일요일은 새벽부터 비가 왔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먼저 잠에서 깬 나는 침대에 엎드려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 잠들어있던 은오가 몸을 뒤척이더니 나를 잡아 품에 끌어당겼다. 나는 그의 품 안에 갇혀 가만히 있었다.

 

  "비오네요."

 

  "네..."

 

 은오가 잔뜩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잠긴 그의 목소리는 섹시하다. 나를 꽉 끌어안던 그의 손이 움직인다. 내 볼로, 내 입술로. 내 입술에서 장난치듯 움직이던 그의 손에 간지러움을 느끼는 순간에, 이번에는 입술이 부드럽게 닿았다.

 

 정신없이 파고드는 그의 혀의 움직임을 느끼는 사이, 그의 손이 슬립온 끈을 내린다. 내 몸을 만진다. 조금은 거칠게. 그의 입술은 내 입속에서 빠져나와, 목덜미, 어깨, 가슴까지 천천히 내려온다. 내 숨소리는 점점 거세진다. 슬립온에서 완전히 빠져나오게 된 나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알몸으로 온전히 그의 손에 맡겨진다. 그는 흠뻑 젖은 나를 이리저리 만진다 핥는다. 한순간도 멈추지 않으면서 나를 탐한다. 흥분한 그의 몸이 나를 눌러 내리고, 그 열기가 옮겨진다. 잔뜩 흥분해서 이성을 가누지 못하는 괴물처럼 그는 변하기 시작한다. 죽는 것이 아닐까? 그의 모든 흥분을 다 받아주다가 죽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에 몸이 떨렸다. 그가 두려워하지 말라고 속삭인다. 하지만, 두려워하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가 원한다면 내 모든 피를 한 방울도 안 남기고 해치울 수 있다. 그러니, 두려워해라. 그의 모든 것을 다 받아들여라.

 

 

  "자, 차요."

 

 이불 속에 파묻혀 있던 내게 다가온 은오가 내민 것 레몬 생강차가 담긴 나는 머그컵이었다. 나는 몸을 일으켜, 컵을 건네받았다. 은오가 이불 속으로 들어와 함께 앉았다. 그는 어느덧 다시 순한 은오로 돌아왔다. 아까의 사납고 거칠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근데 은오씨, 오늘이 파티라고 했죠?"

 

  "네. 걱정돼요?" 그가 조금 장난을 머금은 표정으로 물어왔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실은 걱정됐다. 온통 흡혈귀뿐인 파티에 가게 된다는 것이.

 

  "타라가 아까 연락했었어요. 이연씨 드레스 빌려줄테니까, 파티 가기 전에 켄의 집에 들리라고."

 

  "타라와 연락했어요?" 내가 질투심어린 목소리를 감추지 못한 채 물었다.

 

  "타라와 켄은 약혼한 사이에요. 곧 결혼할겁니다."

 

 은오가 웃으며 말했다. 마치 내 속내를 다 들여다본 듯이.

 

  "아, 뭐 그렇군요. 난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참."

 

 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대꾸했지만, 은오는 계속 큭큭대며 웃었다.

 

  "은오씨, 블러디데이도 다가오네요."

 

 내가 비가 쏟아지는 창밖을 다시금 바라보며 말했다. 은오의 손이 내 어깨를 감싸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요. 그때, 잘 부탁해요."

 

  "네. 언제든지요."

 

 나는 은오에게 안겨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은오가 언제까지 이 저주로 인해 고통받아야 할까?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모든 것이 고요하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태풍이 오기 전 유난히 맑은 하늘처럼.

 

 

 *

 

 

 우리는 점심을 간단하게 챙겨먹은 후, 켄의 집으로 갔다. 타라는 이미 내가 입을만한 드레스를 소파에 다 꺼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타라는 그중에 검은 색의 긴 드레스를 입어보기를 권했다. 작은 비즈들이 촘촘하게 박혀서 멀리서 보면 검은 하늘에 은하수같은 느낌이 드는 화려한 드레스였다.

 

  "와아....진짜 잘 어울려요."

 

 나는 켄의 방에 있는 거울에 비췬 내 모습을 봤다. 검은색의 긴 드레스였는데 가슴 부분이 상당히 깊게 파이고 허리가 꽉 맞아서 부담스러웠다.

 

  "이거...너무 화려한 거 아닌가요? 무슨 영화제가서 레드카펫 밟는 것도 아닌데."

 

  "영화제?"

 

 타라가 코웃음을 쳤다.

 

  "그거랑은 비교도 안 되게 더 큰 파티에요."

 

  "그렇게 큰 파티예요?" 나는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국내에 있는 흡혈귀들만 모이는 게 아니라 주변 나라에 있는 주요 흡혈귀들도 다 모이는 그런 날이에요."

 

  "...그렇구나...아무튼 타라씨 고마워요, 이런 드레스도 빌려주고."

 

  "뭘요. 드레스는 언제나 너무 많아서 탈이에요."

 

  "곧 켄씨와 결혼하신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타라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거렸다. 상상이 안 간다. 완전히 산적같은 켄과 작은 인형같은 타라가 결혼이라니.

 켄....도둑놈!

 

  "은오가 쓸데없는 얘기를 했네요."

 

  "어때요? 결혼을 앞둔 심정이?"

 

  "뭐, 그냥 내 가족이 생기겠구나 싶어요."

 

 나는 과거의 나와 준현을 떠올렸다. 행복하기만 하던 그 때를. 너무 아득히 먼 얘기 같았다. 아니면 남의 이야기 같았다.

 

  "이연씨, 그나저나 생각은 해 봤어요?"

 

  "무슨...?"

 

 타라가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는 시늉을 했다.

 

  "하하...그건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래요 뭐 그럼."

 

 타라는 화장대에 기대 붉은 립스틱을 발랐다. 그녀는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머리색과 완전히 맞아떨어졌다. 분홍색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

 

  "이제 가요, 파티 늦겠어요."

 

 타라의 집 밖으로 나가자 켄의 차와 은오 차가 나란히 서 있고, 둘이 차밖에 기대 서서 대화 중이었다. 은오는 드레스 차림에 나를 발견하고 눈을 크게 떴다.

 

  "좀...어색하죠?"

 

 내가 뒷목을 긁적이며 물었다.

 

  "와우! 아름답네, 이연씨!"

 

 말없는 은오 대신 켄이 감탄을 했다.

 

  "당연하지!"

 

 타라가 어깨를 으쓱하더니 켄의 차에 올라탔다. 나도 은오의 차에 드레스가 걸리지 않게 조심하며 앉았다.

 

  "아름다워요." 은오가 나지막이 말했다.

 

 내가 쑥스러운 미소를 짓자, 은오가 운전석 옆을 뒤적거리더니 무언가를 꺼냈다. 그가 검은 케이스를 열자 핏빛의 루비 귀걸이가 한 쌍 놓여있었다.

 

  "귀 뚫었어요?"

 

 은오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옆 머리카락을 넘기며 드러난 내 귀를 만졌다.

 

  "직접 할래요?"

 

  "아니요. 해줘요."

 

 내가 웃으며 말하자, 은오가 귀걸이를 집어 들었다.

 

  "파티라고 긴장할 거 없어요. 별거 없으니까."

 

  "..."

 

  "내 옆에만 있어요."

 

 은오의 낮은 음성이 귓가에 파고들었다. 나는 고개를 위아래로 크게 끄덕였다. 가슴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오늘 파티에서 벌어질 일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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