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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고독한 쥬뗌므
작가 : gloryr****
작품등록일 : 2019.10.26

우리는 저마다 어떤 사랑을 할까?

헌신적인 사랑을 믿는 리아
사랑에 의해 상처만 받는 고독한
사랑을 집착하고 소유하려는 로이
곁에서 바라만 봐도 행복한 민호
사랑을 투쟁으로 쟁취하려는 지민
제각기 다른 사랑을 믿는 이들이
만드는 동화 같은 이야기

멋진 공주와 예쁜 왕자 동화 속으로
​지금 당장 들어가볼까요?

 
7.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네. 엄마한테 싸가지 없는 건.
작성일 : 19-10-26 11:24     조회 : 164     추천 : 0     분량 : 6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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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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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꿈인가. 꿈이 아닌가. 예쁜 왕자가 내 눈앞에 있다니!

 

 "고독한 씨! 나의 왕자님!"

 

  온 힘을 다해 그에게 달려갔다. 그의 품에 얼굴을 묻고, 그를 꽉 끌어안았다.

 

  따뜻해! 좋은 향기! 이게 꿈이라면 절대 깨지마렴!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요. 꿈에 나타나줘서 정말 고마워요!"

 

  그는 놀란 눈을 크게 깜박였다. 어쩜 놀란 얼굴도 이렇게 예쁠까. 그의 목에 메인 스카프가 흘러내렸다.

 

 "왜 꿈속에서도 거추장스럽게 스카프를 매고 있어요. 내게 맡겨요."

 

  그의 목으로 손을 뻗었다. 스카프를 붙잡으려 하자 순식간에 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겁먹은 듯한 그의 눈동자와 내 눈이 마주친 순간, 그가 내 어깨를 힘껏 밀쳤다.

 

 "꺄아! 내 엉덩이..."

 

  엉덩이가 시큰거렸다. 넘어진 채로 그를 올려다봤다. 나를 밀쳐낸 그의 손이 벌벌 떨리고 있었다.

 

 "뭐야. 무슨 소리야! 한이 형! 지수 씨! 이게 무슨 일이에요!"

 

  민호 씨가 소리치며 거실에 나타났다. 고독한 씨는 떨리는 손으로 스카프를 부여잡고 위층으로 급하게 올라갔다.

 

  모든 일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꿈이 아니었다.

 

  예쁜 왕자는 꿈이 아니라 내 눈앞에 있었다. 어떻게 꿈이 현실이 된 걸까.

 

 "뭔데요, 지금. 형이 지수 씨 막 밀쳤어요? 첨 보는 사람이라고? 우와! 한이 형 그렇게 안 봤는데. 이건 진짜 아니지!"

 "찾았어요."

 "네? 무슨 소리 해요? 넘어지면서 머리도 다쳤어요?"

 "그게 아니라, 찾았다고요! 찾았어요!"

 "이거 좀 놓고 말해봐요. 도대체 뭘 찾았다는..."

 

  그가 당황해하며 뒤로 물러났다. 참을 수 없이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내 첫사랑이요."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가 설명을 바라는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지금 내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눈을 떠도 남아 있는 예쁜 얼굴이 아른거렸다.

 

  내가 찾았어. 진짜 고독한씨를.

 

 *

 

 "지수 씨가 두 달 전에 만난 한이 형이 첫사랑이고, 그 첫사랑을 찾아서 한국에 왔는데 이렇게 만난 거라고요?"

 

  민호는 자기 입으로 상황을 설명하면서도 그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지수는 제자리에서 방방 뛰며 기뻐했다.

 

 "이건 운명이에요! 데스틴!"

 "잠만요. 진짜 믿을 수가 없는데. 이름 하나만 알고 한국에 왔는데 우연히 만난다는게 말이나 돼요?"

 "이게 다 민호 씨 덕분이에요!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그녀가 민호의 손을 잡고 크게 흔들었다. 이건 기적이야! 서울의 기적!

 

  그는 어깨를 움츠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의 얼굴이 발그래졌다.

 

 "꿈만 같아요. 하루만에 첫사랑을 찾다니."

 "이제 어쩔라고요?"

 "몰라요. 찾고 나서는 생각 안 해봤어요."

 

  지수는 밝은 얼굴로 고개를 요리조리 흔들었다. 해맑은 미소가 햇살을 받으며 빛났다.

 

  민호는 그녀의 민낯을 보면서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걸 느꼈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이토록 예쁘게 웃는 사람이 또 있을까. 어쩌면... 그녀가 나의 뮤즈가 아닐까.

 

 '아부지. 아부지가 말했던 순간을 드뎌 내도 느낀 것 같아...'

 

  그의 눈이 말없이 결심을 다졌다. 심장이 고장 난 메트로놈처럼 빠르게 뛰었다.

 

 "그럼... 혹시 갈 곳 없으면 이 집에서 지낼래요? 남자밖에 없지만, 방도 분리되어 있고. 원래 남는 방을 하나 내놨는데 사람이 안 구해져서 비워놨거든요."

 

  그가 슬그머니 손을 빼내어 뒷머리를 긁적였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현기증이 일었지만, 최대한 태연한 척 말했다.

 

 "네? 정말요! 나는 무조건 좋아요!"

 

  그녀는 양손을 벌리며 활짝 웃었다. 오히려 제안을 건넨 상대방이 당황하며 되물었다.

 

 "진짜 괜찮아요? 지수 씨한테 나쁜 맴 먹을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남자만 사는 공간에 여자 혼자서 들어온다는 게."

 "괜찮아요! 방세도 두 배! 아니, 세 배 낼게요! 여기서 꼭 살게 해줘요! 네?"

 "그렇게까지는 안 해도 돼요. 지금까지 비워놓고만 있던 방이라 반값에 들어와도 될걸요. 물론 한이 형한테 먼저 물어봐야겠지만. 사실 한이 형이 차가워 보여도 또 그렇지는 않아요. 가슴 깊은 곳은 분명 따뜻한 사람일 거예요."

 

  민호가 자신 있게 말하며 지수를 거실에 남겨두고 혼자 위층으로 올라갔다. 어떻게든 그를 설득하겠다는 일념을 가지고.

 

  그들이 투닥거리고 있는 사이, 방으로 들어간 고독한은 헝클어진 스카프를 풀어헤치며 거울 앞에 섰다. 목을 가리고 있던 손을 천천히 내렸다. 가날픈 목이 거울에 선명하게 비쳤다.

 

  거울 속에 흉터가 드러났다. 흉터는 목 가운데에서부터 양옆까지 퍼져 있었다.

 

  그의 양손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목을 향해 뻗었다. 흉터 자국과 그의 손가락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그의 손이 마구 떨렸다.

 

 "왜 점점 자라나는 거야..."

 

  그가 다시 스카프를 둘러멨다. 그의 얼굴은 원래의 무심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떨리던 손도 차츰 진정됐다.

 

  그의 눈이 시계를 확인했다. 곧 카페 개장 시간이었다. 거실로 내려가는 문 앞에 서서 걸음을 멈췄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 가만히 서 있었다.

 

  그때 문 밖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그가 문을 열고 나가자 민호가 서 있었다.

 

 "왜?"

 "한이 형. 그기 있잖아..."

 

  민호가 지수의 사정을 찬찬히 설명한 후, 같이 지내도 되겠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고독한은 표정의 변화 없이 단칼에 거절했다.

 

 "안 돼."

 "왜? 왜 안 된다는 건데. 형, 프랑스에서 길 잃었을 때 지수 씨가 도와줬다면서. 형도 지수 씨 도와주면 좋잖아."

 "분명히 여자는 싫다고 했는데."

 "여자가 왜. 싫으면 여자 쪽에서 더 싫지. 지수 씨가 괜찮다는데. 형 일부로 여자 피하는 것도 좀 고쳐야 해. 알바도 맨날 남자만 뽑고. 여자도 뽑았어봐. 일하려고 줄을 서지. 그리고 내 입으로 이런 말 하는 건 아니긴 한데. 지수 씨 어릴 때 헤어진 자기 엄마 찾으러 한국에 왔대. 우리라도 도와줘야지."

 

  고독한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 할 작은 신호였다.

 

 "그럼 다른 곳에 방 구하는거 도와줘."

 "한이 형. 진짜 여자라서 싫은 거야? 단지 그 이유 때문에? 형, 이럴 때마다 좀 이상한거 알아? 어차피 형은... 게이잖아."

 

  민호는 마지막 말을 속삭이듯 낮춰서 말했다. 짧은 침묵이 찾아왔다. 고독한이 그를 밀치며 거실로 내려갔다. 그의 낮은 목소리가 계단에 남았다.

 

 "싫으면 너도 같이 나가."

 "아, 한이 형!"

 

  민호가 그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지수는 계단에서 내려오는 고독한과 민호를 기대 가득한 눈으로 번갈아봤다. 고독한은 그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현관문으로 나갔다. 그녀가 불안한 목소리로 민호에게 물었다.

 

 "어떻게 됐어요?"

 

  민호는 난감해 하며 눈을 찡그렸다.

 

 "그기... 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잘 안 됐어요? 내가 마음에 안 든대요?"

 "그게 아니고. 여자 혼자서 남자들만 사는 곳에 있으면 좀 그렇다고. 지수 씨가 싫은 게 아니라 여자라서..."

 "그렇구나. 내가 여자라서..."

 

  지수가 갑자기 슬픈 기색을 띠었다. 민호는 깜짝 놀라서 주절주절 변명을 늘어놓았다.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생각을 좀 해보겠다고. 원래 형이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 일단 방에 짐 풀고, 천천히 설득하면 돼요. 절대 지수 씨가 싫다는게 아니니까. 하루만에 첫사랑도 찾았고, 이제 엄마만 찾으면 되겠네요. 배고프지요? 밥 먹으러 갈까요. 밥 먹고 나서 엄마 찾는 것도 도와줄게요."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로 아무 말이 없었다. 항상 쾌활하던 그녀의 얼굴에 짙은 그림자가 졌다.

 

 "실망했어요? 기운 내요.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한이 형 설득할게요."

 

  그는 풀이 죽은 그녀에게 다가가 위로의 말을 건넸다. 고개를 숙인 그녀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때 지수가 글썽거리는 눈으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처량하게 울먹거리며 배를 움켜쥐었다.

 

 "민호 씨..."

 

  민호는 깜짝 놀란 얼굴로 대답했다. 그녀가 손을 바들바들 떨면서 그의 어깨를 잡았다. 그러자 거실에 꼬르륵 소리가 울렸다.

 

 "배고파 죽을 것 같아요. 어제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

 

  지수는 말을 끝맺지 못하고 그의 품에 기댔다.

 

  민호는 동그래진 눈을 깜박거리며 자신의 품에 안긴 그녀를 봤다. 축 늘어진 그녀의 몸이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처럼 힘이 없었다.

 

 "집에 라면 밖에 없는데. 라면 좋아해요?"

 

  귀를 쫑긋 세운 그녀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반짝이는 눈으로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민호는 금세 밝아진 그녀를 보며 소리 없이 웃었다. 한순간도 예측할 수 없는 여자였다.

 

  그의 손이 그녀의 머리 위에서 멈췄다. 손가락 사이로 햇살이 비쳤다.

 

 "어제 처음 봤는데. 지수 씨만 보면 왠지 웃음이 나네요."

 "왜요? 내가 웃겨요?"

 

  지수는 자신의 눈높이에 떠 있는 그의 손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를 지켜보는 그의 미소가 더욱 진해졌다.

 

 *

 

  현관문을 열고 나가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고독한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눈을 질끈 감았다.

 

  지수 씨 어릴 때 헤어진 자기 엄마 찾으러 한국에 왔대.

 

  머릿속에 민호의 목소리가 울렸다. 감은 눈 위로 그녀의 순진한 얼굴이 떠올랐다. 저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헤어진 게 아니라 버린 거겠지."

 

  그는 애써 기억을 지우며 카페에 내려갔다.

 

  텅 빈 카페는 고요하고, 아늑했다. 그의 굳은 얼굴이 차츰 부드러워졌다. 로스팅 기계가 돌아가고, 커피 볶는 고소한 냄새가 실내 전체에 퍼졌다.

 

  그가 여유롭게 오픈 준비를 해나갔다. 그때 누군가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카페 전체에 지독한 향수 냄새가 퍼졌다.

 

 "으음. 커피 냄새. 나도 아메리카노 한 잔 줘."

 

  호피 무늬 가죽을 입고 나타난 중년 여성이 오픈도 하지 않은 카페에 들어와서 당당하게 커피를 주문했다. 그녀의 얼굴은 화장을 얼마나 짙게 했는지 피부층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고독한은 고개를 숙인 채로 청소에 집중했다. 그의 행동이 어딘가 경직되어 보였다.

 

 "못 들었니? 아메리카노 달라고. 내 말 안 들려?"

 "아직 오픈 전 입니다."

 "쌀쌀한거봐. 돈 줄게. 얼만데. 고작 아메리카노 한 잔 가지고 치사하게."

 

  중년 여성은 심퉁맞은 얼굴로 의자에 앉았다. 다리를 꼬며 카페 전체를 곁눈질했다.

 

 "이 정도 카페 차리는데 얼마 들었니? 나도 카페나 할까. 아니면 여기도 괜찮고. 어때?"

 "나가, 당장."

 "말투가 그게 뭐니. 이래서 가정 환경이 중요하다니까."

 "나가라고."

 

  고독한은 이마를 짚으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식탁에 기대어 서 있는 그의 모습이 위태로웠다.

 

  중년 여성이 그런 그를 보더니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네. 엄마한테 싸가지 없는 건."

 "당신이 그런 말 할 자격은 된다고 생각해?"

 

  고독한은 스카프를 매만지며 차오르는 숨을 가다듬었다. 어떻게 달라진 게 하나도 없을까. 숨막히는 향수 냄새며, 뇌를 거치지 않고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끔찍한 말투까지.

 

  카페에 긴장감이 흘렀다.

 

  중년 여성은 입을 꾹 다물고, 손가락으로 탁자를 소리 나게 두드렸다. 그녀의 눈이 말을 꺼낼 구실을 찾다가 그가 불편한 듯 만지는 스카프를 발견했다.

 

 "넌 아직도 스카프를 하고 다니니? 여름인데 그 거추장스러운 것 좀 빼지 그래."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퉁명스러웠다. 겨우 안정을 찾은 그가 손을 바들바들 떨면서 스카프를 꽉 쥐었다.

 

 "당신이... 당신이 어떻게..."

 

  고독한이 눈을 부릅뜨며 중년 여성을 노려봤다. 그의 숨이 빠르게 차올랐다.

 

  어떻게 그 날을 잊을 수가 있는 걸까.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도 못 하는 걸까. 지금도 매순간 그날이 떠오르는데. 매일매일 죽을 것처럼 목이 죄여오는데. 어떻게 그날의 장본인이 아무렇지 않게 물을 수가 있는 걸까.

 

  아무리 노력해도 그날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날의 기억은 목의 흉터처럼 시간이 갈수록 더 선명해졌다. 그녀를 보고 있으니 그날의 잔상이 떠오르는 듯 했다.

 

  차라리 눈을 감았다. 스카프가 목을 죄여왔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꺽꺽거리며 어깨를 들썩거렸다.

 

 "얘! 너 왜 이러니!"

 "오, 오지마!"

 

  그가 떨리는 손을 뻗어 그녀가 다가올 수 없도록 경고했다. 그러는 중에도 다른 한 손은 스카프를 놓지 않았다. 중년 여성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초조한 얼굴로 그의 상태를 지켜봤다.

 

  그때 카페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뛰어 들어왔다.

 

 "한! 괜찮아. 내가 옆에 있을게. 천천히 숨들이셔."

 

 

  백발의 사내가 중년 여성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그가 입은 검은 옷이 하얀 그의 머리카락과 대치를 이루며 잘 어울렸다.

 

 "이영화 씨! 더이상 한이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돈이 더 필요해? 그럼 나한테 말하지 왜 여길 찾아와!"

 

  로이는 소리를 지르며 고독한을 품에 감싸 안았다. 고독한은 그의 품에서 점차 안정을 찾았다.

 

  이영화는 얼굴을 구기며 주먹을 꽉 쥐었다. 화장이 짙은 그녀의 얼굴이 보기 흉하게 일그러졌다.

 

 "화영이라고 했지. 이번 달 안에 계좌로 돈 부쳐놔."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카페를 나갔다. 그녀가 사라진 후에도 향수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다. 카페에 정적이 감돌았다.

 

 "이때까지 저 사람이 찾아왔었어?"

 "신경쓸 거 없어. 내가 다 알아서 할게."

 "로이. 이건 내 문제야."

 

  고독한이 그의 품에서 떨어지며 말했다. 로이는 구슬땀이 흐르는 그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알아. 네 문제가 곧 내 문제니까. 아직도 저 여자만 보면 이렇게 힘들어 하잖아. 나한테 맡겨도 돼."

 

  로이의 손이 그의 이마를 따라 그의 턱으로 내려갔다. 고독한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로이가 그의 턱을 다시 정면으로 돌리며 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넌 내 소유잖아."

 

  로이의 입술이 그의 입술을 삼켰다. 그는 달콤한 과즙을 음미하듯 고독한의 입속을 탐미했다. 고독한은 붙잡힌 턱을 바르르 떨며 눈을 감았다.

 

  로이는 입을 맞추는 동안에도 그의 반응을 살펴보며 천천히 입술을 뗐다.

 

 "어때?"

 

  고독한은 얼굴을 붉히며 그의 시선을 피했다. 그러자 그가 고독한의 목덜미를 붙잡으며 다시 물었다.

 

 "어떤지 물었어."

 

  로이는 대답을 듣기 전까지 그를 놓아주지 않을 것 같았다. 고독한이 무심하게 말했다.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그제야 로이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지방 출장 때문에 며칠간 못 볼 거야."

 "그 말 하려고 아침부터 온 거였어?"

 

  고독한은 토라진 듯이 고개를 돌렸다.

 

  로이가 그의 반응을 살피더니 그의 목덜미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그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설마."

 

  그의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자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고독한은 덫에 걸린 듯이 다시 눈을 감았다.

 

  로이는 그를 집요하게 훑어보다가 그의 입술을 훔쳤다. 그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의 반응을 살펴보는 로이의 눈동자가 선명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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