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
장담
레이지아츠
서경
 1  2  3  4  >>
 
자유연재 > 무협물
천무행
작가 : 백두혼
작품등록일 : 2019.10.22
천무행 더보기

네이버
https://series.naver.com/novel...
>
카카오
https://page.kakao.com/content...
>

이 작품 더보기 첫회보기

정통 무협소설이다. 무협소설은 결국 초인에 관한 이야기로서 그 초인이 무엇인지 따져보려 한다. 물론 역사와 운명의 굴레 바퀴를 피할 수 있는 초인은 절대 없다.
천륜과 인륜이 교차하는 강호 천하의 모든 은원이 어떤 식으로 생기고 해소되는지 정교하게 엮어보았다. 대의를 위해 자식을 없애야 하는 아버지, 또 다른 대의를 위해 그 부친을 넘어서야 하는 아들. 나름의 대의를 위해 그 둘 사이를 이용하고 이간하는 절세의 협객.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던져야 하는 가인. 정의가 무엇인지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

 
8. 당과의 값 (2)
작성일 : 19-10-27 05:22     조회 : 355     추천 : 1     분량 : 419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8. 당과의 값(2)

 

 

 

 아이들이 움직이자마자 선우용이 냉흔을 향해 걸음을 떼었다. 서두를 것도 없고 느릴 것도 없이 편안한 진각이었다. 하지만 냉흔은 그에게 걸어오는 선우용의 걸음이 이상하다는 것을 바로 느꼈다.

 

 선우용이 내믿는 발걸음 한 걸음 한 걸음이 냉흔의 심장을 직접 밟아 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다가오는 선우용의 모습이 마치 시퍼런 칼날 같다는 느낌을 갖자마자 그의 전면에 거대한 칼날이 모습을 드러냈다. 허공의 공기가 뭉쳐 만든 듯 검신은 투명했지만 그 시퍼렇게 선 날은 분명했다.

 

 냉흔은 순간 소름이 돋고 기경팔맥이 굳는 것을 느꼈다. 그 거대한 칼날이 선우용의 걸음에 따라 천천히 그에게 다가서고 있었지만 냉흔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마치 독사 앞에 선 개구리 같이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고 숨조차 쉬어지지 않았다. 필사적으로 철마공을 끌어 올려 봤지만 그의 혈맥은 내공은 고사하고 피를 겨우 돌리기에도 벅찼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며 터져나갈 것 같았지만 얼굴은 핏기가 사라져 하얗게 탈색되고 말았다.

 

 어느 덧 하늘을 가득 가릴 만큼 거대한 칼날이 냉흔의 이마에 와 닿았다. 다가오던 선우용의 걸음이 멈춰 섰고 칼날 역시 이마 정 중앙에 닿은 채 멈춰 섰다. 냉흔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칼날은 그저 허상인 사술 따위가 아니라는 것을. 선우용이 마음만 먹으면 그 순간 그의 몸이 두 쪽으로 나뉘고 말 것이라는 것을.

 

 “이 보거라. 너무 놀라지는 말거라. 바로 죽이지는 않을 테니까.”

 

 선우용의 목소리가 귀로 들려왔다. 전음이었다.

 

 “들리지? 들리면 고개라도 좀 끄덕여 보거라.”

 

 냉흔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이마 가운데가 칼날에 쓸리는 기분이 들었다. 섬뜩했지만 아직 갈라지지는 않았다.

 

 “이제 내가 물으면 자네는 대답을 하는 걸세. 우리 전음으로 하세. 그 정도는 할 수 있겠지? 보는 사람 듣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자네도 창피할 것 아닌가? 이게 뭔가? 사람 많은 데서.”

 “뉘시오? 도대체 귀하는 뉘시길래...”

 “어허. 이 친구 그새 내 말을 씹는군. 질문은 내가 한다고 했는가 안했는가?”

 “헉. 알겠소. 물어보시오.”

 “네놈은 일단 말투부터 고쳐야겠다. 네놈 사부 이름이 혹시... 아니 이름은 기억 안 나고 별호가 말이야. 무슨 미친 망아지 그랬던 놈 아니냐? 얼굴 하관이 쭉 빠진 것이 꼭 망아지 같은 놈. 꼴에 여색을 무척이나 밝혔었지 아마.”

 

 그랬다. 금혼마도 냉흔에게 무공을 전수한 사부의 이름은 매굉(魅宏), 별호는 도호광마(屠虎狂馬)였다. 한때 칼 한 자루로 호남성 일대를 주름잡던 마두였고 여색을 밝혀 수많은 여염집 여자들을 간살하고는 여러 정파 고수들의 손속을 피해 도주해 왔던 것이다.

 

 “맞소. 은사의 존함은 매자 굉자를 쓰셨소.”

 “맞다 매굉. 네 놈 기공을 들여다보니 딱 그 녀석의 공력이더구나. 그런데 그 녀석 아마 왼손이 없었지?”

 “헉. 그걸 어떻게?”

 “어떻게 알긴 이 녀석아. 네 놈 사부가 내게 그걸 바쳤느니라. 굳이 필요도 없는 걸. 하긴 자기 목숨과 바꾼 것이니 녀석으로서는 크게 이익을 본 거라 볼 수도 있구나.”

 “대체 뉘시길래...”

 “뭐 그것까지 알 건 없고. 너는 도대체 어떻게 하겠느냐?”

 “무엇을 말입니까?”

 “내가 분명히 그날 밤에 앞으로 내 앞에 보이지 말라고 했는데. 혹시 못 알아먹은 것이냐?”

 

 물론 약간의 억지도 있었다. 그저 금음만 들은 냉흔의 입장에서는 자못 억울하기까지 했다.

 

 “물... 물러나라고는..”

 “그 말이 그 말 아니냐. 이 녀석아. 어쨌든 나는 감히 내 앞에서 살기를 풍기고 내 말을 어기고 듣지 않는 녀석들을 그냥 둬 본 적이 없다. 이제 너에게 두 가지 방법을 제안을 할 테니 네가 그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이 정도로 내가 너를 죽일 수는 없지 않느냐?”

 “무엇입니까? 그저 따르겠습니다.”

 “좋구나 좋아. 다행히 말귀는 통하는 녀석이군. 첫째는 내공을 완전히 폐하는 것, 둘째는 팔 하나와 다리 하나를 나에게 바치는 것.”

 

 냉흔은 그의 말이 절대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 당장 저 거대한 칼날이 떨어진대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내공을 폐한다면 그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죽느니만 못한 처지가 될 것이고 한쪽 팔과 다리를 자른다면 좀 더 낫겠지만 역시 차마 선택할 일은 아니었다.

 

 “제발.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감히 고인을 몰라 뵙고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어허. 이 친구가... 내가 죽으라고 했느냐? 그저 팔다리를 하나 씩 자르던지 내공을 폐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조금 불편하긴 하겠지만 남은 인생 사는데 지장은 없을 게다. 왼팔을 자를지 오른팔을 자를지는 네가 결정해도 좋다. 다리는 아마 그 반대쪽을 잘라야 할게다. 그게 좀 더 편안한 것 같더라.”

 

 냉흔은 필사적이었다. 이렇게 팔다리를 잃고 싶지는 않았다.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평생의 은인으로 모시겠습니다. 원하시는 바가 무엇이든 고인의 뜻대로 따르겠습니다. 제발...”

 

 냉흔은 이제 눈물을 흘릴 지경이었다. 이마에 닿아 있는 거대한 칼날 아래 이미 혼백이 절반 이상 나간 채 벌벌 떨고 있었지만 주위의 사람들 눈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젊은이 한 명과 아무 말 없이 마주보고 서 있을 뿐이었다. 다만 냉흔의 수하들은 냉흔의 신색이 창백하고 홀로 선 채 식은 땀을 비 오듯 흘리는 것이 수상하기는 했으나 그게 다였다.

 

 “내가 네 놈의 은인 따위가 되서 뭐에 쓰겠느냐? 하여튼 좋다. 네가 이렇게까지 사정을 하니 그 사정을 좀 봐 주는 것도 도리일 듯 하구나. 내가 네 놈의 팔 다리를 들고 가서 뭐에 쓰겠느냐? 국을 끓여 먹거나 구워 먹을 수도 없는 일이고. 다행히 내가 지금 금자가 좀 필요하구나. 하니 너는 지금 나에게서 너의 팔과 다리를 사도록 해라. 너도 좋고 나도 좋고 서로에게 이처럼 좋은 일이 또 있겠느냐? 자, 너는 지금 네 놈의 팔 한 쪽이 금자로 얼마라고 생각하느냐? 그리고 다리 한 쪽도.”

 

 눈치가 빠른 냉흔은 그의 말을 듣자마자 겨우 한숨을 돌렸다. 돈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하지만 곧 고민에 빠져 들었다. 얼마나 불러야 할지. 이 궁지를 벗어나기 위해 얼마만큼의 금자를 버려야 하는지 고민해야 했다.

 

 몇 번의 흥정이 오가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고서 냉흔의 팔 다리는 합쳐서 금자 이천 오백 냥으로 정해졌다. 그 정도 금자면 금혼전장의 최소 오 년치 이익에 달할만한 큰돈이었지만 그래도 오백 냥이나 깎은 것은 다행이었다.

 

 냉흔의 이마에 닿아있던 칼날이 사라진 건 그가 금자 이천 오백 냥에 동의를 하자마자였다. 그리고 그의 기경팔맥을 속박하던 기운도 거짓말 같이 사라졌다. 선우용은 어느 새 몸을 돌려 개천에서 물장구를 치고 있는 오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 가 보거라. 금자 중에 당장 쓸 백 냥은 현물로 준비하고 나머지는 적당히 나누어서 전표로 끊어 놔야 할게야. 네 놈의 금혼전장 전표 말고 중원전장에서 발행한 걸로. 알아듣겠느냐?”

 

 냉흔은 상대를 정말 잘못 만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그는 금혼전장의 전표를 주고 전장의 문을 닫고 도망칠 궁리까지 하고 있었다.

 

 “오늘 저녁 해지기 전이다. 저녁 밥 먹기 전에 내가 잠깐 네 녀석의 그 전장에 들릴터이니 행여 도망칠 궁리는 하지 말거라. 그러면 너는 곧 죽게 된다. 이제 가 보거라.”

 

 오리들 노는 것을 들여다보던 선우용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몸을 돌려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당과점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이들은 꿀차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당과를 하나씩 들고 빨아먹으며 그들의 사부가 돌아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들 꿀차는 안 마시고 있느냐? 시원할 때 마셔야 제 맛인데. 이 보시오. 주인. 여기 꿀차 한 잔 더 내오시오. 나도 목이 마르구나. 하하...”

 “사부님. 얘기가 끝난 건가요? 봐서는 별 말씀들이 없으셨던 것 같은데요.”

 

 그나마 물정을 조금 알아 그의 사부를 애타게 바라보고 있던 초연이가 조심스레 물었다.

 

 “하하.. 너희들처럼 어린 아이들은 모르는 어른들의 세계가 있단다.”

 

 선우용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내 온 꿀차를 시원하게 마셨다. 아이들도 그제서야 원래의 안색을 되찾고 웃고 떠들기 시작했다.

 

 그날 그들의 사부는 당과와 꿀차에 더해 검정 색 강아지 한 마리와 하얀 색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사서 아이들에게 맡겼다. 연화루로 돌아오는 길에 그는 아이들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신신당부를 했다.

 

 “잘들 키워야 한다. 생명을 거두는 것은 그 생명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이란다. 맡은 생명을 버리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고.”

 

 그날 아이들의 저자 외출은 이렇게 그들 인생에 가장 행복했던 추억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18. 불선쟁투(佛仙爭鬪) 2019 / 11 / 10 302 0 7122   
19 17. 거자필반 (去者必返) (2) 2019 / 11 / 9 233 0 3662   
18 17. 거자필반 (去者必返) (1) 2019 / 11 / 8 256 0 4432   
17 16. 해후 (2) 2019 / 11 / 7 237 0 4263   
16 16. 해후 (1) 2019 / 11 / 6 240 0 4262   
15 15. 소림채전(小林菜田) (2) 2019 / 11 / 5 225 0 4520   
14 15. 소림채전(小林菜田) (1) 2019 / 11 / 4 237 0 4044   
13 14. 여름 밤은 짧기만(夏夜而短) 2019 / 11 / 2 237 0 6661   
12 13. 길 떠날 준비 2019 / 11 / 1 238 0 7710   
11 12. 이어지는 인연(連延因緣) (2) 2019 / 10 / 31 227 1 3244   
10 12. 이어지는 인연(連延因緣) (1) 2019 / 10 / 30 239 0 4793   
9 11. 혈운교(血雲敎)의 난(亂) 2019 / 10 / 29 243 0 5246   
8 10. 절로검객(絶露劍客) 일선자(一禪子) 2019 / 10 / 28 347 1 5251   
7 9. 예(禮)라는 것이 운명을 여는 것이니 2019 / 10 / 27 362 1 4278   
6 8. 당과의 값 (2) 2019 / 10 / 27 356 1 4191   
5 8. 당과(糖菓)의 값 (1) 2019 / 10 / 25 354 2 6039   
4 6. 금혼마도 냉흔 (金魂魔刀 冷痕) 2019 / 10 / 24 333 2 5487   
3 4. 연화루(蓮花樓) 2019 / 10 / 23 365 2 7246   
2 2. 출행(出行) 2019 / 10 / 22 428 1 5524   
1 1.공산조어(公山鳥語) 2019 / 10 / 22 924 1 639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조선해방전쟁
백두혼
광무의 꿈
백두혼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