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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해방전쟁
작가 : 백두혼
작품등록일 : 2019.10.22

2110년. 1910년의 한일합방 국치일로부터 200년 후. 조선 해방전쟁이 시작된다. 초인병기라 명명된 하얀색 초경세라믹 장갑의 거대 2족 보행병기를 앞세우고.

 
1. 제국의 아침
작성일 : 19-10-22 18:16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7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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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국의 아침

 

 

 

  1936년 2월 26일. 일본 제국 육군 내부에서 황도파라 일컬어지는 일단의 장교단이 도쿄 주둔 2개 연대의 병력을 동원해서 쿠데타를 일으켰다. 통제파로 통칭되는 육군 수뇌부가 즉시 이 쿠데타를 반국가적 반역 행위로 규정하고 토벌에 나서자 도쿄 수도권 일대는 내전 상황에 빠졌다. 거기에 평소 육군의 독선적인 행태에 불만을 가졌던 일본 해군은 쿠데타군 소탕을 명목으로 도쿄 만에 진입해서 무차별 포격을 날렸다. 주표적은 물론 황도파 쿠데타군이었지만 포탄에는 눈이 없었고 수많은 육군 병사들과 무고한 시민들이 함포 포탄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도쿄에서 시작된 내전의 영향은 전국 단위로 퍼져나갔고 일본 내의 각 방면군은 독자적인 기동에 나서면서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크고 작은 전투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삽시간에 일본 전역은 혼란스러운 내전 상태에 들어가고 만다. 각 지역의 방면군들이 모두 친황의 기치를 들고 도쿄로 진공했지만 사실은 정권을 잡기 위한 각 지역 군벌의 욕망이 투영된 것이다. 바야흐로 이제 일본은 16세기의 전국 시대로 돌입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 히로히토 천황이 전면에 나섰다. 직접 천황 직할 사단을 이끌고 당장 눈앞의 황도파 반군을 토벌하기 시작하자 황도파 지도부는 즉시 그들의 병력을 무장해제 시키고 스스로 전원 할복을 하여 충성심을 증명했다. 천황은 쿠데타의 직접적인 빌미가 된 통제파의 주요 장성들에게도 자결을 명령하고 불순한 포격을 가한 해군 지휘부에도 책임을 물었다. 쿠데타 발발 4개월 만에 천황이 직접 나서서야 사태는 진정이 되었지만 그 결과는 참혹했고 후유증은 심각했다. 일본 국민과 천황은 더 이상 군부에 휘둘려 정권을 맡겨서는 안된다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이후 일본의 정권은 사회당으로 넘어가고 문민정부는 천황의 지지를 얻어 군부를 확실하게 장악하게 됐다.

  이로 인해 1938년 개시될 예정이었던 중일 전쟁, 1941년 개전될 미국과의 태평양 전쟁은 발발하지 않았다. 일본은 군국주의적 팽창주의를 포기한 채 친연합국적인 중립을 유지하며 2차 세계 대전의 종전을 맞았고 한반도, 북방 4개 도서, 만주, 대만 등의 식민지들을 그대로 유지하며 동아시아의 강대국으로 위상을 공고히 했다. 중국은 국공합작 없이 국민당군과 공산군의 기나 긴 내전이 시작됐고 소련은 대독 항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유럽 대륙의 절반을 여전히 위성국가들로 거느리면서 거대한 철의 장막을 구축한다.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먼로주의에 입각한 고립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 유지를 일본에 온전히 맡기게 되면서 세계 질서는 이대로 공고해지고 말았다.

 

  즉 2107년 현재, 조선 반도는 일본 제국의 식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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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7년 3월의 아침. 제국의 수도 도쿄는 눈을 뜨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없이 솟아 오른 은빛의 초고층 빌딩들. 하지만 구름 하나 없이 푸르른 하늘. 매연 없는 맑은 공기,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 인구 이천만 명이 거주하는 거대한 메갈로폴리스의 출근 시간은 고요하고 평화롭기만 했다.

 

 정확히 직각으로 만나는 교차로마다 수많은 차량들이 직진, 우회전, 좌회전을 교차해가며 진행하고 있지만 어디에서도 정체나 무질서나 소음은 찾을 수 없었다. 차량들은 도로의 모든 차선 위를 일정한 간격으로 정확히, 아니 무슨 기계 부품들이 맞물려 움직이듯 운행하고 있었다.

 모든 차량은 전기 모터로 움직이며 운행은 인공지능을 장착한 자동차가 스스로 행하고 있다. 내장된 gps의 신호와 도쿄도 교통 통제본부의 중앙 전산실과의 실시간 데이터 링크를 통해 이 거대한 매스 게임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늘 항상 평화로웠다.

 

 그런 평화와 질서를 깨트리는 이질적인 물체가 도쿄 시내의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단정하게 흐르는 차선을 멋대로 넘나들며 구시대의 소음과 매연을 날리는 물체는 지난 세기의 유물, 스즈키사가 2017년 제작한 하야부사 바이크였다. 정확히 구십년 전의, 배기량 1,300시시, 138마력의 엔진, 시속 삼백 킬로미터를 우습게 넘나들었던 구시대의 유물. 이제 도쿄도 전체는 이 시대착오적인 화석연료 차량의 진입과 운행을 오래 전에 금지시켰지만 종종 이렇게 난폭한 짓을 하는 자는 나타나곤 했다.

 

 하얀 진주색 도장을 전면에 입힌 하야부사는 검정색 바이크 수트와 검정색 헬멧을 착용한 라이더를 태우고 미나토 구로 진입했다. 그리고 울부짖는 배기관을 진정시킬 생각이 없는지 도로의 빈틈을 가르며 시속 백 킬로미터를 넘나들며 질주하고 있었다.

 곧 하얀 색의 경찰 바이크 두 대가 그 뒤를 쫓기 시작했다. 도쿄도 경찰이라는 진청색 로고가 도색됐고 바이크 앞뒤로 돌출된 경광등이 달렸고 주행 소음은 전혀 없었다.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바이크니까 당연했다. 22세기 들어 초전도체 관련 연구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고 이리듐 등의 희토류를 채용한 갖가지 초전도체 부품이 개발되면서 전기를 사용하는 기계들의 효율은 혁명적으로 개선됐다. 겨우 사람 주먹만 한 전기모터가 내는 출력은 이제 수백 마력 단위를 넘어섰다. 제공되는 전력의 출력과 배선 단위만 지원된다면 천 마력을 넘어서는 것도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 지상 위를 운행하는 모든 운송기구들은 이제 주먹만 한 사이즈의 전기 모터를 각 구동축에 내장하고 있었다.

 

 뒷바퀴의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경찰 바이크는 소음도 없이 순간적으로 급가속하여 오래지 않아 하얀 진주색 하야부사를 따라 잡았다.

 바이크들은 이제 도쿄 북쪽의 기타 아오야마로 접어들고 있었다. 검정색 헬멧이 고개를 돌려 나란히 달리면서 수신호를 하는 경관을 바라봤다. 그리고 손을 흔들어 주고는 의외로 즉각, 그리고 순순히 서행하더니 도로 옆에 바이크를 세웠다. 두 명의 경관이 그들의 바이크를 세우고는 그에게 다가섰다.

 

 “헬멧을 벗고 면허증과 차량 등록증을 제시하십시오.”

 

 검정 헬멧을 벗고 하야부사의 주인이 얼굴을 드러냈다. 군인처럼 짧게 자른 머리였다. 얼굴의 각이 선명하고 예리했다. 짙은 검정 눈동자엔 진지한 면보단 장난스러움이 넘쳐 흘렀다. 분명히 상당한 미남이었다.

 그는 자켓의 지퍼를 내리고 플라스틱 카드를 꺼내 경관에게 전했다. 경관은 그 카드를 허리에 차고 있던 신원검색용 단말기에 넣었다. 결과는 순간적으로 출력됐다. 단말기의 작은 화면에 뜬 정보는 다음 같았다.

 

 [ 성명 : 오야마 나오마사

  출생 : 2081년 2월 19일

  성별 : 남.

  주소 : 도쿄 도 00구 ....

  운전면허 : 전 차종

  특이사항 : 제국 육군 소좌 (육군대학 파견중) ]

 

 경관은 신원 확인을 마친 후 개인식별 카드를 나오마사에게 돌려줬다. 그리고 거수경례를 했다. 나오마사는 정중히 경례에 손을 올려서 답례했다.

 

 “전 차종 허가된 면허는 듣기만 듣고 보기는 처음이군요. 오야마 소좌님.”

 “미안합니다. 오늘 좀 늦는 바람에...”

 “그러시군요. 그럼 어서 가보십시오. 다 왔잖습니까? 저기 정문이 보일 정도니까...”

 “감사합니다. 그럼.”

 “내연기관의 도쿄 도심 진입 금지 위반. 차선 위반. 벌점 5점과 9천엔 벌금은 즉시 통보될 겁니다. 소좌님.”

 “알겠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

 

 나오마사는 헬멧을 쓰고 곧바로 출발했다. 경관의 말대로 일본 제국 육군 대학의 정문은 이곳에서 직선으로 일 킬로미터 거리였다. 순식간에 하야부사가 그 정문으로 사라졌다.

 옆에서 지켜만 보던 다른 경관이 읎조렸다.

 

 “대단한 친구구만. 이제 곧 중좌라니. 나이 스물 여덟에.”

 “제국의 동량, 제국의 심장이라나 뭐라나... 육군대학 말야. 자, 가세. 우리는 커피나 한 잔.”

 

 두 대의 전기 바이크가 자리를 떴다.

 

 

 

 

 

 2. 육군 대학

 

 

  수백년 된 향나무와 삼나무와 벚나무가 교정 전체를 가득 메우고 그 향기와 꽃잎이 만발하였다. 거기에 이제는 도쿄 도 전체에서도 보기 드문 붉은 벽돌로 조적한 교사 건물이 곳곳에 자리 잡아, 흡사 무슨 고궁이나 박물관 같은 분위기의 교정이었다.

 교정 내를 거니는 몇 안되는 학생들도 제복들은 입었지만 사관생도들이 내는 경직된 동작들은 없었다. 1883년에 개교하여 일본 제국 육군의 모든 핵심 간부들을 육성해 낸 명실상부 제국의 핵심 교육 기관이었다. 육군 사관학교 출신의 장교 아니면 입교가 거의 어려웠고 임관 후 4년간의 초급 장교 복무를 마친 후 소좌 진급 대상의 장교 수천 명 중 겨우 백명 안팎의 엘리트들만 선택 받아왔다. 이년의 교육 과정을 마치면 중좌 계급을 달고 각급 부대로 되돌아가지만 결국 이들 중에서만 대본영의 주역들이 나오고 관동군의 지휘부가 결정되는 게 현실이었다.

 

  교정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상무관. 고색창연한 붉은 벽돌의 외부와 달리 내부는 초현대적인 체력단련 시스템이 가득 찬 곳이다. 지금 이곳은 졸업을 앞둔 2학년생들의 최종 전투능력 검정이 이뤄지고 있었다.

 

 검정의 형태는 자유격투. 무작위로 만들어진 대진표대로 순차적으로 상대를 쓰러트리고 올라가면 되는 토너먼트였다.

 이제 그 마지막 결승. 두 생도가 세라믹 세이버를 각기 들고 격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들의 복장은 케블라 내피에 검정색 카본 파이버 갑주를 입힌 특수 전투복이었고 내피에는 등에 장착된 배터리와 연결된 근력강화 와이어가 교직되어서 인간의 한계를 훨씬 뛰어넘는 운동 능력을 부여하고 있었다.

 역시 검정색 카본 파이버 투구를 쓴 생도들은 각각의 모든 능력을 발휘하여 육체를 허공 속에 움직이며 상대의 빈틈을 노리고 있었다. 그들이 들고있는 세라믹 세이버의 전극은 오프 상태여서 어떠한 플라즈마도 노출되지 않고 있었다. 지금은 당연히 훈련 상황이니까. 만약 지금이 실전 상황이었다면 완만하게 굽은 기병도 형태의 세라믹 세이버 끝부분에 위치한 전극과 검병 부분의 전극 사이로 붉은 색 플라즈마 블레이드가 발생했을 것이고 그 살벌한 플라즈마 블레이드는 상대를 향해 휘둘려졌을 것이다. 요컨대 세라믹 세이버는 이 시대 엘리트 전사들의 상징과 같은 병기였다.

 

 지금 세라믹 세이버를 한손에 들고 자유롭게 휘두르는 생도의 투구에는 빨간색 표식이 달렸고 세이버를 고색창연한 방식인 두 손으로 들고 진중하게 움직이며 막아내고 있는 생도의 투구에는 파란색 표식이 달렸다. 그냥 봐서는 빨간색 생도가 우월해 보였지만 검도를 아는 사람들의 눈엔 이미 승부가 갈린 상황이었다.

 빨간색 생도는 손 안의 세이버를 현란하게 휘두르며 몸을 위 아래 좌우로 화려하게 날리며 공격을 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 파란색 생도는 두 발의 바닥을 지면에 굳건히 붙인 채 전후좌우로 최소한의 미끄러짐만 사용하면서 상대의 공격을 빈틈없이 받아내는 동시에 단순하고 정확한 공격으로 착실히 상대를 몰아붙여가고 있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는 3미터 이상의 점프에 이은 하단세로 최후의 승부를 걸어온 빨간색 생도의 허리를 베어냄으로서 승부는 끝이 났다.

 

 주위에서 지켜보던 생도들 전체가 일제히 일어나 승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그들도 동일한 카본 파이버 갑주를 착용하고 있었고 투구와 세이버를 소지한 채였다.

 아제 막 승부를 마친 두 생도가 투구를 벗어들었다. 이긴 파란 색 표식의 생도는 바로 오늘 아침 하야부사의 주인 오야마 나오마사였다. 그가 한손에 투구와 세이버를 든 채 빨간 색 표식의 패자에게 다가 가 싱긋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고마워. 양보해 줘서.”

 “말이나 좀... 양보라니. 기분 나쁘게.”

 

 빨간 색 표식의 투구를 벗어든 생도는 여자였다. 땀에 흠뻑 젖은 채 머리카락을 면수건으로 동여맨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깨끗한 피부, 이목구비 뚜렷하고 투명한 눈빛의 미녀였다. 하지만 말과는 달리 나오마사를 바라보는 눈엔 분명히 웃음기가 돌고 있었다.

 

 “자 이제 끝났군.”

 

 태블릿 단말기를 한손에 든 채 두 사람에게 다가오는 거한이 있었다. 190센티미터는 넘을 듯한 거구지만 군살 한점 없이 탄탄한 몸매, 그가 오십 세 넘었다는 사실은 누구도 믿지 못할 것이다. 격투를 마친 두 생도가 정중하게 자세를 바로하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육군대학의 격투 교관 겐이치 교수를 누구도 교수로 부르지는 않는다. 심지어 학장조차도. 그는 현대 일본 무도의 최고수이자 천황의 어전을 지키는 어전 시위대의 대장이었다.

 흩어져 있던 생도들이 정렬했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 내손에 뼈가 부러진 몇몇 친구들에겐 미안했다. 다행인 것은 단 한명도 낙제한 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곳 육군 대학교는 그저 군사 관련 학문을 전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 제군들은 알았을 것이다. 제군들은 나에게서 싸워 이기는 것을 배웠다. 상승의 군대, 제국 육군, 그 중에서 천황 폐하의 검중의 검이 제군들이다. 늘 이겨라. 이점 잊지 않도록. 이제 졸업식에서 보자. 이상.”

 

 겐이치 교수의 말이 끝나자 누군가의 구령에 따라 차렷 경례가 이어졌다. 특이한 것은 거수경례가 아니고 허리를 숙이는 인사였다. 겐이치 교수가 자리를 뜨자 역시 곧바로 장내가 시끄러워졌다. 나오마사의 어깨를 옆에 서 있던 생도가 툭 쳤다.

 

 “축하 해. 예상대로지만.”

 “고마워. 신이치.”

 “오늘 바이크를 타고 왔던데. 너도 참 어쩔 수 없는 녀석이야. 바이크라니.. 크크.”

 “늦잠을 자 버렸어. 오늘 같은 날 말야. 나도 참 어쩔 수 없는 녀석이지..”

 그때 빨간색 표식의 투구를 벗었던 여생도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이것들 봐. 너희들 오늘 저녁에 어떻게 할 거야?”

 

 미야가와 신이치가 그녀의 뜬금없는 질문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오마사가 신이치에게 다가 서 귓속말을 했다.

 

 “너 잊은거야 ? 오늘 제국대학 불문과 여학생들...”

 

 신이치가 그제서야 표정을 바꿔 미소를 지었다.

 

 “어이, 요시코. 뭘 어떻게 해? 우린 언제라도 레디라고. 위 아 레디. 크크..”

 “늦지 마. 저녁 일곱시. 신주쿠 겐류야.”

 “알았어. 친구.”

 

 이시하라 요시코가 여러 명의 여생도에 둘러싸여 자리를 뜨자 나오마사와 신이치도 천천히 상무관의 탈의실 쪽으로 걸었다.

 

 “이봐. 나오마사. 요시코 저 녀석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뭐가?”

 “너 좋아하는 거 분명한 주제에 여학생들과의 미팅 주선이라니... 참”

 “아닌 모양이지.”

 “하여튼 어이없는 녀석들이야. 사관학교 시절엔 그렇다 치고 여기서 까지 그렇게..”

 

 두 사람은 이제 탈의실에 들어서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들이 착용한 전투 수트는 쉽게 벗을 수 있는 옷이 아니었다. 등쪽의 배터리를 우선 분리해야 했고 그에 연결된 정교한 전자센서들을 먼저 해제시켜야 했다. 이 센서들은 착용자의 신체 정보를 정확히 읽어내서 나중에 그들이 운용하게 되는 모든 종류의 전투장비와의 링크를 책임지는 핵심 소자였다.

 두 사람은 서로의 복장해체를 도왔고 곧 나체가 되었다. 나오마사의 키는 182센티미터. 몸무게 78킬로그램. 군살 하나없이 단련된 근육으로 뒤덮인 몸이었다. 신이치는 약간 작아서 178센티미터. 물론 잘 단련된 몸이긴 마찬가지였다. 몸을 덮은 털은 신이치 쪽이 더 풍성했다.

 

 샤워실에 들어서자 이미 수십 명의 남자들이 각각 다른 수온의 물을 맞으며 샤워를 즐기고 있었다. 두 사람은 두리번거리다 그 중 제일 큰 덩치의 옆자리에 비어 있는 샤워 노즐을 찾아냈다. 키가 193은 될 직하고 몸무게 역시 100킬로그램은 넘어 보이는 거한이었다. 온몸의 털도 무성했다.

 

 “이봐. 고릴라. 이거 샤워 젤 써도 되지?”

 

 신이치의 도발에 고릴라가 희죽 웃었다.

 

 “응. 충분히 써도 돼. 그거 니 꺼니까...”

 “어쩐지 저번 주부터 보이지 않더라니. 도둑놈 같으니.”

 “배고파 죽겠다. 얼른 밥 먹으러 가자.”

 

 세 사람은 희죽거리며 몸을 씼었다. 그 고릴라의 이름은 츠치 마사노부. 요시코와 더불어 사관학교 시절부터의 절친 중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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