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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오블리비언
작가 : 강냉구
작품등록일 : 2019.8.26

가장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는데 바보 같은 짓으로 인해 종군기자가 되었다.
스탠포드 교내 기자로 취재하고 글을 쓰며 졸업 후 타임지 정치부기자가 되려고 했는데,
타임지 건물 앞에도 못 가보고 허망하게,
흔적도 없이 꿈이 사라졌다.

 
19
작성일 : 19-10-25 07:49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6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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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을 나왔다. 아침이라고 하기 에는 너무 이른 시간. 하지만 새벽이라고 하기 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캐서린 이모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

  캐서린 이모가 자고 있어 나는 방문을 살짝 열고 잠에 취한 이모를 잠깐 들여다보는 거 밖에 하지 못했다. 이모를 깨울 수가 없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며 날 걱정할 게 뻔했다.

 

  나는 내 책상 위에 편지를 올려두었다.

  어제 나도 모르게 잠이 드는 바람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급하게 쓴 편지였다. 그래서 그다지 길지도 않은 편지였다. 그렇다고 해서 성의가 없는 그런 편지는 아니었다.

  평소처럼 다를 바 없이 마지막엔 항상 ‘사랑해 캐서린 이모’라고 썼다. 이건 내 나름의 애정 표현이었다. 예의상 쓰는 사랑해가 아닌, 내 진심이 담긴 ‘사랑해’였다.

 

  캐서린 이모는 지금 즈음 편지를 봤을 거다.

  이모는 엄마의 묘에 갈 때는 아침 일찍 일어난다. 그래서 난 더 일찍 일어났고, 차 안에서 쏟아지는 잠을 참아냈다.

  쏟아지는 피곤함에 하루만 더 있다갈걸, 그냥 캐서린 이모 따라서 엄마 묘에 갈 걸 하고 잠깐 생각했지만, 나는 내 앞에서 쌩 하고 달려오는 차에 바로 그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있었다. 덕분에 잠까지 깨버렸다.

 

  나는 어제 캐럴라인과 갔던 밥스…… 그러니까 그 햄버거 가게에 갈 생각이었다. 그 곳에서 식사를 하고 숙면을 조금 더 취해도 될 거 같았다.

  그리고 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화장실에 가서 오줌을 싸고 다시 운전을 할 생각이었다. 그건 아주 환상적이고 완벽한 생각이었다.

  나는 그 것들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내 뺨을 때려가며 잠을 깨웠고, 얼마 남지 않은 기름을 충전하기 위해 주유소로 향했다. 주유소에는 차가 별로 없었다. 이른 아침은 한적했고, 난 그 한적함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방금 전 내 앞에서 쌩 하고 달려오던 그 차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계산을 하고, 지갑 속에 외롭게 있는 돈을 보자 한숨이 나왔다. “돈 별로 안 남았네…….” 또 다시 한숨이 나왔다.

  저 돈들도 자신의 주변을 감싸 줄 가족이 필요했다.

  사실 돈이 더 많이 필요했다. 지갑 속에 들어있던 돈은 내가 식사를 하고, 기름을 넣기에는 충분한 돈이었지만, 용돈을 받는 날까지 버티기엔 아주 많이 부족한 돈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돈을 벌면서 부모님에게 도움을 받지 않지만, 교내 기자라는 지루한 일을 선택한 이상 나는 부모님은 아니지만 캐서린 이모에게 도움을 받아야 되는 운명이었다.

  시간이 너무 없었다.

  사실 만들면 나오는 게 시간이었지만, 그만큼 시간은 너무 유동적이었고, 나는 특정시간을 정해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모르겠다. 일단 햄버거 먹고, 생각해야겠다.

 

  버뱅크로 향했다.

 

  내가 버뱅크로 도착할 때 즈음 한산했던 도로에 차들이 하나 둘 씩 나타났고, 아쉬움이 들이닥쳤다. 그 아쉬움은 노크도 없었다.

 

  눈앞에 보이는 밥스 빅 보이 팻말이 나를 설렘에 가득 차게 만들었다. 나는 곧장 밥스 빅 보이 앞에 차를 세워놓고, 당당하게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어제와 똑같은 냄새가 내 뱃속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보지도 않고 손가락으로 메뉴를 가리켰다. 너무 배가 고파 말할 힘도 없었다. 웨이트리스는 내가 주문한 메뉴가 적힌 종이를 주방장에게 건넸다.

  나는 선물을 받은 아이처럼 신이 났고, 그 선물을 기다렸다.

 

  내 앞에 있는 건 어제와 똑같은 기본 메뉴였다. 난 이 기본 메뉴의 이름이 뭔지도 모른다. 분명 메뉴판에서 읽은 기억이 있지만, 금방 잊어버렸다.

  내가 기억하는 건 내가 주방장의 발바닥에 키스를 해주고 싶을 만큼 이 기본 메뉴가 맛있다는 것이다.

 

  한 입 베어 먹고, 두 입 베어 먹고, 세 입 베어 먹었다. 내가 마치 청소기라도 된 마냥 먹었다. 아니, 먹기 보단 흡입했다는 표현이 맞는 거 같다.

  나는 걸신들린 사람처럼 먹었고, 청소기처럼 흡입했다.

 

  내 앞에 가족들과 앉아있던 다섯 살 정도 돼 보이는 여자아이가 날 신기한 사람처럼 보았다.

  나는 그 순간 이렇게 생각했다. 저 여자아이는 내가 잘생겨서 쳐다본 거라고. 절대 먹는 모습이 거지같아서 본 게 아니라고.

 

  내 먹는 모습이 질렸는지 여자아이는 금방 시선을 돌렸다.

 

  나는 편하게 앉아서 먹었다. 하나 더 시키고 싶었지만, 음식을 내 장기 안으로 넣었다는 황홀함에 피곤함 까지 몰려왔다. 원래 점심 먹고 나면 수업 중에 졸음을 참기 바빴는데, 지금은 그럴 겨를도 없었다. 수업 중도 아니었고, 내가 잠을 청한다고 날 혼내는 사람도 없었다.

 

  나는 그대로 잠이 들었다.

 

  잠이 들기 전 나를 깨우지 말라고 휴지에 적어놓고 팁을 꽂아놓았다.

 

  내가 눈을 떴을 때는, 내 앞에 있던 여자아이 가족이 사라져 있었고, 내 주문을 받았던 웨이트리스 대신 다른 웨이트리스가 있었다.

  하지만 주방장은 여전히 같은 사람이었다. 난 피로를 물리치기 위해 내 앞에 놓은 물을 집어 들었다. 물은 아주 차가웠다.

  난 그 물을 벌컥 벌컥 마셨다. 정신이 번뜩 차려졌다. 번개 맞은 사람처럼. 그러자 내 앞에 한 웨이트리스가 다가와서 말을 건넸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계속 자고 있길래 잠 좀 깨라고 물 가져다 놨어요.”

  “아, 감사합니다.”

  “많이 피곤했나 봐요.”

  “네, 잠을 못 자서…….”

 

  나는 말끝을 흐렸다.

  물은 물론 고마웠지만 딱히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인 건, 나는 낯선 사람과의 대화가 끔찍하리만큼 싫다.

 

  “물 필요하면 불러요. 가져다 드릴게요.”

  “트…….”

 

  내가 그녀의 가슴팍에 있던 이름을 다 읽기 전, 그녀는 떠났고, 나는 그녀의 말에 잠에서 깨버렸다. 더 이상 잠이 나를 괴롭히지 않을 것만 같았다.

 

  잠을 자는 내내 내 장기 속에 처박혀있던 것들이 분해되고 소화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다시 웨이트리스를 불렀다.

  물론, 내게 말을 걸었던 ‘트’로 시작하던 그녀가 아닌 다른 웨이트리스이다.

 

  나는 다시 기본 메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음악을 크게 틀었다. 라디오를 하나 샀다. 아주 싸게 샀다. 고물에 가까운 라디오였다. 하지만 소리는 아주 잘 나왔다.

  외관만 문제가 있을 뿐 기능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나는 노래를 따라 불렀다. 처음 듣는 노래였지만, 멜로디가 너무 쉬워서 따라 부르는데 어렵지 않았다.

  황폐한 도로를 쌩쌩 달렸고, 차 안에는 음악 소리가 가득했다. 나는 신이 났고, 나는 즐거웠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거하게 마약한 사람.

  하지만 나는 마약은 물론, 감기약 따위 먹지도 않았다. 나는 아주 멀쩡했고, 이상하지 않은 아주 평범한, 정상적인 모습이었다. 나는 그런 내 모습에 아주 만족한다.

 

  담배 한 개피에 불을 지폈다. 한 모금 마시고 내뱉었다.

  팔을 걸쳐놓고 바람을 맞이했다. 여유로웠다. 나는 지금 매우 여유롭고 한가롭고 평화롭다.

 

  나는 노래를 즐겨 부르지 않는 편이었고, 노래를 부르는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 노래 부를 때 내 목소리를 잘 몰랐다.

  하지만 오늘 제대로 알게 되었다. 나는 정말 노래를 못 부른다. 그런 나를 보고 또 한 번 웃음이 나왔다. 내가 아마 플로렌스젠킨스(Florence Jenkins) 보다 노래를 더 못 부를 거다.

 

  이번에는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의 노래가 나왔다. 이 노래의 제목은 모르지만, 이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들었다.

  캐서린 이모는 줄곧 빌리 홀리데이의 음악을 즐겨 들었다. 나는 재즈가 멋있는지도, 듣기 좋은 음악인지도 모르겠지만 어른들은 그랬다. 예나 지금이나 어른들은 재즈를 좋아했고, 즐겨 들었다.

  캐서린 이모처럼 나는 ‘빌리 홀리데이가 좋아’라고 말 할 정도로 좋아하는 가수가 없었고, 캐서린 이모가 재즈를 좋아하는 거처럼 좋아하는 장르도 없었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음악을 즐겨듣는다는 건 나와 먼 거리였다. 하지만, 좋아하거나 즐겨듣는 편은 아니었지만 내 남은 인생 한 사람의 노래만 들을 수 있다고 한다면 나는 진 오트리(Gene Autry)를 선택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에 그의 노래를 들으면 이상하게 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의 열광적인 팬은 아니다.

  그냥, 세상에 단 한명의 가수만 존재해야한다면 나는 진 오트리를 선택할 것이다.

 

  빌리 홀리데이의 이름 모를 음악이 끝나고 연이어 재즈가 들려왔다.

  내가 아는 노래는 방금 전 빌리 홀리데이의 음악 하나뿐이었고, 모르는 노래가 연이어 나오자 라디오 채널을 바꿔버렸다. 진 오트리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늘은 내 일생에서 재즈를 가장 많이들은 날이 되어버렸다.

 

  라디오에서 치직하는 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혔고, 나는 신경질적으로 버튼을 돌렸다. 이내 라디오는 정상석인 소리로 내 귀를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이때 나는 포르…… 그러니까 이름 길고 어려운 공원을 지나고 있었다.

  저 멀리서 한 여자가 보였다. 그 여자는 두 손 높이 판자를 들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여자가 들고 있던 판자를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여자는 시리얼상자를 뒤집어 이상한 글을 적었다.

  글은 이렇게 적혀있었다. ‘나를 케틀맨 시티까지 데려다 주세요. 가슴 한 번 만지게 해줄게요.’ 가슴을 만지게 해준다는 글에는 엑스 표시를 했다.

  하지만 그게 너무 잘 보였다는 게 문제였다.

  나는 그 여자를 지나쳤고, 그 여자는 나를 향해 욕을 했다.

  정확히 말 하면 그 여자는 내 차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올렸다. 나는 여자의 손가락 욕을 보곤 차를 멈춰 섰다.

  여자는 그런 나를 발견하더니 짐을 들고 내 차로 달려왔다. 물론 나는 가슴을 만지고 싶다거나 하는 마음에 차를 멈춰 세웠던 게 아니다.

  나는 착한 사람이었고, 스탠포드로 가기 위해 케틀맨 시티를 지나야된다는 걸 알고 있기에 차를 멈춰 세운 것이다. 만약, 내가 저 여자를 차에 태우지 못한다면 여자는 무사히 목적지로 도착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정말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고마워요. 이름이 뭐예요?”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비슷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나는 그 차를 타기 전에 죽거나 살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살았다. 정말 착한 아저씨에게 가짜 이름을 말했다. 그 이름이 뭐였더라…….

 

  “진이예요.”

 

  아차 했다. 내 가짜 이름은 이번에는 진이였다.

 

  “난 나탈리에요. 고마워요. 어딜 가고 있던 거예요?”

 

  여자의 이름은 나탈리였다. 나탈리는 아주 활발했다. 그리고 아주 예뻤다. 그냥 지나쳤다면 정말 아쉬울 정도로 아주 예뻤다.

 

  “학교로 가고 있었어요.”

 

  “그렇구나…… 아, 맞다.” 나탈리는 내게 자신의 몸을 들이댔다. 특히 가슴 부분을. “가슴 한 번 만지게 해줄게요.” 나탈리의 말에 난 브레이크를 밟았다.

 

  “뭐라고요?”

  “내 가슴 만지고 싶어서 태워준 거 아니에요? 만지려면 지금 바로 만져요. 나중에 만지지 말고.”

 

  나탈리는 대담했고, 자신의 몸을 아끼는 법을 몰랐다.

 

  “난 그런 사람 아니에요. 그런 목적 따위 없어요.”

 

  나는 단호했고, 당황했다.

 

  “그럼 혹시 살인마에요? 낯선 차에 타면 살인당하거나 강간당하거나 납치당하거나 운이 좋아야 살아남는데…….”

  “그런 생각할 필요도 없어요. 난 정말 평범한 학생이고, 살인이나 강간 따위 할 마음 전혀 없거든요. 개구리 해부도 징그러워서 못 하는 사람이라고요 제가.”

 

  할 필요 없는 본심을 말했다.

  하지만 나탈리에게 한 말은 이름을 빼고 모두 다 사실이었다. 나는 좀비도 무섭고, 시체도 무섭고, 당연 해부도 무섭다.

 

  “알았어요. 미안해요, 진. 내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봐요.”

 

  나탈리는 빠르게 사과를 했다.

  나는 화가 났던 게 아니었기에 나탈리의 사과를 받을 필요도 없었고, 나탈리가 내게 사과를 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왜 거기에 있었던 거예요?”

 

  내가 물었다. 어색함을 피하기 위한 질문이었다.

 

  “빌어먹을 남자친구가 날 버리고 갔어요. 생각할수록 열 받네, 시발. 아, 미안해요. 내가 원래 욕을 잘 안하는데 정말 화가 나서.”

 

  나탈리의 표정은 일그러졌고, 얼굴은 새빨개졌지만 재미있었다. 나탈리는 정말 예쁜 미인이었기에 그런 모습도 너무 예뻤다.

 

  나탈리는 새카만 검정색 머리였다.

  피부는 까무잡잡한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많이 까만 편은 아니었다. 보기 좋고, 예쁘게 까무잡잡한 피부. 햇볕에 그을린 거 같다.

  그리고 눈썹은 가늘고 길었고, 눈매는 아주 진하다. 눈 화장을 진하게 한 거 같지는 않았다. 원래 눈매가 진한 거 같다. 눈은 깊었고, 눈동자는 맑았다.

  눈과 눈동자는 서로 다른 매력을 가졌다. 코는 높다. 매끈했고, 아주 높았다. 그녀의 코가 산이라면 스키를 탈 수 있을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입술은 오밀조밀했다. 진하고 아름다운 인상과는 다른 오밀조밀한 입술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나는 나탈리에게 흑심을 품는 일 따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진은 지금 뭐 하다가 학교 가는 거예요?”

 

  나탈리가 물었다. 아마 이건 내 질문에 대한 예의상의 질문인 거 같다.

 

  “집이 로스앤젤레스라 집에 갔다가 학교 가는 거예요.”

  “집이랑 학교 가까워요?”

  “아뇨. 멀어요.”

  “어디…… 아, 이건 너무 개인적인 질문인가?”

  “괜찮아요. 스탠포드에요.”

  “스탠포드…… 공부 되게 잘하나 보네요.”

  “그렇지만은 않아요.”

  “그래도. 대학생을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그런가요?”

 

  내 말을 끝으로 침묵이 오갔다.

  나는 얼른 이 침묵을 깨버리고 싶었다. 캐럴라인 때와는 전혀 달랐다. 캐럴라인은 침묵을 지키고 싶었지만, 나탈리 와는 이 침묵을 저 머나먼 곳으로 보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할 질문이 도저히 생각 나지 않았다.

 

  “배고프다.”

 

  나탈리의 음성이었다.

  아마 혼자 한 말 같다. 난 이 말에 대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말을 내뱉고 후회하지 않을 말이 뭘까.

 

  “뒤에 제 가방에 먹을 거 있는데 드실래요?”

 

  후회는 없었다.

 

  나탈리는 내 말에 몸을 뒤로 돌려 내 가방을 집어 들었다. 제발 캐럴라인처럼 좋아하기를.

 

  “모츠? 이게 뭐예요?”

 

  맙소사.

  그녀는 모츠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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