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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를 내게 보여줘
작가 : 지쓰
작품등록일 : 2019.10.8

미래의 연인을 알고 싶은 여자와 미래의 연인을 보여주는 거울 앱을 개발한 남자가 펼치는 4차 산업혁명 로맨스.

 
너를 내게 보여줘 - 12화
작성일 : 19-10-24 23:29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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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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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 테이블에서 '거울아, 거울아' 이야기가 나오자 귀를 쫑긋 세우는 아경.

 

 "내가 본 리뷰 중에 제일 와닿아요."

 "그치? 진짜 만든 사람 천재라니까. 그나저나 '유니버스'가 바로 코 앞인데, 개발자는 어째 코빼기도 안 보여?"

 "그러게요. 여기 카페에 출현한다는 얘기가 있던데… 어떻게 우리는 한 번도 못 보는 건지."

 

 아경은 괜히 우쭐해졌다.

 

 "그런 남자는… 과연 어떤 여자를 만날까? 완전 넘사벽이겠지?"

 "그렇겠죠. 근데 개발자는 그 앱 해봤을까?"

 "당연히 해봤겠죠. 자기가 만든 건데."

 "그럼… 자기가 원하는 여자가 나왔겠지?"

 "음, 그 여자가 나오도록 만들지 않았을까요?"

 "그런 거면 진짜 너무 로맨틱하다."

 

 자기들끼리 수줍어하며 까르륵 대는 여자들. 아경은 계속 웃음 지으며 대본을 바라봤다. 그때 카페 문이 열리고, 차원이 들어왔다. 카페 안을 두리번거리던 차원은 아경을 발견하고는 성큼성큼 다가왔다.

 

 "많이 기다렸지?"

 

 방금 얘기를 나눈 남자가 눈앞에 나타나자 입이 떡하고 벌어진 여자들. 아경은 옆 테이블의 눈치를 한번 보고는 대답했다.

 

 "아냐, 이거 보고 있었어. 근데 너 이렇게 빨리 나와도 돼?"

 "뭐 어때. 어차피 내가 하는 건데."

 

 차원의 실물을 바라보며 계속 입을 다물지 못하는 여자들.

 

 "여기서 나가자."

 

 차원은 아경을 데리고 카페 밖으로 나섰다. 여자들은 차원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뒤늦게 아경의 얼굴을 보려 했지만, 앞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맞지? 방금…"

 "네… 이런 게… 사람한테서 후광이 난다는 거구나."

 "근데, 방금 여자 누구야? 얼굴 봤어?"

 "글쎄요, 자세히 못 봤는데… 설마 여친은 아니겠죠?"

 "에이, 설마… 그냥 평범해 보이던데?"

 

 유리창 밖에서 차원이 아경을 내려다보며 환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맞는 거 같아요. 여친…"

 "왜?"

 "저 남자 눈에서… 지금 꿀 떨어지고 있잖아요."

 

 ⁕ ⁕ ⁕

 

 서울 도심을 벗어나 자연 풍경이 보이는 곳으로 달리고 있는 차원과 아경. 아경은 창문을 내리고 길가에 있는 들판과 풀잎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차원은 그런 아경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어느 좁은 길목을 따라 깊숙이 들어가자 큰 정원이 펼쳐지며 동화같은 커다란 집이 나왔다. 간판에 '꿈의 궁전'이라고 적혀 있었다. 아경은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에 감탄했다.

 

 "이런 데가 다 있었구나."

 "다행이다. 제대로 찾아와서."

 

 카페 안으로 들어 온 두 사람. 그리고 강가가 보이는 야외 좌석에 마주 앉았다. 하루가 조금씩 저물어 가고, 뜨거운 해가 있던 자리에 달이 차오르고 있었다.

 

 "어릴 때 한번 와본 적 있어. 부모님 따라."

 

 그리고 강가를 바라보는 차원.

 

 "그때, 과학 올림피아드 1등을 못 해서 기분이 엄청 안 좋았거든. 어디 나가고 싶지도 않았는데, 엄마가 설득해서 따라서 왔었어. 그런데 여기 보자마자 기분이 바로 풀리더라."

 

 "어릴 때 왔으면… 정말 동화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겠다."

 

 차원이 아경의 눈을 바라봤다.

 

 "… 네 말이 맞아."

 

 아경이 차원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 갑자기 유학 간 거… 엄마 찾으러 간 거 맞아."

 

 가만히 멈춘 채 시선을 고정하는 아경.

 

 "아무 말 없이 떠나서 미안해. 그땐… 나도 뭐가 뭔지 혼란스러웠어."

 

 아경은 입술을 살짝 다물었다.

 

 "세상이 다 엄마를 손가락질하고, 아빠도 엄마를 믿지 못하고… 나 또한 이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너무 혼란스러웠어."

 

 "사실이… 아니잖아."

 

 "하지만 사람들은 진실이 무엇인지 보다 그저 비난거리에 집중하더라. 자기들 마음대로 한 사람을 낱낱이 헐뜯어 놓고, 아니면 말고 식이니까."

 

 아경은 숙연한 표정으로 차원을 계속 바라봤다.

 

 "그리고 나… 널 물건처럼 생각한 적 없어. 그런 오해 하지 마"

 

 아경은 그제야 머쓱한 듯 웃었다.

 

 "그때 내가 너무 감정이 북받쳐서… 나도 몰래 그런 말을 했나 봐. 미안해, 차원아."

 "… 넌 미안해하지 마. 그건 내가 해야 하는 거야."

 

 아경이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엄마는… 찾았어?"

 

 앞에 놓인 물 잔을 마시는 차원.

 

 "처음엔 미국에 있는 이모부터 찾아갔어. 하지만 이모도 엄마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계셨어. 그렇게 점점 소식이 오기만을 기다렸지. 하지만 만날 수 없었어. 이모가 어느날 수상한 전화가 왔다며 말없이 끊었다고 했어. 처음엔 그런 줄만 알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만약 그게 엄마가 맞다면 이모와 대화를 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나한테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겠지."

 "왜… 말하지 말라고 하셨을까?"

 "… 나한테 피해가 올까 봐."

 

 강가를 바라보는 차원. 가만히 앉아 차원을 바라보던 아경이 자리에서 일어나 차원의 옆에 앉았다. 차원이 자신의 옆에 있는 아경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때 아경이 차원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살살 쓸어 만졌다.

 

 "아마… 항상 널 응원하고 계실 거야."

 

 해는 완전히 저물고, 어둑해진 밤의 공기 위로 차원의 눈빛이 일렁거렸다. 그리고 그 주위를 아경의 미소가 밝히고 있었다.

 

 ⁕ ⁕ ⁕

 

 동네로 도착한 차원과 아경. 두 사람은 평온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차에서 내렸다.

 

 그때, 주차장에 이미 자리하고 있던 한 스포츠카 안에 강호가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을 발견하자 표정이 굳어가는 강호. 강호의 옆자리에는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천천히 발을 맞추며 걷는 차원과 아경. 그때 차원이 말했다.

 

 "잠깐… 차 한잔하고 갈래?"

 

 아경이 눈을 깜빡이며 차원을 올려다봤다.

 

 그때, 차 문을 쾅 닫는 소리가 나더니 어둠 사이로 강호가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강호의 한 손에는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

 

 "요즘 신아경을 피곤하게 만든 이유가… 너였어?"

 

 강호가 나타나자 눈빛이 날카로워지는 차원. 아경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미간을 찌푸렸다.

 

 "가… 강호야."

 

 "요즘 얼굴이 계속 안 좋아 보이더니… 그 이유가 또 너야? 오차원 너냐고!"

 

 차원이 강호에게 다가가려 하자 아경이 차원의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아경이 강호에게 다가갔다.

 

 "강호야, 너 왜 그래. 진정해. 갑자기 찾아와서 이게 무슨 말이야?"

 "넌 저 자식한테 그렇게 당하고도 모르겠어? 아직도 저 자식을 믿어?"

 

 차원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강호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아경이 차원에게 곧장 다가가 차원의 몸을 끌어안았다.

 

 "제발… 차원아, 하지 마. 진정해."

 

 차원을 끌어안은 아경을 보자 눈빛이 흔들리는 강호. 아경은 뒤돌아서 두 팔로 차원의 몸을 막아선 채 강호에게 말했다.

 

 "이강호, 오늘은 돌아가. 더 다가오면 나 여기서 소리를 지를거야. 어서 이만 돌아가."

 

 강호가 쥐고 있던 꽃다발이 점점 뭉개지기 시작했다. 강호의 떨리는 손과 함께 꽃잎들도 파르르 떨렸다. 강호는 꽃다발을 바닥에 내치려다 다시 꼭 쥐고는 자신의 차로 돌아갔다. 그리고 급히 시동을 켜고 라이트를 밝히며 출발했다. 강호가 지나간 자리에 꽃잎들이 떨어져 있었다.

 

 강호의 차가 아파트 밖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한 아경. 그리고 다시 뒤돌아서려고 하자 차원이 아경의 등을 껴안았다. 아경은 움직이지 못한 채 차원의 손 위에 천천히 자신의 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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