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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기사들
작가 : 스와디아
작품등록일 : 2019.9.2

가면을 쓴 두명의 소년 이야기

 
38. 참전(3)
작성일 : 19-10-24 20:48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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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

 

 

 

 브레쓰를 맞은 땅은 비명을 질러대는 것만 같았다. 피에 젖어 축축했던 땅에 흙먼지가 일었고, 그곳에 있던 모든 소음이 한순간 사라졌다. 오직 드래곤의 날개짓 소리만이 그곳을 지배하였다.

 

 

 “끝난건가.”

 

 

 허무하지만 이렇게 끝나더라도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그만큼 강력한 공격이었고 주력이 그대로 노출된 상태였으니까. 흙먼지가 가라앉고 나는 최대한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주위의 상황을 봐야했다.

 

 

 여기저기 널린 괴물들의 시체. 그 속에는 인간의 시체도 있었다. 안타깝지만 저 녀석들은 진짜로 우리를 방패.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젠장...”

 

 

 어쨌든 효과는 엄청났다. 지형지물이 바뀔 정도의 공격. 20만의 대군이든 30만의 대군이든 그 위력 앞에서 숫자란 이미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한동안의 침묵. 그리고 공격을 피한 자들은 서서히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방을 둘러봐도 살아있는 괴물은 없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기적이겠지.

 

 

 누군가가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그것은 희망의 불씨가 되어 주위로 번져 나갔다.

 

 

 “잔당들을 정리해라. 전쟁은 이미 우리가 이겼다!”

 

 

 병사를 지휘하는 기사들도 이 기적 같은 상황에 동화 되어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그래서 우리는 듣지 못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계음들을. 그리고 그것의 정체를. 나도 그것으로 전쟁은 끝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콰과과과과광

 

 

 갑자기 어디선가 들리는 큰 소리에 우리는 승리의 환호성을 멈추었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화살보다 작살에 가까운 것을 쏘는 공성 기계, 발리스타. 원래는 성벽에 오르는 줄을 매다는 만들기 위해서 쓰는 공성 병기였지만 지금 그것은 공성 병기보다 하나의 석궁으로서 작동하고 있었다. 수백에 가까운 수의 작살은 드래곤을 향해 날아갔다.

 

 

 “아... 안 돼!”

 

 

 나는 소리를 지르면서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드래곤의 공격을 맞고도 어떻게 바로 반격을 할 수 있는 거지? 발리스타를 언제 가지고 온 거지? 그 방법은 당연히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발트하임과 로크, 그 녀석들이 예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드래곤의 참전을. 그렇다면 지금의 모양새는 어떻게 보더라도 적의 함정이었다.

 

 

 슬프게도 틀렸으면 하는 나의 예상은 드래곤을 목표로 날아가는 작살처럼 정확했다. 재빨리 쉴드를 펼친 드래곤들은 살아남았지만 그렇지 못한 녀석들과 발리스타의 공격이 집중 되어 쉴드가 버티지 못한 녀석들은 가슴과 머리에 거대한 작살을 하나씩 박은 채로 땅으로 추락하였다.

 

 

 나는 드래곤의 추락과 함께 마지막 희망도 함께 추락하는 것을 느꼈다. 허탈했다. 연기가 걷히고 주위의 풍경이 보인다. 쓰러져 있는 셀 수 없을 정도의 괴물. 드래곤의 브레쓰는 확실히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 중에 주력으로 보였던 기사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애초에 눈속임이었던 것이다. 우리와의 전쟁과 20만이 넘는 괴물들 모두. 드래곤을 함정으로 유인해서 죽이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다.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란슬롯 자식이 나에게 했던 말이 머릿 속에 맴돈다.

 

 

 ‘그 분은 당신에게 실망하셨습니다.’

 

 

 로크. 애초에 너는, 나를 상대로도 보고 있지 않았다는 말이야?

 

 

 손톱이 피부를 뚫어 피가 흐르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웃기지 마!”

 

 

 “그래. 웃기지 말라고 하지.”

 

 

 울분을 못 이겨 소리를 치고는 있었지만 누가 듣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놀랐다. 그곳에는 불사조 기사단의 단장 피오닉 경과 단원 닉스 경이 있었다.

 

 

 “웃기는군. 저 도마뱀 자식들. 아군이 공격 범위에 포함이 되던 안 되던 공격을 감행하는 걸로 봐서 우리를 적대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군으로 생각하지도 않는 것 같더군.”

 

 

 “....”

 

 

 “지금의 상황을 보니까 알겠군. 카셀 국 건국사에서 봤던 이야기도 사실은 이랬던 거야. 카셀 국의 인간들은 그냥 들러리이자 저 도마뱀 새끼들의 방패막이에 불과했고 실재로 전투를 했던 것은 드래곤들과 발트하임군. 이 둘이었겠지.”

 

 

 “....”

 

 

 “마음에 들지 않아. 저들 중에 누가 이기든. 여긴 우리 땅이고, 죽어난 사람들도 우리 카셀의 국민이다. 전쟁은 우리 땅에서 했는데 우리가 주인공이 아니란 말을 아 그렇구나하고 받아들이라는 말인가? 도마뱀이 이기면 그냥 이대로 살고 발트하임이 이기면 멸망하고? 웃기지 말라고 해!”

 

 

 맞는 말이었다. 그리고 결과는 아마 후자에 가깝겠지. 지금도 드래곤들은 작살에 맞아 추락하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나는 이미 방법이 없었다. 마음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너무 아프게 경험하였다.

 

 

 그러나 뒤에 이어지는 피오닉 경의 말에 나는 다시 한번 희망을 불씨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네 계획은 전해 들었다. 저놈들을 이용해서 원군을 부를 생각이었다지?”

 

 

 “이제는 끝난 계획이죠. 이제 다 끝났습니다. 전쟁의 처음부터 느꼈던 것이지만 발트하임 군에 용병술이 뛰어난 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렇게 발리스타를 반씩 나눠서 장전과 발사를 반복하면 연사가 가능합니다. 드래곤들이 쉴드를 풀고 도망갈 시간을 주지 않을 수 있는 것이지요. 이미 결과는 정해졌습니다. 드래곤들은 저곳에서 전멸합니다. 그리고 저의 계획도 그곳에서 끝이 나지요.”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미 끝났다느니 하는 말이 아니야. 아직 희망이 있어. 필요한 것은 저 녀석들이 아니라 저 녀석들이 가지고 있는 마력이니까.”

 

 

 “무슨 말씀이 하고 싶으신 겁니까?”

 

 

 “본론만 말하지. 우리 불사조 기사단은 창설 때부터 내려오던 드래곤의 시체가 있다. 카셀 국의 건국기에서부터 전해 내려온 것이지. 우리는 그 시체를 연구했고, 그리고 알아냈다. 저 녀석들은 자신들의 마력을 몸 한 곳에 모아둔다. 우리는 그것을 마정석이라고 부르지. 너는 계산이 빠른 녀석이니 여기까지만 말해도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없어. 마정석의 위치는 녀석들의 목이다.”

 

 

 생각할 것도 없었다. 듣자마자 피오닉 경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으니까. 필요한 것은 오직 드래곤의 마력. 마정석을 수거해서 공간 이동의 마나로 쓰자는 것이겠지. 위급한 상황이었으나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내 머리는 어느 순간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위급했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단, 마정석을 이용해 공간 이동의 마나로 쓰자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피오닉 경의 생각이었다. 전문가의 의견이 아닌 것이다. 그러니 작전의 가능한지의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그리고 마정석의 수거도 동시에 이뤄져야 했다.

 

 

 “피오닉 경.”

 

 

 “우리가 해야할 일 정도는 알고 있어. 마정석의 위치도 정확히 모르는 여명의 기사단 놈들에게 부탁할 수는 없겠지. 마정석의 수거는 우리가 한다. 성 안의 마법사들에게는 네가 가라. 사실 나도 이게 가능한지는 알 수 없으니까. 서둘러. 혹여 눈 먼 공격에 마법사들이 죽으면 그 때야 말로 끝이다.”

 

 

 틀린 말이 없었다. 내 생각을 그대로 읽고 있음은 물론 상황의 파악까지 완벽했다. 피오닉 경이라면 다소 희생이 있더라도 맡은 임무를 완수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 이미 나를 따르는 병사들도 하나 없고 성벽의 방어를 맡고 있었던 여명의 기사단인 만큼 모두가 치열한 전투 속에 있을 것이었다. 다시 말해 따로 병력을 뺄 수가 없는 것이었다.

 

 

 시간이 없었다. 저 멀리서 다시 충원되는 괴물들에 의해 남쪽과 북쪽 성벽 모두 조금씩 포위되고 있었다. 나는 달렸다. 성을 향해서. 달리다보니 오히려 혼자여서 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바람은 가면을 스쳐 지나갔다. 드래곤이 작살에 맞아 추락하는 장면, 사방에서 타는 불. 적들. 아군의 시체. 절대 보기 좋은 장면들은 아니었지만 바람을 가르며 뛰는 나에게서는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마치 소풍을 나온 기분이었다.

 

 

 이 모든게 운명처럼 느껴졌다. 어렸던 나에게서부터 지금까지의 나에 이르기까지. 내 삶은 언제나 외길이었다. 로버트 경께서 하셨던 말씀. 후회하느냐. 내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그 때와 같은 대답. 후회란 선택의 기회가 있을 때나 할 수 있는 것이죠. 그것에 대한 나의 생각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만이 아니었다. 그 외길 인생은 나에게 있어서 축복이었다. 그 모든 순간이 짜릿했다. 마치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나는 달린다. 성을 향해. 내 이야기의 마지막을 향해서.

 

  재밌지 않을 리가 없지, 로크. 너는 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 미친놈으로 보겠지. 상관없어. 너는 나를 이해할 수 없어야만 해. 그리고 그것이 갈등을 만들고 우리 둘은 마주보고 있어야만 해. 그래야만 우리의 이야기는 완성이 되니까.

 

 

 언제나, 언제나. 언제나! 그 녀석의 생각이 궁금했다. 녀석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너와 나임을. 나의 이야기를 완성시킬 존재가 너라는 것을.

 

 

 “그렇지...? 로크.”

 

 

 성에 도착했다. 여기저기 뿌려져 있는 붉은 선혈. 그 피의 주인은 이미 신체의 여기저기를 잃고 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있었다. 성의 마법사들. 그리고 그 중심에서 후드를 깊게 눌러쓴 소녀와 가면을 벗은 나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 그리고 마지 씨의 멱살을 잡고 있는 검은 가면의 남자가 서 있었다. 아무런 장식도 달려 있지 않은 검은 가면에는 검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 이 곳에서 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말이야.”

 

 

 “그러게.”

 

 “지냈어. 라그나?”

 

 

 익숙한 목소리. 로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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