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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흑첨향
작가 : 박재영
작품등록일 : 20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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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악연(惡緣)의 시작4.
작성일 : 16-04-02 07:12     조회 : 769     추천 : 0     분량 : 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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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화. 악연(惡緣)의 시작4.

 

 

 

 능비령의 신형이 쓰러질 듯 휘청거렸다. 손을 막아낸 검이 오히려 부서져 나갈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퍼억!

 그의 어깨에서 옷과 함께 살점이 뜯겨 나갔다. 동시에 회 돌아 온 여인의 손이 그의 얼굴을 강하게 때렸다.

 능비령은 일장이나 튕겨져 지면에 나둥그러진 후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여인은 더 이상 공격하지 않은 채 능비령을 노려보았다.

 "역시 법신검의 진체(眞諦)를 아직 얻지 못했군."

 능비령은 입가로 흘러내리는 피를 손등으로 문지르며 입을 열었다.

 "무슨 짓이야!"

 능비령이 조금도 기가 죽지 않고 대뜸 반말을 던져 내자 여인은 의외라는 눈빛으로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전신에서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잘 들어!"

 "듣고 있어."

 "네가 죽어 버리면 나는 너에게 속해 있기 때문에 나 역시 죽어. 그 때문에 싫어도 네 몸에 심어져 있는 법신검을 노리는 다른 환법사나 무상자(無上者), 또는 음양사(陰陽師), 그리고 숙요사(淑妖師)들로부터 너를 지켜주어야만 하는 게 내 입장이지."

 '뭐시라? 내 몸에 뭐가 심어져 있다고? 그리고 환법사라는 건 대충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무상자니 음양사니 또 숙요사라는 게 도대체 뭐라는 거야?'

 능비령이 멍청히 여인을 바라보았다. 여인의 차가운 음성이 이어졌다.

 "하지만 한 가지 네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게 있어. 난 정극풍천의 늙은이들이 내 몸에 심어놓은 낙인의 밀법인 귀속박주(歸屬搏呪)를 언젠가는 풀 수 있어. 그때가 되면 난 널 죽이고 법신검을 빼앗을 거야."

 여인의 신형이 돌연 안개처럼 흩어지기 시작했다.

 "명심해! 네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귀속박주를 풀기 전에 법신검의 진체를 체득하는 것뿐이야."

 몸의 외곽선부터 차츰 공기 중에 녹아드는 것 같더니 이내 그녀의 전신이 허공에 녹아들어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음성이 들려온 건 그 뒤였다.

 "내기라고 생각해도 괜찮겠지. 내가 먼저 귀속박주를 풀고 널 죽여 법신검을 빼앗느냐, 아니면 네가 먼저 법신검의 진체를 얻어 살아남느냐 하는! 호호호홋···!"

 여인이 사라진 뒤 능비령은 오랫동안 제자리에 서 있었다.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표정이었다. 잠시 후, 그는 고개를 저으며 혼자 중얼거렸다.

 "음… 아무래도 이 시점에서 상황을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단 말이야. 법신검이니 정극풍천이니 하는 무슨 말인지 모르는 말이 더 많았지만 몇 가지는 알아들었다고."

 '분명히 날 더러 피의 주인이라고 했겠다···? 피라는 말이 어감이 영 안 좋기는 해도 뭐, 분명히 주인은 주인이라는 뜻인데… 우선은 귀신인지 아닌지 그것부터 알아낸 뒤 노예인지 시종인지로 부려먹어도 부려먹어야 하는 거고….'

 생각을 마친 듯 능비령은 번쩍 고개를 쳐들었다. 이어 그는 주위 허공을 두리번거리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어이! 이리 좀 나와 봐! 멀리 안 간 거 다 알고 있으니 빨리 나와 보라고. 나한테 귀속되었다고 했으니 멀리는 가지 않았을 거 아니냐고!"

 달빛만이 내려 비치고 있는 교교한 깊은 숲 속에서 혼자 소리치고 있는 능비령의 모습을 누군가 보았다면 정상이 아니라고 믿어 의심치 않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능비령은 분명히 머리가 이상해진 게 아니었고 과연 그가 소리치기 무섭게 사라졌던 여인이 다시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공간을 열고 불쑥 튀어나오는 듯한 광경이었다.

 "왜 반말이지?"

 "그쪽이 먼저 하대했잖아. 그리고 난 귀신한테까지 꼬박꼬박 존댓말을 하고 싶지는 않아."

 여인의 눈에 어이없어하는 빛이 떠올랐다. 그녀는 흥미를 느낀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누가 귀신이라는 것이냐?"

 능비령은 여인의 자신의 말에 휘말려들기 시작한 것을 보며 내심 쾌재를 부른 후 말을 이었다.

 "그쪽이 귀신이라는 증거는 꽤 많아. 첫째, 내가 그 알 수 없는 지하 석실에서 처음 봤을 때는 분명히 죽은 시체였어. 내 옆에 나타났을 때도 분명히 시체였고. 그리고 결정적인 증거는 바로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야."

 여인이 피식 미소를 떠올렸다. 전신을 휘감고 있던 싸늘한 냉기도 그에 따라 적지 아니 감소되었다.

 "정극풍천에서는 금제를 당한 상태였어.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시체 같았겠지만 정확히 말하면 죽은 건 아니었다. 그저 가사 상태였다고 할 수 있지. 네 옆에 누워 있을 때는 장난을 친 거고."

 능비령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러니까 분명히 귀신은 아니라는 말이렷다? 좋아, 그럼 그건 됐고… 만약에 말이야, 그쪽이 정말로 내게 귀속되어 있다면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함께 지내야 할 것 같은데 뭐라고 불러야 하지?"

 여인의 전신에서 다시 차가운 기류가 일어났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네가 뭐라고 부르든. 어차피 난 널 죽일 사람이니까."

 "이씨! 자꾸 재수 없이… 좋아, 그럼 아무렇게나 불러도 되는 거야? 예를 들면 귀낭낭(鬼娘娘)이라던가, 그게 싫으면 여보라는 말도 있을 테고."

 여인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그는 능비령의 입에서 더 이상 해괴한 호칭이 튀어나오지 않게 하려는 듯 서둘러 입을 열었다.

 "팔십 년 전에는 모두들 날 흑화고(黑花姑)라 불렀다."

 능비령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새삼 여인, 흑화고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끄응, 팔십 년 전이라면 도대체 지금 몇 살이라는 거야? 그러니까 껍데기만 묘령의 처녀이고 속은 파삭 늙은 노파라는 얘기야?'

 능비령이 더듬거리듯 입을 열었다.

 "에… 그러니까 사람은 초지일관(初志一貫)이라고 한번 서로 하대를 했으면 계속 하대를 해야 하는 거고… 그러니까 서로의 말투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그냥 그렇게 넘어가기로 하고… 한데 도대체 그때 그 사원의 지하 석실에서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흑화고가 빤히 능비령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가 과연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은 듯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그때부터 넌 전혀 다른 세계에 들어가게 된 거야. 비검, 도술, 선진, 요법, 기문둔갑 등등… 밀법(密法)을 계승하고 있는 우리들은 이 세계를 일러 흑첨향(黑甛鄕)이라고 부르지."

 "흑첨향?"

 "네가 살고 있던 세상에서 보면 흑첨향은 그저 허상이야. 꿈속의 세계이고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거지. 물론 흑첨향 쪽에서 보면 네가 사는 세상이 또한 허상이야. 하지만 밀법을 익히고 그 성취가 깊어지면 흑첨향을 넘나들 수가 있어."

 "…!"

 "보통 사람들은 평생 동안 알지도 못하고 접할 수도 없는 곳. 앞으로 네 주위에서 믿기 어려운 일들이 계속 일어나겠지만 모든 게 현실이야. 또한 꿈속의 세계인 흑첨향의 일이기도 하고."

 능비령으로서는 흑화고가 하는 말을 실감할 수 없었다. 그저 귀신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여인인 흑화고만을 만났을 뿐 아직까지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

 "그럼 아까 내 몸 안에 법신검이니 뭐니 하는 게 심어졌다고 했는데 그건 또 뭐지?"

 능비령의 질문에 흑화고가 고개를 저었다. 무척이나 귀찮다는 표정 같았지만 그녀는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법신검에 대해선 나도 정확히 몰라. 고대 밀종(古代密宗)의 총본산인 정극풍천의 역대 교주들에게 계승되는 법(法)이랄까? 쉽게 말하면 일종의 힘이야."

 "힘? 난 그런 거 받은 적이 없는데?"

 "아직 네 몸에 융화되지 않았을 뿐 분명히 너에게 계승되었어. 법신검은 일정한 형체가 없어. 지닌 사람이 검(劍)을 생각하면 검이 되고, 도(刀)를 생각하면 도가 되지. 만악(萬惡)과 만사(萬邪)를 제압한다고 해서 일명 수라검(修羅劍)이라고도 불린다."

 "그렇다면 그들이 왜 나에게 법신검을 줬지? 곧 정화군이 공격해 올 것이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준다는 게 내가 걸린 거야?"

 "인과율(因果律)의 연(緣)이 너와 닿았기 때문이야."

 '꽤나 그럴듯하고 어렵게 말했지만 결국 쉽게 말하면 인연이 닿았다는 거 아냐?'

 "정극풍천에서는 지난 일백여 년 동안 법신검의 계승자를 찾았지만 끝내 찾아내지 못했어. 제자들 중 선기(仙氣)를 지닌 자를 골라 계승시키는 일도 아직 성공하지 못했고, 다시 말해 네가 정극풍천에 오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복잡한 인과율에 의한 필연이었던 거야."

 흑화고의 표정이 엄숙해졌다.

 "기왕에 말을 꺼냈으니 정극풍천의 그 늙은이들이 네게 전하라는 사명을 일러주겠다."

 "사명?"

 "잘 들어."

 "듣고 있어."

 "법신검을 계승한 너의 사명은 정극풍천에서 갈라져 나간 수많은 유파(流波)들 중 정극풍천 본래의 종지(宗志)를 망각한 채 사악에 빠져버린 문파와 그 문도들을 찾아내 제거하는 것이다."

 능비령이 피식 웃었다. 그는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빤히 흑화고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난 용병이야. 싸움뿐이 아니라 그 어떤 일도 돈이 안 되는 일은 차라리 그냥 죽으면 죽었지 안 해."

 흑화고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빙글빙글 웃으며 능비령을 바라보는 무척이나 재미있어하는 표정이었다.

 "네가 피하려 해도 그들이 너에게로 올 것이다. 네가 법신검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결국은 그들이 알게 될 테니까."

 "누가 날 찾아온다고? 그들이 누구지?"

 "법신검은 밀법을 계승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꿈속에서조차 갖고 싶어 하는 무상지보야."

 '그러니까 난 내가 뭘 가졌는지도 모르면서 음양사니 환법사니 하는 괴상한 사람들의 목표가 되었다는 건가? 으… 이런 건 정말이지 싫은데….'

 능비령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골치 아픈 일에 휘말렸다는 것을 깨달은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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