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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데이드림
작가 : 마침표
작품등록일 : 2019.10.20

13번 도시의 보안대 소속 3팀장 로건
불미스러운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데

 
4. 호출
작성일 : 19-10-24 18:04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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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휴버트가 보안대를 그만둔 지도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눈에 띄는 변화 같은 것은 없었다. 대원 한 명이 그만두었다고 해서 보안대의 일과나 업무가 어그러지는 일은 없었다. 있어서도 안 되는 것이었고.

 

 팀원들은 휴버트의 빈자리를 인식하긴 했지만 굳이 크게 의식하지는 않았다. 가끔 지나가다가 한 두 번씩 언급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제 그마저도 줄어들었다. 보안대 업무는 원래부터 그가 없었던 것처럼 평상시대로 굴러갔다.

 

 시스템이란 그런 법이다.

 

 보안대장이 예고했듯, 보안대의 기본 업무에 새로운 신종 마약에 관련된 조사도 더해졌다. 그러나 진척이랄 건 없었다. 마땅한 피해 소식이나 관련 범죄 사례가 없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난해했기 때문이었다.

 

 순찰 범위와 시간이 늘어났고 수상쩍은 곳을 불시 단속하는 횟수도 늘어났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다. 무언가 실마리라도 잡혀야 하나하나 풀어나갈 텐데 아직까지는 그런 것조차 보일 기미가 없었다.

 

 그렇게 휴버트의 사직과 신종 마약에 대한 공문이 잊혀 갈 때 즈음, 로건은 부관의 호출을 받았다.

 

 "보안대 3팀 팀장 로건입니다."

 

 무전기로 개인적인 연락이 와서 받자, 부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지금 어디죠?"

 "3팀 휴게실입니다. 야간 근무 끝내고 슬슬 퇴근하려던 참이었습니다."

 

 로건은 휴게실을 둘러보며 대답했다. 야간 근무 때면 어김없이 피곤에 절은 꼴이 된 팀원들이 하나 둘 인사를 하며 퇴근하고 있었다. 그도 뻐근한 눈두덩 위로 감기려는 눈꺼풀을 억지로 뜨고 있는 중이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부관은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전달 사항이 있으니 대장실로 오세요."

 "알겠습니다."

 

 그가 대답하자 몇 초 뒤 뚝 하고 연결이 끊기는 소리가 났다. 부관은 필요한 말을 필요한 단어만 써서 필요한 시간만큼만 사용해서 얘기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무전 통신을 사용해야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적확한 능력이 아닐 수 없지만 재미있는 점은 무전 통신을 하지 않는 평상시에도 그러하다는 것이었다.

 

 잠시 뒤, 로건은 대장실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안쪽에서 타닥타닥 단조롭게 타자기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라는 말이 떨어지자 문을 열고 들어갔다. 정면에 있는 보안대장의 책상은 비어 있었다. 대신 문 옆에 놓인 그보다 조금 더 작은 책상에는 보안대의 부관, 루시아가 앉아 있었다.

 

 타자기의 자판을 두들기고 있던 그녀는 눈동자만 잠깐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인사였다.

 

 "대장님은 어디 가셨습니까?"

 "아직 출근 안 하셨어요. 그러니 퇴근 보고는 저에게 하시면 돼요."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루시아는 눈짓만으로 '의자를 가져와서 앉아라.' 고 말했다.

 

 주름 한 점 없는 뻣뻣한 제복. 흐트러짐 없이 반듯한 자세. 낭비 없는 동작. 그런 부관 앞에 서면 로건뿐만이 아니라 보안대원의 어느 누구라도 저절로 행동을 조심하고는 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대원들에게 잔소리나 쓴 소리를 한 일이 없었지만, 그런 게 없어도 사람을 긴장시키는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었다. 아마 그게 통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은 보안대장인 라울뿐일 것이다.

 

 로건이 의자를 끌어와 앉자 부관이 자판에서 손을 뗐다.

 

 "전달 사항은 세 가지에요."

 

 그녀가 오른쪽으로 살짝 밀어놓았던 서류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 서류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지극히 사무적인 어조로 말했다.

 

 "첫 번째는 내일 모레, 3팀에 신입이 들어올 거예요. 보안대원으로서 기초적인 훈련은 받은 상태이지만 실전 경험은 전무하니 업무를 잘 해나갈 수 있도록 교육 및 지도에 힘써 주세요."

 "알겠습니다."

 

 좋은 소식이었다. 한 두 명 정도 인원이 부족해도 돌아가는 시스템이지만 일손이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보안대에 지원하는 인원이 적어 몇 년 째 신입을 받은 적이 없었다.

 

 "두 번째는 신종 마약인 '데이드림'에 관해 갱신된 더 자세한 자료가 각 도시의 수사원으로 내려왔어요. 빠른 시일 내에 수사원에 방문해서 아돌프 법의관이라는 사람을 찾으세요. 그리고 그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도록 해요."

 "잠시만요."

 

 루시아 부관이 별다른 설명도 없이 곧장 세 번째로 넘어가려고 하자 로건이 재빨리 끼어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더니 투명한 안경알 너머로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뭔가요?"

 "보안대 쪽으로는 내려온 자료가 없습니까?"

 

 보안대와 수사원. 둘 다 정보국 산하 기관이지만 하는 일에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 수사원이 연구실에 앉아서 연구, 분석을 한다면 보안대는 밖으로 나가 직접 현장과 부딪히는 식이었다. 그 때문인지 협력하는 입장이면서도 두 기관 사이에는 알게 모르게 서로 견제하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우리 쪽에도 내려온 자료가 있긴 있어요."

 

 루시아가 차분하게 대꾸했다.

 

 "하지만 마약의 부작용이나 효과, 성분 등의 정보 면에서는 그 쪽이 더 전문적이죠. 수사원의 관계자에게 듣는 게 더 명확할 거예요. 앞으로의 조사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겠죠."

 

 "… 알겠습니다."

 

 부관의 어조는 이 정도면 이유가 됐다는 듯, 다른 말 붙이기 어려울 정도로 단호했다. 로건은 마지못해 수긍했다.

 

 "빠른 시일 내에 그 아널드……."

 "아돌프."

 

 그녀가 칼 같이 정정해 주었다.

 

 "아, 예. 그 수사원의 아돌프 법의관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로건은 습관적으로 수첩을 꺼내 안에 내용을 기록했다.

 

 "좋아요."

 

 루시아는 그것을 잠시 지켜보다가 한결 같은 무표정으로 다시 서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세 번째는 한 달 뒤, 그러니까 11월 10일부터 12일까지 보안대 팀 전부 경호 임무에 투입되게 되었어요."

 

 그녀가 책상 위에 놓인 달력을 가리키며 말했다. 물론 달력의 페이지는 아직 10월에 머물러 있었다. 로건이 앉은 채로 손을 뻗어 달력을 넘겼다. 10일부터 12일까지 빨간색 글자로 일정이 표시되어 있었다.

 

 "누구의 경호입니까?"

 

 달력을 도로 10월로 돌려놓으며 로건이 지나가는 투로 물었다. 보안대원이 전부 투입되는 걸로 보건데, 막연하게 거물급 인사이겠거니 추측했다. 그러나 루시아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름은 전혀 뜻밖이었다.

 

 "펠릭스라는 사람이에요."

 

 로건은 수첩 위를 움직이던 펜을 멈칫하면서 미간을 찡그렸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 것 같았다. 그가 약 한 달 전, 휴버트와 나눴던 대화에서 그 이름을 끄집어내는 데까지 몇 십 초가 걸렸다.

 

 "펠릭스 말입니까?"

 

 로건은 자신이 잘 못 들었나 싶어서 되물었다.

 

 "그 사람, 책 쓰는 작가 아닙니까?"

 "맞아요."

 

 부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이번에 다른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순회강연을 한다더군요. 11월 10일에서 12일이 13번 도시에서 일정이고요. 그 때문에 경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그 자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입니까?"

 

 "그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한 사람인지는 저도 잘 몰라요. 중요한 건 정보국에서 다른 도시를 돌아다닐 수 있도록 허가증을 내줄 정도의 사람이라는 거지요. 우리가 알아야 할 건 그것뿐이고요."

 "아."

 

 로건은 그게 무슨 뜻인지 납득했다.

 

 "그러니 우리는 그 일행이 13번 도시에서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무사히 떠날 때까지 그의 신변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합니다. 이해하셨나요?"

 

 "이해했습니다."

 

 "좋아요, 그러니 당분간은 경호 임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거예요. 전해드린 사항은 팀원들에게도 전달해 주시고요."

 

 "알겠습니다."

 

 "그럼 퇴근해 보세요. 보고는 따로 할 필요 없고요."

 

 루시아는 다시 서류를 내려놓고 타자기에 손가락을 올려놓았다. 따닥따닥 자판이 눌리는 소리가 경쾌했다. 로건은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원래 자리에 가져다 놓았다. 그리고 방을 나가려고 문고리에 손을 올린 채 잠깐 멈칫했다.

 

 "부관님, 하나만 더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부관이 보일듯 말듯 고개를 까딱였다.

 

 "작가의 신변을 위협할 만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

 

 "어떤 것이든. 불특정 다수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니 불특정 다수에게 위협을 받을 수도 있겠죠."

 

 루시아는 그만 나가보라는 듯 문 쪽으로 턱짓을 했다.

 

 대장실을 나오는 로건의 머릿속에는 새로 온다는 신입도, 마약도 들어있지 않았다. 그는 펠릭스라는 인물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잘 알지 못했지만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인 듯싶었다.

 

 자연스럽게 휴버트 대해 떠올리게 되었다. 그 사퇴한 젊은 청년이 눈을 반짝이며 얘기하던 작자가 이 도시에 강연을 하러 온다.

 

 그가 들으면 무척 환영할 만한 소식이겠거니 생각했다. 아직까지 보안대원이었다면 열정적으로 경호 임무를 수행하려 했겠지.

 

 그는 뻐근한 눈을 비비며 집으로 돌아가려다 잠시 멈추었다. 내일이 비번이기도 했고 기왕 샤프트에 있으니 부관이 언급했던 아돌프라는 법의관을 찾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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