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피터: 잘 지내고 계신거네요? 제가 뭐래요~ 어때요?
선녀: 뭐가?
주피터: 저 여자
선녀: 헛소리 하지 말고 왜 왔어?
주피터: 그냥- 보고 싶어서?
선녀: 무슨 소리야- 저기 열대어 입 벌리는 거봐-
주피터: 꺅~!
열대어 뻐끔뻐끔 날카로운 이빨이 보인다.
선녀: 이빨 좀 갈아야겠다. 냉장고에 어디 뼈가 있을텐데-
냉장고를 열어보는 선녀.
냉장고 칸에 약들이 즐비하다.
선녀: 무슨 약이지?
약들을 본다. 기미에 좋은 약. 여드름에 좋은 약. 피지 조절에 좋은 약.
초콜릿이 가득한 냉장고 안.
선녀: 피부에 신경을 쓰는 고만- 초콜릿을 줄이지? 비싼거 먹네-
주피터: 와- 초콜렛-
선녀: 마트가야겠다. 갈래?
주피터: 그러죠-
선녀: 마트에 가서 가오리 봐봐.
주피터: 가오리?
마트에 도착한 선녀. 카트를 민다.
주피터: 아~ 마트~ 나 해보고 싶은거 있었는데-
선녀: 뭐?
주피터 카트에 들어가 다리를 웅크리고 탄다.
주피터: 귀엽져?
선녀: 음 쫌-
주피터: 장을 봐서 저한테 줘요. 그럼 제가 정리를 하고 카트를 밀고 지나가면서 제가 장볼걸 집는 거예요-
선녀: 응- 어디서 봤어?
주피터: 그냥- 어디서 봤는데? 누구더라?
선녀: 누구?
주피터: 몰라- 어렴풋이 기억나- 누군진 몰라- 그냥 귀여보여서-
선녀:어~
주피터: 간식거리~ 어 왠일이야- 다 사고 싶어-
선녀: 맛있는거 알려줄게-
주피터: 네~
선녀: 이거 집고 저거 집고 요것도 집고 조기 있는 조~고도 집고~
주피터: 와~ 더더더~~~
선녀: 음 나와야겠는걸?
주피터: 아 아쉽...
선녀: 장봐야지-
주피터: 네-
선녀: 여기서 살거야?
주피터: 음~ 재미있을 거 같긴해-
선녀: 어디있다 왔어?
주피터: 어~
선녀: 응?
주피터: 옷 가지러 가려다가~ 한 번 와본거야~ 와서 봤더니 갔다가 옷 가지고 왔으면 서운해했겠다-
선녀: 음... 좀 이제 적응이 되고 있거든.
주피터: 이제 적응? 완전 적응된 거 같던데?
선녀: 보기완 다르지- 그래?
주피터: 응- 완- 전-
선녀: 그냥- 진짜 고향이랑은 다르지-
주피터: 그러쿠나~
선녀: 섬세한 남자거든~
주피터: 웃기셔요
선녀: 어? 날 어떻게 봤던거야?
주피터: 그냥 건성 살고 눈물 많고- 그냥그냥 신이 이뻐하는 선녀?
선녀: 음~ 그렇게 보였었네-
주피터: 다들 그럴걸요?
선녀: 음~ 그래~ 눈물이 많아서-
주피터: 옷 없어졌다고 울어
선녀: ;;;;; 어째 당황되네
주피터: 나무꾼이랑 있더니 남성스러워졌어요~ 몰랐죠?
선녀: 나무꾼이 더 남성스러운데?
주피터: 아직 적응 안됐구나- 어? 이거 사죠~
선녀: 담아-
주피터: 제가 본 나무꾼은 여성스러워요-
선녀: 그런 부분도 있고-
주피터: 음- 그래~
선녀: 뭐가?
주피터: 러브러브할 줄 알았는데 실망스러워요-
선녀: 나랑 만들려고 그런거야?
주피터: 그렇죠- 그런 줄 알았는데-
선녀: 음음 나무꾼 매력있지-
주피터: 아 뭐지?
선녀: 뭐가?
옆에 가서 주피터가 들고 있는 상품을 본다.
스콘이 가득 들은 박스.
선녀: 퍽퍽하지 않아?
주피터: 이런게 먹고 싶네요- 커피머신기 있어요?
선녀: 응-
주피터: 저기 원두 사가요- 스콘이랑 먹으면 진-짜- 좋아-
선녀: 동감- 가오리가 어디갔지?
가오리 봉투에 담겨 차 뒷칸에 실린다.
가오리: 선녀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래- 요정처럼 가루가 보이더니 사라진다.
주피터: 가오리 팬티 없어졌어요?
선녀: 어- 소개시켜주고 싶었는데- 누가 가지고 갔나 보다-
주피터: 음~ 잘 됐다~
선녀: 잘된거야?
주피터: 네-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을거예요- 나 만났으면 내 부하됐을거야-
선녀: 어떻게?
주피터: 팬티에 있던게 나와서 제 옆에 붙어다녀야죠~ 작은 요정처럼-
선녀: 그거도 나쁘지 않지 않니?
주피터: 아니- 있던 곳으로 가서 자유롭게 사는게 좋죠- 인어공주 이야기 하죠?
선녀: 어-
주피터: 바닷속 플랑크톤 같은 존재예여~
선녀: 그렇구나~
주피터: 그렇죠~ 해마랑 붙어 다녀요-
선녀: 이뿐거 좋아하네
주피터: 다 그렇죠- 그런거죠-
선녀: 어 그치-
주피터: 나무꾼 이거 이뿌겠다~
티팬티 속옷 세트를 들어 보여준다.
선녀: 푸 훕----
주피터: 흐흠~
하며 있던 자리로 속옷을 껴넣는다.
주피터: 내 예감은 틀리지 않았어- 둔한 선녀 같으니라고-
선녀: 내 욕 했어?
주피터: 아뇨-
선녀: 장 다 봤다.
주피터: 된장찌개 두부 사야죠-
선녀: 아 어-
주피터: 된장찌개 얻어먹어야지-
선녀: 친구라고 소개해야겠다. 유학갔던 나라에서 왔다고 그래- 어 저기 저 옷 좋겠다.
주피터: 음~ 대학 친구 컨셉~ 난 유학파 출신이고~ 외국에 입양아라고 할까요?
선녀: 그래도 되고-
주피터: 음 그게 좋겠어-
선녀: 우리 학과는 경제학과야-
주피터: 아뇨- 전 의상학과로 할게요- 그냥 대학 친구로 해요- 계산하는 거 잘 못해- 경제 몰라-
선녀: 알았어-
띵동-
선녀: 왔어?
나무꾼: 어- 누구세요?
선녀: 내 친구. 외국에서 놀러왔다가 유스호스텔에서 있다가 오늘 만났는데 집으로 초대했어-
주피터: 안녕하세요-
나무꾼: 안녕하세요-
주피터의 늘씬한 다리와 봉긋한 가슴을 본다.
나무꾼: 음... 이뿌네... 작게 소리를 내고 선녀를 본다.
선녀 냉장고에서 장봐왔던 된장찌개 두부를 꺼내고 애호박을 꺼내고 된장 등 요리재료를 꺼낸다.
선녀: 씻고 나와- 식사 안 했지?
나무꾼: 어- 이따가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주피터: 세련됐다-
나무꾼 방에서 소리를 친다.
나무꾼: 내 방 청소 안했지?
선녀: 어-
주피터: 가정주부 같다-
선녀: 둘이 서로 왔다갔다해- 정해 놓지 않고-
주피터: 그렇구나- 한 집에 살면서- 괜히 설정 잘못해 놨나? 하고 속삭인다.
괜시리 미안해지는 주피터 쭈뼛대며 냉장고 밖의 문을 두 번째 손으로 문지른다.
선녀: 나와- 재료 넣게-
선녀 냉장고 손잡이를 잡고 덜컥 연다.
주피터: 악 하며
냉장고가 열리는 문에 힘을 받아 옆걸음질 친다. 어깨를 매만지며
주피터: 나 방 어디 있어? 밥 안 먹어도 돼.
나무꾼 방에서 나오며
주피터와 선녀를 보면서 부엌으로 들어간다. 싱크대 위 선반을 열어 접시를 꺼낸다.
에어프라이기에 구워 놓은 쿠키를 썬다.
나무꾼: 쿠키 괜찮아요?
주피터: 쿠키? 네-
나무꾼: 선녀야 냉장고에서 네스퀵 타 논 우유병 좀 꺼내줘-
선녀: 어-
우유를 꺼내며
선녀: 내 것도
나무꾼: 어-
선녀: 쿠키는 이따 식후에 먹자-
주피터: 그래-
나무꾼: 귀엽다-
주피터: 고마워-
정적이 흐른다.
선녀 나무꾼에게
선녀: 주피터야.
나무꾼: 이름 이쁘다-
주피터: 고마워- 나무꾼도 이뻐- 세련되고-
나무꾼: 고마워-
건성으로 대답을 한다.
주피터 나무꾼을 보며
주피터: 고마워? 고맙지-
나무꾼: 칭찬해준 거 고마워-
선녀: 보기 좋네- 친하게 지내-
나무꾼: 어-
주피터: 나무꾼- 쿠키
나무꾼: 어- 다 썰었어- 여기와서 이 호일 뱃기고 접시에 담아줄래?
주피터: 그래-
선녀 네스퀵 탄 우유를 컵에 따른다.
베란다에서는 밤하늘 색 짙은 사파이어 색에 별인지 위성인지 반짝거리고 구름과 달이 있다.
식탁에 된장찌개를 옮겨와 뚜껑을 연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된장찌개 애호박과 큐브모양으로 한입크기의 두부가 있는 된장찌개를 국자로 뜨는 남자주인공.
선녀: 두부 많이?
나무꾼: 어- 주피터야- 밥 떠 놓은 거 식탁에 옮겨놔- 주피터 밥 이정도면 되지?
주피터: 어-
나무꾼 냉장고로 가서 반찬을 꺼낸다.
계란말이에 케첩을 뿌리고 식탁에 가지고 간다.
나무꾼: 잘 먹겠습니다-
선녀: 잘 먹겠습니다-
주피터: 잘 먹겠습니다-
오순도순 식사를 한다.
티비 소리가 난다.
나무꾼: 요새 저게 재미있더라-
선녀: 그래?
주피터: 뭔데?
선녀와 나무꾼 그리고 주피터의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